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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1일 ... 휴식
커다란 대회를 치루고 나니 한달이 훌쩍 내 곁을 떠나고 만다. 나름대로 알찬 한달을 보낸 것 같기는 한데 뭔가 비어 있는 듯 아쉽기만 하다. 아쉬움이 있어야 그 아쉬움의 꼬리를 잡고 달려 갈 것이다. 봄비가 내리는 날 안 봐도 본 듯하자는 친구의 전화를 받고 슬며시 혼자 웃으며 행복했다.
3월 30일 ... 8km(237km)
2010년에 들어 와서는 차가 시련을 겪고 있다. 벌써 3번째.. 언제 누가 그랬는지 알 길이 없어 관리실에 가서 확인을 하지만 쉽게 찾을 수가 없다. 1시간 30분을 범인 색출에? 시간을 보냈지만 찾지 못하고 꿀꿀한 마음에 걍 점심이나 먹을 요량으로 에디쉬님에게 연락하니 영화 감상중이라고 하시고...이럴땐 빡시게 달려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것 같아서 모든 것 다 접어 두고 대성리로 향한다.
3키로 몸 풀기로 하고 언덕훈련을 10세트 하기로 한다. 초반엔 18초 후반엔 19초,,,목이 쩍쩍 달라 붙고 다리가 후들 거린다. 10세트를 마치고 걷다가 서서히 달려본다. 산책 나왔던 건장한 남자가 1키로 지점 부터 같이 달린다. 짝지님은 속도를 올려서 달려 보라고 한다. 안될 것 같은데 ...먼저 가셔~~ 그렇지만 갈때 까지 가보자는 생각으로 남정네 둘과 함께 달려 보는데... 500미터 쯤 가서는 거리가 벌어지고 만다. 추리닝 입은 아자씨 엄청 잘 달리네... 나보다 월등히 앞설니 더욱 힘이 들고 맥이 빠지고만다. 짝지님은 이미 골인 하고 츄리닝 아짜씨 골인 하고 내가 골인한다. 앞서 달려 가는 사람을 보며 달려 가자니 마지막에는 힘이 쫙~ 빠지고 만다 4분 47초...5분 이내에 달린다는 것이 너무나 힘들다.
츄리닝 아짜씨는 젊었을때 달리기 선수 였다나 (10키로를 30분에 달렸다고)... 1키로 조깅으로 오늘 훈련 끝~~~
3월 29일 ... 10km (229km)
한 주가 시작 된다. 어제 보다 좀더 나은 오늘이 되기를 바라며... 하루하루가 어제의 복습이라 했던가? 소욕지족 (少欲知足) "적은 것으로써 만족 할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넉넉해 진다." 이른 아침 마음의 수양을 하고 몸에 남아 있을 탁한 기운을 몰아 내기 위해 달려야겠다.
천천히 조깅을 하다가 마지막 1~2키로를 강도 있게 달리기로 한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징조들이 여기 저기에서 일어 나고 있다. 촉촉한 흙속의 파릇함이 어제와 다르고 강물 흐름이 여유롭다. 지난 계절의 시달림 속에 까칠하게 매마른 나무들도 인내 뒤에 오는 단백한 수분을 흡수하며 골깊은 주름 사이로 새 생명이 움튼다.
힘겹게 3.5키로를 달리고 잠시 숨을 고르고 왔던 길을 되돌아 간다. 짝지님의 구령에 발 맞추어 힘차게 달려 본다. 2키로를 남겨 두고 빡시게 달리자는 짝지님이 무서워진다. 5분 4초...4분 43초...주저 앉기 일보 직전이다. 숨 고르기가 힘들 정도로 버겁다. 이러다 죽지 싶다. 다행히도 죽기전에 골인~~~헥헥헥~~~ 걸반 넘어 가는 숨을 고르며 짜릿한 쾌감을 느껴본다.
잠시 숨을 고르고 3키로를 더 달려 오늘의 훈련을 마친다. 내 몸에 물들어 있던 모든 사악한 것들을 달리는 길 위에 내려 놓고 다시 사바세계로 향한다.
3월 28일 ... 8km (219km)
어제 오후 부터 몸살 기운이 돈다. 으시시 춥고 기침이 나오고 ... 심하게 앓지 않을까 싶었는데 쌍화탕에 알약 몇개를 먹었다. 집에 들어와 와인 한잔을 마시고 깊은 잠을 청해 본다.
어제밤 마신 와인 덕인지 일찍 잠에서 깬다. 우려했던 몸살 기운도 싹~~사라진 것 같고... 일요훈련에 나가야 하는데 짝지님은 발가락이 아프다며 엄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혼자 갔다 오라고 한다. 그래도 그렇지 함께 가 주어야징~~~하고 애교?를 부려 보지만 이미 가지 않기로 단단히 마음 먹은 것 같아서 두번 얘기 하지 않고 집을 나선다.
천리마님 산성님이 마지막 피니쉬 라인을 향하여 달려 오시고... 기다리지 마시고 먼저 가셔요~~~~. 1키로 지점에서 빨간 운동화의 주인공 에디쉬님과 반가반가 하고... 먼저 가셔요~~~.
바람은 화창한 봄날의 모든 향기를 실어 나르고 있다. 흐르는 강물위 봄볕이 너울 거리고, 메마른 길위를 달리는 나의 몸에도 봄볕이 따사롭게 물들인다. 여기 저기서 봄 꽃들이 피어 오르고 있겠군. 하얀 목련이 피었다던데... 4키로 지점에서 반환하여 쌕쌕 거리며 5분 20초 페이스를 겨우 유지하며 골인...^^^
먼저 가시라고 했는데 아니 가시고 기다리시는 천리마님 산성님이 갈비탕을 먹자 하는데 아들이 아침을 같이 먹자 한다. 40여분을 기다렸을 것인데 어쩌지?
산성님 한테 사정 얘기를 하고 아들과 아침을 먹으며 닉네임 얘기가 나왔다. 아들 왈 "아빠 ~~ 이름(전설^^)값은 하고 있어요?" .... 요즘 무지 나태해진 전설님에게 일침을 가하는 아들의 말에 멍~~~. 아들의 강펀치에 할말을 잃은 전설님 힘~~!!!
3월 27일 ... 계단 오르기
늦게 잠이 들었지만 아침 일찍 눈이 떠진다. 밖은 황사가 가득하고 거리는 촉촉하게 젖어 있으니 마음의 갈등을 이르킨다. 짝지님은 어제의 과음으로 미동도 하지 않고 있고...
뭐든 해야지 몸이 풀릴것 같아서 아파트 15층 계단을 오르 내리기로 한다. 두계단씩 15층까지 오르는데 2분 50초 정도 걸린다. 보폭이 커지니 온몸이 뒤틀리는 것 같다. 발 소리가 날까 싶어서 조심조심 숨소리도 죽여가며 5번 왕복 ... 집에 들어 서니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티비에선 고교구간 마라톤 중개를 한다. 젊은 학생들이 힘차게 달리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인다.
3월 26일 ... 10km(211km)
일주일 정도 푹~~쉴까 하다가 오늘은 미적 거리는 것도 힘들다는 생각과 여기저기 몸에 필요 없는 살덩어리들이 붙는 것 같아진다. 하여... 아이들 학교를 보내자 마자 뭔가를 해야겠기에 부산을 떨어보지만 짝지님은 일어날 기미가 없다. 산으로 갈까 ? 달리려 대성리로 갈까 ? 분주히 움직이며 거울을 보니 산행복이 아니라 런닝복을 입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며 산행하려는 마음보다 달려야 된다는 마음이 더욱 강했음을 느낀다. 혼자 간다고 엄포?를 있는대로 놓았더니 잠도 못자게 한다며 부시시 일어나 마눌과 함께 대성리로 향한다.
아들 mp3를 가지고 달려 봐야겠다 FM 93.1MH에서 흐르는 음악을 들으며 달려 봐야겠다. 나도 치악산 처럼 달려봐야지....
너무 오래 쉬었나 몸이 많이 무겁다. 가벼운 조깅으로 몸을 풀고 짝지님의' 힐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 일명 '힐 트레이닝'이라면서 나는 또 짝지님의 마루타가 되어야한다. 5키로를 달리고 약간의 경사도가 있는 언덕을 선택해서 83미터 되는 거리를 전력질주 하는것....
1세트 23초 2~3세트 20초 4~10세트 19초 오르고 내리고 10세트를 하고 서서히 달리다가 마지막 1키로를 조금 강도 있게 달려 보았다.
얼마나 화려하고 화창한 봄이 오려하는지 스산하고 요란스럽게 텅빈 공간이 요란스럽다. 분명 저 틈으로 봄이 오고는 있는데....
마음 깊숙히 자리한 자극하지 말아야할 잊혀지려 했던 그리움의 음악을 들으며 즐겁게 달렸다. 음악을 들으며 달리는 것도 좋은 방법인것 같다. 특히 오늘 기억에 남는 음악은 터키 행진곡~~~이다. 나도 달리고 음악도 달리고 달리고~~~세상 모든 것이 달리고 있는 듯 활기차다.
3월 23일 꿀꿀한 마음에 이틀을 쉬고 있다. 뭔가 몸에서 빠져 나간듯 공허 하기만 하다. 그래도 웃으며 골인 하는 모습을 보며 위안을 삼아본다. 낼 부턴 느긋한 마음으로 또다른 공간 속에서 잊고 있었던 내 자신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3월 21일... 42.195km (201km)
서울국제마라톤 참가 대회전날은 편하게 쉬어야 하는데 일이 겹쳤다. 조금 늦은 시간에 가게문을 열려 했는데 점심 예약이 잡히고 말았다. 그래도 먹고 사는 일이 우선이라 어쩔수 없이 일찍 부터 일을 했다. 손님들은 내일 마라톤 하러 가는지 모르는지 왜 그리도 몰려 오는지... 가게에서 12시간을 서서 일을 하고 집에 들어와 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은 불과 3시간 전후인데 설레이는 마음에 일찍 잠이 들리 없고... 2시간을 자고 4시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에디쉬님을 만나 잠실종합운동장에 주차를 하고 전철로 광화문까지 이동한다.
이미 광화문 전철역은 아수라장이다. 선수들이 여기저기서 옷을 갈아입고 난리들이 아니다. 화장실 앞은 (특히 남자)전쟁터나 다름 없다. 반대로 여자 화장실은 휴계소 분위기가 감돈다. 간혹 남자들이 기웃 거리며 안면 깔고 들어와 볼일을 보고 나가곤 한다. 화장실 문제로 힘들어 하는 짝지님을 찾아 보지만 만날 수가 없고 에디쉬님과 몇마디 하다가 또 헤어지고 만다. 잠실운동장에서 기쁜 마음으로 만나길 기약하며...
짝지님의 급박한 화장실 전쟁이 눈앞에 펼쳐진다. 출발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아마도 물품 보관 시간은 끝난 것 같은데.. 어찌 되었든 A그릅 대기선에 서 있을 것으로 믿고 나는 C그릅 대기선에 선다.
지루한 대기선을 박차고 막아 놓았던 물이 터져 나가듯 몰려 나간다. 이리저리 사람들 사이로 달려본다. 어느정도의 속도로 달리고 있는지 가늠 되지 않는다. 5키로 ... 28분이다.26분대는 나와야 하는데... 헐~~~ 최악의 시간이 나오고 만다. 몸에 부하가 많이 걸린다. 다리가 부드럽지 않다. 이렇게 10키로 매트를 지난다....55분이다. 거의 완주 시간이 정해지는 것 같다. 4시간 이내에 들어 가기가 빡빡 하지 않겠는가? 기분이 약간 가라앉으면서 생각을 해 본다. 체중이 관리에 문제가 있는가? 과훈련인가? 피곤함 때문인가? 비록 좋은 기록을 기대 하기는 물건너 간건 확실하지만 대회에 충실하고 이 대회를 위해서 열심히 훈련 했던 것이 헛되지 않게 열심히 달려야 겠다는 마음을 놓지 않고 달린다. 현기증이 난다. 앞선 사람들의 발 움직임이 현기증을 나게 한다.
하프를 지나보니... 1시간 56분...헉 ~~이러다간 정말 서브 4가 힘들것 같다는 생각에 더욱 마음이 심난해 진다. 기록에 연연해 하지는 않지만 4시간 이내에는 들어 가야 하지 않겠는가? 원...
작년 이 대회에서 엄청난 고생을 하며 달렸던 길들이 간혹 기억이 나고 작년에 비하면 고생하지 않고 달리고 있으니 그것만도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30키로 이후 부터는 내 숨소리가 너무 크게 내 귀에 들리도록 헉헉 거리며 열심히 많은 사람들을 추월하며 달려진다. 가까이 운동장이 보이고 이제 거의 다 왔다는 길가 응원단의 응원의 소리가 들린다.
많은 응원단 중에 단 한사람 짝지님이 노란 펜스 뒤에서 화이팅~~하며 나를 반긴다. 무사이는 이번 대회에도 무사히 서브 4를 할 수 있었음에 감사 한다.
8번째 완주다. 죽을 만큼 힘들지는 않았지만 속도를 낼수 없었던 것에는 켠디션 조절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한 대회를 치루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 이것이 노하우 인가 보다. 누가 가르쳐 주어서 아는 것이 아니라 직접 몸으로 부딪쳐서 배워지는 것.... 다음 9번째 완주는 또다른 배움이 있을 것이다.
3월 20일 ... 8km (159km)
어제 하루를 푹~~잘 쉬고 오늘은 내일 대회에 임하는 몸의 켠디션 조절에 나서기로 하고 대성리로 향한다.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만 같다. 3.5키로를 천천히 달리고 3.5키로를 힘껏 달렸다. 1키로를 마무리로 달렸다.
내일 어찌 달려질지 의문이다. 부담감 없이 달리려 하는데.. 문득 문득 마음이 설레이고 두근 거린다. 왤까?
3월 19일 ... 휴식
3월 18일 ... 7km(151km)
밤에 내린 눈이 햇살에 스러져 버린 거리에 선다. 5키로를 최선을 다해서 달려 보기로 하는데... 얼마정도나 잘 달려질지 모르겠다. 일단 출발을 한다. 정말 빠르게 달아나 버리는 짝지님... 아~~~나는 뭐야 !!! 아무리 달려가도 스피드가 나기는 켜녕 엇박자만 난다. 그래도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 해야 겠다는 마음 하나로 끝까지 달렸다. 25분 40초...
일찍 들어와 쉬고 있는 짝지님과 2키로 조깅으로 마무리 했다. 12분 31초...
컴푸터를 수리 하는데 16만원이 들었다고 투덜거리자 아들왈 "엄마 조금만 기다리면 내가 16만원이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생각 되게 해줄께요" 그래 ? 중2... 갈 길이 멀구먼^^^
3월 17일 ... 14km(144km)
오늘은 청평쪽으로 길게 달려 보기로 한다. 천천히 달려서 몸의 켠디션을 최상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는 코치(짝지님)의 말에 따라 힘 쫘~악~ 빼고 달려본다. 시계도 착용하지 않고 아무런 욕심 없이 달렸다.
먹는 것에 신경이 쓰인다는 짝지님은 낙지,오리,문어,닭....오늘의 추천 요리란다. 나는 가장 간단한 낙지를 선택 했다.
내일은 비가 내린다고 하니 푹~~쉬어야겠다. 비가 내리면 낙지 수제비라도 끊여 먹어야지....
`````````````````````````````````````````` 3월 16일 ... 7km (130km)
황사가 끼어 거리가 뿌옇다. 아랑곳 하지 않고 달리려 출발선에 선다. 첫발을 내딛는 순간 묵직하게 느껴지는 몸의 무게가 마음을 심난하게 한다. 마음이 느슨해 지는 것 만큼 몸도 풀어지는 것인데...
짝지님은 팔랑 거리며 멀리 사라져 버리고 만다. 앞으로 향하고는 있지만 마냥 그자리에 있는 것 처럼 느껴진다. 고개를 숙이게 하는 바람을 거슬러 달린다. 파릇한 새싹을 눈여겨 보며 가장 여린 놈이 가장 먼저 나와 찬 바람에 휘둘리고 있음이 안타까워진다.
1키로 이상 앞서는 짝지님에게 힘~~~!!! 미약한 속도로 4시간 이내에 들어 올 수 있을지 사뭇 걱정이 앞선다. 이렇게 가라앉는 속도로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 보며 출발지로 향한다.
나는 달리고 있다. 달리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 달리고 있다. D-5 ... 금 그어 놓은 시간을 향하여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달리고 있을 것이다. 나도 그중 한사람이고 ...
여러 볼 일을 한꺼번에 처리 하느라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낑낑...에고~ 허기진다~~~ 우리집 냉장고에도 어느새 봄이 찾아 왔다. 달래 씀박이 ... 냉장고의 봄을 식탁으로 옮겨 허기진 배를 진정 시켰다.
~~~~~~~~~~~~~~~ 3월 15일 ... 휴식
한여름 장마철에 내리는 비처럼 비가 하루종일 쓸쓸하게 내렸다. 비때문에 쓸쓸해 하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 같다.
~~~~~~~~~~~~~~~~~ 3월 14일 ... 8km (123km)
일요 훈련이 있는날 각자 상황에 맞추어 훈련을 한다. 이미 출발하여 달리고 있는 천리마님 산성님.. 9시가 넘었으니 10키로 이상은 달리셨을 것 같다. 출발 하려 하는데 치악산님이 도착하고...먼저 출발한다. 산성님이 아주 씩씩하게 달려오시고 조금 뒤 천리마님이 힘차게 달려 오시고... 우린 이제 시작인데... 매서운 바람에 모자가 훌러덩 벗겨져 저 멀리 날아가 뒷걸음질 해서 집어 들고 달린다.
4키로 지점에서 턴 하여 돌아가는데 벌써 치악산님이 우리를 추월해 가고 에디쉬님이 공포의 빨간 운동화를 토닥이며 달려 오신다. "일찍 나왔구먼" 그렇다 우리에겐 이른 시간이다. 빡신 훈련을 할 수 없기에 천천히 달리기로 마무리 했다.
오랫만에 갈비탕 한그릇씩을 앞에 놓고 일주일 남은 대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산성님은 생일이라 가족과 함께 하기 위해 먼저 가셨다고... 산성님 생일 축하 드려요~~~!!!
마라톤 완주라는 힘겨운 여정에 조금이라도 마음의 위안이 되는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는 대회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잠시 하며 일상으로 향한다.
3월 13일 ... 7km (115km)
가볍게 조깅을 해 주어야 한다는 말에 이끌려 주로로 향한다. 강한 듯 부드러운 햇살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그동안 꽁꽁 묵여 있던 배들이 하나둘 물살을 가르고 텐트족들이 아직 단잠에서 깨어 나지 못하고 있는 듯 조용하다. 굵고 넢적하게 큰 물결을 이루는 것이 한나절의 여유로움을 만끽하게 한다.
치악산님이 나온다고 했는데 일찍 달리고 갔는지 차가 보이지 않는다. 달리다 보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하면서 가볍게 몸이 움직여 주는 대로 달려본다. 천천히 달리는 것에 대한 짝지님의 해박한 지식을 잠시 경청하며 이리저리 고개 돌려 주위를 살핀다. 넓은 논에 아낙 대여섯명이 앉아서 냉이를 캐고 있다. 아마도 캐다가 어느 장에 나가서 푼돈을 벌려고 하는 것이려니 생각된다. 흙 내음이 바람을 타고 코끝을 자극함에 나의 몸에도 봄의 향기를 불어 넣어본다.
봄이 와서 꽃이 피는 것이 아니고 꽃이 피니 봄이라는 법정 스님의 말씀을 달리는 동안 생각하며 달렸다.
7키로를 달리고 나서 멀리 달려온 길을 바라보고 있으니 치악산님이 달려 온다. 아마도 청평쪽으로 길게 달려 오는 듯...20키로 달렸다고 한다. 몇마디 말을 건네고 내일 이곳에서 다시 만나길 약속 하며 헤어졌다.
3월 12일 ...21km(108km) 7km ... 36'58" 7km ... 36'51" 7km ... 36'56"...(1:50'45")
누적된 피로를 털어 버리려 어제 하루를 쉬었건만 반나절을 서서 일을 해서인지 아침 켠디션이 별로 좋지 않다. 미적거리다 대성리로 향해본다. 에디쉬님 차위에 물병이 댕그마니 놓여 있는 것을 보니 먼저 나오셔서 열심히 달리고 계시는 듯 하다.
음침한 날씨가 마음을 가라 앉게 한다. 물결치는 강물이 몸으로 스며드는 듯 부담 스러워진다.
짝지님은 짝지님 페이스대로 달린다고 하면서 빠르게 달려간다. 그리 힘겹지 않게 달려진다. 3.5키로 지점에서 청평으로 넘어갔다 오시는 에디쉬님을 만나서 힘을 실어 드리고 반환하여 돌아 오는 길엔 바람과의 싸움이 이어진다.
혼자만이 감당해야 하는 달리는 시간 동안 곁에서 함께 하는 바람이 이젠 없어서는 안될 오래된 친구인 듯... 내 자신과 굽이굽이 이어지는 길을 따라 순간 순간의 고통을 견디어 내며 마지막 한 순간의 그 숨참을 즐겼다.
바닷물 물결치듯 일렁이는 물살에 달구어진 육체를 실어 보내고 편안한 곳으로 나를 인도 하길....
````````````````````````` 3월 11일 ... 휴식
!!!!!!!!!!!!!!!!!!!!!!!!!!!!!!!!!!!!!!! 3월 10일 ... 6km 산행 (87km)
어제밤 엄청난 눈이 그칠줄 모르고 내렸다. 불빛에 흐르적 거리는 눈이 설레이는 밤을 지세우며 천지를 흰색으로 채워 놓았다.
이 계절에 어색하게 내린 하얀눈을 밟으며, 바라보며 ,느끼며 ,사랑하며 , 감탄하며 ... 그런 어색한 눈 길을 두어시간 걸었다.
~~~~~~~~~~~~~~~~~ 3월 9일 ... 10km (81km)
하루 하루 다가오는 대회와 생업의 일로 육체가 많이 피곤 하다. 일하고 달리고 할 때는 모르겠는데 조금 여유가 생기면 피곤이 몰려든다. 장거리주를 해야 하는데 일보 후퇴해서 금요일쯤 20키로를 달리자는 짝지님의 계획에 .... 속으로 '아이고 잘 됐다...' 하며 못이기는 척 따르기로 하고 10키로 조깅 !!!
가지런히 텃밭을 정리 하는 노인의 모습에서 흙내음이 모락모락 피어 오른다. 어떤 씨앗을 뿌리려 하는 것일까?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겠지.. 심은 대로 거둘 것이니....!!!
~~~~~~~~~~~~~ 3월 8일 ... 10km(71km)
대회를 앞두고 마지막 장거리주를 내일 하기로 했는데 내일 모레 연일 비나 눈이 내린다고 한다. 오늘 달리기에는 여러 준비가 미비 하기때문에 할 수 없는데... 10시쯤 구리시장에 가서 한달치 식재료를 구입하고 대성리로 향한다.
11시 30분.. 바람이 어제 보다 많이 잠잠 하다. 어제 보다 한결 수월하게 달려지기는 하지만 언제나 달리기 초반에 격어야 하는 어려움은 피할 수가 없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 했던가? 마음 다스리기에 몰입해 본다.
5키로 지점에서 반환하면서 각자 알아서 달려 가자고 하지만 짝지님은 3키로만 스피를 낼 거라며 다시 동반주 한다. 가까이 새 대여섯 마리가 나무에서 나무 사이를 오가며 분주 하다. 아무 생각 없이 "저거 박새 아니야?" 짝지님 왈 " 뭐 ? 아이고 참 ... 까치야 까치..." 한심하다는 듯 비웃는다. "그래요 ... 나 새이름 아는 것 박새 밖에 없어요." 하며 비아냥 거려 본다.
7키로 정도 달렸을까 .... 에디쉬님이 자전거를 타고 짠 ~~ 나타나셨다. 그것도 빨간 운동화를 신고서.. 몸으로 하기에는 너무 힘이 드니깐 시선으로라도 압도 하고 싶으셨나? 조금 속도를 내다 보니 힘에 겨워 노래를 부를 생각으로 목청을 다듬고 있는데 에디쉬님 출현으로 폼만 잡다 말았다.
조금만 달리면 된다는 생각이 들면 더욱 힘들어지고, 빤히 보이는 거리가 쉽게 다가 오지 않는다. 그러나 언제나 그 거리는 나에게 항복하고 만다.
어디론가 빠른 속도로 사라지는 에디쉬님을 남긴채 10키로 달리기를 마무리 하고 내일 비가 오면 비를 맞고라도 달려야 하는지 ...? 내일 일은 내일 생각키로 하고 오늘의 삶에 충실해야지 ....
~~~~~~~~~~~~~~~~ 3월 7일 ... 7km (61km)
강가에 바람이 장난이 아니야!! 에디쉬님의 문자가 날아든다. 그럼 준비를 잘 해야겠지...
으~~으~~깃발이 세차게 날리는 것으로 보아 정말 바람이 장난이 아닌가 보네... 눈오고 바람 불던 한 겨울에도 30키로씩 달렸는데 이정도야 뭐~~하며 달려본다. 지나간 바람은 차갑지 않다고 지금 현재 나에게 부딪치는 바람이 얄미롭다. 시원 하다 하기에는 차가운 바람결이 눈에 보이는 듯 하다. 얄미롭다 못해 밉기까지 한 바람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늘상 내 곁에 함께 했던 것 처럼 익숙해진다. 친구하며 함께 가자구나~~~!!
바람을 등지고 다시 3.5키로를 달려 오늘의 달리기를 마친다. 바람 때문일까? 아무도 찾아 오지 않는 쓸쓸한 강가, 낭만이 흐르고 가끔은 모차르트가 흐르는 강가, 잠시 나와 짝지님이 있으므로 쓸쓸하지 않았을 것인데 또다시 스산한 바람만을 남겨 놓고 이곳을 떠난다.
미안타 ~~~~ 다시 찾아 오리라.
!!!!!!!!!!!!!!!!!!!!!!!!!!!!!!!!!! 3월 6일 ... 10km( 54km)
7키로를 한 세트로 해서 달리는 것에 몸이 익숙해져 있다. 오늘은 쉬지 않고 10키로를 달려 보기로 한다.
에디쉬님이 달려 들어 오시고 그 뒤를 이어 청평쪽에서 달려 오는 울트라 달림이와 통통한 여인네 두명이 달려 들어 온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 치악산님이 나왔을 것 같은데 보이지 않는다.
스피드를 내어 달려 본다는 짝지님을 앞세우고 달린다. 바람은 나를 몰아 내려는 듯 불어오고 약간의 오르막도 버겁다. 갈수록 아득히 멀어지고 ... 이젠 아예 보이지 않는다. 몸이 리듬을 잃은 것 같다. 이유가 뭐지? 5키로가 넘어가도 리듬을 타지 못하고 나무토막처럼 뻣뻣 하기만 하다. 7키로를 달린 짝지님은 냉이를 캐러 들판을 왔다 갔다 하고 나는 3키를 편하게 달려 들어 오고 있는데 치악산님이 달려 오는 줄 알고 "와 이제와~치악산?" 하고 가까이 다가가 보니 첨? 보는 아저씨 ... 에쿵~~~헛것이 보이네...아닌척 하며 ... 안녕하셔요~~~!!! 어찌나 무안 하던지...
누런 건풀 아래서 겨울을 인내 하고 봄기운에 눈티우는 물 오른 연약한 생명들이 신비롭다 못해 애처로워진다. 각양각색의 풀 중에 냉이를 캐어 품에 안으니 그 향기가 풋풋 하고, 먹는 즐거움 보다 향기로움이 더욱 나를 살찌운다.
~~~~~~~~~~~~~~ 3월 5일 ... 8km (44km)
겉옷이 거추장 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반바지에 반소매를 입고 달려 볼까? 짝지님은 왜? 그래? 엉~~~별로 춥지 않을 것 같은데... 많이 변했다. 추위에 맥 못 추는 나였는데...
강변이 외롭다. 팽팽이 당기고 있는 듯 물결 하나 일지 않고 금방이라도 깨질듯 아슬아슬한 평화로움과 외로움이 깃든 곳에서 나는 달린다.
짝지님은 조깅 페이스고 나는 최선을 다 하는 페이스다. 끝까지 짝지님 놓치지 않으려 쐐 빠아~지게 달렸다.
봄은 기다리지 않아도 온다고... 기다림을 잃어 버리고 있어도 봄은 온다고 한다. 봄 향기 그윽한 냉이를 캐어 에디쉬님께 냉이를 선물 했다. 봄을 선물 했다.
~~~~~~~~~~~~~~~ 3월 4일 ... 휴식
^^^^^^^^^^^^^^^^^^^^^^ 3월 3일 ... 30km (36km) 2km ...11'58" 7km ... 39'41" 7km ... 37'06" 7km ... 37'01" 7km ... 38'15" ... (2:44'01")
1주일에 한번씩 장거리주를 해야 한다는데 여차저차 미루다 보니 날씨 좋은 오늘 달리게 되었다. 에디쉬님도 걱정이 되시는지 요즘 자주 나오셔서 달리신다. 오늘은 20키로 이상 달리신다며 나오시고...
어제 눈길 산행으로 오른쪽 골반 근육이 뻐근하고 학기초라 알바 구하기가 힘들어 홀을 수없이 왔다갔다 해서 다리의 피로가 극에 달한것 같은데 어찌 달려질지...?
몸 풀기 2키로..7키로 4세트. 바람과 힘겹게 싸우며 달리다가 다시 등 뒤에서 살망살망 밀어주는 바람의 힘으로 한세트 한세트를 달렸다. 화창한 날씨와 거세게 부는 바람으로 보아 강 이편은 분명 봄인데 강 저편은 겨울... 봄과 겨울이 공존하는 계절인것 같다.
역시 어제 산행 했던 근육피로로 많이 힘겨웠지만 최선을 다 해서 달렸다.
~~~~~~~~~~~~~~~ 3월 2일... 6km 산행
어제 하루 종일 사납게 몰아치던 눈보라가 산을 하얗게 만들어 놓았다. 희미한 안개가 산을 애워싸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산속은 장관 일거란 생각에 뜨거운 물과 커피 믹스를 베낭에 담고 집을 나선다.
헉 ~~ 숨이 막힌다. 어쩜 이럴수가 ~~ 어제의 심한 고통이 이렇듯 아름다운 천국을 만들어 놓다니... 하얀 도화지 위에 흰색만으로 그림을 그려 놓은 듯 하다. 오로지 백색만이 존재 하고 있음에 더 이상 할 말을 잊어 버리고 환상적인 궁전의 터널을 지나면서 수 없이 하늘을 바라 보지만 그곳 또한 희미한 백색 공간....
뿌연 안개가 길을 안내 한다. 쉼 없이 뜨거운 가슴의 열기를 내뿜으며 다다른 정상에서의 달콤한 커피 한잔의 행복이란 오른자 만이 느낄수 있는 것...
잔뜩 엉겨붙어 있던 눈꽃이 결진 떡가루가 되어 우두둑 우두둑 쏟아진다. 눈의 무게에 눌려 있던 나무들이 다시 허리를 펴고 하늘을 향하며 또 다른 세계를 꿈꾸는 듯....
나도 저 나무처럼 훌훌 털어 버리고 나만의 또다른 세계를 향하여 나아가고 싶어진다.
!!!!!!!!!!!!!!!!!!!!! 3월 1일 ... 휴식
사나운 눈보라에 야외 활동을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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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번주 토요일 당직근무라 그리운 북한강 주로와 디데이의 파절이 맛을 느낄수 없어서 아쉽네요.......
다음주에는 천클의 주로와 디데이에서 뵙겠습니다. 항상 열심히 하시는 전설님, 무사이님..힘~~~~!
그랬군~~!!! ... 동아에서 좋은 기록 기대해...치악산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