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25주년 기념사
서울대학노동조합 성공회대학교지부의 창립 25주년을 축하해주시기 위해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내빈 및 조합원 동지 여러분들께 조합을 대표하여 열렬한 환영 및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우리 지부는 지난 6월 13일,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위하여 더 이상 희망과 미래가 없는 기존의 대학노조에서 25년 만에 법률에 의거한 조직형태변경을 통하여 서울대학노동조합의 한 식구가 되었습니다.
이 과정 하나 하나가 녹록지 않았지만, 그들의 갖은 왜곡과 괴롭힘에도 불구하고, 최우선적으로 우리 조합원들을 보호하고 단사의 발전을 위하여 함께 노력하고 여러 동지들이 헌신한 결과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우리 모두 수고했다고 서로 격려 차원에서 힘찬 박수 및 주변분들과 인사 나눔 부탁합니다.
저는 최근의 대내외적인 상황을 보면서 ‘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격언의 의미를 함께 되새겨 보고자 합니다. 원숭이들은 아침과 저녁의 도토리의 개수만을 보았지 총합이 변하지 않는다는 본질을 보지 못했습니다. 즉 숨겨진 본질은 보지 못하고 당장의 이익에만 눈이 멀어 장기적인 안목을 잃게 되는 상황을 경고합니다. 또한 급변하는 상황의 변화에 맞추어 유연하게 대처하는 지혜를 강조합니다.
이러한 기시감이 드는 상황속에서 성공회대학교는 대학 외부에서 기업 출신 총장을 위시한 인사들을 계속 영입하였고, 운전대를 맡긴지 3년차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일련의 황당한 사태를 보면 아직까지도 비영리조직인 고등교육기관인 대학을 이해하지 못하였고, 이제는 이해하려는 의지도 별로 없어 보입니다. 그야말로 총체적 오너리스크(Owner Risk)를 겪고 있으며, 이는 민중들이 퇴진을 요구하는 현 정권과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5년간의 시간을 되새겨보면 노사관계 모든 것이 새롭게 접해보는 일들이 많았고, 무엇 하나 갈등 없이 쉽게 해결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말처럼 부족하지만 우리의 피땀과 눈물을 모아 대학의 어려운 상황과 역경을 이겨냈고, 지금도 성공회대학교를 지탱하는 기둥과 대들보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또한 함께 변화하는 것과 새롭게 만들어 나간다는 것은 비록 어렵고 힘들지만, 무엇보다도 소중하고 중요한 우리의 일터 및 삶터를 지키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의 최후의 보루인 노동조합을 보다 강건하게 유지,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며, 25년전 출범 때보다도 더욱 많은 우리들의 애정과 정성을 필요로 합니다. 이에 저는 지금보다 더욱 노력하며 끝까지 헌신할 것을 다시금 여러 동지들께 약속드립니다.
끝으로 엄혹한 이시대 민중들에게 절실하게 요구되는 단결과 연대의 소중함을 故신영복 선생님의 말씀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부족하나마 창립 25주년 기념사를 대신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숲. 나무가 나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더불어 숲이 되어 지키자.”
고맙습니다.
2024년 9월 26일
서울대학노동조합 성공회대학교지부장 류시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