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마스도 지나고 새해가 다가오지만 우리 손님들은 희망도 없습니다.
손님들도 점점 추위와 굶주림에 지쳐갑니다.
침낭을 찾는 분들께 나눠줄 침낭도 떨어졌습니다. 시설에 들어가면 어떨까 물어봐도 싫다고 합니다. 거리에서 찬바람 맞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합니다.
오늘은 한 분이 울산에 일하러 가야하는데 차비를 달라고 합니다.
52세 대학을 나왔고 직장에 십여년을 다녔고 공인중개사 자격도 있고 건설사업도 했고 프렌차이즈 사업도 했었답니다. 아내는 아이들 데리고 친정으로 갔고 자기는 사우나에서 지낸다고 합니다.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려니 빌린 것이 너무 많아서 그럴 수도 없답니다. 신용불량자 라고 합니다. 그런데 구두가 파리가 앉을 수 없을정도로 반짝입니다. 옷도 깔끔합니다. 그러면서 민들레국수집에서 밥 먹는 것이 자존심 상한답니다. 화이트 칼라 출신인데 울산에 사는 형이 기름때 묻는 일이라도 하겠다면 오라고 했답니다.
정중하게 차비를 도와드릴 수 없다고 했습니다.
동춘동 어느 곳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여성 노숙인 같은데 어디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물어봅니다. 인천 어느 어느 집이라고 알려드렸습니다. 한참 후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사실 여러 곳에 전화를 해 봤지만 모두 거절했다고 합니다. 서울에 여성 노숙인 쉼터가 있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는데 서울로 알아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전화 주신 분에게 물어봤습니다. 혹시 목사님이셔요. 그렇다고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목사님께서 직접 여성 노숙인을 돌보시는 것이 가장 좋다고 했습니다. 난색을 보입니다. 거의 대다수 여성 노숙인의 정신적인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정신에 문제가 있는데 그 여성분은 어떤지 물어봤습니다. 정신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보인답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이런 분은 노숙인 쉼터가 아니라 병원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민들레국수집도 꽤 많이 여성분들은 도와주려고 시도를 했지만 전부 실패를 했습니다. 정신적인 치료가 먼저 되어야하는데... 위기에 처한 여성을 도울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세상의 변두리에서 본 행복
민들레희망센터의 건물을 포기하고 VIP손님들의 도움으로 민들레국수집 옆에 월세로 얻은 조그만 가게에 세탁기 세 대를 설치하고 샤워기 하나를 설치했습니다. 민들레진료소는 어르신 민들레국수집에서 격주로 토요일에 열고, 인문학 강의는 민들레국수집에서 계속 열었습니다. 그렇게 인천 민들레국수집을 베로니카께 맡기고 필리핀 마닐라의 가장 가난한 곳으로 들어 갔습니다.
필리핀 요셉의원 최 마지아 신부님의 도움으로 칼로오칸 산 판크라씨오 성당 옆에 자리를 잡고, 나보타스 산 로꿰성당 이층에서도 급식소를 열고, 말라본의 산 안토니오 성당의 평화의 성 마리아 채플 이층에서 파라다이스 빌리지의 가난한 아이들을 위한 급식소도 열었습니다.
말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처지였지만 신기하게도 그냥 웃고만 서 있어도 일이 저절로 되는 듯 했습니다.
세상만사 새옹지마였습니다. 실수라고 잘 못했던 것들 덕분에 오히려 다행스러웠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가 계획했던 일들은 현지 사정과 틀린 경우가 많았습니다. 산 판크라씨오 성당 옆의 민들레국수집만 해도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초등학생 50명에게 장학금 지원하고, 초등학생 50명에게는 무료급식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준비했습니다. 아이들 집을 직접 찾아가 본 후에 50명과 50명 전부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무료급식을 하게 해 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언니 오빠들을 따라온 서너 살 꼬마들이 많았습니다. 엄마 아빠가 일하러 나가면 우리 아이들이 동생들을 돌봐야하기 때문입니다. 서둘러 민들레 데이케어센터를 만들고 40여명의 아기들을 돌보고 밥 먹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 될 줄 알았습니다. 우리 아이들 가정은 식구가 보통 일곱 아홉 또는 열 명이 넘습니다. 엄마들이 고맙다고 합니다. 꼬로록 소리가 납니다. 결국 우리 아이들 가족은 누구나 와서 함께 식사하기로 했습니다. 마당에 천막을 치고 함께 밥을 나누었습니다.
성당 마당에 화재로 이재민이 많이 노숙하다가 마을로 돌아가고 남은 가정이 아홉 가정 정도였습니다. 도울 길이 없었습니다. 아니 도울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나라는 아기를 봤습니다. 저를 보고 방긋 웃습니다. 지나 가족은 엄마 아빠 아이들 합해 아홉 명입니다. 지나네 집 만이라도 도와주자 마음먹었습니다. sns의 도움으로 지나네 집 뿐 아니라 거의 열다섯 집이나 도울 수 있었습니다.
베로니카는 인천에서 우리 손님들을 잘 대접했습니다. 책을 읽고 싶어하는 손님들이 너무 많아서 조그만 도서관을 다시 만들었습니다. 독후감 발표하면 삼천 원씩 장려금을 드렸습니다. 일하러 나가고 싶어하거나 몸살이 난 손님에게는 찜질방 표도 나눠드렸습니다.
태풍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도, 비가 참 많이 온다는 것도, 물난리로 고생도 했습니다. 항상 여름이라는 것도 놀라웠습니다. 12월에 인천으로 왔는데 차가운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모니카가 12월 한 달은 필리핀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냅니다. 어린 나이인데도 정말 대단합니다.
왜관 성 베네딕도 수도원에서 겨울 방학 동안 수사님 두 분을 필리핀 민들레국수집에 파견해주셨습니다. 놀라운 일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참 좋아합니다. 여름방학 때도 파견해 주신답니다.
집짓는 이들이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 하신 일은 놀랍기만 합니다.
며칠 전입니다. 필리핀 아이들을 위한 영어 동화책과 아이들에게 필요한 문구류를 가져오신 자매님께서 인간극장을 보고 제 친구 마놀로에게 새 기타를 선물하고 싶어서 민들레국수집에 보냈는데 하시면서 기타의 행방을 물어봅니다. 기타를 보자마자 이건 마놀로께 드리자고 했고, 지난 11월에 모니카가 힘겹게 들고 필리핀으로 와서 마놀로께 드렸답니다.
첫댓글 가난한 사람들을 섬기는 세상!
딱 민들레 국수집의 세상이네요. 2015년 화이팅!!
민들레국수집의 아름다운 걸음들을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사회에서 외면당하는 분들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돌보시는
서영남 대표님과 베로니카님과 선행이 무척이나 아름답게 보입니다~
2015년에도 두분과 함께하겠습니다!
민들레마을 일상은 사랑입니다.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따뜻한 이야기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역시 마음이 선한 민들레를 만나면 행복해집니다^^ 다복한 새해 맞으시기를 기도합니다.
다행이 이번주는 기온이 조금 올라간다고 해서 다행이지만,
그래도 참 춥네요..
추운 날씨 모두들 감기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힘내세요! 민들레가족여러분~~
행복한 민들레 국수집~^^
민들레 국수집은 알면 알수록 더 알고 싶고
알아도 끝이 없이 없는 그런 신비한 존재입니다~^^
2015년도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몸은 변방에 계셔도 마음만은 언제나 사랑의 중심에 계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궂은일 하시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서영남대표님과 베로니카님의 모습에서 많은 것들을 배웁니다.
아름다운 나눔의 민들레 국수집이 한국에서나
필리핀에서나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달하기를 바랍니다.
변방보다 더 변방인 곳에서 모든 어려움을 인내하시는
서영남 민들레국수집 대표님을 존경합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하느님의 사랑으로 이겨내시리라 믿습니다.
언제나 지혜롭게 그걸 이겨내시는 것 같아, 대단해 보이십니다.^^
겨울은 지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봄햇살이 찾아올 것이고요.
그때까지 우리모두 사랑으로 보듬고 걸어가야 합니다. 민들레국수집의 손길은 늘 따뜻할 것입니다.
민들레국수집에서는 참 좋은 기운이 풍깁니다.
그 기운 많은 사람들이 받아 세상에 행복이 넘치면 좋겠습니다.
춥고 배고픈 사람들 곁에서 그들의 찬손을 잡아주는 위로!
그걸 건네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압니다.
민들레 국수집 감사합니다.^^
그 어떤 뜨거운 난로보다도 사람의 체온 36.5도 가 가장
따뜻하다는 걸 잘 보여주는 민들레 국수집 입니다.
사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민들레국수집을 통해
또렷히 배웁니다. 무조건적으로 주고도 더 퍼주는 사랑!
그런 무모해보이는 사랑을 응원하고 싶은 오늘이네요.
정말 행복한 민들레국수집입니다.
진정성 가득한 일기에 저도 마음이 행복합니다.
민들레 겨울나기 따뜻히 보내시기 바랍니다...
사람이 꽃보다 더 아름답다는 말을 서영남 대표님의 삶을 통해 체감하게 됩니다.
민들레 국수집 화이팅!!
한국의 민들레 국수집도 11년이 넘었습니다.
이젠 더 나아가 필리핀에도 민들레 홀씨가 뿌려집니다..
필리핀에서 퍼뜨리는 민들레 홀씨의 사랑 나눔을 뜨겁고 힘차게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