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 지리산 자락에는 색다른 전시관이 하나 있다. ‘지리산빨치산토벌전시관’이 바로 그것이다. 이 전시관은 한국전쟁을 전후로 하여 지리산을 중심으로 활동한 빨치산(조선인민유격대)을 주제로 만든 전시관이다. 지리산 중턱에 자리 잡은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의 중산관광단지 내에 있다.
산청군이 사업비 16억 원을 투입해 지난 2001년 건립한 2층 규모의 전시관으로, 건물면적은 약 480m², 야외전시장 면적은 약 3,300m²이다.
1층 역사실에는 해방 이후부터 한국전쟁 발발 전까지의 기간에 걸쳐 빨치산이 형성된 배경과 빨치산이 관련된 사건 등을 보여 주고 있다. 2층 생활실, 산청과 지리산실에서는 지리산에서의 빨치산과 토벌부대의 생활상, 지리산이 간직한 역사와 자연경관 및 산청의 문화관광자원에 대해 전시하며, 영상실에서는 빨치산과 관련된 다큐멘터리 영상물을 상영한다.
당시 빨치산과 군경토벌대가 사용한 총기류와 의복·공민증·화폐·나침반 등의 압수품, 토벌작전 모형, 다양한 사진 자료와 기록물을 갖추고 있다.
야외전시장에는 움집과 바위동굴 등 지리산의 빨치산 아지트를 복원하여 인형 모형과 함께 설치하였고, 탱크·장갑차·포 등의 무기류와 다양한 조형물들을 전시하였다. 개관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동절기는 오후 5시)까지이며 월요일과 1월 1일, 설·추석 연휴에는 휴관한다.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 700 원, 어린이 500원이다.
참고로 빨치산은 '파르티잔(partisan)'이 변형된 말로서 프랑스어의 '파르티(parti)'에서 비롯된 말이다. 당원·동지·당파 등을 뜻하는 말이나, 현재는 유격대원·편의대원(便衣隊員)을 가리킨다. 스페인어에서 나온 ‘게릴라’와 거의 같은 뜻으로 쓰인다. 빨치산은 정규군과는 별도로 적의 배후에서 그들의 통신이나 교통수단을 파괴하거나 무기와 물자를 탈취 또는 파괴하고 인원을 살상하는 일을 한다. 한국에서는 주로 6·25전쟁 전에 각지에 준동하였던 공산 게릴라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지리산을 찾을 기회가 생긴다면 빨치산토벌전시관에 들러 이념 대립에 따른 민족의 아픔을 생생히 느껴 보도록 하자. 지구촌 유일의 분단국인 우리나라는 아직도 이념과 사상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동족끼리 총부리를 겨누고 있다. 지리산빨치산토벌전시관에서 분단의 아픔을 극복하고 겨레의 통일을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이지를 깨닫는다면 충분히 찾은 가치가 있다.
지리산빨치산토벌전시관을 들른 뒤에 남명기념관, 산청군목조각장전수관, 양수발전소전력홍보관 등을 같이 둘러본다면 좋은 추억이 된다. 부산에서 두 시간 반 정도 달리면 도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