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떠들고 지낸 한 나절의 시간이
어찌 지나갔는지 모를 만큼
서로간의 마음 교류가 충만하고도 넘침이니
마치 위로연을 받은 듯한 기분이다.
이른 아침,
아들, 영훈을 보내고 허전한 마음을 다잡기 의해
청소를 해대고 부산스럽게 움직이며
태풍처럼 지나간 뒷정리를 마치자 마자
들어서는 발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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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발길들...한참만에 만나는 반가운 지인과
그의 절친한 친구들과의 동행이니
저절로 기대치가 오르고
다담의 분위기가 무르익을 조짐이 보이니
아니나 다를까?
서너시간의 화기애애함은 기본이요
마침 각자대로
아들들을 군대 보낸 사이이니
서로 주고 받을 이야긴 불을 보듯 뻔할 일이요
신경쓰며 화제거리를 따로 찾을 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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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친구,
그 친구의 안식구와의 친구...인연이 얽혀 있지만
맺어진 관계란 순서가 그리 중요하지 않음은 당연할 일이요
서로간에 오고가는 성향과 정이 남다르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니
이들의 모임이 그러하다.
살면서
세상사의 많은 모임이
이권에 연관지어지고
권력에 맞물리고
손익에 좌우되거나
꼬일일만 있다면 엮여지거나
연줄에 이끌리게 마련이지만
누구보다도
걸릴 일 없는,
관계성의 전후좌우를 살필 일 없는,
그런 보기좋은 만남이란 사실 쉽지 않아 보이나
때론
이래저래
따져서 엮이는 것에 비하면,
구태여 이런저런 가지에 엮일 일 없는
친구라는 이름으로 똘똘 뭉쳐진 그들만의 교류가
보기에도 좋을 때가 있음이니
지금의 그들이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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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몇 번의 지면 등장으로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최용식, 박인숙 부부...
일명 "신문도 읽어주는 여자"와 사는 최용식 님은
그 하나 만으로도 넘치는 복을 껴안고 사는 셈이지만
일상의 소소한 많은 부분들을
"그저 그려려니" 로 감싸 안으며 살아내는 여자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환영할 일만은 아닌 것 같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상 기꺼이, 즐거이 매사를 처리하는 그녀가
오히려 당차 보이니
첫 눈에 보아 부드러워 보이는 외유내강형의 그녀,
칭찬받아 마땅할 일이다.
물론 그 잣대가
누구의 잣대냐가 걸림돌이겠지만 말이다....
그런 그녀
오늘의 무설재 뜨락에서
현재 가장 짠밥 서열 1순위 상병 어머니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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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날아 온 김중남, 권미숙 부부는
같은 동향 강릉 하고도 초딩 동창 부부로서
남다른 애정 전선을 과시 중이라는데
굳이
따지고 들지 않아도 " 척보면 안다 ..." 깨소금 내 풀풀 피우는
연인같은 부부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아음다움이 전해져 옴이나
돌아가는 순간까지 별 말이 없는
훈련병 2주차 아빠의 말없음이
사실은 거대한 무게감이다.
그러나
말없음표의 지존에 비한다면
훈련병 2주차 어머님의 사회생활 활약상은
주부로, 현모양처로 살아내는 삶 치곤 매우 적극적이니
때때로
극과 극은 통한다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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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자락의 식구로서
이미 몇 번의 소문만으로도 유명한
낯설지 않은 유홍준, 정문희 부부....또한
관심 없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모를 정도로
온갖 것에 관심 집중, 잡학박사라 불리울 만큼
아는 것이 지천이라는데
일명
호기심 천국의 달인 이라 불리우는 남편 덕분에
일상의 행복을 최고도로 누리며 살아낼 수 밖에 없는 멋진 가족이다.
당연히
현재 일등병의 어머님이니
그야말로 오늘의 다담은 군대 이야기가 주종목이요
곁다리로 이런 저런 이야기가 오고감이니
다른 것은 몰라도
군대 보낸 어머니들의'이심전심의 마음 만큼은
죄다 똑같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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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이던 공군이던
더 나을 것도 나쁠 것도 없는 울타리 안의 조직 세계는 어차피 그 밥에 그 나물 일 터
아들들을 군대라는 조직 속에 밀어넣었다고 해서
웃음 조차 참을 일은 없음이니
만발한 웃음 가운데
서로간의 위로가 전해지니
그야말로 금상첨화의 위로연이 따로 없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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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 자락에 거대한 주택에 둥지를 틀었다는
호기심 천국의 달인님,
유난히 개들을 사랑한다는데
그 사랑이 넘쳐
기어이 무설재 명견들을 찾아
보듬어 주고, 쓰다 듬고, 만져 보고....애정 공세를 펼치는 열혈 개 아범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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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서는 마지막까지도
무설재 명견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시선 거둘 생각을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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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 못해 돌아서는 발걸음이기는 하나
아쉬움을 버리지 못하고
끝까지 한 컷 날리는 즐거움까지 누리니
그들의 발걸음 덕에 즐겁고 행복한 것은
오히려 무설재 쥔장이었으니
지면을 통해 감사한 마음도
위로 받았던 마음도 전하고 또 전한다....행복하소서.
추신 : 나머지 사진은 앨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