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말인지도 몰라요.
변두리의 정의는 과연 무엇일까요?
작가는 무정하게(?), 솔직하게(?), 치열하게,
참 대단하게도 그곳 삶을 그려나갔습니다.
도살장과 도살장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팔며 사는 사람들.
그리고 도살장에 일 다니면서 부산물시장에서 값싼 부산물을 사먹고 생계를 근근히 이어가는 사람들...
엄마의 심부름으로 동생 수길이와 함께 부산물 시장에 선지를 사러간 주인공 수원이(13살)
300원 낸 돈 중에서 풀빵 사먹으라고 100원도 되돌려받고
간과 양도 덤으로 받아
선지가 담긴 무거운 들통을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그날따라....시간을 놓쳐 반 아이들과 부딪히게 됩니다.
복잡한 대로에서 서둘러 횡단보도를 걷다
그 한가운데서 넘어지게 됩니다.
보도에 나뒹그러진 선지 덩어리들,
그걸 주워담으려고 하는 바람에 온통 피투성이가 된 두 아이...
1985년 서울 변두리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야기가
하나도 꾸며지지 않고, 정제되지 않고
고스란히 날것으로 등장하는데...
아릿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합니다.
경험 없이는 쓸 수 없는 소설,
하지만 경험만으로는 안 되는 소설...
작가는 훌륭하게 청소년소설로 완성시켰네요.
(워낙 잘 쓰는 작가인 줄은 알았지만 정말 놀라웠습니다.
부럽기도 하고요.)
* 저도, 미군 주둔지였던 부평을 무대로 청소년소설을 쓰고 싶은데
과연 잘 될지...걱정이 되고, 자신도 없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