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회] 미국, CICㆍCIA 자료 공개해야
독재자 이승만 평전/[9장] 폭압체제 이끌면서 민족세력 제거 2012/04/15 08:00 김삼웅백범 암살과 미국의 관련은 해방 후 한국 정치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문제의 하나이다.
안두희는 1992년 4월 13일치 <동아일보>로 보도된 증언에서 미국의 관련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지만, 바로 다음날 문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를 권중희의 강압에 의한 증언이었다고 전면 부인한 바 있다.
먼저 4월 13일치 안두희의 증언 개요를 정리하면, 안두희는 경무부장 조병옥과 수도청장 장택상 등의 소개로 OSS의 한국책임자 모 중령 등을 소개받았고, 미군 OSS 한국담당 장교와 안두희의 서북청년단은 긴밀하게 정보를 교환했으며, 미군 장교는 백범을 제거되어야 할 ‘Black Tiger'라고 부르며 백범 암살의 필요성을 암시했다는 것이다.
안두희의 이러한 증언은 본인의 말대로 강압에 의한 진술이라고 판단된다.
OSS는 1945년 10월초 해체되었고, 해방 후 한국에 진주한 미육군 24군단의 정보기관은 G-2와 CIC가 있었을 뿐이다. 다만 안두희는 미국 정보원들과 교분이 있었고, 그들이 백범을 싫어하는 것을 알게 되어 그것이 백범 암살에 한 동기를 주었을지는 모르겠다.
또한 <미 외교문서>에는 백범 암살건과 관련하여 미 국무성에 보낸 전문 한 가지가 공개되어 있다.
그것이 1949년 6월 27일 오후 5시 발의 2급비밀 지급(Confidential Prionrity)<전문 788호>이다. 미 대사관의 공식보고인 이 전문에는 특별한 내용이 없다. 전문은 “공식ㆍ비공식의 여러 정보에 의하면 안두희는 한독당원이며, 암살 동기는 대한민국에 대한 지지를 거부하고 북한과의 합작을 주장한 백범의 정치노선에 대한 불만”이라 밝히고 있다.
요컨대 암살사건을 한독당 내 노선대립의 일환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전문은 또한 김구 선생이 국민적 추앙을 받고 있고 암살사건에 대해 모든 사람이 비난하고 있기 때문에 장례식에서 큰 혼란이 예상되나, 경찰과 군대의 주도면밀한 준비로 한국 정부는 이를 충분히 수습할 수 있을 것으로 밝히고 있다.
안두희의 그간의 증언, 미군의 정보자료, 미대사관의 공식보고 등을 면밀하게 분석해보면, 미국이 암살사건에 대해 상당한 정보와 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는 보이지만, 암살사건에 개입했다는 증거는 현재로서는 없다. 미국의 암살사건 개입 여부는 미국이 혹시나 가지고 있을 CIC 관계자료나 CIA 자료 등이 공개된 후에나 밝혀질 것으로 보일 뿐이다.
주석
21> 김삼웅, <한국현대사바로잡기>, 30~56쪽, 가람기획, 1998.
안두희는 1992년 4월 13일치 <동아일보>로 보도된 증언에서 미국의 관련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지만, 바로 다음날 문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를 권중희의 강압에 의한 증언이었다고 전면 부인한 바 있다.
먼저 4월 13일치 안두희의 증언 개요를 정리하면, 안두희는 경무부장 조병옥과 수도청장 장택상 등의 소개로 OSS의 한국책임자 모 중령 등을 소개받았고, 미군 OSS 한국담당 장교와 안두희의 서북청년단은 긴밀하게 정보를 교환했으며, 미군 장교는 백범을 제거되어야 할 ‘Black Tiger'라고 부르며 백범 암살의 필요성을 암시했다는 것이다.
고 권중희 선생. 백범 시해 현장인 경교장(현재 강북 삼성병원 본관) 앞에서 ⓒ박도
OSS는 1945년 10월초 해체되었고, 해방 후 한국에 진주한 미육군 24군단의 정보기관은 G-2와 CIC가 있었을 뿐이다. 다만 안두희는 미국 정보원들과 교분이 있었고, 그들이 백범을 싫어하는 것을 알게 되어 그것이 백범 암살에 한 동기를 주었을지는 모르겠다.
또한 <미 외교문서>에는 백범 암살건과 관련하여 미 국무성에 보낸 전문 한 가지가 공개되어 있다.
그것이 1949년 6월 27일 오후 5시 발의 2급비밀 지급(Confidential Prionrity)<전문 788호>이다. 미 대사관의 공식보고인 이 전문에는 특별한 내용이 없다. 전문은 “공식ㆍ비공식의 여러 정보에 의하면 안두희는 한독당원이며, 암살 동기는 대한민국에 대한 지지를 거부하고 북한과의 합작을 주장한 백범의 정치노선에 대한 불만”이라 밝히고 있다.
요컨대 암살사건을 한독당 내 노선대립의 일환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전문은 또한 김구 선생이 국민적 추앙을 받고 있고 암살사건에 대해 모든 사람이 비난하고 있기 때문에 장례식에서 큰 혼란이 예상되나, 경찰과 군대의 주도면밀한 준비로 한국 정부는 이를 충분히 수습할 수 있을 것으로 밝히고 있다.
안두희의 그간의 증언, 미군의 정보자료, 미대사관의 공식보고 등을 면밀하게 분석해보면, 미국이 암살사건에 대해 상당한 정보와 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는 보이지만, 암살사건에 개입했다는 증거는 현재로서는 없다. 미국의 암살사건 개입 여부는 미국이 혹시나 가지고 있을 CIC 관계자료나 CIA 자료 등이 공개된 후에나 밝혀질 것으로 보일 뿐이다.
주석
21> 김삼웅, <한국현대사바로잡기>, 30~56쪽, 가람기획, 1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