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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국민을 위한 사법입니다.
10월 14일에서 18일에 걸쳐 예정에 없이 광주에 다녀왔습니다. 아무런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가 갑자기 내려가게 되어 디지털카메라도 충전이 되어 있지 않았고, 개인적인 게으름(-_-)으로 제대로 촬영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여행기를 쓰려고 하니 다소 허전한 감이 있습니다.
촬영 기종은 SONY Cyber-shot DSC-T3이며, 사진은 1M급 용량으로 촬영한 것을 가로와 세로 각 50%로 축소한 것입니다.
2005. 10. 14 서울에서 광주로..
아무런 일 없던 오후에 아버지와의 전화 한 통화로 갑작스레 광주로의 여행이 결정되었습니다. 평소 여행을 할 때에는 날짜와 여정을 미리 확정해 놓고 여유있게 항공이나 철도, 버스 승차권을 구입해 놓는 편인데, 이번에는 아무런 준비 없이 곧바로 여행을 시작해야 했기에 교통편 이용의 결정부터가 상당히 난감했습니다.
평소 애용하는 새마을호 특실을 탈까 하는 생각에 1544-8545로 전화를 걸어 보니, 제가 타고자 하는 제1073열차(용산 18:05발 광주 21:58착)의 특실 승차권이 남아 있기는 한데, 선호하는 좌석인 29호석은 이미 나갔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좌석 위치를 매우 중요하게 따지기 때문에 다른 교통편을 이용하기로 하고 무엇을 탈까 생각하다가, 오랜만에 서울-광주 고속버스를 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생각이 정해진 이상 그 뒤의 여정은 일사천리로 진행, 5412번을 타고 곧바로 고속버스터미널로 향했습니다.
저는 8기통 차량을 탈 때에는 엔진 구동음을 들을 수 있는 가장 뒷좌석을, 6기통 차량을 탈 때에는 전망이 좋은 출입문 쪽의 가장 앞좌석을 선호하는데, 서울-광주 노선을 운행하는 버스는 거의 모든 차량이 6기통이기 때문에, 최근 보조석이 개조된 3번 좌석을 타기로 했습니다.
매표소에서 '우등 3번 좌석 가장 빠른 시간으로 주세요'하니, 약 15분 뒤에 출발하는 18시 50분 승차권이 나오는군요.
제가 타고 갈 버스의 승차권입니다. 18시 50분 금호고속입니다.
승차홈에 나가니 아직 제가 탈 18시 50분 차는 들어와 있지 않았고, 그 이전에 출발하는 AERO QUEEN HI-CLASS, GRANBIRD HD Sunshine과 AERO EXPRESS HI-CLASS가 들어와 있었습니다.
어차피 3번 좌석 승차권을 사 두었기 때문에 들어올 확률이 낮은 8기통 차량은 됐고 기왕에 새 차나 들어와라 하고 주문을 거니 왠걸, 최신형 GRANBIRD SUPER PREMIUM Sunshine이 들어옵니다.ㅎㅎ 차에 올라 청진기같이 생긴 이어폰을 귀에 꽃고 출발을 기다리고 있으니, 버스는 승객 28명 만석이 되어 예정 시간에서 1분 지연된 18시 51분에 승차홈을 출발하였습니다.
버스가 고속도로에 막 진입하여 조금 달리는가 싶더니 차량 정체 구간에 들어섰습니다. 퇴근 시간이라 그런 것인 줄 알았는데, 뜻밖에 1차선에 사고가 발생해 있었습니다. 이 지점을 지나자 도로는 정상을 되찾기 시작합니다.
금호고속이 승객의 시야 확보를 위하여 행선판을 아래로 내리고 우측의 햇빛 가리개를 제거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타 보니 그 효과가 상당했습니다. 행선판이 내려간 뒤에 전망석에 타 본 적은 있었지만 햇빛 가리개까지 제거된 뒤에 이 자리에 앉는 것은 처음이라, 시야가 확 트이는 전망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당연한 관행같이 여겨져 온 틀을 깬 이 결정은 정말 평가할 만 합니다.
천안-논산 고속도로의 탄천 휴게소에서 저녁 대신 먹은 햄버거와 바나나우유입니다. 아무리 고속도로 휴게소의 음식이 기대할 것이 못 된다지만 어떻게 2,000원짜리 소고기버거의 품질이 닭O가리 넣어서 만든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았던 고등학생 시절의 매점 햄버거만도 못할 수가 있는지 어이가 없을 따름이었습니다.
버스가 동림나들목을 통해 광주 시내에 진입하여 터미널로 향하며 신호 대기를 하던 중 고등학교의 통학 버스와 117번 좌석 버스간의 사고 현장을 목격하였습니다.
주위에 통학 버스 승객으로 보이는 고등학생 몇 명과 경찰이 서 있길래 가벼운 접촉 사고 정도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음 날 아침 지역 방송도 아닌 중앙 방송 뉴스에 이 사고로 다섯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자막이 뜨더군요.
버스는 22시 31분에 광주종합버스터미널 하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초 단위의 시각을 생략하면 실제 출발 시간(18시 51분)으로부터 정확히 3시간 40분이 소요된 셈입니다. 36번 시내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 그 날의 여정을 마쳤습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이 날 여행은 전혀 예정에 없는 것이었기에 디지털 카메라의 배터리가 거의 충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카메라를 켜기만 하면 화면에 배터리 용량 경고등이 깜빡여서(-_-) 상세 촬영을 할 수가 없었던 점 양해 바랍니다.
어머니께서 해 주신 민어 회입니다. 초장에 찍어 먹으니 무척 맛있었습니다. 집에 오는 즐거움의 하나는 역시 어머니께서 해 주시는 음식입니다.
2005. 10. 18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갈 때는 평소와 같이 새마을호를 타기로 하고 광주발 용산행 제1074열차의 승차권을 구입해 놓았습니다. 물론 선호하는 좌석인 25호석의 승차권입니다(저는 하행선에서는 29호석, 상행선에서는 25호석을 선호합니다).
광주역에 가기 전 외삼촌댁에 들려 인사를 드릴 겸 저녁을 먹고 가기로 하고 집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좀체 버스가 오지 않았습니다. 기차 시간에 신경이 쓰여서 택시를 타기로 마음을 고쳐먹는 순간, 눈앞에 검은색 다이너스티 택시가 나타납니다.ㅎㅎ 지금까지 일반 택시로 그랜저 XG와 포텐샤를 타 본 적은 있었지만 다이너스티를 타 보는 것은 처음입니다.
외삼촌댁의 거실입니다. 맑은 가을날 오후의 편안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 한 장 촬영을 해 봤습니다.
외삼촌댁에서 저녁을 먹을 생각으로 갔는데, 뜻밖에 외삼촌께서 집 앞의 낙지 전문 식당에서 밥을 사 주겠다고 하십니다.
식당에서 먹은 낙지비빔밥입니다. 한 그릇에 7,000원인데, 입 안에서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낙지와 밥이 어우러진 맛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외삼촌과 외숙모께서는 두 분 모두 초등학교 교사이십니다. 제 외삼촌이라서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두 분은 최소한 제가 알고 있는 '선생님'이란 분들 중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훌륭한 교육자입니다.
저녁을 먹고 오후 6시 20분경 식당을 나서니, 19시 5분에 출발하는 기차의 시간을 생각하여 택시를 타고 가야 할지, 버스를 타고 가도 될지가 난감하게 느껴졌습니다. 타야 할 버스가 아까 기다려도 오지 않아 택시를 타고 오게 한 그 차인데다, 퇴근 시간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이번에도 결국 택시를 타기로 했습니다.
택시를 타고 도착한 광주역 앞에서 역의 전면을 찍어 보았습니다. 예전에는 없던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철도공사가 기획해서 설치한 것은 아니고, 광주를 예술과 문화 분야에서 특화시키려는 시의 결과물이 아닌가 합니다.
현관 앞의 또다른 조형물입니다. 무슨 의미를 나타내려고 하는 것일까요?
사진은 하루 전 구입한 승차권인데, 제가 이용할 열차의 승차권을 여행사에서 구입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승차권의 영수증입니다. 승차권과 함께 촬영한 것인데, 역시 빛이 부족한 곳에서 촬영을 하니 플래시를 사용하였을 경우와 사용하지 않았을 경우의 화질에 크게 차이가 나는군요.
19:05분 용산행 새마을열차의 승차권을 소지하신 분은 5번 타는 곳으로 나가시기 바랍니다.
T3의 약점은, 카메라가 워낙 작고 가볍다 보니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는 특히 줌을 당겼을 때 아주 미세한 손떨림에도 크게 화면이 흔들린다는 것입니다. 어떻게든 쓸만한 화면을 얻고자 몇 번에 걸쳐 반복 촬영을 해 보았지만, 결과물은 하나같이 저 사진과 별로 다르지 않았습니다.-_-
승차홈에 나가 보니, 뜻밖에 두 명의 승무원이 승객들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정면에서 사진 촬영을 요청해 볼까 하는 생각도 했으나, 야간인 이 상황에서는 사진 촬영을 해도 작품성 있는 화면은 나오지 않을 것 같아 그만두었습니다.
이 여행기와는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만, 제가 소장하는 승무원님 출연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역시 위의 두 장입니다.ㅋㅋ
승무원 한 분이 우정출연하셨군요.
동차의 옆모습. 저는 새마을호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습니다.
제가 탈 특실 2호차입니다. 고유번호 784호차로, 대우중공업 93년식 차량입니다.
열차가 출발하기 전 1호차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아시다시피 이 객실은 엔진실과 두 개의 격벽을 사이에 두고 설치된 객실로, 안에 들어가 보니 못 참아줄 정도는 아니었지만 엔진 구동음의 화음이 다소 거슬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제가 탈 2호차에 들어가 보니, 33호석에 남자 승객 한 명이 앉아 있을 뿐입니다. 오늘도 쾌적한 여행은 보장(-_-)된 셈입니다.
광주역을 출발한 열차는 얼마 달리지 않아 극락강역에 정차를 하였습니다. 반대쪽에서 오는 고속철과 교행하기 위해서입니다. 육안으로 보면 창 밖이 이렇게까지 어둡지는 않은데, 역시 야간에서 열차의 실외를 촬영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군요.
열차가 극락강역을 출발하여 광주공항 인근 구간을 달릴 때, 광주발 김포행 대한항공 BOEING 737-900이 라이트를 깜빡거리며 하늘로 비상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참고로 이 사진은 8월 말 제1074열차를 탔을 때 극락강역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같은 시간이지만 이 때는 지금보다 낮이 길어서 이 정도의 화면이 나왔습니다. 보시다시피 극락강역은 시(市) 안에 위치한 역이라는 것을 잊게 할 정도의 편안한 농촌 분위기를 띠는 역입니다.
열차가 출발하니 승무원이 좌석 상황판을 들고 와서 체크를 하며 특실 승객에게 제공되는 이어폰을 나눠 줍니다. 나눠 준다고는 해도 저와 남자 승객 두 명 뿐이긴 합니다.-.-
익산역을 출발하자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왠만해서는 여행 중에 잠을 안 자는 편인데, 이번에는 무척 피곤해서 뒷자리에 승객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 시트를 풀 리클라이닝하고 잠을 청했습니다. 여담으로 이날 특실 승객은 광주역에서 승차한 저와 남자 승객 외에 어느 역에서 탔는지 모를 여자 승객 한 명 뿐이었습니다.-_-
짧게는 송정리-목포에서 길게는 서울-광주까지 새마을호 특실을 여러 번 타 보았지만, 이번처럼 그 편안함을 십분 활용해 본 것은 처음입니다. 잠에서 깨어나 보니, 열차가 막 조치원역을 통과하고 있었습니다. 강경, 계룡, 신탄진, 조치원역의 통과 장면을 촬영하지 못하였군요.
열차가 천안역에 정차하고 있습니다. 원래 제1074열차는 철도공사가 4.1 다이아를 갈아엎으며 서대전-수원 구간을 무정차로 주파하는 열차였는데(즉 전 구간에 걸쳐 선택 정차역은 신태인역이 유일했음), 얼마 뒤에 천안이 조용히 정차역으로 추가되었습니다.
객차 안에는 저와 사진 속의 남자 승객, 뒷쪽의 여자 승객의 세 명이 타 있을 뿐입니다. 특실 내의 조용한 분위기.
모니터에서는 연예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었습니다. 핑클이 오랜만에 함께 찍은 뮤직비디오를 낸다는 소식이었는데, 네 명의 멤버가 한 자리에 모인 모습을 보는 것은 실로 오랜만이군요.
개인적으로 성유리씨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한 번 찍어 봤습니다.-.- 이전에도 말씀드린 적은 있지만 여담으로 제가 'www.sungyuri.com' 도메인을 소유하고 있습니다.ㅋㅋ
열차가 서울에 가까워지자 두 분 여승무원님들도 한숨 돌린 듯 특실 앞좌석에서 휴식을 취하는군요. 친근한 사이인 듯 서로 대화하는 모습이 무척 발랄(!?)해 보였습니다.^^
열차가 수원역에 정차하고 있습니다. 반대편의 열차는 백양사역을 제외하고 무궁화호 필수 정차역에만 정차하는 용산발 목포행 제1441열차입니다.
용산-영등포-수원-평택-천안-조치원-서대전-논산-익산-김제-신태인-정읍-백양사-장성-송정리-나주-함평-일로-목포를 다이아로 하는,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열차입니다. 계룡과 강경을 통과해 주는 센스.
수원역에 도착할 즈음 '버스매니아(버스여행자클럽)' 카페의 운영자인 그랜버드 블루스카이님이 휴대폰 문자를 통해 한성항공의 ATR-72와 아시아나항공의 AIRBUS A320-200 기종에 대한 질문을 해 오십니다. 릴레이로 문답을 주고받으며 가다 보니 열차는 어느새 영등포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제가 문자를 조금 더 주고받고 있을 때 열차는 한강을 건너 23시 6분에 용산역에 도착합니다. 예정보다 1분 조착입니다. 광주역에서 1분 지연 출발한 것을 감안하면 정확히 네 시간이 걸렸습니다. 도로가 막히지 않는 이상 고속버스보다 오래 걸리고 비싼 새마을호를 왜 탔느냐고 하실 분도 계실 수 있겠지만, 저는 빠르고 저렴하게 이동하기 위해 새마을호를 타는 것이 아닙니다.^^
극락강역에서 지연된 고속철 때문에 우리 열차도 처음 3, 4분을 지연하여 운행하였는데, 나중에 로지스에서 조회를 해 보니 평택에서부터 회복 주행에 성공하였더군요. 수고해 준 열차에게 마음 속으로 고마움의 뜻을 전하며 용산역을 나섰습니다.
용산역 광장 앞에서 녹색의 시내버스를 보았을 때 '아, 내가 서울에 오긴 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용산역에서 신림동으로 올 때에는 501번 시내버스를 타고 환승 없이 오는 것이 가장 좋지만, 이 시간에는 빈 자리가 없기 때문에 전철을 타기로 했습니다. 똑같이 서서 가더라도 전철이 한결 편하기 때문입니다. 역전 광장에서 녹색 도색의 시내버스를 보았을 때도 그랬지만, 신용산역 승하차홈에 들어서자 다시 한 번 이 곳이 서울이라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그렇게 신용산-사당-서울대입구를 거쳐 시내버스를 타고 신림동에 도착한 것을 끝으로 모든 여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이번에는 사진 수가 조금 적어서 여행기도 금방 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컴퓨터로의 사진 복사와 크기 리사이즈 등 주변 작업 시간을 포함하여 평소와 같이 5시간이 걸리는군요.-.- 여행기를 작성하는 내내 '넌 친구? 난 연인!'을 김건모씨의 원곡과 UN의 편곡 버전으로 반복해서 들었는데, 남녀간의 연애 감정을 꽤 실감나면서도 유쾌하게 표현하고 있는 두 곡 모두 들으면 들을수록 호감이 갑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여행기 잘보았습니다.^^
히히~ 극락강역에 대해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여행기 잘보앗습니다....사법님이 쓰신 새마을호 여행기는 참으로 재밋다고나 할까...하여튼 뭔가 끌리는 기분이 든다고 해야겟습니다....어머니께서 해주신 민어회 맛잇겟어요.....(저도한번)산오징어회도 맛있던데
성유리닷컴이라..ㅋㅋ저는6년 핑클팬입니다(정확히 말하면 효리님..);;(왠지 철도동호회에서 핑클 이야기하는건 좀 삼가하려고 노력했지만;;;)
여행기 재밌게 잘 보고 갑니다.
같이 찍은 사진 탐남..ㅡㅡㅋㅋ
격려해 주신 회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