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사형통, 그 진정한 의미를 아십니까?
일곱 살 손자 바울이는 할아버지가 자기에게 합체 로봇을 사 주는 일이 만사형통입니다. 자동차에서 로봇으로 변신하는 장난감으로 가격도 꽤 나갑니다. 생일이나 입학식 날, 졸업식 날, 성탄절에 사 주어서 합체 로봇이 여러 개 있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으로 늘 할아버지를 조릅니다. 인내심과 자제력을 길러주기 위하여 꾀를 내어 달래 보기도 하지만 녀석을 제압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열 살 손녀 유채는 요즘 안경을 끼는 것이 만사형통입니다. 3학년이 되면서 핸드폰을 갖게 되어 시력이 조금 안 좋아진 듯 합니다. 안경점에 갔더니 안과에 가서 정밀 검사를 받아보고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저희 엄마는 “남들이 안경 끼니까 좋아보여 조르는 것”이라고 딱 잘라 말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은근히 할아버지를 조릅니다. “안과에 언제 가요?”
할아버지의 입장은 녀석들의 생각과 다릅니다. 어른으로서 늘 어떻게 해 주는 것이 아이들에게 유익이 되며, 진정한 할아버지의 사랑을 실현하는 것인지 고민하면서 기도합니다. 할아버지 관점에서 일곱 살, 열 살 손주에게 ‘만사형통’은 어쨌든 할아버지의 뜻에 따르는 것입니다. 철이 들지 않은 아이들의 뜻대로 이루어짐이 결코 만사형통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자라서 성년이 되었다 칩시다. 그러면 그때부터는 자신들의 뜻대로 모든 일이 이루어짐이 만사형통일까요? 사람이 자기 뜻대로 결정한 일치고 시간이 흐른 후에 후회되지 않는 경우는 드뭅니다. ‘지금 아는 것을 그때에 알았더라면’ 과거의 그때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공자는 논어에서 70세를 ‘종심(從心)’이라 하여 ‘무엇이든 하고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공자처럼 빼어난 인품과 학식 그리고 덕망을 갖춘 이도 70세 이르러서야 자기 뜻대로 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 했으니, 평범한 사람들이야 더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사람은 죽는 순간까지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호흡하는 존재입니다. 이러한 인생에서 진정한 만사형통은 무엇일까요?
만일 인생이 지금처럼 100세가 아니고 200세 혹은 300세를 산다면 70세를 종심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백세 노인은 이백세 노인 앞에 철부지일 것입니다. 그러니 사람 일이 자기 뜻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언제나 미흡한 수준에 머물게 될 것입니다. 누구의 뜻대로 이루어짐이 만사형통일까요?
만물을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 그분 뜻대로 이루어짐이 만사형통입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