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선진국 맞냐”라는 비판이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쏟아지고 있다. K팝, K드라마, K방역 같은 일부 영역에서의 성공 신화에 취한 정부가 평소 하던 대로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 것은 아닌가 싶다. 우리 반에 공부 잘하는 학생 몇명 있다고 나도 덩달아 공부 잘하는 학생인 줄 착각에 빠져 공부 안 하고 시험을 망친 학생이 대한민국 정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의료관리학
그런데 새만금 잼버리 파행은 ‘응급실 뺑뺑이’와 ‘소아 진료 대란’ ‘원정 분만’ 같은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우리 의료체계의 붕괴 위기와 비슷한 점이 많다. 한때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부러워했다는 한국 의료체계가 붕괴하고 있는 배경에는 ‘한국은 의료선진국’이란 환상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 같은 객관적인 지표를 봐도, 언론에 연일 등장하는 의료 관련 기사를 봐도, 한국을 의료선진국이라고 하기 어렵다. OECD 국가 중 한국의 의료체계 성적표는 중하위권이다.
OECD 통계에서 의료체계 평가지표 12개 중 우리나라가 평균 이상인 것은 1개에 불과한 반면 평균 이하인 것이 4개로 훨씬 더 많다. 여러 선진국 의료체계를 비교하는 다른 평가에서도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중위권 성적에 머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