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만 있어라, 우리가 간다! 탐험되지 않은 더 넓고 더 깊은 바다 비록 죽음이 우리를 두렵게 하더라도 살아만 있어라, 구하러 간다!
대한민국에서 남자로 태어났다면 꼭 한번은 거쳐야 할 그 곳! 바로 군대다. 인생의 황금기인 20대에 군대에서 보내는 시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시간이라면 나를 위해 좀 더 특별한 시간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 그것이 바로 ‘지원입영’이라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서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마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 같다. 현재 나는 대한민국 경찰특공대(SWAT)로 근무하고 있고 이 일에 만족감과 자부심을 느끼면서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은 ‘지원입영’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특기를 살려 체육학과에 진학하였고, 1학년을 마친 후 입대 시기가 되자 평범한 곳이 아닌 조금 특별하고 의미 있는 곳에 입대하고 싶었다. 그런 내가 기특하다며 학교 선배는 인명구조를 목적으로 하는 해군 해난구조대 SSU라는 곳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해난구조대는 일반적으로 총을 들고 훈련을 하는 군부대가 아닌 인명을 구조하고 각종 해상 재난 상황시 출동하는 구조부대라고 하였다. ‘인명구조’라는 단어는 날 매료시키기에 충분했고 이야기를 듣자마자 바로 홈페이지에 접속해 부대에 대해 알아보았다. ‘세계 최강 SSU', '소수정예’, ‘인명구조’ 라는 부대 소개를 보면서 ‘의미 있는 특별한 곳’이라는 결론에 도달해 1년에 1번 있다는 선발시험에 지원했다. 얼마 후 선발시험에 전국 각지에서 모인 또래의 지원자들과 함께 수영, 체력테스트, 면접시험을 치른 후 아쉬움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합격자 발표 날짜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마침내 합격자 발표일이 다가왔고 컴퓨터 앞에 앉아 조심스럽게 홈페이지에 접속해 확인한 결과 내 이름 옆에 ‘합격’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합격이라는 것에 대한 기쁨이 커서 세상이 온통 내 것만 같았다.
이러한 기쁨과 약간의 두려움을 가지고 드디어 입대를 하였다. 해군의 첫 관문인 해군 기초군사학교에서 7주의 교육을 무사히 마치고 동기들과 SSU부대로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정문에 당당히 서있는 비석들이었다. ‘세계 최강 SSU', '더 넓고 더 깊은 바다로’ 라고 새겨진 비석들을 보자 가슴이 뭉클해졌고 동시에 피가 끓어오르는 듯한 뿌듯한 감격이 느껴졌다. 생활관에 짐을 정리하고 새벽의 기상을 알리는 애국가와 함께 훈련이 시작되었다.
새벽에 눈을 떠 늦은 저녁 잠들때까지 계속되는 훈련. 뜨거운 태양아래 숨 넘어 갈 정도로 고통스러운 구보와 체조, 차가운 바닷속 수중훈련으로 인한 극심한 추위 등 훈련강도는 갈수록 거세졌고 체력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떨어진 체력과 함께 낙오되어 나가는 동기들이 하나 둘씩 늘어났고 끝까지 함께 하자던 동기들과의 굳은 다짐은 점점 희석되어 갔다. 이런 나날이 계속되자 어느 순간 나 역시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여기서 포기하면 평생 후회와 수치감에 살아갈 것 같아 하루하루 스스로를 다독이며 참아냈다.
마침내 고통의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수료하는 날이 다가왔고 그 날만큼은 세상 누구보다도 큰 자부심을 만끽할 수 있었던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왼쪽 가슴에 ‘심해 잠수사’라는 표식의 휘장을 수여받고 힘든 훈련과정을 함께 이겨냈던 50여명의 장교, 부사관, 동기 등 평생 함께 의지할 수 있는 인생의 동반자들을 얻은 소중한 날이었다.
이렇게 훈련을 하면서 육체적, 정신적 극한의 고통 속에서 잠재된 인간의 본능을 깨워낼 수 있었고 이것을 바탕으로 군 생활에서 인명구조사, 수상안전법 강사, 잠수기능사, 수영심판, 수영생활 체육지도자 등 수중작업과 관련된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였고 많은 추억과 경험을 쌓고 마침내 전역을 하게 되었다.
전역 후 다시 대학에 복학해 군 생활에서 취득한 자격증과 정신력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조달할 수 있었고 대학생활도 더욱 알차게 보낼 수 있었다. 취업할 시기가 되면서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 내가 좋아하는 일,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해 보았다. 여러 가지를 종합했을 때 나는 사회에 봉사하고, 올바른 세상을 만드는데 이바지할 수 있는 활동적이고 능동적인 직업인 경찰, 그 중에서도 나의 특기와 경험을 살릴 수 있는 경찰특공대 (SWAT)라는 직업을 선택했다. 특공대의 자격요건은 특수부대 출신자, 무도단증 2단 이상인 사람에 한하여 특채로 선발하는 방식이었다.
이 길로 가기로 결심을 하고 시험 준비를 시작하였다. 필기시험을 1차로 하는 일반 경찰시험과 달리 까다로운 체력검정을 1차 시험으로 하는 특공대의 채용방식 때문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운동과 공부에 열중하며 몇 번의 시도 끝에 드디어 목표한 경찰특공대 합격증을 끌어안을 수 있었다. 현재 나는 자부심의 상징인 태극마크를 왼쪽 어깨에 달고 행복한 경찰특공대 생활을 하고 있다. 지금 누리는 행복의 출발점은 바로 ‘지원입영’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
20대 청춘들에게 말하고 싶다. 한다면 군대에서의 시간은 자신의 내면을 새롭게 발견하고 인생의 전환점인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후배들아! 목표하는 것이 보인다면 소극적으로 입영통지를 기다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지원입영’하여 희미한 미래를 더욱 뚜렷하게 만들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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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청춘예찬 원문보기 글쓴이: 굳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