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 형! 전셋값이 왜 이래? [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 아파트 단지 내 공인중개업소의 모습. 송은석기자 silverstone@donga.com
서울의 새 아파트 전셋값이 분양가를 웃돌기도 하는 등 집값과 전셋값 오름세는 수그러들 줄 모른다. “피가 마른다”는 실수요자들의 외침이 절절히 와닿는다.
사실 16개월 연속 상승했다느니, 속수무책이라느니 하는 ‘전셋값’은 말의 세계에서도 ‘엄청 올랐다’.
전셋값은 표준국어대사전 발간(1999년) 때 표제어로 오르지 못했다. 왜일까. 전셋값은 말 그대로 ‘전세의 값’이다. 그렇다면 전세(專貰)가 ‘값’을 치르고 사고파는 물건일까? 세(貰)는 ‘삯’이지 ‘값’이 아니다. ‘전세가 싸다’, ‘전세가 올랐다’라고 해야 한다.
근데 뭐, 언중은 전세가격 전셋집 전세방 전세가 못지않게 전셋값을 입에 올린다. 이를 반영해 국어원 웹사전은 전세가와 같은 뜻으로 전셋값을 표제어로 삼았다. 세(貰)도 ‘남의 건물이나 물건 따위를 빌려 쓰고 그 값으로 내는 돈’이라며 ‘삯’을 ‘값’으로 바꾸었다.
가수 나훈아 씨. 사진출처 예아라 예소리 동아일보DB ‘집들이’도 전셋값 못지않게 말의 세계에서 몸값을 높여가는 중이다. 손님을 대접하는 일을 ‘손겪이’라고 하는데, 대표적인 손겪이가 바로 집들이다. 혹여 ‘집알이’라는 말을 아시는지? 집알이는 새로 집을 지었거나 이사한 집에 구경 겸 인사로 찾아보는 걸 말한다. 그러니까 집주인이 하는 건 집들이고, 손님이 하는 건 집알이다. 문제는 사람들이 집알이라는 말을 모르다 보니 집들이를 두 경우에 모두 쓰게 된 것이다. 이러다 집알이라는 말이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집에 관한 예쁜 우리말이 많다. ‘집가심’과 ‘집치레’, ‘집가축’도 그중 하나다. 새집을 사거나 이사를 가면, 티끌 하나 없이 집 안 청소를 하게 된다. 이때 알맞은 우리말이 집가심이다. 입안을 개운하게 씻어내는 것을 ‘입가심’이라고 하듯, 집가심은 집 안을 깨끗이 씻어내는 청소를 말한다. 이를 두고 ‘입주 청소를 한다’와 같이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아마도 쉽고 고운 우리말인 집가심을 몰라서일 것이다.
한편 ‘집치레’와 ‘집주릅’, ‘집가축’은 말의 세계에서 서러움을 겪고 있다. 집을 보기 좋게 잘 꾸미는 일을 뜻하는 집치레는 외래어 ‘인테리어’에 밀리고 있고, 집 흥정을 붙이는 일을 직업으로 가진 사람을 일컫는 집주릅은 ‘부동산 중개인’에 자리를 내줬다. 그런가 하면 ‘집을 새로 꾸미지는 않고 손볼 곳만 고쳐 정리해 돌보는 걸 뜻하는’ 집가축은 생소해서인지 입말에서 멀어져간다.
또 있다. 드라마 등에서 주인공이 억울한 누명을 쓴 뒤면 어김없이 ‘누군가 집에 들어와서 사람이나 물건을 찾기 위해 뒤지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집뒤짐’이다. 흔히들 ‘가택수색’이라고 하는데, 이 어려운 한자어 대신 집뒤짐을 쓰면 좋을 듯싶다.
그나저나 테스 형! 전셋값이 왜 이래? 집값은 또 왜 이래.
songbak@donga.com
■ '테스형' 열풍 /나 훈아 ■
'테스형 !' 열풍이 심상치 않다.
KBS 2.가 기획한 2020년 한가위 특집 콘서트에서 원로가수 나 훈아 씨가 신곡 '테스형'을 열창했다.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이웃집 형님 부르듯 '테스형' 이라 부르며 삶의 시름을 하소연한 노래이다.
그 노래의 내용은 이렇다
"어쩌다가 한바탕/턱 빠지게 웃는다/ 그리고는 아픔을/ 그 웃음에 묻는다//
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 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
아 !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아 !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사랑은 또 왜 이래//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
74세의 원로가수는 이렇게 넋두리를 하고 있다.
그의 친절한 카리스마 덕분인지 많은 국민들이 '테스형'에 열광하고 있다.
유명 SNS 를 통해 계속 번지고 있으며, 유사한 패러디도 등장하고 있다.
남진의 신곡 '라톤이형'(플라톤), 또 '맑스형' (칼 맑스), '니체형' 등도 등판해 세상과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코로나 19.가 언제 종식될지도 모르는 때에 지치고 피곤한 사람들은
나 훈아 씨의 열창 '테스형' 을 듣거나 따라하며 한 때나마 웃을 수 있으니 다행스럽다
정치인들은 이런 현상과 나 훈아 씨가 막간마다 툭툭 던진 짧은 멘트들을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그의 말이면서 동시에 다수 국민들의 지적이기 때문이다 .
들을수록 빨려드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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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zEEGgo8BcE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