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갱년기?
여성들이 갱년기를 어느 정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달리, 비슷한 경험을 하는 남성의 경우 보다 큰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많은 스트레스와 육체적 피로를 경험하는 남성들에게 이러한 경험은 그다지 행복한 것은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남성 갱년기에 대한 일반적인 견해를 종합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남성 호르몬 부족 증후군
남성 호르몬 수치가 10nmol/L 이하이면서 발기력 저하, 피로감, 불안감 등으로 불편을 겪는 경우 ‘테스토스테론 부족 증후군으로 진단합니다. 우리나라 40~50대 남성 20% 정도가 TDS에 해당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음의 리스트는 병원마다 약간씩 다를 수 있으므로 반드시 비뇨기과 전문의와 상의 후 확인해야 합니다. (각 항목마다 증상이 없음 1점, 조금 있다 2점, 보통이다 3점, 심하다 4점,매우 심하다 5점)
1. 전반적으로 몸이 편안하지 못하다.
2. 뼈마디와 근육이 아프고 시큰거린다.
3. 이유 없이 식은 땀이 많이 흐르고 얼굴이 화끈거린다.
4. 잠을 잘 자지 못한다.
5. 자주 피곤하고 잠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6. 공격적이며 작은 일에도 쉽게 당황해 한다.
7. 짜증이 잘나고 예민해진다.
8. 왠지 불안하다.
9. 몸이 축 쳐지고 피곤하다.
10. 근육이 줄고 근력이 떨어진다.
11. 기분이 가라앉고 괜히 울적하다.
12. 이제 인생의 전성기가 지났다는 생각이 든다.
13. 감정이 다 소진된 기분이 든다.
14. 수염이 잘 자라지 않는다.
15. 성생활 횟수가 줄었다.
16. 아침에 성기가 발기하는 횟수가 줄었다.
17. 성욕이 감퇴했다.
체크 결과 점수 합계가 17~26점 정상, 27~36점 갱년기 초기, 37~49점 중등도 갱년기, 50점 이상 치료 필요한 심한 갱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남성 갱년기와 여성 갱년기
남성은 여성과 달리 호르몬 변화 시점이 일정치 않습니다. 남성 호르몬은 30대 중반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40세 이후엔 매년 1~2%씩 감소하고, 70세에 이르면 젊었을 때의 1/3로 줄어듭니다. 이런 차이 때문에 남성 갱년기에 대한 의견은 매우 분분합니다.
남성의 5%는 임상적으로 호르몬 분비 저하 현상을 보이지만 갱년기여서가 아니라 당뇨, 심장질환, 우울증 등의 영향인 것으로 보고 있는 견해도 있습니다. 특히 흡연과 과음 등 불건전한 생활습관이 호르몬 분비 및 성 기능 저하를 가져온다고 지적하고 “중년 남성에게는 체중 증가가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저하와 더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의견도 보고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연구자들은 남성에게도 여성만큼 뚜렷하진 않지만 갱년기가 존재한다고 주장합니다. 40대 중반 이후 성욕이 감퇴하고,자주 피곤하며, 팽팽하던 근육이 늘어지는 것은 호르몬 분비가 예전보다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이것이 호르몬 대체요법을 주장하는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높은 흡연율과 과도한 음주 습관을 가진 한국 남성들은 갱년기 증상을 일찍 경험할 수 있다는 주장도 학계에서는 이미 보고된 바있습니다. 미국에서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은 흡연율과 음주율이 높아 많은 남성들이 갱년기를 경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남성은 30세 이후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이 매년 1%씩 감소하면서 성욕 감소와 발기력 감소,피로, 근육 및 근력 감소, 기억력 감소 등 여러 가지 갱년기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40대 남성의 5%, 70대 남성의 70%가 정상보다 낮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보인다" 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도 있습니다.
2. 남성호르몬제
남성호르몬에 대한 의견 역시 연구자들과 환자 당사자 들 사이에 여러가지 견해가 있습니다.
한국과는 달리 처방약에 대한 규제가 까다로운 싱가폴에선 남성호르몬 치료를 받으려면 병원에서 호르몬·혈액·콜레스테롤·간 기능 검사 등을 먼저 받아야 합니다. 부작용 여부를 미리 체크하고 호르몬 수치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서입니다. 검사 결과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정상(10~35nmol/L)보다 낮으면서 남성 갱년기 증상이 심하다면 일단 치료 대상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 남성호르몬 치료제를 이용한 연구 결과를 보면, 체중, 체질량 지수, 허리둘레 같은 신체 지수가 개선됐으며 혈당과 콜레스테롤 수치 등 심혈관질환 위험 요소도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른 실험에 의하면 성욕과 발기능력이 개선되고, 만성 피로감이 사라지며, 기분도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호르몬 수치가 정상인 사람이 성욕과 발기능력 향상을 위해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엔 잠깐 동안만 효과가 있을 뿐입니다. 즉 호르몬 치료를 중단하면 수치가 다시 떨어질 수 있으므로, 호르몬 수치와 환자 증상을 감안해 치료를 계속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호르몬 치료의 가장 큰 부작용은 전립선암입니다. 전립선비대증이나 수면무호흡증 등도 유발 또는 악화될 수 있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어 있기도 합니다. 또 간(肝) 독성이 있으며, 혈액 속 적혈구가 과다하게 증식해 최악의 경우 혈전증이 생길 수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치료 전 반드시 필요한 검사를 받아야 하며, 그 후에도 첫 1년간은 3개월에 한 번씩 부작용을 점검해야 합니다. 따라서 남성 호르몬 치료는 호르몬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낮아 증상이 심한 사람에게만 선택적으로 시행돼야 합니다. 또한 남성 호르몬 치료가 ‘젊어지는 치료’는 아니며, 호르몬 수치가 정상인 사람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테스토스테론 보충 요법에는 먹는 알약, 붙이는 패치, 바르는 젤, 근육 주사 등이 사용됩니다. 과거엔 ‘데포주사’라는 호르몬 주사가 많이 쓰였는데, 부작용인 간 독성이 심해 최근에는 사용이 많이 줄었습니다. 패치는 흡수가 빠르고 흡수율도 높지만 피부 트러블이 잘 생기며 번거로워 요즘은 잘 사용되지 않습니다. 알약도 약물 흡수가 잘 안 돼 사용이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피부에 바르는 젤과 2~3개월에 한번 맞는 근육 주사입니다. 젤은 피부에 직접 흡수되고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오래 지속되는 것이 장점입니다. 의사 처방을 받아야 하며, 하루 1~2회 복부나 어깨 등에 바릅니다. 주사제는 약효가 2~3개월간 일정하게 지속된다는 장점 때문에 최근 가장 많이 처방 되고 있습니다. 약물요법과 식사 조절, 운동, 생활습관 교정 등을 함께 실천하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도 보고 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선 여러가지 이유에서 과학적, 의학적 근거가 불분명한 제품들이 너무나 쉽게 팔리고 있습니다. 이런 제품들은 그 효과가 불분명한 것은 물론, 자칫 심각한 간 기능 손상 등 큰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3. 남성들의 갱년기 증상 완화를 위한 조언
호주 Monash 의대가 내놓은 남성 갱년기 증세 완화에 대한 조언 6가지를 소개합니다. 물론 이는 참고를 위한 자료일 뿐이고, 자세한 것은 담당 비뇨기과 전문의와 상담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ㄱ. 충분한 수면
ㄴ.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근육 운동, 유연성 강화 운동
ㄷ. 채소, 과일, 육류, 어류, 유제품의 양을 균형 있게 맞추는 등 건강한 식생활
ㄹ. 주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한 심장 질환, 발작, 고환암, 전립선암 등의 질환 예방, 조기 진단
ㅁ. 호르몬 수치를 검사
ㅂ. 중년 남성 건강 악화의 주범인 스트레스와 근심을 줄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