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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산동성 청도어시전(靑島魚市廛). 청도항에 들어오는 천계만종(千系萬種)의 물고기들이 매매되는 엄청난 규모의 어시장. 수십만 마리씩 한꺼번에 사고 파는 대규모 거래로부터 한 마리 두 마리에 밥줄이 오고 가는 최소량의 거래에 이르기까지 어민들의 삶과 애환이 생생하게 살아 깃들어 있는 처절한 생존의 현장. 그곳에도 정월 초하루의 밤은 깊어가고 있었다. 펑! 노란 불꽃 한 줄기가 야천에 솟아오르며 한 순간 수십 수천 가닥의 영롱한 불꽃으로 화하여 눈부시도록 화려한 빛무지개를 아로새기고 있었다. 새해 원단의 불꽃 축제. 그 오색 찬란한 광휘 아래 팔, 구백 장은 족히 될 듯 이 열로 끝없이 이어진 등불들이 청도어시전의 밤을 앗아가고 있었다. "자, 동해에서 가장 커다란 물고기, 백선곤어(白 鯤魚)가 열 마리에 닷냥이오!" "예끼! 가장 크다는 물고기가 어찌 열 마리씩이나 있을 수 있소!" "와핫핫! 입심 좋기로 유명한 소어아가 한 방 먹었군." "이봐, 점소이! 방구어( 九魚) 천 삼백 마리만 싸 달랬더니 앞 바다에 그물이라도 던지러 나갔나?" "자, 자! 한 발만 밖으로 나가도 황금 너푼씩은 받을 수 있는 금관장어(金冠長魚)가 단돈 은자 한 닢이요!" "어허이! 평생 가야 구경 못할 자라들의 무도회를 보고 가요." "와하하하!" 등불 사이로 불규칙하게 놓여 있는 좌판이며 돗자리며 떠돌이 노점들. 그리고 엄동의 혹한도, 정월의 북새바람도 모조리 내쫓아 버리는 시장사람들의 열기와 웃음은 청도어시전에서 가장 특이한 풍물 중의 하나였다. 거기에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 또한 정초의 신선함을 가득 담은 듯 한없이 정갈하고 경쾌하여 이 어수선한 시장통은 마치 서민들의 축제가 벌어지는 광장처럼 보였다. 생선냄새, 땀냄새가 왈칵왈칵 끼쳐오는 그 등불대열의 한복판에 한 눈에도 가장 큰 점포임을 알아 볼 수 있는 커다란 요리점 하나가 있었다. <청도제일, 요미옥(樂味屋).> 현관에는 푸른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는데 점포 바깥쪽에 설치된 바닷물과 생선들이 담긴 거대한 유리수어관으로 보아 생선회만을 전문적으로 요리하는 곳임에 틀림없었다. 요미옥 안은 족히 백 명은 앉을 수 있을 듯한 좌석들이 투명한 유리칸막이로 가로막혀 있었고 그 사이로 이미 손님들이 가득차 말 그대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허어! 신기로다, 신기야." "역시, 왕팔의 칼솜씨는 언제 보아도 시원시원스럽단 말야." "생긴 건 그렇지 않은데 어쩌면 저리도 섬세하게 생선을 저며 내는지." 거대한 유리수어관이 설치되어 있는 요미옥의 입구 앞에 수십 명의 사람들이 흥미로운 눈으로 둘러선 채 연신 탄성을 터뜨리고 있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된 곳에는 목판으로 대충 엮은 간이주방이 만들어져 있고 그 안에서는 우람한 체구에 사람 좋은 인상을 가진 삼십 대 중년 장한이 정신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가 한 번씩 칼을 휘두를 때마다 생선이 보기좋게 저며져 한 옆으로 밀쳐졌고 그때마다 사람들의 환성이 터져 오르고 있었다. 요리점에서 주방의 요리과정을 거리에 구경시키는 것은 청도의 오랜 풍습 중의 하나로 자기 점포의 요리를 자랑하는 의미와 함께 고객들의 구미를 돋구는 효과를 가진 가장 단순하고도 효과적인 선정방법이었던 것이다. "어이, 왕팔! 도미회 삼 인분만 달랬더니 어미 뱃속에서 알이 까질 때까지 기다리는 거야?" "왕팔! 여기 망상어 일 인분만 더!" "예, 예 잠깐만 기다리십쇼! 지금 싱싱한 도미 한 놈을 막 난도질하고 있는 중입니다요!" 왕팔이 만든 요리는 칼질이 끝나기가 무섭게 곧장 손님들의 식탁으로 날라지고 있었다. 왕팔은 손님들의 성화에 일일이 대꾸하며 수어관에서 동분어(銅盆魚), 즉 도미 혹은 돔이라고 불리는 청도 특산의 물고기를 꺼내 도마 위에 올려 놓았다. "허허, 그놈! 재수도 더럽게 없구나. 명년 정월 초하루가 네놈의 제삿날이 될 테니." 왕팔은 흡사 사람을 대하는 듯 유쾌하게 뇌까리며 분홍빛 선명한 도미의 비늘을 쭈욱 훌터내렸다. "자, 또 시작해 볼까?" 사삭! 삽시간에 도미의 뼈가 솜씨좋게 발라지고 이어 살점들이 차곡차곡 섬세하게 저며지고 있었다. "응?" 도미를 난도질하던 왕팔이의 손길이 돌연 뚝 멎었다. "가만 있자. 왜 이렇게 얼굴 한쪽이 뜨뜻하다지?" 왕팔은 마치 누군가의 시선이 칼날처럼 자신의 얼굴을 핥고 있는 듯한 느낌에 고개를 숙여 보았다. "허어! 알고 보니 요 꼬마 아저씨 때문이었군." 팔 척 거구 왕팔의 발 밑 언저리에 빨간 바람개비를 입에 문 흑의소년 하나가 쪼그리고 앉아 두 팔을 턱에 괸 채 왕팔의 얼굴을 빤히 올려다 보고 있었다. 조각처럼 섬세하고 수려한 용모에 자기 몸만큼이나 커다란 보퉁이 하나를 둘러멘 소년은 바로 자천릉이 아닌가. 청도해변의 어둠 속에 묻혀졌던 자천릉이 중원의 첫발을 이 청도어시전의 시장바닥에 내디딘 것이다. 자천릉은 바람개비, 핏빛 고추잠자리 날개로 만들어진 홍익청차를 입에서 떼어내며 왕팔을 향해 불쑥 물음을 던졌다. "털보! 지금 회를 치고 있는 거야. 아니면 매운탕을 끓이려 칼집을 내고 있는 거야?" "뭐! 생선 매운탕?" 왕팔의 이맛살이 팍삭 찌푸러졌다. 꼬마가 자신을 털보라고 불렀다는 사실보다도 자신의 솜씨가 비웃음을 당한 것에 노기를 느낀 듯했다. "하핫, 꼬마야! 생선매운탕 끓일 고기를 이 왕팔어른처럼 섬섬옥수로 날렵하고 부드럽게 다듬는 것을 본 적이 있느냐?" "ㅋ! 섬섬옥수? 날렵하고 부드럽다고? 나는 도미를 그냥 짓이겨서 생선부침이라도 만들려는 줄 알았는데, 회를 뜨고 있었다니 놀랍군." 표정 한 번 바꾸지 않은 채 담담하게 쏘아붙이는 자천릉의 말에 왕팔의 큼지막한 얼굴이 시뻘개졌다. "꼬마! 네 눈에는 짓이기는 것처럼 보였는지 몰라도 이 왕팔아저씨는 어미 뱃 속에서부터 회칼을 들고 태어나신 몸이란 말이야!" "기묘한 일인데? 어미 뱃 속에서 횟칼을 들고 나온 사람이 개잡듯 칼을 쓰다니." "개 잡듯이? 여기 사람들에게 물어봐라! 청도제일 회요리의 대가이신 이 어른이 과연 개 잡듯이 칼을 쓰는지를." "풋, 그따위 개백정 솜씨를 보고 청도제일이라 한다면 청도사람들의 눈이 모두 비뚤어진 거지." "와핫핫핫, 꼬마의 입심이 매서운데?" "어이, 왕팔! 어디 그 꼬마더러 한 번 칼을 써 보라고 하지. 청도 사람을 싹 무시하는 게 믿는 구석이 있는 모양인데." "우하하하!" 요미옥 앞에 서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폭소를 터뜨리자 왕팔은 콧김을 씨근덕 씨근덕 내뿜다 자천릉에게 들고 있던 회칼을 팩 내던졌다. "그래! 어디 청도제일 요리사의 솜씨를 적나라하게 비웃는 네가 한 번 칼질을 해봐라!" "그럴까?" 자천릉은 기다렸다는 듯 회칼 한 쌍을 양손에 갈라들더니 보기좋게 허공으로 한 바퀴 회전을 시켰다. "호! 꼬마가 제법 칼을 쓰는데?" "흐흐흐, 어디서 멋부리는 법은 실컷 배워 온 모양이군." 사람들의 입에서 호기심 반 조롱 반 탄성이 터져나왔다. "ㅋ! 나한테 회 치는 법을 가르쳐 준 할아범은 말했지. 모름지기 맛있는 생선이란 안색이 불그레하고 수염이 성성한 놈을 제일로 친다고. 바로 이 도미처럼 말야." 자천릉은 건조하게 뇌까리며 자신의 비장의 기예, 동영어자회기를 변용시킨 환상같은 칼놀림으로 회를 뜨기 시작했다. 헌데 그의 말은 표면적으로는 도미에 관한 얘기를 한 것 같았지만 기실 그것은 왕팔의 외모를 도미에 빗대어 조롱한 말이 아닌가. "이, 이 꼬마놈이...." 왕팔은 재차 분기탱천하여 노성을 터뜨리려다 일순 꿀꺽 나오려던 말을 삼키고 말았다. 자천릉의 그야말로 신기에 가까운 칼놀림에 눈길이 멎은 것이다. '제길! 칼날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군! 알고 보니 대장간집 아들 쯤이라도 되는 모양인데, 어른도 쉽게 들지 못하는 회칼을 저리도 가볍게 다루다니.' "자, 이걸 어느 손님한테 갖다주면 되지?" 어느새 도미 한 마리를 다 쳐버린 자천릉이 왕팔의 어깨를 톡톡 치며 말을 던졌다. 지켜보던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오오! 세상에 저렇게 곱고 아름다운 회가 있다니!" "눈 깜짝할 사이에 만든 요리가 왕팔의 것보다 천 배는 더 멋있어 보이는군!" "저 어린 꼬마의 솜씨가 저리도 훌륭할 줄이야. 주방장을 바꿔라, 바꿔!" 도미의 분홍빛 살점이 수십 송이의 도화꽃이 핀 듯 예쁘게 오려진 채 몸체 위에 그대로 붙어 있는 자천릉의 요리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가득 도는 실로 천상의 요리였다. "어디다 갖다 줘야 되냐니까!" 왕팔은 얼굴이 시뻘개져 씩씩거리다 자천릉이 재차 다그치듯 묻자 저도 모르게 점포 한쪽을 가리켰다. "저기 저 분들이다." 왕팔의 손가락이 향한 곳에는 피꽃같은 적포를 걸친 삼 인의 장한이 자천릉을 바라보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험상궂은 상판이며 흉측하게 불거져 나온 울퉁불퉁한 흉터들이 일견키에도 보통의 시장사람들과는 판이한 살벌한 분위기를 풍기는 인물들이었다. "애석하군." 자천릉이 혀를 끌끌찼다. "이렇게 고급 어자회를 시식하기에는 이빨들이 너무 누런 것 같아. 게다가 개라도 잡다 왔는지 온몸에서 역겨운 피냄새가 진동하니." 자천릉은 어쩐지 의미심장한 여운을 남기는 뇌까림을 흘리며 그들 앞으로 다가갔다. "도미회야." 자천릉이 요리를 무뚝뚝하게 내려놓았다. "요미옥의 주방장이 바뀌었던가?" "아쉽군. 새로 오신 이 주방장께선 제 명에 못 죽을 운명을 타고난 듯하니." "흐흐, 꼬마주방장이 만든 최후의 만찬인데 한 번 맛이나 보세." 세 장한이 거의 동시에 음소를 터뜨리며 젓가락을 들자 자천릉은 표정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최후의 만찬... 그래, 열심히 먹어 둬. 그 정도면 지옥에 가서도 오래 견딜테니까." 세 장한은 자천릉의 입가에 사악한 미소가 번져가는 것도 보지 못한 채 도화송이 같은 도미의 살점을 한 점씩 입에 넣고 있었다. "호! 솜씨도 연한데!" "한 점 비린내도 풍기지 않는 걸 보니 제법 요리기술을 제대로 배운 것 같군!" 헌데 문득 맨 처음 회를 입에 넣었던 장한의 안색이 창백하게 굳어졌다. '앗! 도, 독이다.' 그의 표정이 기묘하게 변했다. '하, 하지만 너무 맛있어서 뱉을 수가 없다!' 쿵! 장한은 묵직한 신음을 터뜨리며 바닥에 허물어졌다. '제길... 완벽한 함정이다!' '천하에... 이토록... 맛있는... 요리도... 존재했다니.' 남은 두 장한도 한 입 가득 회를 처담은 채 눈을 까뒤집으며 쓰러지고 있었다. 동영제일의 요리가문 미락천하제일원의 원주였던 만미재 아기개시가 전수한 죽음의 요리, 독임을 깨닫고도 너무 맛있어 삼킬 수밖에 없는 가장 합리적인 살인용독지학이 최초로 그 무서운 위력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었다. 이때 자천릉이 쓰러진 세 사람을 향해 중얼거렸다. "그대들이 내 뒤를 추적하느라 너무 땀을 많이 흘렸을 것 같아 도미회에 약간의 천어독염을 쳐줬지."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며 천천히 실내를 둘러보았다. 어느새 실내는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지고 중인들은 열 두 살의 어린 살인자 자천릉을 경악과 공포가 엇갈리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나를 막지마. 나를 건드리면 무서운 일이 생겨." 자천릉은 무표정한 얼굴로 싸늘한 음성을 내뱉으며 곧장 실내를 가로질러 문 밖으로 걸어나갔다. 헌데 자천릉이 싸늘히 말하며 등을 돌리던 그때 돌연 요미옥의 실내에 괴변이 일어나고 있었다. 와장창창! 맨 처음 유리창과 칸막이들이 박살나고 잇달아 주방의 집기와 수저들로부터 의자와 식탁들에 이르기까지 실내의 모든 기물들이 모조리 날아 오르며 사방팔방으로 처박히는 것이 아닌가. "앗! 이 이게 무슨 일이냐! 기물들이 살아서 날뛰다니!" "귀, 귀신이다! 시, 신이 붙었다!" 요미옥의 실내는 졸지에 난장판으로 화하고 말았다. 정녕 무슨 일인가? 아무도 손대지 않았는데 기물이 미쳐 날뛰다니, 새해 원단의 정월 초하루밤에 이 무슨 홍두깨 같은 괴사란 말인가. 이때 자천릉이 문 앞을 지나가며 넋을 빼고 서 있는 왕팔의 어깨를 툭툭 쳤다. "이봐. 앞으로 회를 치려면 좀 더 노력을 해야겠어. 그 따위 개 잡는 솜씨나 뽐낼 생각은 하지 말고." 얼이 빠진 왕팔을 뒤로 두고 자천릉의 신형이 비좁은 시장 골목의 인파 사이로 묻혀지는 순간 돌연 요미옥 안에 있던 사람들 중 잿빛 장포의 두 사내가 눈짓을 교환하며 자천릉의 뒤를 소리없이 따라나서고 있었다. "으, 재앙의 신이 내렸다!" "달, 달아나자!" 공포에 젖어 있던 사람들도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쏜살같이 요미옥 밖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요미옥은 폐허처럼 변해버렸다. 헌데 그제야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서는 한 여인이 있었다. 둥글게 말려진 원형의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있어 용모는 알 길이 없었지만 보랏빛 궁장을 착 달라붙게 입은 팽팽한 몸매에서 뿜어져 나오는 요기는 그것만으로도 천하를 색정에 들끓게 할 듯 강렬했다. 거기에 부채 한 가운데 그려진 새빨간 나비의 문양은 흡사 한 마리 핏빛 나비의 화신처럼 보이게 하고 있었다. 나비부채 뒤에 가려진 여인의 입에서 은은한 떨림을 담은 음성이 흘러나왔다. "분명, 나는 보았다. 기물들이 미쳐 날뛰기 전 저 아이의 눈빛이 야수처럼 새파란 녹광으로 물드는 것을." 그녀의 눈에 언뜻 공포의 빛이 떠올랐다. "놀라운 일이야. 전설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만 알았던 초상감각, 그 제 칠의 감각을 타고난 선천적인 염력술사가 실제로 존재할 줄이야. 하마터면 본 초왕사성의 서열 제 칠 위인 본녀 희설기(喜雪其)조차 염력에 딸려 갈 뻔했으니." 요미옥의 기물들을 제멋대로 날뛰게 한 보이지 않는 힘은 바로 자천릉의 체내에 잠재되어 있는 그 상상을 초월하는 능력이었다. 헌데 이 여인의 입에서 흘러나온 한 마디를 들었는가? - 초왕사성. 삼천 년 동안 십팔만사천백와마루의 아성에 도전해 왔지만 단 한 번도 승리해 보지 못했던 천하에서 두 번째의 단체. 그러나 오늘날까지도 중원 도처에서 십팔만사천백와마루와 끊임없는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집념의 단체. 희설기라고 이름을 밝힌 이 여인이야말로 그 초왕사성의 핵심고수이자 십팔 세 여인의 몸으로 서열 칠 위에 올라있는 초유의 인물인 여왕접(女王蝶) 칠치요시(七 妖豺), 바로 그녀였다. 나비그림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다녀 여왕접이라고 불리우고 부채로 살인을 할 때면 승냥이가 먹이를 할퀴듯 무려 일곱 치 깊이의 상처만을 남긴다 하여 칠치요시란 별호를 얻은 희대의 여고수. 십팔만사천백와마루와의 삼천 년 전쟁을 승리로 귀결짓기 위해서는 젊은 세력들을 주축으로 대대적인 혁신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초강경노선을 천명하고 있는 신세대의 기수가 바로 이 여인이었던 것이다. "바로 저 아이야. 무기력해져가는 거인, 초왕사성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인재다. 저 아이가 우리들에게 가세한다면 삼대 삼으로 정립하고 있는 본성의 신세대와 구세대의 수뇌진들 간의 균형을 사대 삼으로 뒤집어 놓을 수 있어. 그 후 본성은 십팔만사천백와마루와 최후의 일전을 결할 수 있을 것이다!" 여인의 몸으로 보기 드물게 진취적인 야망과 전략을 감추고 있는 실로 대단한 여걸이었다. 강경론을 주장하는 젊은 세대의 발판을 넓혀 초왕사성의 주류를 바꾸어 놓고 나아가 당대에 최후의 일전을 펴 십팔만사천백와마루를 무너뜨리려 하는 불타는 집념의 소유자. 헌데 기묘하게도 그 초왕사성의 세력균형을 깨뜨려 놓을 수 있는 인물로 이 여인은 자천릉을 지목하고 있는 것이었으니. "조금 더 지켜보아야겠어. 아직은 저 아이가 우리 젊은 세대의 일원이 될 만한 능력이 있는지가 확실하지 않으니까! 호호호, 하지만 데려다 놓으면 최소한 주방에서 부려먹기에는 더할 수 없이 적합할 거야!" 희설기의 입에서 폐부를 녹여 버릴 듯 간드러진 교소가 흘러 나오는가 싶자 어느새 그녀의 교구도 자천릉이 사라진 곳을 향해 쏘아져 가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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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즐독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즐감
감사^*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즐독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