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산은 또렷하고 물은 맑은데 밤이 되니 서리 내려 엷은 노란 나무 사이로 짙은 붉은 빛 나타나네
“산명수정야래상, 수수심홍출천황”
“山明水淨夜來霜, 數樹深紅出淺黃”
인용:
“중국의 절기에 따르면 이틀 전에 금방 입동이 들었습니다. 가을과 겨울이 만나는 때는 다채로운 계절입니다. ‘산은 또렷하고 물은 맑은데 밤이 되니 서리 내려(山明水淨夜來霜) 엷은 노란 나무 사이로 짙은 붉은 빛 나타나네(數樹深紅出淺黃)’라는 시처럼 노란 은행과 붉은 단풍이 유구한 고도 베이징에 색채를 더합니다. 중국과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 회원국들은 곧 개최될 제22차 최고경영자 회의가 풍성한 성과를 거두기를 기대합니다. ”
-2014
출처:
산은 또렷하고 물은 맑은데 밤이 되니 서리 내려(山明水淨夜來霜)
엷은 노란 나무 사이로 짙은 붉은 빛 나타나네(數樹深紅出淺黃)
높은 누각에 올라 보니 뼛속까지 밝은 기운(試上高樓淸入骨)
미칠듯한 봄빛도 어찌 이만 하겠는가(岂如春色嗾人狂)
-유우석(劉禹錫)<추사2수(秋詞二首)>제2편
해석:
당(唐, 618~907년)의 철학자이자 문학자인 유우석(劉禹錫, 772~842년)의 <추사2수(秋詞二首)> 중 제1편은 “사람들은 예로부터 가을이 오면 쓸쓸하고 적적하다 하지만(自古逢秋悲寂廖) 나는 가을날이 봄날 아침보다 좋다 말하네(我言秋日勝春早). 맑은 하늘에 한 마리 학이 구름 헤치며 올라가니(晴空一鶴排雲上) 이 내 시흥도 학을 따라 푸른 하늘에 이르네(便引詩情到碧霄)”라고 되어 있다. 가을을 노래한 유우석의 <추사(秋詞)> 2편은 예로부터 가을을 슬프게만 생각하던 전통과 달리 밝고 낙관적인 운치를 보여준다.
“산명수정야래상(山明水淨夜來霜) 수수심홍출천황(數樹深紅出淺黃)”, 시의 첫 두 구절은 가을이 오니 산이 또렷하고 물이 맑으며 밤에 가을 서리가 내려 이튿날 저 멀리 바라보니 울긋불긋 단풍이 화려하다고 가을을 노래한다. 세 번째 구절과 네 번째 구절인 “시상고루청입골(試上高樓淸入骨) 기여춘색주인광(岂如春色嗾人狂)”에서 시인은 봄과 가을 두 계절을 대비하면서 봄은 화려함으로 사람을 미치게 하고 가을 경치는 웅건한 풍격으로 승부한다고 묘사했다. 그리고 마지막 구절에서 시인은 반문의 형식을 통해 봄빛으로 가을의 고결함을 두드러지게 보여주면서 철학적 함의가 담긴 시의를 나타낸다.
함축적이고 깊이 있는 함의와 탁 트이고 밝은 경지,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는 긍정적인 정서로 인해 유우석의 시는 청아하면서도 밝아 보인다.
2014년 11월, 황금의 가을, 옌산(燕山) 기슭, 장성의 자락에서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 제22차 최고경영자 회의가 개최되었다. 맑은 물 찰랑이는 호수 옌치후(雁栖湖)는 끝없이 넓은 태평양을 연결하며 발전과 번영, 진보의 아시아 태평양의 꿈을 말하는 듯 했다. APEC 최고경영자 회의 연설에서 시진핑 주석은 서두에 이 아름다운 고시를 인용해 APEC 회원국들의 상호 신뢰와 관용, 협력, 상생을 비유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색채는 “심홍출천황(深紅出淺黃)”과 같이 서로 다른 색채의 조화로운 배합에서 오고 이렇게 밝고 맑은 경치는 시원하고 투명한 바람에서 온다. 한 곳의 경관이 이러할진대 한 지역의 환경도 어이 그러하지 않겠는가? 하늘과 바다가 넓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상이한 나라와 상이한 민족의 꿈을 얼마든지 포용할 수 있다.
“상호 신뢰하고 포용, 협력, 상생하는 아시아 태평양 협력관계를 공동으로 구축하자”, “손 잡고 개방적인 아시아 태평양 경제구도를 형성하자”, “전면적인 상호 연결과 상호 소통의 청사진을 정성으로 그리자”…중국의 이런 발의와 제안들은 APEC 회의에서 많은 회원국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서면으로부터 행동에 이르고, 비전을 현실로 만들며 아시아 태평양지역은 반드시 이 시에서 묘사한 경관처럼 맑고 조화롭고 눈부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