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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번을 꺾고 첼시를 제친 '3위' 애스턴 빌라 |
사실 애스턴 빌라는 꾸준히 중상위권의 강호로 군림해온 팀이다. 지난 1982년에는 이전 시즌(80/81) 리그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한 UEFA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유러피언 컵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프리미어리그 도입(1992년) 이후에도 두 차례나 4위권에 진입한 적이 있다. (1993년 2위, 1996년 4위) 지난 6년간은 6위에서 16위를 오가며 들쭉날쭉한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빅4'의 틀을 깰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꼽혀온 전통을 갖고 있다.
올 시즌 개막 직전에도 빌라의 돌풍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지장'으로 꼽히는 마틴 오닐 감독의 부임 이후 꾸준히 조직력을 다져온 빌라는 아그본라허-애실리 영 등의 젊은 공격수들의 폭발력이 살아나고 ‘주축’ 배리가 팀에 잔류하는 등 악재보다 호재가 많았던 팀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예상은 빌라가 11월 초 미들즈브러에게 홈에서 패한 뒤 석 달 동안 리그 무패 행진을 달리며 현실화됐다. 최근 리그 10경기에서 8승 2무의 호성적을 거둔 빌라에게 '빅4'의 울타리는 더 이상 무의미하다.
이 시점에서 EPL 팬들의 관심은 일종의 카르텔처럼 공고하게 자리매김해왔던 '빅4'의 아성이 과연 해체될 것인가에 쏠려있다. 물론, 그 중심에는 빌라의 선전이 '돌풍'으로 끝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자리하고 있다. 글쓴이의 견해는 빌라의 바람이 '돌풍'에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쪽에 기울어져 있다. 3위 자리를 경쟁하는 첼시는 물론이고 현재 5위에서 맹렬하게 치고 올라오는 아스널에게도 흔들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 근거는 바로 발렌타인 데이(2월 14일)부터 시작되는 ‘지옥의 레이스’와 무관하지 않다.
'피땀의 2월' - 애스턴 빌라 '도약'의 분수령
2월 11일 A매치 데이가 끝난 뒤 이어지는 애스턴 빌라 스케줄표의 밀도는 아래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그야말로 살인적인 수준이다. 빌라는 13일 동안 러시아 모스크바 원정 경기를 포함, 총 5경기를 치러야 한다. 단순 계산으로 따져도 2.6일마다 1경기를 치러야 하는 셈이다.
<애스턴 빌라, '피땀의 2월' 잔여 일정표>
2월15일(FA컵 5라운드) 에버턴 [리버풀 원정] – 3일 간격
2월18일(UEFA컵 3라운드 1차전) CSKA모스크바 [홈] – 3일 간격
2월21일(EPL 26라운드) 첼시 [홈] – 5일 간격
2월26일(UEFA컵 3라운드 2차전) CSKA 모스크바 [모스크바 원정] – 2일 간격
2월28일(EPL 27라운드) 스토크 시티 [홈] – 5일 간격
애스턴 빌라의 일정은 FA컵 재경기, 혹은 8강 진출, 그리고 UEFA컵에서의 성공이 이어질 경우 더욱 복잡해진다. 그리고 이 지점이야말로 이른바 '빅4' 팀들과 애스턴 빌라의 결정적인 차별 요소가 된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2~3월이 리그 순위 경쟁의 고비가 되는 것은 사실 'BIG4'팀들에게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첫 경험과 일상적인 생활의 차이는 매우 크다. 문제는 애스턴 빌라가 이렇게 바쁜 봄맞이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이다. 에버턴이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했다가 EPL에서는 시즌 중반까지 강등권에서 허덕였던 2005/2006 시즌의 기억은 '낯선' 일정이 '빅4 아웃사이더'들에게 주는 고난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빡빡한 봄 맞이, '벅찬 일정'의 첫 경험
앞서 언급한 '피땀의 2월' 일정을 애스턴 빌라 위기의 근거로 제시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경험 부족이다. 애스턴 빌라는 한 시즌 평균 경기 수가 45경기를 넘지 않는 팀이다. 빌라는 지난 2007/2008 시즌, 총 41경기(EPL 38 + 리그컵 2 + FA컵 1)를 치렀다. 2006/2007 시즌에는 42경기, 2005/2006 시즌에는 44경기를 치른 게 전부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시즌 개막 3주 전에 열린 인터토토컵 2경기를 제외해도) 벌써 37경기를 치렀다. 현재 일정대로라면 2월 말일이면 총 경기수가 42경기에 달해 지난 시즌 총 경기 수를 넘어서게 된다. 시즌 종료 시점에는 컵대회 성적에 따라 최소 53경기~ 최대 62경기까지 치러야 한다.
한 시즌 45경기와 60경기의 차이는 매우 크다. 경기 수가 30%가 늘어난다는 것은 선수단 운용에 매우 큰 변수다. 한 시즌에 이렇게 많은 경기를 운영해 본 적이 없는 팀들에게 (모스크바 원정을 포함) 잦은 해외 원정이 겹치는 시즌의 운용은 분명 부담스러운 것이다.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은 역시 선수들이다.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선수층이 두텁지 않은 상황에서 회복 기간이 크게 줄어든 채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는 것은 선수들이 시즌 말미로 갈수록 페이스가 떨어질 가능성을 높여준다. 애스턴 빌라는 지난 두 달 동안 이미 15경기를 치렀다. 겨울 방학이 없는 잉글랜드 리그 특성상 4일 간격으로 꾸준히 겨울철의 경기장 위를 누빈다는 것은 매우 부담스러운 노고다.
팀뿐만 아니라 선수들 역시 이런 과격한 일정 하에서 몸 관리 해 본 적이 있는 것과 없는 것 간의 차이는 무척 크다. K-리그에서도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팀들이 이 대회와 K-리그 성적을 동시에 신경쓰다 낭패보는 일들이 많았다. 전북 현대가 아시아를 제패하던 시즌, K-리그 순위는 하위권을 전전했던 것 역시 빡빡한 일정과 해외 원정을 병행하는 경험의 유무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역설하는 사례일 것이다.
![]() 지난 시즌 각각 총 51경기, 60경기를 뛰었던 토레스와 제라드 |
이처럼 한 시즌 50경기 이상을 소화한 적이 없는 선수들에게 2월에 맞이하게 될 시즌 40번째 경기가 주는 부담감은 매우 크다. 이런 식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한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반면, ‘BIG4’ 주전 선수들의 경우 매 시즌 평균 60경기를 뛰는 것이 일상적이다. 첼시의 램파드는 부상이 없던 2006/2007 시즌 모두 68경기를 뛰었고, 리버풀의 제라드 역시 2007/2008 시즌에 60경기를 소화했다. 이처럼 많은 경기를 치르는 동안 누적된 피로가 시즌 말미의 순위 다툼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빌라에게 2~3월은 팀과 선수들 모두 큰 도전에 직면해야 하는 셈이다. 특히, 아그본라허-애실리 영으로 대표되는 ‘스피드’를 강점으로 삼는 빌라의 빠른 공격은 전체 선수단의 체력이 임계치에 다가설 무렵 큰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우려를 더한다.
얕은 스쿼드, 팀 경험치도 문제
빌라의 고난을 예상하는 두번째 이유는 스쿼드의 깊이다.
올 시즌 현재 빌라는 주전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지금까지 빌라가 치른 리그 25경기에 1경기라도 뛴 선수는 모두 18명이다. 이 중 80%에 가까운 14명이 전체 경기 수의 절반인 13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들이다. 1,200분 이상 뛴 선수의 수는 11명에 달한다. 주전 선수들의 혹사, 벤치 선수들의 경기 감각 부족이 우려되는 수치다.
이번에 4위로 잠시 처진 첼시의 경우 현재까지 리그에서 1경기 이상 출전한 기록을 가지고 있는 선수가 26명인데 절반 이상인 13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는 이 중 절반(50%)인 13명에 불과하다. 다양한 선수들을 고루 기용해 체력 안배를 시켜주고 있는 셈인데, 이는 기록으로도 1,200분 이상 뛴 선수가 8명에 불과하다는 데에서 입증된다. 이는 주전과 비주전 간의 실력 차가 크지 않은 것이 이유라는 점에서 부상이나 체력 고갈을 대비하는 매우 유용한 무기이기도 하다. 애스턴 빌라의 봄이 부담스러운 근거로 제시한 이유다.
더 이상 손쉬운 상대는 없다
셋째, 남은 일정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빡빡한 스케줄은 스케줄대로 부담스럽지만 남은 상대가 모두 만만찮아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리그 10경기에서 8승 2무를 거두는 동안 빌라는 아스널과의 홈 경기(2-2 무승부)가 유일한 ‘빅4’ 상대 경기였다. 하지만 남은 일정은 만만찮다. 30라운드와 31라운드에서는 리버풀과 맨유를 상대로 원정 2연전을 펼쳐야 하고, 3위 경쟁 상대인 첼시, 상위권의 또다른 돌풍 에버턴, 최근 재정비를 마친 토트넘과 맨시티와의 승부도 남아있다.
시즌 막판에는 강등권 탈출에 사활을 건 뉴캐슬, 미들즈브러 등과도 만나야 한다. 좋은 시절은 다 갔다고 생각해야 한다. 어느새 3위까지 치고 올라온 빌라 입장에서는 이제부터 만날 약체들이 쉽사리 수비 봉인을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부담스럽다. '빅4'팀들에게는 '잠그고 역습'을 구사하는 상대가 익숙하지만, 빌라에게는 아직 그런 팀들을 상대한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 헤스키, 애스턴 빌라에서 '태풍의 눈'이 될 것인가 |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당면과제인 '피땀의 2월'을 잘 넘겨야 한다. 이 도전을 잘 이겨내 다음 시즌 유럽 정상 도전에 나선다면, 재벌 구단주의 돈주머니가 활짝 열려 진정한 '빅4' 정착의 가능성도 함께 열릴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미국인 구단주인 랜디 러너는 콜럼비아 대학 재학 중이던 1982년, 1년간 영국 캠브리지 대학에서 유학 생활을 했는데 당시 유럽 챔피언이었던 애스턴 빌라의 위상을 재현하고저 3년 전 빌라를 인수했다. 그러니, '돈지갑 활짝'의 기대도 무리는 아니지 않을까.)
첫댓글 꿈☆ ㅋㅋ
꿈☆
빌라 화이팅!! 빅4 구도 한번 깨보자..
지금까지 이정도 한것만으로도 대단하기는 함.. 스쿼드 보강 조금만 이뤄진다면 충분히 빅4를 깰 수 있을듯.. 올해는 미지수이기는하지만
힘내서 좋은경쟁하길
올해도할수있을거같은데.. 첼시나 아스날이나 경기력이 더나아지지않는한..
요즘 경기력 보니까 아스날보다 첼시가 훨씬 심각하던데.. 첼시가 이러다 빅4에서 떨어질거 같음
그정도인가요..
아스날이 4위 안에만 들면.,..
첼시.. ㅠㅠㅠ
최전방이 거의 전멸수준... ㅎㄷㄷ
빌라 크레이지모드... 스날은 살려주지...ㅠ
에버튼의 데이빗 모예스, 빌라의 마틴 오닐,, 참 능력자신듯,,, 개인적으로 궁핍한 재정에도 팀을 잘 이끄는 모예스감독이,,쩜,,
제라드, 60경기나 뛰었었냐;;
UEFA컵은 무조건 포기하자.
빌라가 원정 성적이 더 좋은 이유는 대부분의 팀은 홈에선 적극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역습 전술을 쓰는 빌라에게 오히려 당하는 경우가 많았죠..(아스날도)
AV 웬지 3위는 할꺼 같다는 생각이..
av 2등해라 ^-^
빌라 화이팅!!
에슐리 영이 쩐다
그전술이홈에선안먹히는게 흠일지도..
그 주축에도 내가잇네 ㅋㅋ
갠적으로 매번 3위안에서 머물던, 첼시뜨기전 양강체제로 가던 팀이 빌라에게까지 밀려버리니까 안타깝네요... 한편으론 빌라가 내년 챔스리그나와서 선전하면 새로운 돌풍이 되겠지만...
그래도 4위안에는 남을거같다는;; 지금 상태같아서는 첼시나 아스날 중 한팀이 3위까지 올라오고 나머지한팀이 5위에서 주저앉을거같은;;
이변이 없는한 챔스갈듯
꿈이 이뤄진다고해도 할말없다................진짜 잘하니까........
빌라 스쿼드 깊이는 그렇게 깊다곤 생각하진 않음.. 그래도 4위는 할거라고 봐요.
3위는할듯 그리고 빅4빼고 다른팀에 비해 스쿼드가 균형이맞아서 조은거임
애슐리영 영입할때 천만파운드 가까이 써서 완전 삽질이네 생각했는ㄷ 이렇게 대성할줄은 ㄷㄷ..
유에파컵 포기하고 리그에 올인해서 다음시즌 챔스를 노려보는게 더 좋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