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1차 호모 사피엔스 2강을 마치고/안성환
땅덩어리도 작은데 온천지에 불 난리다. 비통한 소식은 일부 국가유산이 전소되었다고 한다. 의성 고운사 연수전과 가운루 보물이 전소되었고 안동 만휴정 원림(명승)이 전소되었다는 소식이다. 참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렇지만….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어제 강의내용을 필자의 관점에서 정리한다..
옛 원시시대는 애니미즘 시대라면 현대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라고 한다.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하기 전 애니미즘 시대에는 자연계의 모든 사물에는 영적과 생명적인 것이 있어 자기들끼리는 서로 통하며 소통되었다고 한다. 지금의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는 원리와 형식 따위를 거부하며 오히려 반작용으로 구속당하지 않고 사회적 활동을 하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쉽게 이야기하면 ‘내 인생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간섭하지 마라’는 의미다.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익숙해져 있는 필자는 이번 호모 사피엔스의 강의도 교수님이 지향하는 목적과 전혀 다른 각도로 이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요약하면…. 4.5만 년 전 인간은 없었다고 한다. 지구는 동물의 천국이었고, 호모 사피엔스 출현과 동시에 살생이 난무해 졌다고 한다. 영장 동물인 인간은 예전에는 다부다처제도였다고 한다. 남편과 아내가 네 것과 내 것이 없었다는 의미다. 일부일처제도가 시작된 시점은 불가 일만 년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한다. 결혼을 기피하고 출생률이 낮고 생활의 활동반경이 넓은 이 시대가 어쩌면 원시시대 즉 다부다처제도 문화로 선회하고 있다는 느낌이 확 든다..
요즘의 노동시간은 하루 8시간 주 52시간을 넘기지 말라고 법으로 정해 놓았다. 그만큼 수익이 늘어났으니 자유롭게 살아보자는 얘기다. 그렇다면 수익만큼 우리는 자유로운가이다. 구석기시대는 하루 노동시간이 3~6시간이다. 현대보다 월등히 적다. 다시 신석기 시대로 들어오면서 노동시간은 해 뜰 때부터 시작하여 해가 질 때까지 했다고 하니 문명이 발달할 수록 노동 시간이 길어지는 모양이다. 여기서 우리는 여분의 식량이 곧 더 나은 식사나 더 많은 여유시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착각한다. 오히려 인구폭발과 방자한 엘리트를 낳았다고 한다. 평균적인 농부는 평균적인 수렵 채집인들보다 더 열심히 일했지만, 그 대가는 더 열악하고 궁핍한 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농업혁명은 역사상 가장 큰 사기라고 한다.
오늘날 우리가 갈망하는 정치도 자유와 평등이다.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평등을 위해서는 자유를 통제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는 평등에 금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자유와 평등은 서로 모순 관계가 많다. 정치는 이 둘의 중재를 잘하는 것이 올바른 정치일 것이다. 그런데 사실 어렵다. 세계적으로 평등을 구호로 내세운 대표선수는 독일의 히틀러, 소련의 스탈린, 캄보디아의 폴포트. 중국의 모택동을 들 수 있다. 이들은 평등을 앞세워 지식인을 얼마나 많이 죽였는가. 그렇다고 자유는 마냥 좋은가이다. 자유란 입을 가진 자는 마음대로 지껄일 수 있고 가진 자는 마음대로 힘쓸 수 있는 사회이다. 그래서 자유가 활개를 치면 정치가 흔들리게 되어있고 정치가 흔들리면 국가가 생존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 참 묘한 함수 관계이다.
그렇다면 역사의 정의는 뭘까? 보편적으로 자연적이고 필연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역사의 철칙이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들의 사회적 위계질서를 자연스럽게 정당화한 데 비해 다른 사회의 것은 잘못되고 우스꽝스러운 기준을 근거로 삼는다. 사실 부자가 부유한 것은 자기의 노력보다 부잣집에서 태어났기 때문인 사람이 많고 가난한 사람이 가난하게 사는 것은 자기의 노력이 부족한 그것보다 가난한집에서 태어났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다시 정리하면 역사에서 한번 희생자가 되면 다시 일어서기 어렵다는 결론도 나온다. 예를 들어 노예에서 해방된 흑인들은 해방된 이후에도 인종차별적 신화는 계속되었다. 지금도 평등이란 구호는 있지만, 흑인과 백인은 명백한 차별이 있다. 그래서 역사에서 한번 희생자가 된 이들은 또다시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고 특권을 누린 계층들은 또다시 특권을 누릴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다.
재미있는 이야기하나.
우리는 집을 사면 제일 먼저 청소를 한다. 남이 살던 집에 그대로 입주하여 살면 찝찝하다. 만약에 외계인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가 지구에 오면 제일 먼저 청소해야 할 대상은 무엇일까? 핵? 미사일? 생활 쓰레기? 포유동물? 파충류? 아니면 식물? 무생물? 아니다. 청소는 우선 눈에 거슬리고 쓸모없는 것부터 정리한다. 그렇다면 외계인이 보는 시각에서는 영장 동물인 인간일 것이다. 인간만 없애면 지구는 깨끗할 것이기 때문이다.
교수님의 강의를 베이스에 깔고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행복하게 살아기기 위해 ‘소냐 류보머스키’의 말을 잠시 인용하여 오늘 강의를 정리한다. 류보머스키씨는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 했다. 행복에는 유전적 요인이 50%이고 환경적 요인이 10%인데 나머지 40%는 본인의 행동에 달려있다고 한다. 여기서 유전적 요인은 부모가 행복하게 살았다면 본인도 50% 정도의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이고 환경적 요인은 좋은 집에 살고, 좋은 차를 타고, 좋은 보석을 목에 걸고, 좋은 배필을 만나 결혼을 해도 그 행복은 오래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은 바꿀 수 없지만, 우리가 어떤 태도와 습관을 지니느냐에 따라 행복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긍정적 마인드와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뜻이다. 그것을 꾸준히 연습하면 행복한 삶이 되는데 행복한 사람에게는 일반 사람보다 더 많은 사회적 혜택이 주어진다고 한다. 그 혜택이 친구도 많고 더 건강하고 더 오래 산다고 한다. AI가 인간을 지배하고 천지가 개벽을 해도 행복은 나의 마음에 달려있다는 얘기가 되겠다. 행복 제조공장이 이곳 사단법인 울산문화아카데미 인문학 광장이 아닌가 생각한다….
2025년 3월 25일 안성환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