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호 출렁다리를 건너갔더니 '용과 호랑이의 전설'이란 안내판이 있다. 거기에 '칠갑산' 이름의 유래가 적혀 있는데 그 내용을 내가 아는 지식을 동원하여 풀이한다.
'칠 (7)'자를 풀어본다. 사람들은 '7'이란 숫자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동양에서는 '만물 생성의 근원'을 의미하는 숫자라 하고 서양에서는 '럭키 세븐'이라 한다. 그런가 하면 태초에 조물주가 천지를 창조하실 때 엿새 동안 일하고 하루 안식을 취했다고 하여 7을 완전 숫자로 인식한다.
'갑'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동양에서는 '육십갑자'라는 말이 있다. 10간과 12지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면서 해의 이름을 정의한다. 예를 들어 10간 의 첫번째 '갑'과 12지의 첫번째 '자'가 만나면 '갑자년', 그 다음 해는 10간의 두번째 '을'과 12지의 두번째 '죽'이 만나 '을축년' 이런 식으로 돌아가면 다시 갑자년이 되는 게 60년이 걸린다. 이것을 동양에서는 생명의 근원이라고 말하는데 그 첫번째인 '갑'은 더욱 소중하게 여겨오고 있는 글자이다.
그러니까 '칠갑산'은 행운을 가져다주는 완전한 숫자 '7'과 생명의 발원이 되는 글자 '갑' 이 어우러진 이름이다.
또 하나의 유래는 산세와 관련이 있다. 천장호는 금강의 상류다. 칠갑산은 이 호수를 내려다보는 산세로 '일곱 장수가 난다.'는 명당이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칠갑산'이다
여기에 용과 호랑이 전설이 보태지고 조운파가 작사작곡한 대중가요 '칠갑산'이 유명해지면서 더욱 영험한 지명이 되었다.
이런 전설은 자손이 번창하고 잘 되기 바라는 간절한 소망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그것은 인지상정이요, 소박하고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