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모두 일찍 도착해 5시 전에 싱가폴에서 출발했고 5시 반쯤 아꿍에 도착했다. 6시부터 주문을 받는다고 해서 실내 테이블에 앉아 기다렸다. 앤디 님이 그 다음 도착하여 우리 테이블에 합류하셨다. 네 명을 태운 마지막 차량이 좀 늦게 도착하여 조는 차량별로 치기로 했다.
앤디/무다이/티케이/봉주르 조는 10번홀부터 시작했다. 앤디 님을 제외한 우리 세 명은 끊어 가고, 바로 가고, 드롭존에서 치고 다채로운 방식으로 물에 공을 퐁당했다. 난 그럴 줄 알고 지저분한 로스트볼을 선택했던 것을 그나마 위안 삼았다. 앤디 님은 전반 6개 오버로 1등, 난 2등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가 또 뒷심 부족으로 마지막 홀에서 트리플을 했고 3등이었던 티케이 님이 마지막 18번 홀에서 극적인 버디를 하면서 핸디 대비 1개 오버 앤디 님과 동타가 되어 1,2등을 나눠드셨다. 토파요 연습장에서 요즘 200미터 그물 중앙으로 계속 공을 날리며 주변 사람들을 감탄시킨다는 무다이 님은 오늘 너무 안 맞아 고생하셨는데 명랑한 멘탈은 잘 유지하고 계셨다. 후반에는 파 1개라도 해야 샤워를 할 수 있다며 열심히 파를 노리셨는데 후반 4번홀부터 무려 6개 연속 보기만 기록하셨다.
(무다이 님의 마지막 홀 파퍼트 전)봉주르: 같은 차를 탈 사람으로서 이거 긴장되네요..
(무다이 님의 보기 후)앤디: 샤워 못 하는 거네. 같은 차 탈 사람들한테 빌어.
무다이: 그럼 저 회장님 차 타고 가야겠네요.
앤디: 그럼 샤워 해.
티케이 님은 후반 4개 연속의 아우디 파를 포함하여 오늘 총 6개의 파와 1개의 버디를 기록하여 언더를 치면서 거의 또 싹쓸이를 하셨다. 골프장 근처로 이사하시더니 무서운 강적으로 거듭나고 계신 듯하다. 난 6번홀 내리막의 좀 짧은 파4에서 모처럼 버디를 기록하여 기분 좋게 다음 홀로 이동했는데, 우리가 7번홀에서 티샷을 준비하는 동안 누군가의 티샷공이 6번홀 그린에 올라와 있는 것이 보였다. 호마산 님 것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닥터노의 공이었고 아깝게 이글 대신 버디를 했다고 했다. 블루티에서 300미터 거리인데 한 번에 온을 시키다니... 그래서 닥터노는 오늘 핸디를 20개로 내리기로 했다. 이로써 핸디 20인 싱신골 회원이 무려 14명이나 된다고 한다. 점심 때 동서울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로 밀어붙인 덕분에 웬이글도 핸디를 12개로 내리는 데 동의했다.
닥터노(웬이글의 손을 덥석 잡으며): 우리 앞으로 명랑조로... ㅋㅋㅋ
모처럼 나온 봉자언니는 드라이버 거리가 180미터에 육박한다는데, 골프를 진작에 배웠으면 지금쯤 LPGA에서 국위선양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구스/데니/니키/봉자언니 조에서 스윕했다는 니키는 점심 먹고 나오면서 이쑤시개를 입에 물고 살짝 거만한 표정으로 6번 연속 파를 했다고 자랑했는데, 아마 집에 가서 아내와 딸들한테도 자랑할 것 같았다. ㅋㅋ
어렵다는 오스틴 하이츠에서 오늘은 대체로 모두들 잘 친 것 같았다. 니어도 1~1.5걸음이 4명이나 나와서 2.5걸음의 난 명함도 못 내밀 정도였으니. 그리고 우리조에선 파3마다 원온의 파가 나왔는데 그때마다 앤디 님이 싹싹 지우시는 바람에 니어값 출혈을 줄일 수 있었다.
앤디 님은 자신이 함께 쳐본 결과 앞으로 차세대 대세는 다비드 님, 루카, 아구스 님이 될 것 같다고 예상하셨고, 함께 치는 사람들을 무척 유쾌하게 해주는 닥터노의 라운드 매너를 칭찬하시는 등 사람들에 대해 어떤 범상치 않은 통찰력을 갖고 계신 것 같았다. 그런데 그런 앤디 님이 글쎄 내게 은근히 식탐이(대놓고 식탐은 부기맨 님 ㅋㅋ) 있는 것 같다고 하셔서 난 내심 좀 놀랐다. 내가 언젠가 혹시 앤디 님이 집으시려던 반찬을 낼름 먼저 집어 먹었던 건 아닌가... 안 그래도 요즘 자꾸만 늘어나는 허리 둘레가 걱정스럽고 야밤에 느닷없이 허기가 찾아와 과자나 빵이라도 먹는 내가 고민스럽다. 엉덩이 근육을 제일 많이 쓴다는 골프는 허리 둘레를 줄이는 데 별반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다. 다시 오래 걷기 취미를 재개해야 할까.. 고장난 체중계를 고치든지 새로 사든지 해야겠다.
아무튼 오늘 지방방송과 전국방송이 적절히 섞인 즐거운 수다를 나누며 16명이 다함께 점심을 먹다가 새삼 느꼈다. 참 좋은 사람들이구나... 골프가 아니었다면 만나기 힘들었을 이분들과 이제 꽤 친해졌구나.. 이런 느낌은 돌아오는 차에서 더욱 더했다.
첫댓글 핸디 12 축하해주세요 또 열린 지갑당 가입
ㅎㅎㅎ 열린 지갑당
오! 닥터노 마저.
20 대전 한 번 해야겠네요. ^^
닥터노는 더불어 이십당 ㅋㅋㅋ
잼 있게 읽었습니다~^^
감사해요 다비드 님 ^^
회장님, 샤워를 허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 이번 토욜에 화이팅하세요~
감사합나다. 일욜날 새 핸디를 가지고 즐겁게 호라이즌에서 돈킴형님께 거의 스윕 당하고 왔습니다.
앞으로는 열심히 명랑조에서 실력을 갈고 닦도록 하겠습니다.
일취월장한 실력은 상무님 덕분? ㅋㅋ 암튼 축하 ^^
봉작가님께서 식탐이 있다고??? 내가 왜 그랬지???
각성하고 오늘 점심과 저녁 조금 남겼습니다. ㅋ 아까운 음식 쓰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