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레슬매니아 20은 누구에게나 상당한 기대감으로 다가왔겠지만
그만큼이나 의외의 상황히 많이 벌어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처음부터 메인이벤트가 WWE 챔피언쉽 삼자간 매치였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게임의 박력이나 선수들의 네임 밸류만을 봤을때,
WWE 향후 최고의 아이컨이었던 브롹과 프로 레슬링 관련 모든 단체들을
석권하고 있는 골벅의 경기야말로 이번 레슬매니아 20 최고의 경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타이틀이 걸려 있지 않다 하더라도 레슬매니아 8의 호건 VS 시드 저스티스의
경기처럼 절대적으로 메인이벤트 감이었구요.
허나 골벅의 재계약 여부와 더불어 브롹이 뜻밖에도 NFL 진출을
선언하면서 이 최고의 경기는 다소 어수선해졌고, 어차피 경기력보다는
두 선수의 충돌, 그 무게감 하나만으로 흥행을 노렸던 경기는 팬들의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솔직히 골벅이 테크니션 레슬러가 아님을 감안했을때 브롹이 타 경기에서
보여주었던 재빠른 기술들을 활용할 건덕지도 없었구요.
그렇다 보니 힘과 힘의 대결에서 파생되는 끊임없는 에너지를 기대해야 했으나
눈에 보이지 않는, 그러나 우리 모두 느낄 수는 있는 양 선수의 '기백'은
솔직히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무언가 보여주길 바랬던 스톤 콜드, 특별 심판인 그로 인해
엉뚱하거나 혹은 당황스럽게 발전되는 결과...를 기대했던 많은 이들에게도
그 결과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 밖에 없었겠죠.
누구나가 골벅을 도와주려던 스톤콜드의 실수-> 골벅 도발-> 이 틈을 노려 브롹 승리,
혹은 브롹의 반칙-> 스톤콜드의 응징-> 골벅의 승리... 정도를 생각했겠으나
링 위의 스톤콜드는 그저 별 다를 바 없는 심판일 뿐이었습니다.
정확히 14년 전에....
이와 정말 비슷한 경기가 하나 있었더랬습니다.^^
앙드레 더 자이언트, 트윈 타워, 랜디 새비지 같은 내로라 할 수퍼 스타들을 죄다
꺾고 WWF 굴지의 선수로 군림하던 헐크 호건과 박진감있는 경기력과
거부할 수 없는 카리스마, 잘 다듬어진 몸매로 호건과 필적할만한 인기를 한 몸에
모으게 된 얼터멧 워리어의 월드 타이틀, 인터 컨티넨털 타이틀 통합 매치였죠.
까놓고 말해 당시 호건의 기술이라봐야 아이리쉬휩, 어트믹 드랍, 23인치의 팔뚝을
이용한 강력한 크로스 라인, 그 후에 헐크업-빅풋-레그드랍 정도가 전부였으며
워리어 또한 별다른 기술을 구사하지 않았으나 고릴라 프레스와 플라잉 숄더 블락같은
비교적 더 박진감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죠.
아무튼 두 선수 모두 화려한 테크닉을 자랑하는 선수는 아니었더란 말입니다.
허나 경기 시작 후 두 선수는 엄청난 에너지와 기백을 뿜어내기 시작했고
단순한 경합에도 관중들은 열띤 응원을 보내주었습니다.
두 선수의 눈빛에는 상대를 향한 끝없는 적의감과 승리를 향한 욕구가 보였고
서로 상대를 한번씩 쓰러뜨릴때마다 하늘이라도 무너뜨릴 기세를 보이며
관중들을 열광시켰습니다.
각각 302파운드와 275파운드의 대단하고도 잘 다듬어진 하드웨어를 자랑했던
이 두 선수는 공중기를 보여주진 않았어도 힘과 힘의 대결이라는 메리트 하나만으로
토론토 스카이돔을 정말 뜨겁게 달구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난공불락처럼 보였던 호건의 방심-패배와 아울러 서로 격려해주는 아름다운
모습까지....
스타들의 네임밸류 하나만으로 관중들을 완전히 사로잡은 경기였죠.
양대 브랜드 최고의 하드웨어와 파워, 기량을 자랑하는 브롹과 골벅의 경기는
그러나 아쉽게도 호건 VS 워리어의 레슬매니아 6의 후속편으로 불리워지기에는
너무도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결국 레슬매니아 20이 가지고 있던 최고의 특성이 양대 브랜드 간의 충돌이라고
봤을때 삼자간 매치를 준 메인 이벤트로 잡고 그 두 타이탄의 대결을 메인이벤트로
잡아 스톤콜드의 활약까지 양념으로 쳐주었다면 얼마나 좋은 시합이 됐을까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이 끝없이 샘솟네요.
뭐 이제는 다 지난 일입니다.
테크니션들의 화려한 기술 난무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상당하지만
전 아직까지도 프로레슬링의 메인 이벤트는 카리스마 넘치는 거인 간의
엄청난 힘의 대결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좋은 스타가 나와 대립을 해주고
테크니션 쪽으로 살짝 솔린 리그의 무게를 다시 찾아와주길 바라는 바입니다.
사실 골벅과 브롹의 대립 형성 과정은 좀 어설픈 감이 없지 않습니다.
서로 난립 한 번씩 한 것 외에는 그다지 대립이라 할만한 것도 없었으니 원...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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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매니아 6, 헐크 호건 VS 얼터멧 워리어 / 레슬매니아 20, 브롹 레스너 VS 골벅
대니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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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4.11 12:43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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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브록&골벅 경기는 완전히 김빠진 경기였죠 레슬매니아 경기 전부터 브록의 NFL 도전선언과 그리고 전부터 WWE에 불만이 많던 골벅의 사실상 마지막 경기 이렇게 되면서 경기전부터 볼것도 없었죠.. 갠적으로도 레슬매니아20 실망했습니다 경기비중도 RAW쪽으로 많이 실려 RAW PPV 같더군요...
골벅과 브럭..조악하더군요.
언더 장의사기믹과 더불어 가장기대하고 있던 골벅 브롹의 경기는 저한테 정말 큰실망감을 던져주었죠,,..좀더 박진감있게 경기를 이끌어줄수 있었을텐데...옮길떄 옮기더라도..기억에 남는경기를 보여주지..아쉬울뿐입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