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5월26일, 그러니까 내가 22살때 증평의 예비사 37사에 입대했는데...
다행히 춥질않아 좋은점이 많았습니다~
입대 첫날 저녁밥을 주는데 사회에서처럼 부식이 말씀이 아니였습니다.
우거지국에 지푸라기도 있고 무잎을 들추어보면 탐스런 구데기가
웅쿠리고 있질않나....우엑! 하고 숟가락을 놓고 말았지요~
웬걸~ 담날 새벽엔 배가고파 눈이 십리는 들어갔고 모든게 먹을것으로 보였습니다.
그 후론 구데기가 나오면 건져내고 먹는 용기(?)도 생겼고 넘의 밥그릇에
욕심도 생겼지요~ ㅎ
난 누구처럼 똥푸는 일은 안 했지만, '스푼을 지참한 사역병 집합!' 라고 전령이 외치면 후다닥! 하고
차례를 섭니다. 취사반으로 줄맞추어 가서 무를 다듬는다던가 하는 일을 하는데,일을 다 끝내면
맘씨좋은 취사병 형님이 겨우내 잘 익은 머리통만한 무를 하나씩 나누어 줍니다~
내무반에 가면 빼앗기니까~ 화장실(퍼세식 변소)로가서 문 걸어잠그고 혼자 그걸
돼지처럼 다 먹고 나옵니다 그려면, 배가 빵빵~ 세상 부러울게 없었지요~
그날밤은 편안히 잠을 잘 수 있는 재수좋은날 이였습니다~~
늘 그랬듯이 새벽 6시면 기상~ 침구정리하고 변소로 다들 향합니다.
열악한 군대시설이라 담장도 없고 돌맹이로 1.5미터 정도로 쌓은것이 경계 담장이였지요.
변소는 비좁고 소변은 급하고 해서 담장 바로아래 조그만 도랑이 흐르고잇었는데
그 도랑에 일열종대로 서서 거총,사격을 하는거쥬~ ㅠㅠ
군부대 주변엔 담배, 과자, 껌,건빵,치솔, 치약등을 파는 소녀들이 늘 붐볐습니다.
새벽 기상시간에는 그녀들도 대목이라는 골든타임인지라~ 목에 끈으로 멜방같은 걸메고
좌판을 보이며 열씨미 외칩니다~ 근데, 오줌누는 우리동료들의 거시기를 빤히 쳐다보면서 외칩니다.
얼굴 한번 변하지않고 장사에만 열중하는 그 소녀들은 마치,
"훈련병 X 는 X 도 아녀~!! " 라는듯이.....ㅎㅎ
훈련병들은 볼일을 보면서 담배나 치약,건빵등을 삽니다~ 소녀들이 쳐다보던 말던....ㅎㅎ
1000인치 사격장으로 갈때는 무슨 핑계로 기압을 받습니다.
총 거꾸로하고 오리걸음~ 무릎이 무쟈게 아픕니다~ 한참을 그러다가 다시 원위치~하면
사격장으로 행군! 그러다가 서울과 보은간의 시외버스를 만나는데
버스는 천천히 가거나 서 있다가 갑니다. 그때 버스안의 민간인들을 한달만에 보게되는데
아주머니, 할머니들도 다 이뻐보입니다~ 민간인여자만 쳐다바도 눈물이 핑! 돌더군요.
당시 노래가 나훈아의 "머나먼 고향"이 막 인기곡으로 귀에 익을 무렵이였지요
쉬는 시간이면 보리가 누우렇게 익어가는 벌판을 바라보며 머나먼 고향을 읊조리곤
했습니다~ 춘천의 101보충대로 팔려가면서 나는 남자가 반은 되어서 가는 기분이였습니다`^^
첫댓글 군대내에서 있었든일들인지라 여자들은 모르는 이야기네요
그래도재미나게 읽고갑니다 ....
군대얘기, 축구얘기하면 뺀찌맞는거 다 알아여~~ㅎㅎ
근데, 지나간 군대얘긴 나만의 다큐물 아닙니까? 아니, 남자들의 다큐멘트리~^^
저희 지베 뺀찌 없어요~`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