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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김치가 뭐 어때서?
고향을 떠나는 사람들
일본으로 떠나는 배
여기가 어디라고요?
끌려가는 금희 아버지
진짜 조선으로 돌아간다고요?
우키시마호를 타다
검은 바다의 슬픔
다시 시모사바가 앞바다로
책 속으로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소? 어린 아들까지 데리고 말이오?”
옆에서 일하던 한 아저씨가 감독관 몰래 물었다.
“속아서 왔소이다. 내가 어리석어서 그만.”
“허허, 나는 일본 천황 욕을 했다가 이렇게 끌려왔소. 여기에는 나처럼 일본 놈들 욕하다가 끌려온 사람이 한둘이 아니오. 신사 참배를 거부했다거나 일본식으로 이름을 바꾸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곳 시모기타반도로 끌려온 조선인들이 한둘이 아니라오. 오마철도 공사장으로, 오미나토 항만 시설 공사장으로, 가바야마 비행장이나 터널을 파는 데로 말이오.”
아저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 보니 아저씨들의 어깨는 하도 삼나무를 어깨에 지고 무거운 삼태기를 나르느라 성한 곳이 없었다. 피가 흐르고, 곪고, 딱지가 앉아 있었다.
알고 보니 아오모리는 일본 해군 본부가 자리한 곳이었다. 해군들은 연합군과 싸울 무기를 실은 비행기가 뜨고 내릴 비행장을 만드느라 조선인 노무자들을 강제로 끌고 와 죽도록 일을 시키는 거였다. 강제 징용으로 끌려온 사람들은 한 판잣집에서 50~60여 명이 함께 잠을 잔다고 했다.
---「여기가 어디라고요?」 중에서
얼마큼 지났을까. 지석이 형의 두 눈이 황소처럼 커졌다.
“아니, 저, 저놈들이!”
“형, 왜 그래? 응?”
정수도 참지 못하고 지석이 형이 바라보는 곳으로 눈을 돌렸다. 그러자 해군들이 무언가를 마구 바다로 내던지는 게 보였다. 종이 뭉치와 무기로 보이는 물건들이었다. 그러더니 밧줄을 타고 하나둘 바다로 내려가서는 미리 내려놓은 구명정 서너 척을 나누어 타고는 허둥지둥 우키시마호를 떠나고 있었다. 구명정에 탄 군인은 대부분 장교들이었다. 나머지 해군과 승무원들도 그 뒤를 송사리처럼 헤엄을 쳐서 우키시마호를 빠져나가는 게 보였다. (……)
“아무래도 저놈들 하는 짓이 수상하구나. 그러고 보니 한 일본 해군이 ‘우리가 부산에 가서 죽으나 명령을 어겼다고 죽으나 마찬가지 아닌가. 그럴 바에는 차라리 도망을 가는 게 낫겠군.’이라며 수군대던 게 떠오르는구나. 아무래도 저놈들이 겁에 질려 우리를 두고 도망을 치는 모양이다. 잠시 기다려 보면 알겠지.”
지석이 형이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형, 아무래도 선실에 좀 가 봐야겠어요. 식구들한테도 알려야 할 거 같아요. 금희야, 같이 가자.”
정수는 다급하게 금희를 불렀다. 그런데 정수가 막 몸을 돌려 선실 쪽으로 가려 할 때였다.
“콰다당 쾅!”
“우르르릉 쾅 쾅!”
갑자기 어디선가 하늘이 무너지고, 벼락이 치듯 폭탄 터지는 소리가 잇따라 들려왔다.
“무, 무슨 일이지?”
“지금 뭐가 터지는 소리가 났는데? 이거 화약 냄새 아닌가?”
사람들이 놀라서 허둥지둥했다. 바로 그 순간 갑자기 배가 고래처럼 물 위로 치솟듯 올라가는 게 아닌가. 그러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배 한가운데가 두 동강이가 나며 곤두박질치듯 물속으로 처박혔다.
---「검은 바다의 슬픔」 중에서
출판사 리뷰
* 우리가 꼭 기억할게요, 우키시마호 사건!
조선으로 돌아가는 귀국선은 이 배뿐이라는 소식에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자 정수와 금희 가족도 서둘러 우키시마호에 탑승합니다. 배 안은 일본의 사탕발림이나 억압 때문에 징용이나 노무자로 끌려갔던 조선인과 그 가족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지요. 한여름의 뜨거운 열기와 지독한 땀 냄새, 똥오줌 냄새가 진동해도 누구 하나 불평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꿈에 그리던 고향으로 가는 길이니까요.
1945년 8월 24일, 부산항으로 향하던 우키시마호는 갑자기 방향을 돌려 일본 마이즈루항으로 들어갑니다. 이때 갑자기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배가 두 동강이 나면서 침몰하고 맙니다. 배에 탄 수천 명의 조선인이 목숨을 잃었지만, 일본 정부는 미군의 기뢰에 의한 폭발이었다며 발뺌하고 있습니다.
‘우키시마호 사건’도 우리가 반드시 그 진상을 밝히고 기억해야 할 우리의 역사입니다. 이규희 작가는 특유의 안정적 구성과 자연스러운 내용 전개로 역사적 이야기를 동화로 탄탄하게 풀어냈습니다. 그래서 어린 독자도 술술 읽어가며 살아 있는 역사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는 그분들을 우리가 기억하고, 그들의 슬픔이 위로되길 바랍니다.
* 우키시마호에는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 가족이 있었다!
정수와 금희 가족이 속아서 간 일본 아오모리는 일본 해군 본부가 자리한 곳으로, 전쟁을 위한 비행장을 만드느라 조선인 노무자들을 강제로 끌고 와 죽도록 일을 시키는 곳이었습니다. 끝없이 넓은 활주로를 만들고, 비행기를 숨길 격납고와 지하 탄약고를 만드느라 조선인 노무자들은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감독관한테 매질을 당하며 중노동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일본은 자신들의 전쟁을 위해 징용, 모집 등 여러 형태로 우리나라에서 수백만 명을 강제 동원했습니다. 이들은 일본뿐만 아니라 사할린, 남양 군도 등 여러 전쟁터에서 원치 않는 총을 들어야 했고, 노역에 시달리다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원래는 평범한 아버지와 어머니였고, 누군가의 아들이나 딸들이었지요.
동화는 강제 동원되어 잔인한 대우를 받으며 살아가야 했던 그들의 삶, 그 아픈 서사를 생생하게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들 역시 누군가의 가족이었음을 독자에게 넌지시 알립니다. 책을 보며 어린이들은 아픔으로 얼룩진 역사 속에서 평화의 소중함과 더불어 우리가 꼭 알고 기억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될 겁니다.
* 살아 있는 역사, 미래를 비추다!
정수 할아버지와 금희 할머니는 75여 년 만에 우키시마호가 가라앉은 시모사바가 마을 앞바다를 찾습니다. 자신들을 구해 준 지석 형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우키시마호와 함께 먼저 떠난 가족들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을 하기 위해서죠. 슬픈 역사를 거쳐 온 우리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의 삶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역사는 완전히 단절되지 않습니다. 과거를 통해 오늘을 보아야 미래를 준비할 수 있지요. ‘우키시마호 사건’에서 무엇보다 조선인 노동자 수송부터가 잘못된 결정이었습니다. 인명에 대한 안전 문제가 전혀 고려되지 않은 까닭입니다.
이 책을 통해 어린이들이 여전히 생생하게 이어지는 역사를 만나고, 현재로 미래로 이어지는 역사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함께 고민해 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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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픈 이야기라 풀어내시는 동안 힘드셨을 거 같아요.
한결같은 관심과 열정으로 역사의 장을 펼쳐보이시는 이규희 선생님~
존경스럽고 멋지십니다. 많이많이 축하드려요~~~.^^
이규희표 동화는 언제나 뜨거운 감동이 찐하죠. 여러 곳에 널리 강추하도록 하지요. 코로나중에 집중하여 수고하심~ 감동입니다.
아이고, 과찬입니다. 하지만 칭찬은 늘 사람을 기분좋게 하지요. 고마워요!
귀한 동화책 발간을 축하드립니다. 무지 의미있고 재미나겠습니다.
맞아요, 우리가 잘 모르는 역사의 슬픈 부분이지요.
고맙습니다^^
발간을 축하합니다. 응원합니다 ☆
선생님, 늘 응원해주셔서 고마워요. 그런데 점점 꾀가 나요^^
행복한 여름 되세요~
@이규희 너무 열심히 써서 힘들 거예요. 쉬어가며 쓰세요ㅡ☆
이규희 선생님 정말 축하드립니다!
고마워요~ 힘이 됩니다~
귀한 글감을 동화로 쓰시느라 노고 많으셨습니다.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선생님, ^^~~
이젠 즐겁고 신나는 이야기 쓰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되네요^^
고마워요~
왕성한 필력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선생님, 잘 지내지요? 고마워요. 뚜벅뚜벅 그냥 걸어가며 쉬엄쉬엄 쓰고 있어요^^
축하드립니다.
아버지 없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 작가님!
아무나 쓸수 없는 소재를 풀어내는 게 얼마나 귀한 일인데요^^*
어머나, 선생님, 아버지가 없는 나라로 가고싶다를 기억해주시네요^^
가끔은 쉬운 길 놔두고 지레 자갈밭으로 가는 기분이어요.
응원, 위로가 됩니다.
축하드립니다. 상상의 샘이 마르지 않는 우리 선생님, 부럽습니다. 저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아이고, 무슨 소리! 요즈음은 머리를 쥐어짜도 안 나와요^^
늘 편안하길!
이규희 선생님! 의미있는 동화책 발간을 축하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더운 날씨, 상쾌한 나날 되세요~
젊은 기가 넘치는 이쁜 핑크 아씨마님!
또 큰일 해내셨군요.
축하합니다.
아이고, 선생님의 재치넘치는 덕담 들으니 힘이 나네요!
늘 행복하세요~
이규희 선생님, 축하드립니다!~^^
잘 지내지요?
늘 멋진 나날 되기 바랄게요.
고마워요~
선생님,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어머나, 선생님, 제가 핑크 색 좋아하는 줄 어찌 아시고요!
정말 예쁘네요. 감사합니다~
이규희 선생님, 돌아오지 않은 우키시마호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오랜만이어요! 반갑고 고마워요!
이규희선생님 축하드립니다! 아픈 역사 사건을 동화로 풀어내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