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을 일본에서는 약국에서도 판다?
“요새 날씨도 덥고, 몸이 예전 같지 않네요.
뭐 좋은 게 없을까요?” “막걸리 한잔 하시면 어때요?
피로회복에 좋은 유기산이
많이 포함돼 있어 기운이 나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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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약국에서 막걸리 판매가 시작되면서 그 효능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
술집에서 막걸리를 즐겨 마시는
사람이라면 위 대화를 듣고
생소함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비슷한 대화를
종종 들을 수 있을지 모른다. 그것도 약국에서.
삼성경제연구소가 선정한 2009년
최고의 히트 상품 막걸리가 일본에서
약국에 진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국내 막걸리 생산업체인
㈜우리술(대표 박성기)이
최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일본 최대 약국 체인인 마쓰모토 키요시는
쌀 막걸리와 배 막걸리를
지난 21일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막걸리는 예전부터
몸에 좋은 술로 알려져 있지만,
정작 그 효능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과연 어떤 부분이 술집에 머무르던
막걸리를 약국으로 진출시켰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기분 좋고 건강까지 챙기는 마법의
12~14%
알코올 도수와 열량이 낮아
노동주로 널리 사랑받았던 막걸리는 물이 80%,
나머지 20%로 구성돼있다.
나머지 20% 중 알코올 6~8%을
제외한 12~14%에 건강의 비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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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한 비 오는 날에 막걸리가 생각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
알코올과 물을 제외한 단백질
1.6~1.9%, 탄수화물 0.8%, 지방 0.1%
나머지 약 10%는 식이섬유, 비타민B군,
당질, 콜린, 유산균, 효모 등이 혼합된 물질이다.
‘술’의 탈을 쓴 건강발효식품이라
봐도 될 정도이다.
먼저 1.6~1.9%를 차지하고 있는
단백질부터 살펴보자.
곡물과 누룩 속에 함유된 단백질은
발효 과정에서 다양한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는데,
여기서 일반 성인의 몸에 꼭 필요한 8대
아미노산 중 7가지(발린, 류신, 이소류신,
메티오닌, 트레오닌, 리신, 페닐알라닌)가
생성된다. 이 필수 아미노산은 몸의
면역력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특히 1.6~1.9%라는 수치는
우유의 단백질 함량이 3%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양임을 알 수 있다.
막걸리의 라이벌(?)인 소주는 0%, 맥주는
0.4%에 지나지 않는다.
아미노산은 또한 우울한 기분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막걸리에 함유돼있는 비타민B와 아미노산이
‘세로토닌’을 구성하는 중요 물질이기 때문이다.
세로토닌은 중요한 두뇌화학 물질 중 하나로,
그 분비량이 적으면 우울장애, 섭식장애 등
다양한 정서행동장애를 일으킨다.
또한 비타민B를 섭취하게 되면
우리 몸의 탄수화물 대사가 높아져
일시적으로 기분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
우울한 비 오는 날에
막걸리가 생각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몸에 좋은 효모와 유산균,
식이섬유가 가득
살아있는 효모가 많은 것 역시
막걸리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다.
예부터 술을 빗는데 활용돼 온 효모는
비타민 B와 단백질, 아미노산, 무기질 등
인체에 유효한 인자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이런 특성으로 효모는 영양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환자식, 영양제 등에
걸쳐 널리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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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걸리의 풍부한 효모는 환자식, 영양제 등에 걸쳐 널리 이용되고 있다. |
풍부한 유산균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제품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생막걸리
100ml에 유산균 1억~100억 마리가 들어있다.
참고로 유산균이 많이 들어있는 식품으로
유명한 요구르트는 100ml에 10억마리 수준이다.
유산균은 장내에서 비피더스균 등
이로운 세균을 증가시키고 해로운 세균을 감소시킨다.
또한 장 속의 발암 물질을 빨리 배출시켜
암을 예방하고 쾌적한 장 환경을 만들어 준다.
이밖에도 막걸리에 들어있는
유기산(산성을 띤 유기화합물)은 특유의
상쾌한 신맛으로 갈증을 멎게 하고,
소화를 도와준다.
유기산은 이와 함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
몸에 피로물질이 쌓이지 않게 하기도 한다.
피로물질을 제거함으로써
피로 회복의 효과는 물론 피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막걸리 한 사발에
‘식이음료 함유 음료수’의 100~1천배가
들어 있는 식이섬유도 있다.
식이섬유는 대장 운동을 활발하게 해 변비를
예방하는 것은 물론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가 있다.
막걸리의 진화, 어디까지 진행될까
단순한 건강식품의 수준을 넘어
막걸리가 가지고 있는 의학적 효능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고려대학부설 한국영양문제연구소 주진순,
유태종 교수의 ‘막걸리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단백질과 당질은 혈당의 감소
현상을 막아준다. 또한 비타민B2와 콜린은
간의 부담을 덜어 알콜성 간경화증이나
영양실조 현상을 예방할 수 있다.
2009년 ‘한국식생활문화학회’에 발표된
‘막걸리박 열수 추출물 첨가 식이가 선천성
고혈압 쥐의 혈압 저하에 미치는 영향’
(이현숙 외 5인)에서는 막걸리의 술지게미가
혈압 저하에 큰 효과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밖에도 막걸리가 항암 효과, 혈중 콜레스트롤
수치 감소 등의 의학적 효능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최근에는 막걸리 피부미용,
막걸리 마사지에서부터 막걸리 다이어트까지
등장하면서 막걸리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제조 및 장기보관 기술의 발전과
한류 열풍을 바탕으로 재조명되고 있는
막걸리의 진화가 어디까지 진행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 Pavarotti - Torna a Surriento★
DeCur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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