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덩~ 덩 더러러~, 장구소리 울리자
무위님이 뽑아내는 빨랫줄 위에서 팔음(八音)이 펄럭인다.
초겨울 닮은 날씨 때문일까, 소리는 어둡고 가라앉는 무채색이다.
한바탕이 끝나지만 누구의 입도 열리지 않는다.
다시 장구소리 힘차게 울려대고
여덟 색깔 흔들어대지만
색의 혼합은 검정임을
증거 할뿐이다.
무위님이 한 번 호흡을 끊자
전체가 흔들리며 숨결이 가늘어지는데
삼산풍의 거문고 소리 굳건히 박을 짚어나가고
장구소리 멈추지 않음에 다시 힘을 얻어 강물을 건넜다.
2.
모두가 말이 없다.
가장 무거운 언어는 침묵임을 느낀다.
입을 열기 위해 밥집을 찾아 술을 마셨다.
본질이 없는 허망한 언어가 술집 천장에서 떨어져
열한 개의 잔에 내려 걸죽해진 막걸리에
목이 컬컬해지고 가슴이 허해진다.
술, 근심을 건너는 물.
술잔이 늘어나자 뇌가 젖어
나를 잊었지만 너는 더욱 또렷이 그립다.
3.
하늘을 본다.
달도 스러진 밤, 별인들 있을까.
달의 본질은 그대로인데 천 갈래로 갈라진
물 위의 달을 얘기하는 둔하고 모자란 나는 누구인가.
부모 떠나면 고(孤)요, 형제 사라지면 독(獨)이니
고독(孤獨)은 부모 잃고 형제 없는 자를 형용한
외롭고 쓸쓸함을 일컫는 단어라는데,
나는 살짝 고독해지려다 지그시 참았다.
오늘 나는 핏줄과 아무 관계없는 소리의 ‘부모’로 인해 고(孤)했으나
다행스럽게도 소리의 ‘형제’가 함께해 독(獨)하지 않았음에 고마웠다.
4.
대모산, 크신 어머니 같은 님이여, 보고 싶어요.
국사봉, 사표(師表)의 봉우리 닮은 님이여, 어데 계시나요.
장유님, 오래 말미암고 싶은 근원인 님이여, 손주 재롱에 바쁘신가요.
해금사과, 해금에 동경을 안겨준 님이여, 사과 빛 행복을 들고 계시나요.
서풍, 서쪽 바람에 인천에 실려 간 님이여, 바람의 근원을 잊지 마소서.
정양, 정과 해학이 넘쳐나는 님이여, 이 빠진 자리처럼 허전하다오.
우드, “칼로 물 베”는 수련을 겪기 전에 빨리 본디 짝에게 오시오.
천하수, 하늘의 물줄기로 우리의 머리를 적셔줄 우리 모두의 님이여, 어디쯤 오시나요.
음(音)으로 락(樂)하고자 여울에 모인 우리의 하늘에서
빛으로 밝혀주거나 비로 적셔줄 님.
회장님, 안아주소서.
외롭지 않으려 대금과 사귀는
저의 사랑을 도와주세요, 고(孤)하고 싶지 않아요, ^^
첫댓글 빠른달팽이님...다음부터는 빠지지 않고 잘 나가겠습니다..그러니 마음푸시고 삼현도드리 많이 듣고 오셔요..ㅎㅎ
말 안 듣는 아이들 떼어놓고
(일부러)멀리 장보러 가신 엄니가 그리워
삽작에 나와 하루를 기다리던 아해들처럼
그렇게 회장님을 기다렸답니다.
아시지요? 회장님 품에 안기고 싶은 우리들을.
고맙습니다, 바쁘신 중에도 모임을 위해 신경쓰심에.
저는 엠티가더라도 토요일 해 떨어져야 도착할 것이니
갈똥말똥하지만 가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아 근데 상현도드리가 아니고 삼현도드리예요? 전 너무 모르는것이 많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