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가 어떻게 되십니까?
- 예, 술차(戌次) 66년입니다.
응? 무슨 뜻이지요?
- 내가 태어난 해의 세차(歲次)는 술차(戌次)입니다. 그때부터 66번의 가을(여기서 가을은 가을과 겨울을 포함하는 개념이다)을 보냈으니 66살이고, 제가 태어난 지점은 술차(戌次)입니다.
어려워요. 쉽게 좀.
- 58년 개띠 66세란 얘기요.
아...
-ㄱ래도 무슨 얘긴지 잘 모를걸?
생신이 언제입니까?
- 유신(酉辰)입니다.
그게 무슨?
- 유월(酉月) 즉 9월쯤입니다.
쯤이라니요? 생신이라면 태어난 달과 태어난 날짜 묻는 거 아닌가요?
- 너 생신 말고 생일 묻는 거지?
예?
- 임마, 내 생신은 <유신(酉辰)>이고, 내 생신은 <유신(酉辰)>이고, 내 생일이란 말은 부모님 돌아가시면서 없어졌어. 그렇게 부르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내가 황제라면 아마도 태이자절(節)이라고 지정하겠지!
우스개로 적어봤다.
누군가 생신을 물으면 정확하게는 자신의 바이오클락 중 S코드를 말하면 된다.
생신을 묻는다면, 나이를 묻는 게 아니라 태어난 신(辰)이 언제냐고, 즉 태어난 별자리 열두 구역 중 어느 신( 辰)이냐고 묻는 것이기 때문이다.
(生辰 뜻을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다. 여기서 辰은 천상열차분야지도에 나타난 1개월을 나타내는 것으로 곧 S코드다)
즉 나 태이자 이재운은 1045인데, 이렇게 말하면 못알아들으니까 <유신(酉辰)>입니다>라고 말해야 한다. 이것도 못알아 듣는 사람이 99.99%이니까 이때는 < 유월(酉月) 즉 9월쯤입니다>라고 하면 된다. 여기서 <쯤>이라고 한 것은 酉辰은 9월 8일 18시 16분부터 10월 8일 09시 52분까지이기 때문이다.
머리가 아프겠지만 천문 상식을 위해 아래도 읽어보자.
* 웃기는 이야기
- 다만 생신(生辰)이라도 잔치를 할 때는 생일에 맞추다 보니 오늘날 ‘태어난 날’이라는 뜻으로 널리 쓰인다. 김부식에 따르면 당나라 현종(玄宗) 때부터 탄신(誕辰)이라고 부르던 황제의 생신을 절(節)이라고 처음 불렀는데, 이후에도 황제의 생신을 절이라고 부르는 풍습이 이어졌다. 고려 때도 국왕의 생신을 절이라고 했으며, 원나라 속국이 된 충렬왕부터 쓰지 못했다. 조선시대에는 명나라를 사대하느라 이 용어를 쓰지 않다가 고종이 황제가 되면서 고종과 순종 두 사람만 절을 사용했다. 이 절의 뜻은 오늘날 광복절, 제헌절 등의 어휘에 남아 있다. 즉 생일보다 높은 말은 생신(生辰)이고, 생신보다 높은 말은 탄신(誕辰)이고, 탄신보다 높은 건 무슨 절(節)이다. 한편 북한에서는 김일성 생일은 태양절, 김절일 생일은 광명성절로 부르며, 이 날들과 생일이 겹치는 사람은 생일 날짜를 다른 날로 바꿔야 한다. 왕조시대에 왕의 이름과 같으면 안되는 피휘( (避諱)라는 법이 있었는데, 북한은 아직도 이런 짓을 한다.
<이재운의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 중 비공개판>
- 1월 1일은 언제인가?
추석과 설은 농경시대에 나타난 우리 민족의 습속이다.
추석은 추수를 끝낸 뒤 하늘과 조상에 대한 감사를 드리기 위해 나타난 명절이다.
설은 1년을 새로 시작한다는 뜻으로 1월 1일을 기리는 풍속이다.
그러면 우리나라 민속 명절인 추석은 '추수를 끝낸 뒤'에 드리는 감사가 맞는가.
부족국가 시대에는 대체로 '추수를 끝낸 시점'을 부족별, 씨족별로 다르게 보았다. 부여는 음력 12월에 영고라는 제사를 지냈다. 고구려는 동맹이라고 하여 음력 10월에 지냈다. 오늘날의 추석은 신라가 정한 날짜인데 음력 날짜가 뒤죽박죽되어 과일이 익지 않고, 쌀이 여물지 않은 양력 9월에 오는 날이 많다. 이런 경우 추수감사라는 말이 무색할만큼 햇과일, 햇곡식을 보기 어렵다. 과일을 억지로 익히고, 쌀의 경우 조생종을 심어 억지로 날짜를 맞춘다.
설의 경우, 중국에서는 3번 날짜가 바뀌었다.
하나라는 지금의 2월인 인월(寅月)을 새로운 해의 첫달로 삼았다.
상나라는 지금의 1월인 축월(丑月)을 새로운 해의 첫달로 삼았다.
주나라는 지금의 12월인 자월(子月)을 새로운 해의 첫달로 삼았다.
그런 이유는, 한 해가 시작되는 지점을 어디로 보느냐는 철학, 천문학의 견해 차이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설은 주나라 시절의 습속이 그대로 옮겨온 것이다. 음력 1월 1일은 대개 1월 하순에서 2월 초순 사이에 온다. 느린 해에는 2월 중순에도 온다. 양력과 음력의 차이가 너무 커서 날짜가 일정하지 않다.
어쨌든 지금은 거의 모든 나라가 양력 1월 1일을 새해의 첫날로 보는데, 우리나라와 중국은 아직 음력 설을 쇠고 있다. 농경시대 유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양력 1월 1일이 되면 카톡으로 문자로 새해 인사를 주고받으며, 또 음력 1월 1일에도 똑같은 짓을 되풀이한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건 이제 미신이 되었다.
과학으로 볼 재미있는 사실이 한 가지 더 있다.
1년이 12달인 이유 역시 인류의 무지로 시작된 것이다.
1년은 왜 10달이나 5달이나 20달이 아니고 12달일까.
동양에서는 양력 계산을 하지 못했다.
다만 중동 지역의 유목민들은 오래 전부터 양력을 썼는데, 사막에서는 달보다는 별자리를 보고 나침반 삼아, 네비게이션 삼아 집을 찾고, 다른 나라로 가는 방향을 잡았다. 이 사람들이 양력 계산을, 황도를 재서 제대로 한 것이 아니라 그냥 북두칠성의 손잡이가 가리키는대로 날짜를 짚었는데, 이게 우연히 현대 천문력, 양력과 일치한 것이다.
다만 동양이든 유럽이든 중동이든 음력은 모두 다 썼다. 달의 기울기를 보면 그 날짜를 대체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 1년이 12달인 이유
처음에는 달의 변화가 변별이 쉬웠으므로 음력을 기준으로 하다 보니 1년은 모두 12달이 되었다. 하지만 달의 1년은 354일 밖에 안되므로 실제 태양 공전 주기 365일보다 무려 11일이나 짧다. 이를 억지로 맞추기 위해 19년마다 7번의 윤달을 두어 이 차이를 보정했다. 그래서 들쭉날쭉하는 것이다. 달의 공전 주기는 27.3일인데 초승달에서 다음달 초승달 전까지를 이르는 삭망월은 29.5일이다. 그래서 열두 달 가봐야 354일인 것이다.
윤년이 저리 많이 들어가도 기준은 12개월이므로 천상열차분야지도에서도 관습대로 하늘을 12구역으로 나누었다. 그래서 세성인 목성을 기준으로 해를 나눌 때는 次로 구분하여 子次, 丑次로 부르고, 한 달을 기준으로 구분할 때는 인신(寅辰), 묘신(卯辰)이라고 했다.
그래서 생신이라고 하면 그 사람의 S코드를 가리키는 말이다. S50의 생신은 술신(戌辰)이다.
지금 사람들이 생신을 생일처럼 쓰는 것은 그 본뜻을 몰라서 잘못쓰는 것이다.
- 바이오코드는 천문력을 기준으로 삼는다
바이오코드는 1년의 시작을 2월 4일 입춘 시각을 기준으로 삼는다.
2025년의 첫날은 입춘 시작되는 2월 3일이고, 이 날 오후 11시 10분이 입춘 시각이다.
이 날이 바로 천문의 설이요, 진짜 설이다.
그러므로 음력 설에는 부모, 스승이나 친척 어르신들을 두루 찾아뵙는 민속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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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31에 쓴 글
- 설이 지났으니 한 마디...
신정 구정도 모자라 양력설 음력설, 중국설 한국설이라는 표현까지 나온다. 무식이 넘치면 소란스러운 법이다.
설은 새해를 기념하는 날이다. 천문학 모르던 옛날, 달을 중심으로 살다 보니 저절로 음력설이 된 것이다. 음력 1월 1일은, 산꼭대기에서도, 먼 섬이나 바다에서도, 서울에서도 똑같이 1월 1일인 걸 알 수 있어서 고대로부터 늘 민속 명절로 기려왔다.
그러나 양력 1월 1일은 사연이 많아서 뭐라고 특정할 수 없는 천문현상이다. 진짜 양력인 24절기와 맞지도 않고, 이 날의 천문현상이 특별한 것도 아니고, 그저 로마교황들이 이놈저놈 멋대로 날짜 끌어가고, 빼오고 하다가 자리잡힌 날짜일 뿐이다.
우린 24절기는 오래 전부터 왕실 중심으로 알고 있으면서 농사용으로 썼지만, 1월 1일이라는 개념은 갑오경장 때 처음 들어온 것이다.
근대화한답시고 일본이 음력을 아주 버리고, 한의학도 아주 버리고 유럽 정신으로 넘어가 신정이라는 말을 만들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친일파들이나 신정이라는 말을 따라 썼다. 박정희 아니었으면 신정이라는 말조차 생기지 않았을 텐데, 뭐 그 사람 머릿속이 일본 지식으로 가득 차 있었으니 어쩌랴. 한 시절의 흉터다.
특히 구정이라는 말 쓰면 안된다. 舊한 적이 없다. 설은 언제나 설이었다. 독재자들이 못쓰게 막아도 온 국민이 다 설을 쇠었다. 그러니 그냥 설이다. 친일공무원들이 앞장서서 신정 구정 쓴 버릇이 남아 지금도 공무원 출신들이 구정이란 말을 즐겨 쓰는데, 어서 일제 잔재를 씻어내야 한다.
* 우리는 설, 중국은 春節, 베트남은 뗏(tet), 몽골은 차강사르다. 선거도 못하는 무주권(無主權) 중국인들 얘기는 귀기울일 필요가 없다.
* 옛날에는, 주역 학자들이 주로 동지(언제나 12월 21일에서 22일 사이)를 새해로 보았고, 지금은 입춘을 새해의 시작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태양력으로 보는 24절기의 새해는 입춘(언제나 2월 4일)이다.
* 음력 1월 1일을 새해로 보는 나라는 이처럼 몇 나라 안되고, 대부분의 기독교 나라들이 양력 1월 1일로 보고, 중동과 동남아시아의 많은 나라들이 봄이나 가을을 새해 첫날로 삼는다.
* 아래 그림을 보면 태양은 동지(남회귀선, 남위 23.5도)와 하지(북회귀선, 북위 23.5도) 사이를 왔다갔다 한다. 그러면 어디가 출발점이겠는가? 여기서 양력 1월 1일은 동지에서 춘분 사이에 아무 의미도 없는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