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3440미터 남체는 에베레스트 가는 길목에 있다. 에베레스트에 오르는 사람들은 다 여기를 거쳐야 한다. 여기는 히말라야 세르파들의 마을이다. 이곳 사람들은 히말라야를 두르고 같이 살아간다. 세르파 족은 양과 염소, 야크를 키우면서 여기에서 살아왔다. 이들은 히말라야에서 살아왔고 여기를 잘 알기에 히말라야에 오르는 사람들을 돕고 안내하다가 히말라야의 가이드로 불리게 되었다. 가이드가 없으면 길을 찾기가 어렵다. 이들이 길을 안내하고 도와주어야 히말라야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엄홍길도 히말라야에 오르다가 다리가 부러져 죽을 수밖에 없었지만 이들의 도움으로 살아남아 지금 휴먼재단을 세워 은혜를 갚고 있다. 세상에는 안내를 하는 사람이 있고 안내를 받는 사람이 있다. 안내를 하는 사람은 전문가로서 다른 사람을 돕는 사람이다. 히말라야의 길에는 세르파들이 있어야 하고 건강과 질병에 대해서는 의사들이 있어야 하며 영적인 깨달음을 위해서는 영성가들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길을 걷는다는 면에서는 모두가 같은 역할이다. 세르파들은 히말라야의 길을 안내하고 의사들은 건강한 삶과 치유를 안내하며 영성가들은 영적인 삶과 의미의 길을 안내한다. 이러한 가이드들이 있기에 우리는 길을 찾아갈 수 있다. 우리는 모두 길을 찾아가는 자들이다. 또한 우리는 길을 걸으며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 이것은 각각 자기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나는 히말라야의 길을 걸으면서 영적인 가이드를 생각한다. 히말라야의 길을 걸어가며 삶의 의미를 생각한다. 에베레스트에 오르기 위해서는 남체를 지나야 한다. 여기를 지나면 에베레스트 가는 길이 열리게 된다. 어떤 사람은 이곳을 지나고 싶을 것이고 그런 의지가 없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에베레스트를 오르는 자들은 이곳을 지나야 하는 것처럼 영성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영적인 남체를 지나야 한다. 나의 영적인 남체는 어디일까? 사람들은 모두 수행자와 순례자로 살아간다. 이것이 내가 여기를 지나면서 얻어지는 생각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