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WCC 총회가 부산에서 열릴 것이 확정된 가운데 국내 장로교단들 사이에서 강한 반대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서 귀취가 주목된다. 예장 합동, 고려, 고신 등이 WCC를 종교다원주의 단체로 규정하면서 WCC 총회 유치를 반대하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예장 합동은 지난 9월 24일 오후 회무에서 WCC의 신학에 대한 총대들의 토론을 갖고 WCC의 신학은 "개혁 보수주의 신학"을 추구하는 그들의 교단과 상충한다며 예장 통합과 NCCK의 WCC 총회 유치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또한 지난 9월 29일 예장 고려총회(총회장 홍록두 목사)는 조선일보에 '제10차 WCC 한국(부산)총회개최 반대에관한 성명서'를 게재했다. 예장 고려는 "WCC는 기독교 이름을 가장하고, 공존, 평화, 환경, 인권, 하나됨(일치) 등의 모토를 사용하여 정통 기독교를 저해하는 이른 바 反성경, 反기독, 反교회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WCC의 정체를 고발했다. 그리고 말미에는 "진리를 사랑하고, WCC의 모든 어둠의 불의들에서 주님의 교회를 지키기를 원하는 한국의 모든 보수교단들은 이 일에 공동으로 제휴할 것을" 제의하면서 맺었다.
친 카톨릭 운동이며 종교다원주의인 WCC에 반대하는 것 자체는 성경적이며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정통 보주주의"를 표방하는 한국 장로교 교단들이 WCC 총회 유치를 상징되는 에큐메니칼 운동을 저지할 수 있을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의 "정통 보주주의" 교단들은 WCC로 대표되는 에큐메니칼 운동을 저지할 수 없다.
예장 합동, 예장 고려, 예장 고신 등의 "보수주의"적 칼빈주의를 표방하는 교단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몇 가지 있다.
첫째, 한국의 "보수주의" 장로교단들은 벌써 에큐메니칼 운동에 너무 깊이 들어와 있다.
예장 합동과 예장 고려 등이 지금은 WCC 유치에 대해 반감을 표하고 있지만, 그들 스스로 이미 에큐메니칼 운동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그들 스스로가 한기총에 가입해 있을 뿐만 아니라, 한기총은 한기협(NCCK)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분명 에큐메니칼 단체이다. 한기총의 총회장은 또한 한국 종지협(종교지도자협의회)의 회장이기도 하다. 즉 소위 보수교단의 모임이라고 자처하는 그들 스스로가 이미 에큐메니칼 운동과 종교다원주의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WCC 총회 유치를 하는 예장 통합과 NCCK는 종교다원주의를 따르는 것이고, 그들은 십자가의 복음을 고수하는 것인가? 그들 스스로 한기총이라는 연합단체를 만들고, 그들 안에 정통주의와 신정통주의가 섞여 있으며, 그들은 스스로가 세상에게 호감을 사려하고 세상에서 입지를 굳히고자 하는데, 어떻게 에큐메니칼 운동을 피할 수 있겠는가? 『믿지 않는 자들과 멍에를 같이 메지 말라. 의가 불의와 어찌 관계를 맺으며 빛이 어두움과 어찌 사귀겠느냐? 그리스도가 벨리알과 어찌 조화를 이루며 또한 믿는 자가 믿지 않는 자와 어떤 부분을 같이하겠느냐?』(고후 6:14,15)
둘째, 한국의 보수주의 교단들의 의도가 육신적이다.
WCC 총회 유치를 반대하는 그들의 의도가 과연 십자가의 복음과 성경의 진리들을 수호하기 위해서인가? 현재 한국 교계 정세와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주장으로 볼 때, 그렇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이 옳다. 그중에서도 예장 합동은 한국 개신교 안에 가장 큰 교단이면서도 최근에는 그 "위세"를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들 내부에서 안타까움과 조바심을 야기하고 있다. 예장 합동의 증경총회장 길자연 목사는 "WCC 대회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최근 신학의 정체성에 대한 위기감이 일고 있는 만큼 개혁주의 교단이 연합해 응집력을 갖자는 것"이라며 "교단의 발전과 위상 정립에 필요하다"고 밝히지 않았던가?
즉 예장 합동은 십자가의 복음과 진리 수호 자체에 목숨을 건 것이 아니다. 물론 보수적인 색채를 띤 그들이 WCC 총회 유치가 걸끄럽겠지만 그들의 주장과 발언에서 묻어나오는 어조는 여전히 '우리가 한국의 장자교단이 아니냐, 그런데 왜 우리는 저들의 기세에 눌리고 있어야 하는가, 이제 일어나서 우리의 입지를 견고히 하자!'이다. 『그들의 종말은 파멸이며 그들의 하나님은 자기들의 배요, 그들의 영광은 자기들의 수치 속에 들어 있고 그들은 땅의 것들을 생각하느니라』(빌 3:19).
셋째, 한국 장로교단은 인본주의적인 칼빈주의자들이라는 치명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예장 합동, 고려, 고신 등이 NCCK의 WCC 총회 유치를 반대하는 조직을 만든다고 하여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반대하는 자들이 만드는 연합단체는 바른 성경이 없는 칼빈주의적 보수주의자들의 연합 밖에 되지 않는다. 그들이 신본주의와 칼빈주의 개혁주의를 외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미국의 남침례교회가 배교의 길에 들어설 무렵 제이 프랭크 노리스가 나와서 그들의 타락을 신랄하게 비평하며 그들의 타락을 둔화시키며 남침례교회 내에 남아 있는 건전한 목회자들을 일깨운 일화가 있다. 그러나 그가 잠시나마 남침례교회의 타락을 저지할 수 있었던 것은 노리스 자신이 킹제임스성경을 믿는 성도였으며 남침례교회 내에도 노리스와 같은 성경을 믿으며 그에게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보주수의" 장로교는 그렇지 않다. 정통이라고 하는 자들도 그들 자신의 인간적인 잣대 외에 그 어떤 기준도 없다. 그렇다면 세계 교회 전체가 로마카톨릭을 그 우두머리로 통합하는 거대한 조류를 타고 있는데, 바른 성경이라는 확고한 닻도 없이 표류하는 한국 장로교단들이 어떻게 이 거대한 파도를 거부하며 더 나아가 이를 저지할 수 있겠는가? 불가능하다. 그들은 존 칼빈의 이름을 회자하며 그들이 칼빈의 후예라 칭하며 "개혁주의"와 "보수주의"를 부르짖지만 정작 칼빈주의 가장 성경적인 요소. 즉 칼빈과 베자가 믿었던 바른 성경은 버려버렸던 것이다. 『공의가 뒤로 돌아서고 정의가 멀리 섰나니 이는 진리가 길에 쓰러졌고 공평이 들어가지 못함이라』(사 59:14).
간단히 말하자면 이렇다. 예장 합동, 고려, 고신 등이 WCC 총회 유치를 반대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옳은 일이나, 그들 안에서의 근본적인 개혁이 없는 한 잠시 WCC 총회 유치로 예장 통합 측과 NCCK와 걸끄러운 관계를 유지하다가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이 호형호제하며 똑같은 에큐메니칼의 길을 걸어가게 될 것이다. 한국의 "정통 보수주의" 장로교단들에게는 그들을 진정한 "정통"으로 만들고, 로마카톨릭으로의 통합으로 몰고가는 거대한 에큐메니칼운동을 판단하고 대적할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현 한국 교계의 십자가의 복음을 뒤집는 에큐메니칼운동을 보고 개탄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 자신도 그들 자신의 교단도 바른 성경으로 돌이키지 않는다면, 내일이면 그도 동일한 에큐메니칼운동에 곧 편승하게 될 것임을 알아야 한다.
바른 성경과 그 위에 세워진 바른 신앙 없는 보수주의, 정통주의, 근본주의는 내용 없는 껍데기에 불구하며, 죽은 자들의 무덤들 위에 세워진 묘비명에 불과한 것이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자유주의자들과 진보주의자였던 사두개인들과 헤롯 당원들이 아니라 바로 당시의 보수주의자며 근본주의자였던 바리새인들에게 "회칠한 무덤들"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하셨음을 기억하라. 『위선자인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아, 너희에게 화 있으리라! 이는 너희가 회칠한 무덤들과 같음이라. 그것들은 실로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이나 안에는 죽은 사람의 뼈와 모든 더러운 것으로 가득 차 있도다』(마 23:27). B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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