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의 통곡
(2025.03.16. 사순절 둘째주일 예배)
마태복음 26:69-75
주제 : 나는 약한 사람임을 기억하고 항상 성령의 도우심을 간구하면서 살아가자.
1. 물이 바다 덮음같이
전에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이신 이승훈 교수님이 지은 ‘한국인의 아픔과 힘’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그 책에서 ‘우리 민족은 제사장 민족이었을 것’이라고 한 말이 생각이 납니다. 요즈음 벌써 몇주째 광화문과 여의도에서 엄청난 인파가 모여서 집회를 열고 있습니다. 누가 강제로 모이라고 한 것도 아니고, 돈을 주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을까? 가만히 생각하다가 보면 참으로 이상합니다. 이런 것을 두고 이승훈 교수는 우리 민족의 근원을 그 옛날 제사장 계급이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제사장의 후손이기 때문에 이런 신명이 난다는 거예요. 우리 민족처럼 영성이 강한 민족이 없다고 합니다. 이런 충만한 영이 있기 때문에 적당한 불씨만 생기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금방 달아오르고 모이고 큰 힘을 이룬다고 합니다. 물론 이런 힘은 이롭게 작용할 수도 있고, 반대로 해롭게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롭게 작용하면 큰 힘을 주지만 해롭게 작용하면 큰 아픔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순절 둘째주일을 맞이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도 우리처럼 영성이 강한 민족이었을 것입니다. 그들도 예수님께서 고난의 길을 가실 때, 온 예루살렘이 들썩 거렸어요. 그들로 봐서는 한 사람의 죄인이었는데 그 한 사람으로 인해서 온 이스라엘이 전부 모여들었어요. 어떻게 한 사람의 예언자가 그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온 이스라엘이 모여들 수 있겠습니까? 어쩌면 우리와 같은 모습이지 않겠습니까?
저는 저 광화문에 모여 있는 분들이 전부 영의 눈이 뜨여서 진정으로 진리를 깨닫고 그 모든 분들이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고 거기에 모인 모든 분이 한 목소리로 하나님을 찬양해서 그야말로 물이 바다를 덮음같이 여호와의 영광을 인정하는 것이 온 세상 가득해졌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면서 잠시 기도를 드렸습니다.
2. 베드로가 예수님을 부인하다.
가룟 유다가 데려온 무리들이 예수님을 잡아갔습니다. 그러자 그곳에 같이 있었던 예수님의 제자들은 다 도망갔습니다. 마태복음 26:56을 보세요. ‘이에 제자들이 다 예수를 버리고 도망하니라.’ 아주 중요한 대목입니다. 다 예수를 버리고 도망하니라.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다 도망갔는데 그래도 베드로는 완전히 도망가지는 않고 58절을 보세요. ‘멀찍히 예수를 따라 대제사장의 집 뜰까지 가서 그 결말을 보려고 안에 들어가서 하인들과 함께 앉아 있었습니다.’ 이 상황을 요한복음이 더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요한복음 18:15입니다. ‘시몬 베드로와 또 다른 제자 한 사람이 예수를 따르니 이 제자는 대제사장과 아는 사람이라 예수와 함께 대제사장의 집 뜰에 들어가고 베드로는 문 밖에 서 있는지라. 대제사장을 아는 그 다른 제자가 나가서 문 지키는 여자에게 말하여 베드로를 데리고 들어오니’
여기서 대제사장을 아는 제자는 분명히 요한일 것입니다. 요한이 베드로를 데리고 들어오니 문지키는 여종이 베드로에게 너도 이 사람의 제자 중 하나가 아니냐 하니까 베드로가 모든 사람 앞에서 나는 네가 무슨 말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제자가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조금 있다가 다른 여종이 베드로를 보고 ‘이 사람은 나사렛 예수와 함께 있었다.’고 하자 이번에는 베드로가 ‘맹세하고 부인하여 이르되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한다.‘고 했어요. 조금 후에는 곁에 섰던 사람들이 베드로에게 너도 진실로 그 도당이다. 네 사투리가 그것을 말해준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베드로가 이번에는 저주하며 맹세하여 이르되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한다.‘고 했는데 그러자 곧 닭이 울었다고 했습니다. 그때야 베드로가 예수님이 닭이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는 말이 생각나서 밖에 나가서 심히 통곡했습니다.
3.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아주 슬픈 장면이지요. 우리가 베드로 하면 많은 좋은 점이 있는데 그렇다해도 이것만큼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어쩌면 다른 어떤 면 보다 베드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이것이 아닐까? 생각납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것과 함께 꼭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누가복음 22:31-34입니다. ’31 시몬아, 시몬아, 보라 사탄이 너희를 밀 까부르듯 하려고 요구하였으나 32 그러나 내가 너를 위하여 네 믿음이 떨어지지 않기를 기도하였노니 너는 돌이킨 후에 네 형제를 굳게 하라 33 그가 말하되 주여 내가 주와 함께 옥에도, 죽는 데에도 가기를 각오하였나이다 34 이르시되 베드로야 내가 네게 말하노니 오늘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모른다고 부인하리라 하시니라‘
베드로는 예수님이 이 말씀을 하셨을 때, 큰 소리 치지 말고 ’사탄이 너희를 밀 까부르듯 하려고 요구했지만 내가 너를 위하여 네 믿음이 떨어지지 않도록 기도하였다.‘는 말을 꼭 기억하고 있어야 했습니다.
이런 말씀은 기억하지 않고 내가 주와 함께 옥에도 죽는 데에도 가기를 각오하였나이다. 이렇게만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엄청난 실수를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4. 우리는 참 약한 사람입니다.
우리는 굉장히 강한 것 같지만 사실은 엄청나게 약한 사람입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내 안에는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하게 만드는 또 다른 내가 들어 있습니다.
사도 바울의 고백을 들어보십시오. 로마서 7장 21절부터 보십시오. ’21 그러므로 내가 한 법을 깨달았노니 곧 선을 행하기 원하는 나에게 악이 함께 있는 것이로다 22 내 속사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되 23 내 지체 속에서 한 다른 법이 내 마음의 법과 싸워 내 지체 속에 있는 죄의 법으로 나를 사로잡는 것을 보는도다 24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사도 바울도 자기가 참 약한 사람이라는 것을 고백했습니다. 자기의 속사람은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지만 자기의 지체 속에는 다른 내가 있어서 나를 자꾸 다른 길로 가게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아마 베드로도 그 속으로는 예수님을 부인하려고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담대하게 주와 함께 옥에도 가고 죽는 데에도 가려고 했을 거예요. 그렇지만 그것이 겉으로 나올 때는 겁이 나서 두려워서 다른 말이 나와요. 왜 그랬을까요?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지난 번에 의사가 암일지도 모른다고 하면서 MRI 검사를 해보자고 했을 때, 겁이 나서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그때, 제가 그냥 부들부들 떨고만 있었겠습니까? 아닙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신앙을 총동원해서 그 두려움을 이겨내려고 얼마나 애를 썼는지 모릅니다. 자리에 누워서 예수의 이름을 불러야 한다고 하면서 얼마나 크게 예수를 불렀는지 모릅니다. 누워 있으니까 두려워서 그냥 누워 있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누워서 크게 ’마귀야 물러가라.‘ 있는대로 크게 불렀어요. 그런데 물러가지 않아요. 두려움은 그대로 남아 있었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더라구요. 그대로 누워 있다가는 그대로 마귀에게 끌려갈 것 같았습니다.
그때 많은 것을 생각했습니다. 아픈 사람 곁에 있어주는 것이 정말 좋은 것이구나. 특히 임종을 앞둔 사람 곁에 있어주면서 찬송을 불러주는 것이 정말 더없이 좋은 것이구나 그때 절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몸이 괴로우신 분은 혼자서 이겨내려고 하지 마시고 목사를 부르시고 친구를 부르세요. 같이 함께 같이 두려움을 이겨내십시오. 그것이 큰 힘이 됩니다.
도저히 그대로 누워 있을 수가 없어서 벌떡 일어나서 거실로 갔습니다. 거실에서 소파에 앉아서 기도를 드렸는데 어디선가 조용한 음악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주 편안한 음악이었어요. 그 음악이 들려오자마자 모든 두려움이 다 사라졌어요. 그것이 바로 성령의 음성이었습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해방하였음이라. 성령이 오셔서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었을 때, 그때 비로서 내가 편안해졌습니다. 그것은 성령이 하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한 것이 아닙니다. 도저히 내 스스로 할 수 없는 것이었어요.
5. 성령께 간구합시다.
성령은 항상 우리 곁에 계시면서 우리를 위해서 기도해주십니다. 로마서 8장 26절을 보세요.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는 마땅히 기도할 바를 알지 못하나 오직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
이런 말씀 꼭 기억하십시다. 강한 척 하지 마시고요. 내가 참 약한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하시고 항상 우리 곁에 계시는 성령에게 손을 내미십시오. 그리고 간구하세요.
요즈음 처럼 시국이 어수선할 때, 누구나 이 나라를 위해서 기도하지 않겠습니까? 각자 자기가 바라고 원하는 바가 있는데 나는 이 나라를 그렇게 만들어갈 수 있는 힘이 없어요. 그렇지만 바라는 바는 있습니다.
주님 이 나라를 사랑하는 줄 믿습니다. 이 나라를 지켜주시고 이 나라가 바른 길로 가게 하소서. 나는 그렇게 할 힘이 없습니다. 그러나 주는 강하시오니 주님 이 나라를 지켜주소서. 나는 약한 사람임을 고백하고 성령께 간구하시면 주님께서 우리에게 손을 내미시고 우리를 모든 근심과 걱정 두려움 염려에서 벗어나게 하실 줄 믿습니다.
하나만 덧붙이겠습니다. 주님 우리를 주의 자녀로 선택하여주셔서 이 진리 안에서 살아가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주여 우리가 주의 자녀되게 하심을 진심으로 감사하는 채움교회 교인들이 되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