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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적이던 더위가 가시고 난 뒤, 대기는 선선하고 성긴 가을 햇살이 피부를 간지럽힌다. 이제 9월-. 기실 여행하기엔 8월보다 한결 좋은 계절이다. 남 따라 유행 타듯 피서여행을 떠나는 습관을 버리고 나면 문득 이 한적하고 쾌적한 9월에 눈이 떠진다. 다소 오래도록 차를 타도, 조금 길게 걸어도, 그리 피곤하지 않은 시기다. 해변과 계곡은 제 모습을 되찾고, 피서철과 달리 멋진 잠자리를 골라 잡을 수 있다.
추석 명절이 낀 이 달엔 우선 둥두렷한 달덩이 같은 봉화 달바위봉을 올라보자. 거대한 기암봉 두 개가 나란히 선 모습이 진안 마이산과 흡사하거니와 오르고 내리는 재미, 꼭대기에서의 조망이 한 번은 즐길 만하다. 그 다음, 노송과 기암절벽이 어울린 불영계곡을 본 뒤 울진 해안가로 나가 길고 시원스런 해안드라이브를 즐긴다.
울진~삼척 간은 동해안에서도 바닷가를 바로 옆에 둔 해안도로가 특히나 길게 이어지는 구간이다. 저 멀리 아마득한 곳까지 해안선이 펼쳐져 보이는 높은 둔덕 조망처가 여럿이고, 검은 갯바위에 파도가 부딪쳐 부서지는 전형적인 바다 풍경이 연이어진다. 9월 말~10월 초순에는 울진송이축제가 열리므로 틈을 내서 한 번 참여해본다.
첫날은 우선 경북 오지의 숲 짙은 청옥산 자연휴양림에 가서 하루를 보낸다. 여러 휴양림 중에서도 유달리 짙은 침엽수림으로 인기가 높은 휴양림으로, 수림속에서의 쾌적한 막영을 한 번 즐겨본다. 야영데크 바로 옆 도로변에 차를 댈 수 있다.
둘째 날은 오전에 달바위봉을 오른다. 해발 1,000m가 넘는 높은 산이지만 산행 시작지점인 월암사의 고도가 이미 700m대라, 서너 시간으로 넉넉하다. 산행 후 깊은 바위 협곡을 이룬 절경의 불영계곡을 구경하며 동해안쪽으로 나간다. 차로 굽이굽이 도로를 따라가며 보다가 내키면 불영사 구경도 해본다. 거목에 흥미가 있다면 깊은 산골짜기 구경을 겸해 500년 거목이 선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를 다녀온다. 시간이 좀 남으면 이 날 저녁 성류굴도 본다.
제3일째는 전국에서 유일한 민물고기전시관을 본 뒤 울진~삼척 간 해안 드라이브에 나선다. 삼척 새천년해안도로까지 보고 나서는 영동고속도로로 올라탄다. 주말 영동고속도로 체증이 싫다면 정선~평창~새말~원주~문막~여주~이천으로 국도를 이용한다. 고속도로보다 주변 풍경이 한결 낫다.
제1일 초가을 산촌 드라이브 후 청옥산 자연휴양림서 1박
첫날은 울진으로 가는 도중의 달바위봉 산행길에 나서기에 적당한 곳인 청옥산 자연휴양림에서 하루 묵도록 하자. 이 자연휴양림에서 태백쪽으로 5km만 가면 달바위봉 등산로 입구인 월암 마을이다.
서울에서 청옥산 자연휴양림으로 가려면 영동고속도로로 가다가 만종 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로 갈아타고 내려가다가 신림 나들목에서 나와 신림~주천~영월~태백의 순서로 찾아간다.
9월은 차창을 열고 싱그런 초가을 바람을 맞으며 황금빛 벼가 익어가는 논배미, 강가에 선 미류나무들을 보며 드라이브하기에 좋은 시기다. 이런 서정적 풍경을 길게 즐기고 싶다면 영월에서 남서쪽 남한강 물줄기를 따르는 고씨동굴 방면 88번 국지도(국가지원지방도)를 타고 내려간다. 고씨동굴 지나 약 2km 지점의 삼거리에서 좌회전, 옥동천을 따라 달려 영월군 하동면 소재지 지나서 태백산 남쪽을 지나는 31번 국도로 올라선다. 그후 물론 태백시를 지나 봉화로 남하한다. 이렇게 이어가면 좋은 풍경이 연이어지는 좋은 드라이브 코스가 된다.
태백에서 31번 국도를 타고 남하하다 보면 육송정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우회전, 소천 방면으로 5km쯤 가면 왼쪽으로 달바위봉 산행기점인 월암 마을이 있으며, 거기서 5km 더 가면 도로 왼쪽으로 휴양림 입구가 뵌다. 도로가 급격히 왼쪽으로 휘는 지점에 휴양림 입구가 있다. 맥주병을 반 잘라 세워 놓은 것 같은 돌탑이 네 개 세워져 있다.
휴양림 주변에는 식당이 없으므로 태백시에서 해결하고 들어간다. 태백시내에서는 태백한우숯불구이집(033-552-5449·1인분 300g에 19,000원)이 유명하며, 초막막국수( 033-553-1104)도 외진 곳에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 맛으로 손을 끄는 집중 하나다.
청옥산 자연휴양림
침엽수림 울창하고 해발 700m의 고지대에 위치해 매우 쾌적
청옥 산자연휴양림은 경북 북부 산간지방 특유의 짙은 수림상으로 인기가 높은 휴양림이다. 청옥산(1,276m)과 비룡산(1,129m) 사이에 길게 형성된 타랭이골 안에 조성돼 있다. 수십 년 생의 아름드리 낙엽송이 울창하고, 삼림욕 효과가 높다는 잣나무도 많다. 이 숲속에 산막이 들어서 있으며, 야영장도 짙은 숲그늘 속이고, 찻길에서 가까워 야영하기에도 편리하다. 해발 고도가 700m대여서 한여름에도 서늘한 곳이라 여름철로는 야영장도 만원이 되곤 한다.
피서철이 지난 뒤인 9월이라도 주말 분은 예약하지 않으면 잡기 어렵다. 그러나 평일 분은 항상 여유가 있다고 한다. 예약은 인터넷(www.foa.go.kr)이나 전화(054-672-1051)로 가능하다. 예약은 전 달에 그 다음달 말일분까지만 된다(8월에는 9월30일분까지만 예약됨).
청옥산 자연휴양림에서 핵심 시설은 역시 산림문화휴양관. 9평형 4실, 10평형 10실을 갖춘 커다란 목조 건물이다. 단독형 산막인 숲속의 집은 9평형 5동, 10평형 1동으로 역시 울창한 숲속에 위치, 누구든 하루쯤 묵고픈 마음이 일게 한다.
휴양림 입구로 들어서서 비포장 숲길을 따라 1km쯤 내려가면 매표소 겸 관리사무소가 나온다. 이 관리사무소에서 오른쪽 계곡가를 따라 주욱 뻗은 임도 양쪽으로 시설들이 밀집해 있다. 관리소 아래 매점이 위치한 넓은 공터가 주차장이고, 주차장 너머 2층 건물이 산림문화휴양관이다.
산림문화휴양관은 각 실마다 침구, TV, 냉장고가 구비돼 있지만, 싱크대는 2층 객실에만 있다. 그러므로 1층 객실 투숙객들은 공동 취사장, 샤워장,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2층 객실 투숙객 역시 샤워장과 화장실은 공동이다.
숲속의 집에는 전기난방시설이 돼 있고, 침구, TV, 냉장고가 갖춰져 있으나, 식수는 산막 옆 간이급수대에서 취해야 하고, 화장실도 공동이다.
야영장은 정자 주변의 야영터가 제1야영장이며, 길 오른쪽이 제2야영장, 왼쪽이 제3야영장이다. 9월이면 주말이라도 야영데크를 두 개 쓸 수도 있는 등 숲속 야영을 권하고 싶다.
임도 저 위쪽에는 자생식물관찰원이 있다. 여기에서는 한국 고유의 자생식물 70여 종을 재배, 우리 식물들의 생김이 어떤지를 잘 익힐 수 있는 곳이다.
시설물 사용료는 숲속의 집은 39,000원, 산림문화휴양관은 55,000원. 야영장은 텐트 1동 2,000원에 야영데크 사용료 4,000원이다.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 600원이며, 숲속의 집이나 산림문화휴양관 이용자에 한해 주차료와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주차료는 중소형 3,000원.
청옥산 자연휴양림은 외진 곳에 동떨어져 있으므로 일체의 먹을거리를 준비해 가야 한다. 단, 휴양림 진입로 변 민박집에서 닭백숙을 한다.
제2일 달바위봉 산행, 불영계곡·성류굴 탐승 후 울진 해안서 1박
달바위봉 산행에는 고작해야 3시간이면 된다. 그러므로 오전 반나절로 산행이 끝나 오후 시간이 여유롭다.
산행을 마친 후 점심식사는 20여km 남쪽 봉화군 소천면 현동 삼거리에서 한다. 이 일대엔 피서 하천들이 여러 가닥 흘러, 시골의 작은 면소재지치고는 놀라울 정도로 번화하다. 커다란 수퍼마켓도 여러 개 있으며, 괜찮은 음식점들도 몇 개 있다. 면사무소에서 추천해준 삼강식당(054-672-7479)의 백반을 들어보니 괜찮았다(아침식사도 가능). 그외 일미식당(672-7490)의 민물고기 매운탕, 명산파크쉼터(673-9988)의 닭백숙 등을 추천해 주었다.
점심 식사 후 울진 바닷가로 나가려면 자연스레 불영계곡변의 36번 국도를 타게 된다. 수없이 꼬불거리는 이 불영계곡변 국도를 따르는 드라이브는 두어 번 오가며 보아도 질리지 않을 만큼 경관이 수려했다. 붉은 기암절벽과 그 중턱에 선 노송들로 이루어진 풍경이 이곳 불영계곡 경관의 전형이자 거의 모두다. 여름에는 수많은 텐트들로 수놓아졌던 불영계곡이니, 계곡물과 경치가 그만큼 좋기 때문이다.
불영계곡과 불영사 이외 이곳에서 가볼 만한 곳으로는 남한 최고의 금강송 군락지다. 비포장도로를 좀 지루하게 달려 들어가야 하지만, 두 아름이 넘는 대왕소나무를 비롯해 수많은 금강송들이 즐비한 숲 풍경이 볼 만하다.
금강송과 불영사에 이어 성류굴은 시간이 남으면 본다. 석주, 석순 등의 동굴 생성물들 모습이 여러 석회동굴 중에도 특히 아기자기한 곳으로 이름이 높지만,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며 표면이 검게 그을린 듯한 상태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아름답다기 보다는 거대한 호두껍질 속에 든 듯, 기묘하고도 환상적인 공간이다. 인디애나 존스 같은 공상 모험영화 속으로 들어선 느낌이 든다. 석회동굴 구경을 아직 못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 볼 만하다(성류굴 관리사무소 전화 054-782-4006).
동굴 가는 강변 길엔 음식점들이 즐비한데, 그중 한 곳에 들러 냉면 맛을 보았으나 신통치 못했다.
불영계곡과 불영사
깊은 바위 협곡과 고찰 어울려 '그림' 완성
행정 명칭이 불영천인 불영계곡은 통고산 기슭에서 시작돼 울진읍 남쪽 망양정 앞에서 바다로 흘러드는 계곡이다. 이중 근남면 행곡리에서 서면 하원리까지 15km에 이르며 절경 구간은 1979년 명승 제6호로 지정됐다. 의상대, 창옥벽, 조계등, 부처바위, 중바위, 거북돌 등의 명소가 많다는데, 정작 안내팻말은 하나도 세워두지 않아 찾아가기가 거의 불가능했다.
또한 계곡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인 불영정과 선유정을 도로변 계곡가에 세워두긴 했으나, 조악스런 콘크리트 구조물인 데다 주위 수목이 크게 자라나 계곡 풍경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차를 타고 가다보면 깊은 협곡을 이룬 불영계곡의 진면목을 보기도 쉽지 않다. 이런 점이 아쉬우면 불영계곡 중간에 자리잡은 비구니사찰 불영사(佛影寺)에 들러본다. 불영사는 조계종 제11교구 본사인 불국사의 말사다. 651년(신라 진덕여왕 5) 의상(義湘)이 창건했다. 깊은 산골 사찰이지만, 임진왜란 때는 영산전만 남고 모두 소실됐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보물 제730호인 응진전(應眞殿)을 비롯해 극락전·대웅보전·명부전(冥府殿)·조사전(祖師殿)·칠성각·범종각·산신각·황화당(黃華堂)·설선당(說禪堂)·응향각(凝香閣) 등이 있다. 경북 유형문화재 제135호인 삼층석탑, 경북 문화재자료 제162호인 양성당부도(養性堂浮屠) 등의 유적도 있다.
불영계곡 변의 평평하고 아늑한 곳에 자리잡은 불영사는 대규모는 아니나 그렇다고 아주 작은 것도 아닌 소박한 절이다. 절 가운데 연못에 저 능선 위에 세워진 불상의 그림자가 어린다고 하여 부처 불 자 그림자 영 자를 쓴 불영사란 이름을 얻었다. 절에 이르는 진입로 변의 울창한 숲과 거목, 불영계곡 계류와 직립한 기암봉 풍치 등이 볼만은 하되 입장료 2,000원은 좀 과하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깊은 협곡을 이룬 불영계곡을 볼 수 있는 곳이 한 군데 있는데, 불영사 주차장 진입로 입구에서 답운치쪽(봉화쪽) 약 1km 지점의 도로변이다. 승용차를 몇 대 노변에 주차할 수 있다.
대광천 금강송 군락지
500년 넘은 대왕소나무도 2그루
울진군 서면 소광리에는 우리와 친근한 수목인 소나무 중에도 그 재질이 특히 뛰어난 금강송(金剛松) 밀집지가 있다. 소나무의 종류는 강원·경북 북부 일대의 금강형, 한반도 남서부 해안지방의 중남부 평지형, 경북 남동부 일대의 안강형, 평남에서 전남에 걸친 내륙지방의 중남부 고지형, 그리고 함경남북도 해안지방의 북동형으로 크게 나뉜다고 한다. 이중 금강형 소나무가 특히 재질이 뛰어나며, 그 진골(眞骨)이라고 할 소나무들이 이곳 소광리에 밀집돼 있다.
당국은 82년 이 지역을 금강송 유전자 보존림으로 지정해 출입을 금해오다가 98년 말부터 일반에도 공개했다. 보호림 면적은 총 1,610ha이고, 1ha당 금강송이 200그루쯤 분포하므로 금강송 숫자는 3,200그루쯤 된다. 평균 수령은 60년이지만, 이중 510년 된 거목도 2그루 있다. 이 거목들은 흉고 지름이 110cm나 되고, 키는 23m에 달한다.
금강송은 조선조 때는 심재 부분이 누런 황금색을 띤다고 하여 황장목(黃腸木)이라고 불렀다. 황장목은 심재(心材) 부분이 일반 소나무에 비해 한결 굵고 변재(邊材)는 얇다. 또한 나이테가 한결 조밀해 매우 단단하다. 게다가 거의 휨이 없이 흡사 낙엽송처럼 곧게 수직으로 성장한다.
이렇듯 목재로서 쓰임새가 뛰어난 황장목을 보호하기 위해 조선 조정은 황장금표(禁標), 혹은 황장봉표(封標)란 글씨를 황장목 밀집지의 바위에 새겨 함부로 손을 대지 못하게 했다. 궁중에서도 왕족의 관을 짜거나 하는 등 주요한 데에만 황장목을 썼다. 이러한 황장금표비나 봉표비가 발견된 곳은 이곳 소광리 이외 원주 치악산 구룡사 입구, 설악산 남쪽 한계리 큰절골, 강원도 영월 수주면 두산리 황장골 등 서너 곳뿐이다. 이중에 이곳 소광리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500년 넘은 거목 2그루가 남아 있다는 점이다.
50년대 중반부터 70년대 중반까지 20여 년간 소광리를 비롯한 이들 지역의 소나무가 주로 실려나간 길목이 바로 봉화 인근의 춘양역이었다. 때문에 이 나무는 춘양목(春陽木)으로 불리게 됐고, 지금도 금강송보다는 춘양목이란 이름이 훨씬 더 널리 알려져 있다.
대왕소나무를 보려면 사뭇 지루할 정도로 깊이 계곡 안으로 달려 들어가야 한다. 답운재 넘어 울진쪽으로 약 8km 달려내려가면 왼쪽으로 큼직한 달우자수정광업소 팻말이 뵌다. 이 팻말이 선 계곡 옆 917번 지방도(포장도로)로 5km쯤 들어가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우측 길이 금강송 군락지 가는 길이다. 이 갈림길목에서 3km쯤 가면 도로 왼쪽 계곡가에 황장봉표비가 있다. 이후 비포장도로로 7km 남짓 더 올라가면 옛 화전민 이주 정착촌의 빗네동물농장민박(054-782-1164)이 나오며, 여기서 1km 더 올라가면 비로소 차단기로 길이 막히며 금강송 군락지가 펼쳐진다. 대왕소나무는 차단기에서 200m쯤 걸어 올라가면 나타난다.
대왕소나무는 두 사람이 팔을 벌려 안아도 끝이 닿지 않는다. 지름이 110cm라니 둘레는 3.5m가 넘을 것이다. 이 대왕송 옆에는 금강소나무와 일반소나무의 내부가 어떻게 다른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끔 두 종류의 소나무 속을 잘라 전시해두었다. 지름 약 30cm쯤 되는 두 소나무중 금강송은 변재가 5cm 정도에 불과하지만, 일반 소나무는 변재가 15cm를 넘는다.
한편, 금강송의 심재는 나이테의 밀도가 배 이상 높다. 기후가 차고 척박한 모래땅에서 주로 자라므로 이렇듯 속이 알차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이를테면 나쁜 성장 조건 아래에서 오히려 더 튼튼하고 곧게 자랄 수도 있음을 금강송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대왕송 좌표=북위 37도01분35초, 동경 129도12분40초). 여기서 300m쯤 올라간 지점의 오른쪽 산비탈 위 약 100m 지점에 아까의 소나무만큼 큰 것이 또 한 그루 있다(문의 울진국유림관리소 054-783-1009).
제3일 망양정·민물고기 전시관 구경 후 울진~삼척 간 드라이브
제3일째는 아침 일찍 일어나 동해 일출을 본 뒤 왕피천 하류부의 민물고기전시관이나 성류굴 구경 후 삼척으로 해안도로를 따라 길게 드라이브를 즐기며 북상한다. 울진~삼척 간은 약 80km에 걸쳐, 극히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해안 풍경이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검은 갯바위에 파도가 부딪쳐 부서지는 바닷가 바로 옆으로 붙었다가 어느덧 지나온 해안 풍경이 길게 내려다뵈는 둔덕를 달리게도 된다. 조망 좋은 둔덕마다엔 작은 주차공간, 혹은 휴게소가 있으므로 쉬어가며 시원스런 해안 풍경을 즐길 수도 있다.
이 해안드라이브를 남김없이 즐기고 싶다면 숙소를 울진 근처에서 잡도록 한다. 그러나 다소간 북상해 조망 좋은 업소에서 잔 뒤 바로 북상한다 해도 큰 차이는 없다. 불영계곡 중간의 통고산 자연휴양림에서 자고 나서 해안가로 나가는 것도 좋겠다.
일출 구경을 겸한 아침식사 장소로는 울진읍 서쪽 연지리 현내 포구가 제격이다. 즐비한 갯바위에 희게 파도가 부서지며 밀려오는 풍광이 제법이다. 포구에 생선매운탕을 잘 하는 바다횟집(054-783-9966)이 있다. 울진 읍내에서는 읍내리 군청 근처의 명물횟집(054-782-0999)의 전복죽이 그런대로 괜찮다.
드라이브는 관동팔경 중 하나로서 불영계곡이 동해와 합수하는 지점 남쪽 둔덕에 선 망양정에서 시작한다. 망양정에서 우선 남쪽으로 해안가 바로 옆으로 낸 지방도로를 따라 달려내려가 본다. 10여km쯤 내려가 덕산 해수욕장 옆에서 7번 국도와 만나면 우회전해 북상한다.
울진읍내 동쪽을 곧게 가로지르는 신설 국도를 타고 북상하다가 죽변쪽으로 빠져야 바닷가 드라이브가 가능하다. 이후 원덕 위쪽으로 오르면서는 둔덕 조망처가 여러 군데 나온다. 삼척에 이르면 정라진항으로 빠져나가 새천년해안도로를 돌아본 뒤 영동고속도로로 향한다.
민물고기전시관
50여 종 토종 민물고기 수족관에 전시
버들치와 피라미, 미유기와 메기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다면 울진의 경북수산자원개발연구소 민물고기연구센터가 운영하는 전시관을 찾아가 본다. 이곳은 국내 최초로 살아 있는 민물고기를 수족관에 전시하고 있다. 피라미, 붕어, 갈겨니, 버들치 등 대표어종들, 감돌기기, 미호종개, 퉁사리 등 멸종위기 어종, 다묵장아, 묵납자루, 모래주사, 두우쟁이 등 보호대상 어종까지 모두 50여 종에 이른다. 그외 200여 종 민물고기 표본도 전시,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주차료나 관람료를 일체 받지 않는다는 점도 매력.
야외 수조에는 비단잉어, 향어, 대두어 등의 큰 물고기를 키우고 있는데, 500원 주화로 먹이를 사서 뿌려주면 떼지어 몰려오는 모습에 아이들은 자지러진다. 울진 수산교에서 불영계곡쪽으로 1.6km 지점에 위치한다. 대로변이어서 쉽게 눈에 띈다(전화 054-783-9413).
울진 일원의 숙박업소들
모텔 아리아 : 울진 동쪽의 7번 국도를 타고 북상하다가 죽변쪽으로 인터체인지를 빠져나오자마자 바닷가쪽에 정면으로 바라뵌다. '객실에서 일출을'을 캐치프레이즈로 삼을 만큼 동해 조망이 좋은 집이다. 통유리창에 베란다도 갖추었으며, 주중 35,000원, 주말 50,000원. 전화 054-782-4952.
굿모닝 라이브하우스 : 죽변면 봉평리 해변도로 옆 둔덕에 자리잡은 업소다. 방이 크고 시설이 좋은 편이며, 해변쪽 방을 잡도록 한다. 40,000원. 054-782-3392.
이 업소의 1층은 라이브 카페로, 주말이면 늘 북적거리는 울진 낭만파들의 집합처다(054-782-3391). 바로 앞 해변가엔 라이브하우스 직영의 냉면 전문점 서울면옥이 있다(781-3400).
왕피천휴양농원 : 왕피천 하류부의 조용한 개울가 숲지대에 방갈로 몇 동으로 꾸민 업소다. 시설은 방은 넓은 편이나 조립식 건물이라 다소 허술한 느낌이다. 하지만 경치 좋은 하천변 집이라는 점이 매력이다. 7번 국도를 타고 내려가다가 왕피천쪽으로 우회전해 강변에 이른 다음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타고 둔덕길을 굽이굽이 넘어야 나온다. 5인실 30,000원. 011-524-4568.
강변민박 : 울진에서 망양정 가는 도로변의 전망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40,000~50,000원. 054-781-6611. 절약파는 그 바로 옆의 24시간 운영하는 왕피천찜질방(782-2213) 이용도 고려해볼 만하다.
골장모텔 : 에어컨이 없는 집. 한여름에도 그렇게 시원하다고 자랑하는 업소로 친절하다. 긴 해안 풍경이 방에서 뵈는 방을 달라고 한다. 꼭대기 층은 일출맞이 전망대로 운영하고 있다. 대 6만~7만 원, 소 3만~4만 원. 2층은 식당이다. 054-783-0848.
나곡비치타운 : 덕구온천으로 드는 길목인 북면 소재지 부구리를 지나 4km쯤 거슬러 오르면 갯바위지대도 있는 작고 예쁜 나곡 해수욕장인데, 이 해변가에 높직하게 자리잡은 업소다. 방이 넓고 창가에 작은 탁자를 놓았다. 054-783-9999.
호산비치호텔 : 삼척시 원덕읍 남쪽 바로 옆의 호산 해수욕장 해변에 자리잡은 큼직한 업소다. 방이 넓고 통유리창을 하여 조망이 뛰어나다. 4,5층이 특히 조망이 좋다. 신설 4차선 국도를 타고 오르다가 사거리에서 호산 해수욕장 방면으로 우회전해 강 어귀까지 나가면 나온다. 1실에 4인까지만 투숙 가능. 2인1실 기준 60,000원. 033-576-1001.
울진 일원의 먹거리집
죽변 횟집거리 : 울진은 해안가 지방이라 역시 해산물 중심의 먹거리가 풍부하다. 울진 사람들이 가장 애용하는 곳이 울진 북방 8km 지점의 죽변항 횟집촌으로, 포구로 나가는 도중의 화려한 바닷가 횟집들은 관광객 대상이며, 주민들은 부둣가 도로 따라 끝까지 들어간 지점의 횟집들을 추천한다. 죽변방파제 회도매시장 11호 횟집 전화 054-783-0693. 그 아래 횟집거리의 뉴태평양회센타 054-782-4936(조식 가능. 복지리 10,000원, 대구탕 7,000원).
영광가든 : 울진읍에서 남쪽 가까운 곳의 7번 국도변에 자리잡은 집으로 양념한 광양숯불구이가 유명. 울진 주민들이 주로 찾는다. 054-782-8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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