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민 10명 공동경영 - 주요사안 만장일치 - 법인 설립 2년 만에 - 마을기업 심사 통과
- 작년 열매 8t 수확 - 매출 1억5000만 원 - 순익 5000만 원 달해 - 뿌리·잎 등 부수입도
- 칼슘·마그네슘 풍부 - 혈당조절도 큰 도움 - 진액 시제품 출시 - 부산 대형마트 납품
경남 밀양시 산외면 주민들은 평범한 삶을 살던 사람들이다. 농사를 짓는 것 외에는 달리 하는 일이 없었다. 해가 뜨면 일을 하러 논이나 밭으로 나갔고, 해가 지면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오는 일이 하루의 전부였다.'꾸지뽕'이라는 작물을 부분적으로 재배했지만 소득에 큰 보탬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몇년새 이 마을이 확 달라졌다. 꾸지뽕이 도시민들에게 새로운 건강식품으로 인식되면서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부터다. 농민들은 의기투합해 마을기업을 설립했다. 짧은 기간 내 회사는 정상궤도에 올라 승승장구하고 있다. 밀양꾸지뽕 영농법인의 이야기다
■농촌 삶의 형태를 바꾸다
지난해 열린 경남특산물 박람회장에서 밀양꾸지뽕 마을기업 회원들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법인은 지난 2011년 지역에서 꾸지뽕을 재배하던 농민 10명이 힘을 합쳐 설립했다. 2013년에는 마을기업으로 선정됐다. 이후 계속 흑자를 유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엄격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마을기업 심사를 짧은 시간 안에 통과한 데다 이익까지 내고 있어 관련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1억5000만 원가량 중 순이익은 5000여만 원이다. 하지만 이는 꾸지뽕 열매 수익에 한정한 것이다. 회사 측은 묘종 및 뿌리, 잎 등 다른 부산물 수입까지 합하면 이보다 훨씬 더 된다고 설명했다.
이 마을기업은 손준호 씨가 대표자로 되어 있다. 하지만 회원인 농민 10명의 공동출자로 설립된 까닭에 사실상은 공동소유 체제다. 따라서 대표이사를 포함한 10명의 출자자가 일종의 이사 자격을 갖고 공동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생산과 판매는 물론 새로운 회원 영입 등 주요사안은 모두가 참가하는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결정한다.
전원이 사장인 셈이어서 회사 운영에 책임의식이 강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결정된 사항에 대한 추진력 역시 강하다. 그리고 잘못된 일에 대해서는 모두가 책임을 공유하기 때문에 갈등과 분란의 소지가 없는 것도 눈여겨봐야 할 점이다. 특히 공동으로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친목이 더욱 돈독해 지면서 형제와 다름없는 정을 나눌 정도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회사를 운영하는 점도 이들이 내세우는 자랑거리다.
문제점도 없지는 않다. 공동경영에 따라 발생하는 타성으로 인해 자칫 기업이 퇴보할 수 있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원들은 항상 이를 경계해야 할 부분으로 인식한다.
■발상의 전환이 가져온 성공
이 마을기업에서는 꾸지뽕 제조·가공과 특산물 단지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 꾸지뽕은 산외면 일대 8㏊ 정도의 밭에서 열매를 기준으로 한해 8t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이 같은 재배면적은 전국 최대규모로, 밀양이 꾸지뽕 집산지임을 입증하는 근거가 된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 30년전부터 꾸준히 꾸지뽕을 재배해왔으나 소량이어서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꾸지뽕이 건강식품으로 자리매김을 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꾸지뽕은 뽕나무과에 딸린 나무지만, 뽕나무와는 별개다. 다른 작물과 달리 병충해가 없어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또 화학비료도 필요없어 말 그대로 '무공해 농산물'로 인정을 받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도 이를 고려해 '공인 무농약 인증'을 했다.
산외면 일대는 수질과 토양은 물론 적절한 일조량과 일교차 등 좋은 기후조건을 갖추고 있어 꾸지뽕의 맛과 향, 성분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조합원들은 그 명성을 잇기 위해 직접 재배·생산·출하라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또 엄격한 기준으로 선별 및 품질관리를 한다. 여기에다 중간유통을 하지않고 생산자와 소비자 간 직거래로만 판매해 가격이 저렴하다. 소비자들이 밀양 꾸지뽕을 신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동의보감과 식물본초, 본초구원 등 한의학 서적에는 꾸지뽕의 뛰어난 약리작용이 언급돼 있다. 칼슘과 마그네슘 등 미네랄이 풍부하고 인슐린 분비를 조절해 혈당조절에도 큰 도움을 준다고 적혀 있다.
이 마을기업은 올해 새로운 비상을 준비 중이다. 봉지에 넣은 꾸지뽕 진액 제품의 다량 출시가 가능해져서다. 현재 시제품을 생산 중인데 조만간 대량생산 및 판매에 들어갈 계획이다. 농민들은 대량 택배가 가능하도록 제품이 봉지로 포장되어 있어 대규모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부산에 본사를 둔 대형 할인점인 서원유통에 납품을 하기로 계약을 맺는 등 몇 건의 성과도 올렸다.
그러나 마을기업 운영에는 어려움도 많다. 가장 큰 애로는 아직 꾸지뽕 효능 등에 대한 홍보가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들이 이 작물에 대해 잘 모른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판촉활동이 난관에 부딪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국민 홍보를 강화로 꾸지뽕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작업이 절실하기는 하나 아직 기업 규모가 영세해 거기까지는 미치지 못하는 상태다.
# "국민건강 증진·수출 기여 큰 자부심"
- 손준호 대표·권유진 이사 '투톱' - 가공식품 개발 판로확대 복안 - 꾸지뽕 이달 말 LA 수출 계획
손준호 대표(왼쪽), 권유진 총무이사
밀양꾸지뽕 영농조합 법인 손준호(69) 대표는 3년 전까지만 해도 밀양에서 1만5000㎡ 규모의 사과를 재배하던 농민이었다. 하지만 그는 2011년 꾸지뽕 법인 출범에 앞서 꾸지뽕 재배로 전환한 뒤 지금은 법인 대표로 이 마을기업을 이끌고 있다. 권유진(63) 씨는 총무이사로 실무 담당자다. 손 대표가 마을기업의 대외업무를 담당하고 권 이사는 기업의 살림을 맡고 있다.
이들은 꾸지뽕 생산·판매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건강식품으로 국민건강 증진에 한 몫을 한다는 생각이 무엇보다 강하다. 손 대표는 "우리회사는 100% 원액으로 진액을 생산하고 저렴하게 판매한다"며 "정직과 신뢰는 우리기업의 귀중한 가치로, 소비자들은 믿고 구매해도 된다"고 몇번이나 강조했다.
법인이 단기간에 이만한 성장을 이룬 데는 손 대표와 권 이사의 공이 크다는 사실을 회원들은 아무도 부인하지 않는다.
특히 손 대표는 초창기 판로개척을 위해 전국의 각종 농산물 판매· 박람회장을 찾아 정보를 얻고, 운영 노하우를 익히는 등 고군분투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처음에는 소비자들이 꾸지뽕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해 판로확대 등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손 대표는 "초창기에는 판촉활동을 나갔다가 작물의 소개에만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제 법인이 마을기업으로 선정된 이후 경남도와 밀양시, 밀양시농업기술센터 등 관련기관에서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에 상황이 많이 나아져 자신감까지 얻었다고 털어놨다. 이 기업은 앞으로는 대학연구소 등과 협력해 꾸지뽕의 효과를 정밀하게 분석한 뒤 다양한 가공식품을 개발해 판로확대에 나선다는 복안도 세워놨다. 밀양 꾸지뽕은 1월 말께 미국 LA로의 수출도 계획되어 있다.
손 대표는 "마을기업이 손수 재배한 꾸지뽕이 우리나라 수출에 기여하게 돼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권 이사도 "우리 마을 기업이 짧은 기간에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린 것은 사실이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더 많이 투자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일본 연구진이 약산성 용액에 담그기만하면 신체의 여러 조직이 되는 이른바 '만능세포'를 만드는 쥐실험에 성공했다고 NHK 등 일본 언론들이 29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