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롯데마트 등 잇따라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가동
최저가 상품 종류 다양화
배송차 늘리는 등 서비스 강화
매장 리노베이션 작업도 병행
모바일 쇼핑 1위 쿠팡도 맞불
초대형 물류센터 2곳 내달 열어
"편의성. 배송 속도에서 우위"
대형마트들 실적 개선 몸부림... 기저귀서 생필품 전반으로 늘려
이마트가 기저귀로 시작한 온라인 쇼핑과의 '최저가 경쟁 전선'을 확대했다. 이마트는 23일 "남양.매일유업 등 4개 업체의 15개 분유 제품을 모바일 쇼핑몰을 비롯한 온라인 쇼핑몰보다 최대 35% 더싸게 판매한다"고 밝혔다. 장영진 이마트 상무는 "연말까지 '상시 최저가' 품목을 생수.세제. 휴지 등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불황과 소비 심리 악화로 휘청거리는 대형마트 업계가 생존을 위해 '필살카드'를 내놓고 있다. 저가 상품 확대는 기본이고 온라인 물류 기반 강화와 수익성 높은 매장으로 변신 등이 대표적이다. 한 대형마트 고위 임원은 "고속 성장하는 쇼핑몰을 따라 잡지 못하면 생존이 어렵다는 위기감이 크다"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의 판매액은 지난해 54조원에 육박해 사상 처음 대형마트(48조원)을 추월했다. 반면 국내 1위 대형마트인 이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3% 넘게 감소한 5037억원에 그쳤고, 롯데마트는 영업손실 45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홈플러스 상황도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마트,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가동
대형마트 업계는 온라인 쇼핑몰에 비해 열세인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강화에 나섰다. 이마트가 23일 경기도 김포에 연면적 4만3600㎡의 제2 물류센터 가동을 시작한 게 그 사례다. 작년 6월 용인에 들어선 보정센터의 두 배 가까운 규모로 1420억원을 투입했다. 김윤섭 이마트 부장은 " 현재 49%수준인 수도권 당일 배송 비중이 60%를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950억원을 투입한 김포물류센터(2만9500㎡)를 다음달 가동한다. 2만5000여 개 상품을 갖춰 수도권 11개 매장의 온라인 주문을 처리한다.
직접 배송차량 숫자도 늘린다. 이마트는 온라인 물류센터용 배송 차량을 연말까지 600대로 늘려 쿠팡(3300대) 추격에 속도를 낸다. 롯데마트는 300대까지 늘린다.'
대형마트들은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주문을 혼합한 '옴니채널 서비스'도 내놓고 있다. 매장에서 실제로 물건을 본 뒤 바코드를 찍은 상품을 집으로 배달해 주는 '스마트 스캔' 서비스(롯데마트)와 장보기를 대신하는 '전문 피커(picker)''서비스(홈플러스) 등이다.
이들은 집객 효과를 높이기 위해 매장 리노베이션도 서두르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장점을 극대화함으로써 온라인몰의 공격을 막겠다는 것이다.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해 12월 첫선을 보인 경남 창원 양덕점처럼 올 연말까지 전국 30개 점포를 친환경.건강. 홈퍼니싱. 자동차용품 등 분야별로 특화 매장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마트는 올 3~4월 부산 센텀시티와 서울 영등포에 가전제품 전문 매장인 일렉트로마트 2.3호점을 연다.
◆쿠팡, 초대형 물류센터 2곳으로 맞불
대형마트의 파상 공세에 대해 모바일 쇼핑몰들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모바일 쇼핑몰 1위인 쿠팡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최저가라고 내놓는 가격은 우리 판매 가격과 별 차이가 없다"며 "우리가 구축한 쇼핑의 편의성과 배송 속도를 대형마트들이 단시간 내에 따라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형마트와 격차를 벌리기 위한 인프라 조성을 서두르고 있다. 쿠팡은 현재 운영 중인 전국 14곳 배송센터에 이어 다음 달 인천과 경기도 이천에 연면적 9만9000㎡짜리 초대형 센터를 추가로 연다. 허준 쿠팡 팀장은 "내년까지 1조5000억원을 추가 투입해 물류센터를 21곳으로 늘리고 배송 전담 인력인 '쿠팡맨'도 1만5000명까지 확충해 시장 장악을 확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티몬은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모바일 돌풍으로 유통업계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대형마트들이 기존 자기 영역을 파괴할 정도로 혁신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문한다. 여준상 동국대 교수(경영학)는 "대형마트들이 다시 성장하려면 온라인 투자를 더 과감하게 하고 고객 특성을 치밀하게 분석해 0.1%의 쇼핑 편리함이라도 더 확보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