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드리는 대강절 기도문 II
우리도 함께 경계를 넘어서게 하소서
기독교 방송(CBS) 사장 나이영
대강절 기간, 성탄에 담긴 하나님의 한 없는 사랑과 지혜를 묵상합니다. 우리가 당신께 가기를 기다리지 않으시고 친히 먼저 한 아기가 되어 오신 하나님, 위대하고 강하시지만 우리와 가까이 계시려고 자신을 한없이 작고 무력하게 낮추신 하나님, 우리가 당신을 알 수 있도록, 그래서 마침내 참된 인간이 될 수 있도록 우리의 어둠과 고통, 슬픔과 한계 속에 마구간의 구유 위로 찾아오신 하나님께 깊은 감사의 찬송을 올립니다.
성탄으로 보여주신 하나님의 사랑은 다름 아닌 ‘경계를 넘어서는 일’임을 깨닫습니다. ‘다윗의 동네, 구주, 그리스도 주님’이라는 단어들이 ‘한 갓난아기, 포대기, 구유’라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과 경계를 넘어 만나는(눅2:11-12) 그 사랑의 신비, 구원의 지혜가 성탄의 사건임을 되새깁니다.
성탄의 그날, 하나님께서 신적 위대함을 버리시고 인간의 약함 속에 들어오심으로 하늘이 땅과 마음을 *나누었습니다.(*Read this not Divided but Shared) 하늘 전부가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하늘과 땅의 경계가 열렸습니다. 그리고 하늘로 다시 돌아가신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 여전히 하늘을 열어두고 계십니다. 그렇게 하늘과 땅의 경계가 사라지고 벽이 무너진 사건, 이것이 바로 성탄임을 고백합니다. 또한 경계를 허무는 이 성탄의 사건이 결국 십자가와 부활의 사건으로 완성되었음도 기억합니다.
넘을 수 없다고 여겼던 경계를 넘어 자신을 남김없이 내어주시고 마침내 그 경계를 허무신 하나님을 우리도 따라가기 원합니다. 이 대강절 기간, 내 마음의 경계를 넘어 나 자신을 다른 이들과 나누게 하소서. 자아의 벽을 넘어 이웃의 어둠과 슬픔에 공감하며 함께 하도록 인도하소서. 임금 대신 아기를, 궁전 대신 마구간을, 말 대신 나귀를 찾는 눈을 허락하소서.
이러한 실천이 이 땅을 분열시키는 경계와 벽을 허무는 데까지 나아가게 하소서. 하늘과 땅의 눈부신 만남, 마음나눔이 이 땅 안에서 이어지게 하소서. 예수님 오심의 신비를 묵상하는 우리를 사용하시어 분단된 이 나라, 극단으로 갈라진 이 사회, 혐오와 갈등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이 하나 되어 평화를 이루게 하소서. 감격스러운 이 땅의 ‘나눔’을, 그리고 ‘경계 넘어섬’을 이 기다림과 성탄의 계절에 이루어 주소서.
하늘과 땅의 경계를 넘어 우리를 생명의 삶으로 초대하신 우리 구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