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힐(SunnyHill) - Midnight Circus [Mini Album] 써니힐(Sunnyhill) | 로엔엔터테인먼트 | 20110608 평점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우연히 만나는 만남이나, 책이나, 음악의 경우에 그 만남이 마음에 들었을 경우에
준비한 만남에 비해서 훨씬 큰 즐거움을 준다. 마치 아무 생각없이 땅을 팠는데 생
각지도 않은 보물을 찾은 것이라거나, 오래전에 읽다가 치워두었던 책이 갑자기 읽
고 싶어서 펼쳤는데, 그 책에 잊고 있었던 지폐 한 장이 끼워져 있는 기분과 비슷할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선입견으로 피하던 사람을 우연히 만나 어쩔 수 없이 이야기
를 나누었는데, 그 사람과 너무나 잘 맞아 세상에 둘도 없은 친한 친구가 된 것과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써니힐'은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나름대로는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듣고, 읽고, 보려고 하지만, 사람의 취향이라는
것은 무의식에서부터 자신을 조종하기에 그것이 생각처럼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그
래서 어쩔 수 없이 자신이 관심이 가는 부분에 집중하게 마련이다. 그러다 만나는 전
혀 의도하지 않은 만남에서 마음에 드는 노래나, 책, 영화, 드라마를 만나는 것은 보
석을 발견한 것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써니힐'은 그런 의도하지 않은 만남
에서 얻은 즐거움이었다.
최근에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인 '최고의 사랑'에서 극중의 아이돌 그룹인 '국보소
녀'의 노래를 부른 것이 '써니힐'이라는 것도 꽤나 시간이 지나고 알았다. 그리고 사
실 아직도 '국보소녀'의 노래는 듣지 못했다. 오롯이 '써니힐'은 자신들의 이 미니앨
범인 '미드나잇 서커스'로 다가온 그룹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 시작하는 노래부터 이 앨범은 꽤나 흥미롭다. 무엇보다도 밝고 이쁘고 신나는
음악이 요즘의 세상에서 살아남는 음악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써니힐'의 음악은 제
대로 어두운 느낌을 받게 했다. 그것은 우리에게는 없는 '서커스'의 이미지와도 연결
이 되지 않을까 한다. '서커스'와 '피에로'의 경우에 우리는 별로 그런 이미지가 없지
만 외국의 이야기를 접하다보면 의외로 밝음과 어둠의 경계에서 존재하는 느낌을 받
게 한다. 그리고 그 이미지를 '써니힐'은 이 미니앨범에서 잘 살리고 있다.
인트로를 지나서 두 번째 곡인 '꼭두각시'와 타이틀 곡인 '미드나잇 서커스'까지 그
러한 어둠과 밝음의 경계에 있는 느낌을 노래를 들려주는데, 무엇보다도 흥겨운 박자
에 조금은 어두운 느낌의 멜로디, 더불어 그 두가지가 합쳐져 만들어내는 댄스음악이
라는 조금 어긋난 느낌의 연결은 꽤나 재미있는 노래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것은 다
시 연결되는 느낌의 노래는 아니지만 'Let's Talk About'에서 다시 한 번 새롭게 노래
로 표현된다.
사실 '써니힐'이 혼성 그룹이라는 것도 얼마전에 알게 되었다. 그만큼 관심이 없었던
'써니힐'이지만 이 앨범을 통해서 살짝 트랜드에서 어긋나는 그 느낌은 분명 앞으로의
활동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그런점에서 이 미니앨범은 꽤나 잘
만들어진 앨범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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