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문(金文)에 처음 보이는 공(攻)은 공(工)과 문(文)이 결합된 회의(會意)이자 형성(形聲)에 속하는 글자이다.
공(工)은 침(針)의 상형으로 꿰뚫다는 의미, 문(文)은 손에 몽둥이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쫓다, 치다는 의미를 가진다.
이 두 요소의 결합은 병기를 휘두르며 적의 포위를 뚫고 나아가는 모습을 상정해 볼 수 있다. 공(工)이 소리요소, 문(文)이 의미요소라면 병기로 적을 타격(打擊)하는 의미일 것이다.
공(攻)의 본의는 진공(進攻),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처럼 공격하다[攻, 擊也]이다.
강공(强攻), 공수(攻守), 공략(攻略) 등에서처럼 쓰인다.
인신공격(人身攻擊)이란 말은 남의 신상에 관한 일이나 잘못을 들어 비난함을 뜻한다.
공박(攻駁)하다는 의미가 파생되어 논어에서는 '염구(求)는 우리 사람이 아니니, 너희들은 크게 북을 치면서 그를 공박(攻駁)해도 좋다[子曰, 非吾徒也, 小子鳴鼓而攻之, 可也]'라고 하였다.
광아(廣雅)에서 다스리다[攻, 治也]라고 풀이함으로써 질병의 치료(治療), 옥이나 돌을 가공하는 행위, 치학(治學)처럼 특정 학문을 전문적으로 다루어 노력하는 행위 등이 소위 '다스리다'는 의미범주에 속하여 각각 행위에 적합한 의미가 파생되었다.
주례(周禮)는 '무릇 종기는 다섯 가지 독으로 다스린다[凡療瘍, 以五毒攻之]', 시경의 '다른 산의 돌로 이곳의 옥을 갈 수 있다네[他山之石, 可以攻玉]'에서처럼 옥을 갈다로부터 학행(學行)을 연마하다는 의미로 전용된 공옥(攻玉), 한유(韓愈) 사설(師說)의 특정 학문을 전문적으로 다룬다는 전공(專攻)에서의 쓰임이 좋은 예이다[聞道有先後, 術業有專攻].
11월3일은 학생의 날이었다.
남을 공박(攻駁)함이 전공(專攻)이 아니라 절차탁마(切磋琢磨)의 공옥(攻玉)이 본업이 아닐까.
김영기.동서대 중국어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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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글의 내용으로 보아 功이 아니라 攻에 관한 것이군요.
아사달님. 지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功을 攻으로 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