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비웃음에는 비통함이 담겨있습니다.
우리가 누군가로부터 비웃음을 받을 때, 참으로 괴롭습니다. 나를 비웃는 자, 나에게 힘이 있다면 당장 달려가서 끌어내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힘이 부족합니다. 그냥 비웃음 당할 수밖에 없을 때 낙담하고 절망합니다. 이때 자기를 성찰합니다. 비웃음이란 이렇게 사람을 고통스럽게 하는 데, 나 자신만이라도 아무도 비웃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을 합니다.
비웃음이란 것은 참으로 천박한 것으로 치부합니다. 정말로 된 사람이라면 그 누구도 비웃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비웃음을 경멸합니다. 그런 중에 성경을 읽다가 “하나님의 비웃음” 즉, 하나님도 누군가를 비웃을 때가 있다는 구절을 만나면 당혹스럽습니다. 성경에는 하나님도 비웃으신다는 표현이 더러 나옵니다.
“하늘에 계신 이가 웃으심이여 주께서 그들을 비웃으시리로다”(시 2:4)
“그러나 주께서 그를 비웃으시리니 그의 날이 다가옴을 보심이로다”(시 37:13)
“여호와여 주께서 그들을 비웃으시며 모든 나라들을 조롱하시리이다”(시 59:8)
“너희가 재앙을 만날 때에 내가 웃을 것이며 너희에게 두려움이 임할 때에 내가 비웃으리라”(잠 1:26)
“진실로 그는 거만한 자를 비웃으시며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베푸시나니”(잠 3:34)
“갑자기 재난이 닥쳐 죽을지라도 무죄한 자의 절망도 그가 비웃으시리라”(욥 9:23)
하나님도 때로는 비웃으시는 분입니다. 한편 생각해 봅니다.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은 피조물입니다. 사람들의 행태 속에 하나님의 형상이 희미하게 녹아들어 있습니다. 사람들의 비웃음도 하나님의 형상에서 기인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단지 사람들의 비웃음은 천박하고, 상대를 업수이 여기는 교만이고, 그로 인하여 관계가 깨어집니다. 하나님의 비웃음은 어떨까요?
하나님의 비웃음은 하나님의 존엄과 하나님의 사역을 거스르는 자들, 심지어 하나님의 사랑을 뿌리치고, 하나님 사랑의 결박과 사랑의 매임을 끊어내는 자들을 향합니다. 이를테면 레일에 걸어놓은 기차 바퀴가 탈선할 때, 어항 속에 살도록 넣어준 물고기가 싫다고 어항 밖을 뛰쳐 나갈 때, 하나님은 비웃으십니다. 그리고 분을 발하고 진노하십니다. 하나님의 노여움으로 다시 궤도에 안착시키고 다시 어항에 넣으려 하시나 끝내 뿌리치는 자들을 보시고 하나님은 비웃으십니다.
하나님의 비웃음은 끝내 하나님의 품을 떠나 멸망으로 추락하는 자들을 향한 비통함의 파라독스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비웃음에는 깊은 사랑이 점철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