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녘의 초당글밭] 04월 26일(화) '강상호의 형평운동은'
잠에서 깨어 눈을 뜨고 습관처럼 곁에 둔 손전화를 집어 듭니다.
그리고 행여 온 전화는 없었는지를 살핍니다.
그리고 전달된 정보를 살폈지요.
그 중에 형평사에 대한 긴 자료를 읽었읍니다.
그래서 오늘은 형평사에 대하여 잠시 생각해 볼 참입니다.
형평사 운동(衡平社運動)은 1923년 4월 25일, 경상남도 진주에서 시작됩니다.
백정들을 천대시하는, 불평등을 없애려는 인간평등 해방운동입니다.
양반 출신의 강상호(姜相鎬)·신현수(申鉉壽)·천석구(千錫九)님 등이 앞장 섭니다.
여기에 백정인 장지필(張志弼), 이학찬(李學贊)님이 동참합니다.
신분계급을 타파하여 백정이라는 모욕적인 이름을 없앨 것을 주장합니다.
그러기 위하여 교육을 장려하고 상호 친목을 도모하고자 합니다.
그야말로 '백정도 참다운 인간이 되게 한다'는 목적으로 형평사라는 모임이 생긴 것이지요.
이 운동은 일본에서 전개된 수평운동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중심이 되는 씨알은 분명히 이 땅의 무지렁이들이었지요.
당시 백정이라는 신분은 법적으로는 해방이 되었으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읍니다.
극심한 차별을 없애기 위하여 먼저 깬 양반들이 중심에 나섭니다.
이에 백정들도 동참하여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게 됩니다.
이 후 전국적인 규모로 퍼져 나갔지만, 일제의 압력과 내부 분열로 10여 년 만에 끝이 납니다.
민족해방운동의 성격도 지니고 있어 당연히 일제의 탄압이 뒤따랐을 것은 뻔한 이치입니다.
이 인간평등 해방운동은 1923년에 일어났으니 지금부터 93년 전의 일입니다.
채 100년도 안되었지요.
이런 인간평 해방운동은 이미 122년 전인 1984년의 동학농민운동에서도 시작되었요.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생각을 실천한 동학의 최제우, 최시형, 전봉준이 그 몫을 앞장서서 해 냅니다.
결국 조선의 못난 지도자와 일본의 음흉한 야욕으로 끝내 무릎을 꿇고 말았지요.
하지만 그 뜻은 죽지 않고 강상호를 통하여 다시금 이렇게 싹을 틔운 것일 테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그 싹은 이미 447년 전인 1569년에 난 교산 허균에게서도 발견하게 됩니다.
님의 유재론, 호민론으로 불리우는 교산의 생각은 동학의 ‘사람이 곧 하늘’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생각은 여기가 처음이 아닙니다.
그 뿌리는 우리나라의 시작과 함께합니다.
환인, 환웅, 왕검의 가르침이지요.
그것은 다름아닌 제세이화하여 홍익인간하라는 가르침입니다.
‘하늘의 이치를 깊이 살펴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는 삶을 삶으라’는 말씀이지요.
오늘도 새벽을 이렇게 삶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