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문> 쉬운 성경 시편 23편 1 - 6절
1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습니다.
2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쉬게 하십니다. 여호와는 나를 잔잔한 물가로 이끌어 쉬게 하시며
3 나에게 새 힘을 주십니다. 자신의 이름을 위하여, 주님은 나를 의로운 길로 인도하십니다.
4 내가 음산한 죽음의 골짜기를 지나가게 된다 하더라도, 나는 겁나지 않습니다. 그것은 주님께서 나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막대기와 지팡이가 나를 든든하게 보호해 줍니다.
5 주님께서 원수들이 보는 앞에서 내게 식탁을 차려 주십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내 머리 위에 향기로운 기름을 바르시며 내 잔이 넘치도록 가득 채워 주십니다.
6 여호와의 선하심과 사랑하심이 내가 죽는 날까지 나와 함께하실 것이 틀림없습니다. 이제 나는 여호와의 집에서 영원히 살 것입니다.
<묵 상>
1. 본문은 다윗이 양을 치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왕이 되기 전 다윗은 양을 치는 목동이었습니다. 목동이었던 다윗이 하나님과 자신과의 관계를 목자와 양으로 표현한 것은 무척 자연스럽습니다. 양을 치는 목동으로서 다윗은 매우 책임감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이 시는 다윗이 젊었을 때 쓴 시가 아니라 그의 노년에 지은 시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시에는 젊은 시절에 경험할 수 없는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전능하시고, 위대하신 하나님을 자신이 경험한 목자의 이미지로 객관화하여 표현하고 있습니다. 목자는 양과 염소 등의 가축에게 있어서 물과 풀을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인도해 주고, 맹수로부터 생명을 보호해 주는 무한 신뢰의 대상입니다. 다윗 역시 목자로서 양을 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하나님이 "나의 목자"되신다는 고백을 통해 무한한 신뢰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하나님만이 자신의 영원한 주인 되심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반면 자신은 양으로 비하하고 있습니다. 양이 지닌 고집 세고, 이기적이며 주인의 도움 없이는 도저히 살 수 없는 특성이 자신의 모습과 너무나 흡사했기 때문입니다. 양처럼 연약하고 형편없는 자신이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올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목자 되신 하나님 때문이었습니다. 그분이 자신의 부족하고 어리석은 모습을 가려주시고, 보호해 주셨기 때문에 부족함 없는 인생을 살 수 있었다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지난날 거구 골리앗 앞에서도, 사울을 피해 동굴 속에 숨어 지낼 때에도, 수많은 적군을 마주하고 있는 동안에도 목자 되신 하나님께서 다윗을 보호하시고 인도해 주셨습니다. 또한 압살롬의 공격을 받아 구사일생으로 도망칠 때 바르실래를 통해 먹을 것과 잠자리를 제공받았습니다. 그때도 가까스로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신 하나님에 대한 경험을 가진 다윗입니다. 목자 되신 하나님으로 인하여 자신의 인생이 부족함이 없는 인생이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2. 다윗의 고백처럼 자신의 연약함과 부족함을 인정하고, 목자 되신 하나님께서 함께 하심을 믿고 살아가는 사람만이 자신의 인생에 만족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한 채 더 많이 가지려 하고, 더 높이 올라가려 하는 욕심을 가지고 있으면 그 욕심은 절대로 만족스럽게 채워지지 않습니다. 욕망은 계속해서 결핍을 느끼도록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욕망의 유혹을 끊어내지 못하면 결국 건강을 잃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됩니다. 그때야 비로소 잃은 것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은 백성을 테스트하기 위해서 일시적이지만 그들을 굶주림 가운데 거하게도 하셨습니다. 우리는 축복에 익숙해지다 보면 그 축복을 더 이상 축복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인간의 간사한 모습입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 속에서 사는 사람들을 보면 참 좋겠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거기 사는 사람들 보고 물어보십시오. 그 축복에 익숙해지면 아무도 그것을 축복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때로 하나님은 우리 삶 속에 어떤 변화를 주십니다. 깨달으라고 말입니다. ‘네가 누리는 모든 것이 축복이니라.’라고 말입니다. 우리는 잃어버리고 나서야 비로소 그것의 소중함을 깨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잃어버리기 전에, 내 삶이 하나님의 은혜에 빚지고 있음을 깨달아 알고, 주님을 찬양하며 사십시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그리스도인의 모습입니까!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가장 적합하고, 적당한 곳으로 이끌어 쉬게 하실 것입니다. 우리 삶의 현장에 임하고 있는 일체의 축복들은 모두가 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 은혜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은혜는 천국 가는 그 날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그 은혜 속에서 우리는 쉴 것입니다. 내 인생의 만족은 하나님 한 분만이 나의 전부 이십니다. 내 삶의 가장 소중한 분이심을 늘 기억하며 살아갈 때 부족함이 없는 인생, 진정한 만족을 경험하는 삶이 될 것입니다.
3. 다윗은 목자이신 하나님께서 자신의 영혼을 회복시켜 주셨고, 의의 길로 인도하셨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3절). 여기서 의로운 길은 고난과 치욕이 기다리고 있는 길입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아니라면 가지 않아도 되지만 하나님의 자녀이기 때문에 가야 하는 길을 의미합니다. 이 길은 세상 사람들이 가려고 하는 길 밖의 길 즉, 엑스 호도스입니다. 그런데 본문은 하나님께서 시인을 의로운 길로 인도하시려고 하는 이유를 분명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자신의 이름” 즉 하나님의 이름을 위하여 의로운 길로 인도하고 계신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문서에 싸인을 한다는 것은 자기 이름을 걸고 그 문서에 기록된 내용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상표에 본인 실명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자기 이름을 걸고 책임있게 장사하겠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거룩한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나를 책임져 주시겠다는 것입니다. 다윗은 이런 하나님을 경험하였기 때문에 이렇게 고백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무엘이 이새의 아들들 가운데 한 사람을 왕으로 세우기 위해 그의 집을 찾았습니다. 그때 후보에도 들지 않았던 다윗이 하나님의 은혜로 기름부음 받게 되었습니다. 이후에 사울이 다윗을 죽이기 위해 던진 창이 다윗의 옆을 지나 벽에 꽂히는 아찔한 상황도 있었습니다. 그 모든 것들이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지금 다윗은 인생을 돌아봅니다. 자신을 지켜주신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이름을 걸고 자신을 의로운 길로 인도하신 분이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다윗에게는 사망의 골짜기도, 푸른 풀밭도, 잔잔한 물가도, 의로운 길로 걸어가기 위한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의로운 길을 걸어갈 때 보호해 주시고 책임져 주셨던 하나님을 경험한 다윗이었기에 이런 고백을 할 수 있었습니다.
4. 다윗은 수많은 원수 앞에서 언제나 보호하시고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한 이후 더욱 깊어진 하나님과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5절). 다윗은 자신이 마주하고 있는 원수보다도 더 크신 하나님을 보았습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을 향해 풍성한 식탁을 차려 주시고, 향기로운 기름을 부어 주시고, 잔이 넘치도록 부어 주시는 하나님을 경험했습니다. 다윗은 죽음과 시험, 환란과 유혹 그리고 각종 원수 앞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생 배후에 계신 하나님께서 원수를 제압하시고, 자신을 진수성찬으로 차려진 식탁의 주인공으로 삼아 주심을 경험했습니다. 또한,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구체적인 경험을 "머리 위에 향기로운 기름을 발라주셨다"고 표현합니다. 당시 사회에서 귀한 손님이 자신의 집을 방문하면 머리에 기름을 부어 환대 하던 풍습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손님에게 부어 주던 기름을 다윗이 들고 있던 잔에 넘칠 만큼 가득 채워 주신다고 표현합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몹시 기쁘게 맞아주고 있다는 표현입니다. 다윗은 원수 앞에서 자신을 보호하시고 환대해 주신 하나님을 그의 일생을 통해 경험하였기 때문에 진심으로 이와 같은 찬양의 고백을 하나님께 드릴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다윗의 확고한 믿음을 이렇게 고백 하고 있습니다. "여호와의 선하심과 사랑하심이 내가 죽는 날까지 나와 함께하실 것이 틀림없습니다. 이제 나는 여호와의 집에서 영원히 살 것입니다."(6절) 평생 동안 선하시고 인자하신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하셨기 때문에 나는 여호와 하나님의 집에 영원히 거하겠다는 결단으로 마무리 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일생 하나님의 집, 성전을 짓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성전을 짓도록 허락해 주지 않으셨습니다. 다윗이 가지고 있었던 하나님의 전에 대한 간절한 사모함은 시편84편10절~11절의 말씀을 통해 잘 알 수 있습니다.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이 다른 곳에서의 천 날보다 나은즉 악인의 장막에 사는 것보다 내 하나님의 성전 문지기로 있는 것이 좋사오니 여호와 하나님은 해요 방패이시라 여호와께서 은혜와 영화를 주시며 정직하게 행하는 자에게 좋은 것을 아끼지 아니하실 것임이니이다." 다윗의 이러한 고백은 하나님의 전에서 머물며 하나님과 가까이 동행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이 얼마나 컸는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위대하신 하나님에 대한 간절하고 정직한 찬양의 마지막 부분을 영원히 하나님의 전에서 살아가겠다는 결단과 고백으로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통해 우리 역시 이 땅을 살아가는 동안 마음속에 간직해야 할 결단과 고백이 무엇인지 분명히 깨닫게 됩니다. ‘살다’로 번역된 히브리어 동사 ‘슈브’는 ‘돌아가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다윗은 자신의 인생을 반추하면서 하나님께서 예비해두신 본향, 곧 ‘여호와의 집’으로 돌아가기까지 그 모든 여정을 친히 인도하실 것을 신뢰하고 있습니다. 믿음은 주님께서 영원한 여호와의 집으로 인도해 주실 것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푸른 초장이든,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이든 상관 없이, 주님께서 인도하시기에 결국은 그곳이 영원한 아버지의 집인 것을 잊지 마십시다. 나의 목자 되신 주님께서 당신의 목숨을 버리시기까지 나를 사랑하셨고, 지금도 사랑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기도>
영원한 목자 되시는 아버지 하나님! 나의 삶은 주님 한 분 만으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삶임을 매 순간 인정하며 살게 하옵소서. 다윗이 일평생 길 밖의 길을 걸으며 경험한 하나님에 대한 마음을 찬양의 가사로 드리고 있는 것처럼, 나의 삶 역시 하나님과 함께 하며 일평생 주님만 의지하는 주님의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내 삶의 진정한 주인 되시고, 지겨주시고, 보호해 주시는 하나님에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이 있게 하옵소서. 참된 목자 되시는 하나님을 의지하며 살아가는 양으로서 영원한 아버지의 집에 거하며 살아가는 주님의 자녀가 되게 하옵소서. 하나님을 더욱 깊이 알아가는 하루하루가 되게 하옵소서. 설령 죽음의 골짜기를 지나는 고통 가운데 있다 할지라도 목숨을 아끼지 않으시는 주님의 사랑을 신뢰하며 걷게 하옵소서. 궁극적으로 돌아가야 할 영원한 아버지의 집으로 더 가까이 나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삶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