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은 갯마을이다
갯촌이지만
뒤로는 산으로 둘러싸였고 바다가 삼면을 에워싼 동네다
나는 남해의 갯가 출신이지만 결혼 전까지 서산이 어떤 동네인지 몰랐다
강원도 산자락에 자리 잡은 고을인지
충청도 변방에 붙은 소읍인지 관심 밖이었으니
당연히 서해안 쪽의 갯마을인 줄도 몰랐다
그런데 우찌하다
서산 댁 아내를 만난 연으로 서산이 충청도 서해안 자락인지 알게 되었다
특장점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밋밋한 들판을 가로질러 당진을 지나면 서산이다
서울 화곡동의 내과보다 빈약한 병원이
지역에서 가장 웅장하다는 서산 병원인데
여기를 지나면 서산여고가 있다
서산 댁인 아내 말로는 지역의 명문이란다, 예비고사도 많이 떨어지는 학교라던데 ㅋㅋㅋ
아내가 이 명문여고 출신인지는 안 물어보았고
어쨌든 별반 흥미로울 게 없는 그냥 밋밋한 촌동네다
겨울철이면 그나마 대하가 풍성하고
민어도 가끔 잡히는지 장모님의 민어 요리는 아주 괜찮았다
지금도 생각나는 장모님의 요리다
아마 굴로 만든 어릿 굴젓도 유명한 듯한데
젓갈이라면 어떤 젓갈이라도 좋아하는 나는 안타깝게 굴젓만은 유독 즐기지 않아 종종 장모님을 실망시켜 드리고는 했다
그런데
어째 말씨도 그리 마음에 들지 않던지
했어 유우~ 이랫서 유우~ 저랬서 유우~
정말 고약하게 늘어져 꺼벙해 보이는 억양이라 그쪽 사람들마저 시원찮아 보이는데
서산 댁인 아내의 주장은 프랑스 말처럼 유연하고 부드러운 양반들만 사용하는 언어라고 했다.
대표적인 조선시대의 읍성으로 해미읍성이 이전에는 몇 자락 흔적을 지녔었는데
아마 최근에는 복원이 되었을 것이다
근방의 개심사라는 절도 유명하기는 하고
아무튼
이 별 볼 일 없는 촌동네에
호태라는 머리 훌러덩 벗어진 영감이
한 달 전에 자리를 튼 모양이다
그 대머리 영감과는 서로 아귀가 맞아떨어지는 면이 없는 편이고
- 호태는 막걸리, 나는 와인으로 마시는 술마져도 틀린다
어찌하다 한 두어 번 마주치면 삐질삐질 잘 삐지기도 해서
왕래가 뜸한 편이라 최근에야 옮긴 정황을 파악했다
서로가 적조했지만
그래도 같이 나이 들어가는 처지에 성냥이라도 한통 사 보냈을 텐데 섭섭하다 여길 것 같다
그런데
그 양반이 늘그막에 이모가 생겼는지 할멈이 생겼는지
어쩐 일로 별 볼 일 없는 촌동네로 이사를 했는지 모르겠다
그 나이에 할멈을 흡족하게 해 주기가 쉽지는 않을 텐데
겨울 보양식으로
굴이 유명한 산지이니 굴이나 넉넉하게 드시면 좋겠다
양기에는 생굴이 으뜸이라는 말도 있응께.
만약 재수없이 밝히는 할멈이라면 밤에 욕볼낀데, 그참 걱정된다.
시골의 공기는 좋을테니 아무쪼록 건강하시기를 바라고.
* 그런데 어째 이 동네는 댓글 인심이 이리도 야박하노, ㅉ
첫댓글 갱상도 영감탱이가 그 짝 서산으로 간 이유가
어떤 할멈따라 간 거이 아닌가하는
물음표에 한표 던지면서
할멈한테 이뿌게 보이려면
생굴도 좋지마는도
비야 거시기도 머거라요~ㅋㅋ
근디
집드리는 언제 하능교!ㅎ
ㅎ
두분이 가까운 사이 아닙니까?
촌에서 도 닦는다는 말도 들립니다 ~
늦은 아침 먹고 이제 막 폰을 들고 보니 폰 가운데 소식이 먼저 뜨는데 낮 익은 호태라는 단어가 보이기에 무슨 소식일까 하고 보니 먼 곳에 계신 분이 호태님이 선산으로 이사간 소식에 그 시골에 가시어 무슨 일을 하시려나 시골 한적한 곳에서 가슴 시린 시를 더 쓰시려나 아니면 텃밭에 요모조모로 이루면서 재미삼아 농사 지으실 계획이신가 궁굼해지네요
아시는 분은 이미 아시겠지만 저는 카페 식구와 소식을 잘 모르니 위 글을 보고 알게 되었네요
단풍님께서는 인심 좋은 서산 댁을 아내로 맞으셔서 해산물이 풍성한 서해바다 그 맛난 어리굴젓으로 사위대접을 융숭히 받으셨네요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ㅎ 모를일입니다
제가 풍주방은 뜸하니 우연히 최근에 들었습니다
어리굴젓 저는 별반 즐기지는 않습니다 , 네 건겅하세요~~~
@단풍들것네 경상도 분이시라 그러신가봅니다
어리굴젓은 누구나 다 좋아하는 것 같은데요
고급 반찬으로 귀한 손님에게 대접하는 것 같던데요
@산 나리 ㅎ
어리글젓이 귀한 대접을 받는지 몰랐어요
글젓뿐만 아니라
사실 굴 자체를 별로 즐기지 않는 편이라 그랬을 겁니다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사실 서산시는 바닷가는 아니지요
바닷가와 한시간 정도 떨어졌어요
이전부터 그냥 서산을 바닷가로 뭉뚱거리데요
굴이 유명했지만
지금은 남해양식 굴이 워낙 유명하다네요
서산갯마을
조미미 양이 힛트쳤었죠
이미 故人 ... 벌써 십년 전.
거긴 선친 장사지낸 곳인데
별안간에 ???
벼란간은아니고
나한테자주시비걸고껍쭉대는양반이그짝으로이사같다네요 ~
흐미낭
정작 호태님은 와이 대답이 없으신지
모리 홀라당 벗겨진 영감이라해서 혹 삐지신건 아니시지요?ㅎㅎ
그래도
그 선한 눈빛에 여러 여인들 까무려쳤다던가요?
호태님이 서산으로 간 까닭이 궁금하긴 하네요
딸래미 옆으로~~
ㅎ
딸애가 출산 하면
산간 한다고 해요
오늘은 무슨 말띠방 모임가서
술 추렴 하는가 봅니다
@효주아네스. 그참
애비 산간이 우찌 편할까. 안타깝네
핑계인지 모르지요
다른 꿍꿍이가 있는지,
야시한 할멈 화장빨에 뿅하고 갔는지도 ~
선한 눈빛이라니
이제보니 석우님이 깨무라졌능갑소~ ㅎ
@단풍들것네
ㅎㅎ
단풍님
언제 고국에 한번 오실랍니까..
화순이랑 나랑 마중 나갈께라요
@효주아네스. ㅋ
뢍송 ~~~~ 고마워요 진짜로 ~~
어제는 말띠 모임이 있어
충북 괴산 화양구곡에서
능이 백숙으로 보신하고
밤 늦게까지 술 추렴하다
이제야 올갱이 국으로
해장을 하고나왔네 ㅎ
이젠 술도 예전만큼 안돼
그래도 갑장이라고
위문공연까지 와주고
황공이 무지로소이다
말띠 모임에도 ~~
엊그제 민어도 먹었다면서
먹는곳에는 안빠지는데가 없구먼 ㅉ 대단하다~
@단풍들것네
자네도 내 나이 되어보소
요즘은 우째 근력이 부쳐
마나님두 안 계시는데
혼자라두 챙겨 먹어야
주모를 보필할거 아니냐구
@호 태 신삥 할멈이나 이모 만났더만 헛소문인가?
@단풍들것네
제발이지 하나 구해주소
물 건너 코쟁이도 좋소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