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의 뒷면, 흑백논리로 재단될 수 없는 슬픔과 고통에 관하여
저자 김민관은 2015년 중앙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하여 2017년부터 JTBC에서 외교 안보 분야를 취재해 왔다. 이 책은 저자가 50일간 우크라이나 전쟁을 취재한 결과물이다.
약 50일간 저자는 우크라이나 전쟁 한가운데 머물며 25건의 뉴스를 내보냈다. 방송 보도 분량은 2분 남짓, 손에 익은 언론의 문법대로 취재 내용을 자르고 붙여 뉴스거리로 만들었지만 전쟁은 오히려 편집되어 잘려 나간 수많은 목소리와 장면들에 있는 듯했다. 커튼을 치고 숨죽인 채 아침을 기다리는 밤, 그 밤을 짓누르는 무거운 정적, 조각상 대신 바리케이드를 만들던 조각가의 땜질 소리, 함께 어울려 지내던 동네 사람들 수백 명을 묻어야만 했던 장의사의 두 손, 파편의 흔적이 가득한 놀이터에서 홀로 그네를 타던 아이의 뒷모습, 인터뷰 중간중간 찾아오는 침묵과 머뭇거림...
이 책은 2분 남짓한 뉴스에는 담기지 못했던 이 잘려 나간 장면들에 관한 것이다 몇 명이 죽었는지, 피해 규모는 얼마인지 숫자로 환산되지 않는 전쟁, 젤렌스키와 푸틴의 국가적 대의명분이나 세계정세를 논하는 관점들에 쉽게 가려지는 가장 낱낱의 전쟁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