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은 처와 둘만 오붓하게 저녁을 먹으러 나의 고등선배님이 추천한 이태리식당, 가정식이라는 부제가 붙은 곳으로 왔다.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에서 나와 그랜드 성형외과(나의 의료배상 심사대상에 종종 오르는)를 지나 운운 하면서
지하철 출구 잘못나오면 고생해, 하고 찾았더니 보일만 한 곳에 보이질 않는다.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바로 내가 그 꼴이다. 4번 출구로 나올 걸 3번 출구로 나와 헤매었다.
간신히 간판도 작은 '피오렌티나'를 찾았다.
마실 걸로 이태리산 맥주 한병과 하우스 와인 한잔까지시키고.

올리브에 허브, 또 하나는? 두가지로 찍어 먹는다.
'빵을 더 드릴까요'
'필요하면 더 가져다 달라 할께요'

이 해물스프는 정말 먹을 만 하다.
마치 헝거리안 쿨라쉬처럼 맵싸한 것이.

여러가지 해물도 충분히 들어갔다.

주방에서 홍두깨로 밀더니 갓 삶아 나온 스파게티의 면발은 탱글 탱글.

마지막으로 나온 뜨거운 피자와 먹으려고 맛좋았던 맥주 한병을 더 시킨다.
간이 2층, 마치 다락방처럼 생긴 곳까지 합하여 30석 정도이고.
쉬임없이 들어오는 손님들 모두 중년의 남자들로 하나같이 목도리를 하고 있다.
옆의 테이블에서 간간이 들리는 소리가 신경쓰인다.
소화기 내과니 어느 교수니 하는데 내가 아는 사람들도 한둘 오르내린다.
40대 후반의 의사들이니 나와 직접 면식이 있을 수는 없고.
나가기 전 혹시 모 병원분들 아니시냐? 라고 말하며 이름난 누구 누구가 나의 친한 후배이다. 라고 말하니까
깜짝 놀라면서 '좋은 소리만 기억해 주세요' 한다.
나는 남 욕하는 걸 더 잘 기억하는데.

'도,를 얇게 바싹 구워달라고 주문하였더니 시킨대로 나왔다.
근래 먹어본 피자 중에 최고.
잠깐 화장실을 다녀오니까 처 앞의 식탁이 깨끗하게 치워버렸다.
자리가 없어 나가라고 한 것.
예약을 하고 찾아왔고 또 식사 한시간도 되지 않아 이러면 디저트나 커피도 마실 수가 없다.
크게 분위기 있는 곳은 아니고 음식은 맛있는 곳이다.
첫댓글 그정도면 비용은 얼마? 맥주 2병, 하우스 와인 포함
가격은 착해요. 모두 합해서 8만원이 조금 넘었나요.
와인은 코케지 챠지가 2만원, 그러니 우리 석선생이랑 같이 한번갈까?
아침 식사 끝낸지가 채 한시간도 되지 않았는데 입안에 침이 한바가지나 고였다. 이태리 어느 해변도시에서 식사한 경험을 한 기사를 읽은 일이 있는데 해물탕이 우리네 매운탕과 아주 흡사한 것을 읽은 일이 있다. 이태리는 우리와 아주 유사한 것이 많다고 하는데 반도에다가 길거리에 도둑이 많고 피자나 빈대떡도 비슷하고 조직폭력배가 기승을 부리는 것도 우리와 유사하다. 한 때는 로마가 전 세계였던 때가 있었으므로 우리보다 한 수 위의 사람들이다.
아침 식사 또 한 번 잘 했다.
맛있게 보입니다. 그러나, 탄수화물이 주가 되는 식사라서 양을 조절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