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주 '샘물즉석숯불장어'집에서 장어구이를 먹고 공산성에서 홍명보와 함께 한컷>
공주 '화려한 백제의 봄' ‘금강의 봄. 다시 찾아온 백제의 봄’ 태왕후는 주몽에게 이별을 고하고 두 아들 비류와 온조를 데리고 그렇게 남쪽으로 떠났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주몽은 이렇게 끝이 났지만. 역사는 계속되어 이후 비류·온조가 당도한 곳은 미추홀·위례성 등 한강유역이다.
여기서 나라를 연 백제가 475년 문주왕 1년 고구려에 도읍을 빼앗기고 남천하여 옮겨간 곳은 금강 유역의 웅진성. 바로 고마나루(곰나루·熊津)가 있는 지금의 공주다.
또 538년 성왕이 다시 금강을 따라 내려와 터를 잡은 곳은 사비성으로 지금의 부여에 해당한다.
이곳에서 무령왕. 성왕 등 찬란한 후기 백제의 문화를 꽃 피울재. 섬세한 백제인들의 고고한 예술성을 닮은 듯 이 두 옛 도읍은 금강처럼 묵묵하지만 장엄한 봄맞이를 하고 있다.
이 봄이 가기 전에 삼국사기나 삼국유사 한 권을 사서 백제인이 걸었던 그 길로 떠날 채비를 해보자.
지난해 들어선 백제문화재현단지에다 백제왕궁(2010년 완공)마저 들어서면 융성했던 옛 영광을 되찾아 곧 ‘백제의 화려한 봄’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테니.
‘금강(錦江)에 살어리랏다-공주’
◇오! 금강 누군가 말했다.
금강에는 한이 흐른다고. 공주에서 부여로 굽이쳐 흐르는 금강을 보면 그 말이 떠오른다.
이곳에서 인간과 국가. 가족의 탄생과 죽음 모두를 지켜보고 아무말 없이 묵묵히 흐르기만하는 그 대자연의 세월향이 느껴진다.
적군에 쫓겨 곰나루에 닿은 백제왕을 와락 안아준 이래 삼천궁녀가 뛰어내리고 오천결사대의 피가 흘러내리는 아픔을 함께 맛보았다.
찬란한 왕국의 부흥과 멸망을 동시에 지켜보고 더이상 서럽지 않으리라던 천년 세월이 지난 후에도 물줄기처럼 굽이친 세상사 때문에 눈물 많이 흘려보낸다.
일제에 의해 수탈물자가 바다로 흘러갈 때 수많은 피와 눈물도 함께 금강을 타고 흘렀고. 보국안민의 동학깃발이 횃불로 우금치에 섰을 때에도. 현대에 와서 한 유명한 저항시인이 금강변을 찾아와 ‘빛나던 눈동자’를 발견했을 때조차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지금처럼 조용히 흐르고만 있었을 게다. 이름처럼 비단같기도 하고. 어찌보면 눈물 닦는 광목같기도 한 금강은 지금까지도 억겁의 시간 동안 변함없이 미숫가루처럼 고운 모래를 곰나루 앞에 펼쳐다 놓고 있다. 어쩌면 강은 오랜 세월을 지키고 선 ‘큰바위 얼굴’의 표정을 닮아있는지도 모른다.
◇공산성과 계룡산 공산성(사적 제12호)은 원래 웅진백제시대 때 지금 공주시 곰나루 주변 금강변에 세워진 고대토성인데. 조선조 때 석조하여 지금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110m의 나지막한 산이지만 물결치듯 강변을 따라 길게(2.7㎞) 축성된 장대한 성벽이 아름다운데다 잔잔한 강물에 비친 모습이 조명에 비치는 밤이면 더욱 장관을 이룬다. 진남루와 공북루 등 2개 문과 웅진시대에 지어진 왕궁지. 백제식 연못 등 고대사적이 남아 있어 원래 눈으로 보이는 경치보다 더 많은 정취를 선사한다. 개나리 가득 피어오른 쌍수정과 공북루에서 내려다 보이는 금강 창벽의 절경이 특히 아름답다. 밤에는 야경이 아름다워 복원된 금서루와 백제큰다리에는 금강교와 함께 공산성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이들로 붐빈다.
공주에는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계룡산에서 도를 닦은…”이란 수식으로 유명한 계룡산이 있다. 닭벼슬을 쓴 용을 닮아 경외감을 주는 계룡산(천황봉 845m)은 풍수지리상 4대 명산으로 꼽힌다.
벚꽃이 한창인 계룡산에 오르면 푸르게 물들어가는 동학계곡을 거닐어볼 수 있다.
‘춘(春)마곡 추(秋)갑사’라 불릴만큼 정취가 빼어난 마곡사와 갑사계곡은 결코 빼먹을 수 없는 공주관광의 백미다.
<공주·부여 지방 대표 맛집>
공주·부여는 특별한 음식으로 유명하진 않지만 관광지라 그런지 유별난 맛집들이 많다. 그 중 공주 공산성 구 터미널 부근 ‘샘물즉석숯불장어구이’는 투실투실한 민물장어 소금구이가 일품이다. 이곳에 눌러앉아 살고 싶을 정도로 푸짐하다.
1인분에 거짓말 좀 보태서 ‘아나콘다’만한(?) 장어가 3마리.
소금을 뿌리고 숯불에 올려 기름기가 이슬처럼 몽골몽골 맺히면 잘라낸 뒤 씻어낸 김치에 싸먹는 데 이 맛이 특별하다.
가스불과는 달리 숯불에 구워 기름기도 적고 향도 좋은 까닭에 느끼하지 않아 정말 끝도 없이 입으로 들어간다.
양념구이도 달지 않아 좋은데. 특히 40여년간 식당을 경영해 온 어머니의 손맛으로부터 나온 파김치 등 밑반찬들이 정말 싸들고 오고 싶을 정도로 맛깔스럽다.
다 먹고나면 끓여나오는 누룽지는 일부러 밥을 그을러 지었을 정도로 음식에 대한 기본이 살아있다. (041)881-159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