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는 '그 넓은 바다에서 어떻게 배가 충돌하나?'고 의아하게 생각한다.
하긴 그 말도 맞다. 육지보다도 바다가 표면적이 더 넓으니까 말이다.
육지에도 차가 다니는 도로가 있듯이 바다에도 배가 다니는 항로가 있다.
큰 항구 입출구나 협수로에는 선박들이 집중되기 때문에 혼잡하다.
그리고 출항하는 소형 어선들은 대형선을 피하기는 커녕 가까스로 가로질러 가면
고기가 많이 잡힌다는 미신을 믿는 경향이 있어 충돌코스임에도 불구하고
위험을 무릎쓰고 기를 쓰고 달려들기도 한다.
내가 배를 타면서 충돌사고를 경험한 것은 딱 두 번이다.
한 번은 2기사 때 네들란드 로텔담에서 미국행 철재를 싣고 오후 늦게 출항하였다.
파일러트를 태우고 긴 수로를 빠져 나오고 있던 중 밤11시경 벨지움 연안에서
남미에서 바나나를 싣고 입항하는 대형선과 충돌했다. 물론 상대선도 파일러트가 승선하여
조선을 하고 있었다. 나는 2기사 당직(00~04,12~16)이기 때문에 스탠바이중에 침실에 가서 잠시
쉬라고 하여 충돌 직전에 기관실에서 침실로 올라와 막 잠자리에 들려는 찰라였다.
갑자기 '쾅'하는 소리가 나면서 선체가 휘청거렸다.깜깜한 상태에서 무슨 폭발사고가 일어났나 싶었다.
급히 일어나 옷을 걸치고 바깥을 살펴보았다.혹시 배가 침몰하는지 알아 보기 위해서였다.
배는 거의 정지한 상태였고 침몰하는 것 같지 않아 급히 기관실로 뛰어 내려갔다.
컨트롤룸으로 갔더니 다른 기관사와 부원들은 기관실밖에서 순찰을 하는 중이었다.
텔리그라프를 보니 브릿지에선 '풀 아스턴'신호가 내려와 있는데 기관실에선 기관은 전진상태로 있어
우선 신호를 받아주고 기관을 정지시켰다가 후진하였다.그런 다음 브릿지에서도 기관정지신호가 와서
기관을 정지하였다.
충돌로 인한 선체파공이 생겼는지 알아보기 위해 기관실및 각 연료탱크를 사운딩하였으나 물이 들어오는 곳은 없었다.
그 때 쿼터마스터가 선수로 갔다 오고 있어, 선수는 어떻게 됐나 물어 보니, 정면충돌로 선수가 다 날아가고 없더라고 했다.
다행히 선체 다른 곳에는 파공이 생긴 곳은 없어 부두에 계류하여 하역을 마치고 안트워프 도크에 들어가 약 한 달간 수리하였다.
두번 째 사고는 기관장 때였다. 미국 서해안 포트랜드에서 짐을 싣고 컬럼비아강을 빠져 나오니 밤 12시경쯤 되었었다.
스탠바이가 끝나 나는 손을 씻고 잠자리에 들려고 창문을 통해 바깥을 내더봤더니 우리 배에서 약간 떨어진 거리에
작은 어선으로 보이는 배가 우리 배와 나란히 항해를 하고 있었다. 그러고는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카나다 뱅쿠버부두였다. 선장이 전보를 내 보이며 간 밤에 우리배와 작은 오래된 목선이 충돌했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인명사고는 없었지만 미국 코스트가드가 밤새 구조작업을 했다는 것이었다. 그 소리를 듣고 부두에 내려가 본선 선수부분을 살펴보니 손톱크기 정도의 페인트가 약간 벗겨진 흔적이 있었다. 아마도 본선의 이등항해사와 쿼터마스타가 당직중에
견시를 소흘히 하여 아니면 작은 어선이 사각에 들어 있어 충돌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어쨌거나 본선 과실이었다.
당시 선장은 해난보고를 본사에 했더니 과실을 인정하는 서류에 사인을 해주고 배가 묶이는 것보다는 운항을 계속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어선측의 클레임은 아마도 보험에서 커버하는 것 같았다.
사고란 절대로 우연히 일어나지는 않는다.
해상사고의 거의 대부분이 원인을 알고보면 인재이다.
재해에는 하인리히 일명 1:29:300 의 법칙이 있다. 즉 대형사고 한 건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중간 사고요인이 29건 있으며
사고가 일어날뻔한 작은 사고요인들이 300건이나 있다는 통계법칙이다.
이번 헝가리 유람선 충돌침몰사고도 소형 유람선 선장이나 대형 크루즈선 선장도 다년간 경험이 많은 베테랑선장들로 알려졌다.
사고 원인이야 차차 밝혀 지겠지만, 첫째는 야간 악천후로 시계가 좋지 않았다는 점이고, 수위가 불어 유속이 빨라졌음에도 불구하고
평소처럼 안일한 생각에 경계를 소흘히 한 점, 유람선에 승선시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던 등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첫댓글 상대 수평선위에 물체가 보이면 서로 레이더 켜놓고 상대선 행동 쳐다보고 견시철저 해야 하는데 이번 사건은 저녁식사 시간이고 강 협수로 항해선 많은데 우찌 덮처는지 몰라도 억세게 재수없는 사건 같다.보통 선장 항해사 브릿지서 바쁠시 국메 밥말아먹고 간단 계란후라이 하나먹고 근무하는데.이곳은 빵하나로 대처하고. 레이더도 선박이 길고 레이더 높이도 낮아서 선수부분 사각 지대라 미리견시도 안하고. 루마니아 두라큐라성 보고 불가리아로 넘어오는 길목에 댜뉴브 강 하류가 있는데.이곳은 짚시마을도 있고 불가리아 해안에 공사골조 모래 채취하는 곳도 있더라, 동기 배모 친구부부가 강 크르즈 여행1인 약5백정도 지불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