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정신지체장애자 재활원`명주원` 2004년 겨울호 소식지에 실린 왈츠 글

[대전 숙모]

◎ 더불어 함께사는 사회「명주원 자원봉사활동 체험수기」
- 내 무거운 짐을 내려주는 ‘명주원’, 내 삶을 바꿔주는 ‘명주원’ -

글ㆍ김순희 (레크리에이션지도자)	무더운 8월 저녁 어느 날, ‘명주원 청소년 자원봉사학교’의 행사를 위해서 풍선장식을 하고 있는데 원장님께서 소리 없이 강당으로 내려오시더니 가만히 쳐다보고 계시다가 “아프시면 안됩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 짧은 한 마디와 원장님의 따뜻한 눈빛만으로도 '당신은 명주원에서 없으면 안 되는 소중한 봉사자입니다.'라는 못다한 말씀까지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온 몸이 땀에 젖어 피곤하고 지쳐있던 나에게 그 한마디는 샘솟는 힘이 되어 다시 몸을 추스려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명주원에서 몇 시간씩 풍선장식하고 바로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하려면 부담도 되고 몸도 피곤하고 힘이 들지만, 이렇게 봉사하는 나의 마음을 헤아려주시고 따뜻하게 배려해주시는 원장님과 여러 선생님들이 계셨기에 지금까지 건강하고 기쁘게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듯 합니다. 마침 가는 날 레크리에이션 수업이 있었는데 강사가 없어 명주원 선생님께서 그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처음 보는 나의 모습이 신기했던지 고개를 뒤로 젖혀가면서까지 저를 쳐다보고는 눈이 마주치길 기다렸다는 듯이 활짝 웃어주었습니다. 잠시 마주치는 눈빛이였지만 천진스러운 그 분들의 모습에 그만 제 마음을 다 빼앗겨버렸고 꼭 그 분
들과 함께 해보고 싶다는 기대감과 설레임에 가슴이 벅차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맺은 인연이 이제는 명주원에서 하는 봉사가 제 생활의 일부가 되었고, 그 분들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그런 사이가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늘 좋은 시간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몸과 마음이 고달퍼 명주원 가는 것도 힘들고 귀찮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저를 한없이 기다리는 명주원 가족들을 생각하면서 무거운 몸을 이끌고 찾아가면 도착하자마자 가족들이 뛰어와 손을 잡고 부둥켜안으며 반가움을 표시하고 무거운 짐들을 다 날라줍니다. 어디서도 받아보지 못한 환대를 받으면서 그 분들에게 이끌려 한바탕 신나게 놀고 나면 근심 걱정을 다 떨쳐 버리고 그 자리에는 어느새 그 분들의 순수하고 맑은 모습이 담아져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그 분들 생각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나오고 마냥 행복해집니다. 육체적으로 힘들게 자원봉사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는데 이렇게 재미있고 즐겁게 놀면서도 감히 자원봉사활동을 했다고 얘기하기에 너무 염치없고 죄송하지만 저는 정말 행복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나의 무거운 집을 내려주는 ‘명주원’, 내 삶을 바꿔주는 ‘명주원’
원장님 말씀대로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명주원에서 봉사하고 싶습니다. ‘함께 있어 늘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며...
♥ 레크리에이션 지도자 김순희 선생님은 매달 우리 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생일잔치, 재활프로그램 및 각종 행사에 풍선장식과 레크리에이션 진행으로 명주원 가족들의 정겨운 친구가 되어주고 계십니다. 우리 가족들에게 항상 빛과 소금이 되고자 노력하는 열정적인 그녀의 모습에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