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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하(立夏)
고당봉고향 가회면 이팝나무(입하꽃)
어제 5월 5일은 입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날씨가 매우 더웠다. 경남 밀양은 기온이 31.5도 까지 오르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30도 안팎의 기온은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을 알렸다. 학창시절 국어시간에 배운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4월(음력)령에, '4월이라 맹하(孟夏) 되니 입하(入夏) 소만(小滿) 절기로다.' 로 시작되는 입하가 어제였다. 이때 쯤 농촌은 바빠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때는 입맛을 돋우기 위해 계절 음식인 쑥버머리와 쑥덕을 먹는다. 앞 뒤 동산에 이팝나무의 하얀 꽃이 피고, 뻐국새과 뻐국 뻐국 울어대면 시골의 향수가 떠오른다. 입하는 24절기 중위 일곱 번째 절기이다. 곡우와 소만 사이에 들어 있으며, 음력으로는 4월, 양력으로는 대개 5월 6일 전후에 해당된다. 태양의 황경(黃經)이 45°에 이르렀을 때이다. 입하(立夏)는 말 그대로, ‘여름에 든다’ ‘여름의 문턱에 들어선다’는 뜻이다. 파릇한 신록(新綠)이 신비한 색상으로 온 누리를 뒤덮는다. 여름은 입하(立夏)에서부터 시작하여 입추(立秋)전까지이다. 입하가 되면 농작물도 자라지만, 아울러 해충도 많아지고 잡초까지 자라서 이것들을 없애는 작업도 많다. 이맘때면 곡우에 마련한 못자리도 자리를 잡아 농사일이 좀 더 분망해진다. 옛사람들은 입하 15일간을 5일씩 3후(候)로 세분하여,
① 청개구리가 울고,
② 지렁이가 땅에서 나오며, ③ 왕과(王瓜: 쥐참외)가 나온다고 하였다.
곡우 전후에 채다한 세작을 茶(차)중에서도 최상품으로 치나, 한국의 다성(茶聖), 초의(艸衣)선사는 '우리의 차(茶)는 곡우 전후보다는 입하(立夏) 전후가 가장 좋다'고 하였다.
입하에 이르면 그간 일교차가 크고 변화 많던 날씨는 안정되고, 천지만물은 무성히 자라기 시작한다. 잎새를 띄운 나뭇잎은 윤기를 더하고 그렇지 않은 나무들은 마지막으로 싹을 띄워 푸르름의 여름으로 넘어가고자 몸부림친다. 이때 마을에는 한두 그루쯤 있는 이팝나무에서 흰 꽃이 핀다. 꽃이 마치 흰 쌀밥 같이 온 나뭇가지를 뒤덮으며 피는데 꽃이 한꺼번에 잘 피면 그해 풍년이 들고, 꽃이 신통치 않으면 흉년이 들 징조라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 조상들은 쌀밥나무라 부르는 이팝나무를 통해 그해의 풍년과 흉년을 점쳤던 것이다.
또 세시풍속의 하나로 이 즈음에 쌀가루와 쑥을 한데 버무려 시루에 쪄 먹는 떡, 이른바 쑥버무리를 절식(節食)으로 먹기도 하고, 집안에 따라서는 색다른 음식을 마련해 농사꾼들의 입맛을 돋우기도 하였다 .
가회면의 맛자랑 쑥버무리와 송구떡
역시 계절의 여왕은 이때다. 산에는 뻐꾸기 울어 예고, 들에는 온갖 나물들이 지천으로 돋아나 입맛을 돋운다. 녹음이 무성해지고 농가에서는 못자리 돌보기 등의 농사일이 한창일 때다. 입하가 지나면 여름이라 했지만 산간지방에서는 우박이 내려 담배, 깻잎, 고추 등 어린 모종이 해를 입기도 한다. 또 높새바람이 불어 농작물의 잎을 바짝 마르게 하는 해를 입히기도 한다.
소만(小滿) 입하가 지나면 곧 소만(小滿)이 된다. (5월 21일) 소만은 입하와 망종 사이다. 음력 4월중이고, 양력으로는 5월 21일부터 약 15일 간으로 황경이 약 60˚에 있을 때이다. 본격적으로 여름이 되어 모내기가 시작되고 보리 베기, 잡초 제거로 바쁜 시기이다. 이때부터 식물이 자라는 속도도 빨라지게 된다. 농가월령가에 "4월이라 맹하(孟夏) 소만(小滿) 절기로다."라 했다. 옛날 이때쯤이면 '보릿고개'란 말이 있을 정도로 나 너 할 것 없이 모두 양식이 떨어져 가난 하고 힘겹게 연명하던 시기다. 작은 소(小), 적게 여길 소(小), 찰 만(滿)의 조합을 어떻게 풀이해야 할까? 세상에 이런 모순이 또 어디 있겠나 싶지만 이건 우리 조상의 멋진 슬기요, 여유이며, 기막힌 표현이다. 잎이 조금밖에 안나왔지만 그래서 꽉 차 있으며, 무엇하나 제대로 꽉 차 있는 것이 없지만 하늘과 땅은 은총과 희망으로 꽉 차 있다. 소만 때부터 본격적으로 여름에 접어들어, 농사력에서는 모내기가 시작되고 보리 베기로 한참 바쁜 시기이다.
옛 중국에서는 소만을 5일씩 3후(三候)로 나누어
① 초후(初候)에는 씀바귀가 고개를 내밀고,
② 중후(中候)에는 냉이가 누렇게 마르며,
③ 말후(末候)에는 보리가 익는다고 하였다.
한국에서는 특히 이 시기에 가뭄이 들기도 해 예로부터 이때를 대비해 물을 가두어 두고 모내기 준비를 하였고, 지난 해 가을에 심은 보리를 베고, 또 웃자란 잡초를 제거하느라 밭매기에 바빴다. 소만이 되면, 산야가 온통 푸른 빛을 띠는데 유독 대나무만은 새로 솟아나는 죽순(竹筍)에 모든 영양분을 집중 공급하느라 누렇게 변하게 된다. 이때 나온 죽순을 채취해 고추장이나 된장에 찍어 먹으면 그 맛이 담백하면서도 구수해 계절식 가운데 별미로 치기도 한다. 그밖에 냉잇국도 이 즈음의 별식으로서, 소만이 지나 꽃이 피면 먹을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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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입하와 소만 ~~~① 초후(初候)에는 씀바귀가 고개를 내밀고, ② 중후(中候)에는 냉이가 누렇게 마르며, ③ 말후(末候)에는 보리가 익는다고 하였다.
다듬이 방망이소리~~정겹게 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