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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 림 *
신부님들께, 단식과 노숙의 부담일랑 싹 떨치시고 가벼운 마음으로 오시기 바랍니다. 누구나 단식, 누구나 노숙해야 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한 번 오셔서 같이 미사 드리고, 묵주기도 해주시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특히 5월 31일 미사에 교우들과 함께 해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악한 일에 미친 자들은 자신들의 일을 위해 젖 먹던 힘까지 다하고 있습니다. 그에 못지않은 정성과 최선을 다할 때 저 불쌍한 목숨들이 생명을 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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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4대강사업 중단촉구 전국사제단식기도회 매일 오후 3시 미사, 저녁 7시30분 촛불침묵기도
2) 오만과 독선의 이명박 정부, 회개를 위한 미사 "회개하지 않으면 곧 멸할 것이다." 5월 31일 오후 3시 명동 성당 들머리
3) 신부님들은 기도회에 오실 때 성무일도를 가져 오세요.
오만독선 엠비정권, 회개를 위한 미사 5월 31일 오후 3시, 명동 성당 들머리
2010년 5월 22일 ㅣ 단식기도 6일째
공동집전 신부님들 ▶ 주례·강론 : 안승길(원주교구 부론성당) ▶ 서울교구 전종훈 이강서 ▶ 인천교구 김종성 장동훈 이재규 ▶ 원주교구 안승길 고정배 ▶ 전주교구 문정현 ▶ 청주교구 김인국 ▶ 광주교구 유기영 ▶ 예수회 김성환 김정욱 ▶ 메리놀 하유설
자궁(강)을 들어내려 합니다...큰눈 뜨고 봅시다
강론 안승길 신부(원주교구 부론성당)
제가 있는 곳은 남한강이 북한강이 만나는 강 옆에 있는 조금만 성당인데, 주일이면 할머니 할아버지 50여명이 오는 조금만 시골 성당이에요.
그곳에 산지 6년 되었는데 그동안 아름답게 잠을 잤는데 요즘은 잠을 못자요. 성당 옆에 강이 흐르는데 어마어마한 삽질 하는 소리 때문에 잠을 자주 깨요. 여기 오기 전날 너무 삽질 소리가 심해서 아침 일찍 나가 보았어요.
그 모습을 보는 순간 가슴이 뭉클 했어요. 강바닥의 모래와 자갈을 다 걷어 내고 남은 바위뿐이었어요. 그 바위까지 깨고 있는 것이었어요. 왜냐하면 강바닥을 파내어(준설) 수심 6m를 만들려는 것이죠. 그래야 운하를 하거든요. 그 바위 깨는 모습을 보면서 지율 스님의 글이 생각났어요.
우리는 습지를 생태계의 자궁이라고 부른다. 자궁은 생명을 잉태하는 어머니의 이름이다. 지금 탐욕에 눈이 가린 사람들이 어머니의 자궁을 들어내려 하고 있다.
예부터 강을 대지의 젖줄이라고 불렀다. 젖줄은 생명을 기른 어머니의 이름이다. 지금 이익에 눈이 가려진 사람들이어머니의 젖줄을 끊으려 한다.
이 표현이 생각나면서 너무 뭉클 했어요. 과연 이 썩어가는 이 강을 어떻게 회복시킬 것인가?
며칠 전에 여주 신륵사 앞에 백기완 선생님이 오셨어요. 그분이 욕을 많이 했는데 하나만 인용할게요. 앞으로 교회 지도자도 그렇고 정치 지도자는 눈이 커야 됩니다. 실눈으로는 절대 안 됩니다. 왜냐하면 실눈은 바로 앞에 있는 것만 보이지, 옆에 있는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영향력 있는 신부님들도 그렇고 스님들도 그렇고 주교님도 그렇고 추기경님도 그렇고 눈이 커야 됩니다. 그래야 많은 생명들을 볼 수가 있고, 어떤 생명이 죽어 가는지 어떤 생명이 살아나는지를 봐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눈이 커야 할 00님께서 뱁새 눈깔을 가지고 있으니 앞에 뭐가 보이겠습니까. 그럼 어떻게 해야 됩니까?
한국 지도자 위치에 있으신 분들 눈을 크게 뜨십시오. 우리 후손들은 이렇게 생명을 파괴해 놓으면 무엇을 볼 수 있겠습니까?
주님께서 말씀하시길 "나는 너의 생명을 풍성하게 하러 오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렇죠? 그래서 기도하고 있어요. 생명이 번져 나가야 할 모래 자갈이 다 죽어가고 있어요. 마지막 남은 바위까지 부수고 있어요. 생명의 원천인 자궁을 후비고 칼로 찢고 있어요. 그런데 우리가 못 보고 있어요. 왜냐하면 왕실눈이기 때문에...
우리는 눈을 크게 뜨고 보면서 착한 사마리아인으로서 안타까워서 눈을 크게 뜨게 해달라고 이 자리에서 단식기도를 바치고 있습니다. 이웃 사랑이고 나라 사랑이고 하느님 사랑입니다. 실눈으로 앞을 못 보는 정치 지도자들을 위한 사랑의 깨우침입니다. 다 외면 한다하더라도 우리들만이라도 왕눈을 뜨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만독선 엠비정권, 회개를 위한 미사 5월 31일 오후 3시, 명동 성당 들머리
오후 3시 생명평화미사 ㅣ 저녁 7시 30분 촛불침묵기도
2010년 5월 22일 ㅣ 단식기도 6일째 '고운 마음'들이 모여 4대강사업 막아낼 것
"힘내세요." "단식하시는 것 같아 물만 사왔어요. 수고하세요." "신부님들이 왜 여기 계시냐고? 자연은 한번 훼손되면 복원이 힘들어."
단식기도 6일째. 토요일 오전, 조용하다(?). 정오를 알리는 종이 울리고 낮기도를 바친다. 낮기도가 끝나자 다시 명동성당은 결혼식 하객 행렬로 분빈다. 무관심... 도시사람들의 바쁜 걸음만 보일뿐...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많은 사람들이 보고 가는 것만으로도 4대강의 아픔을 전하는 것이니깐... 무더위를 식혀주는 소나기 같은 고운 사람들이 있으니깐...
함께 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발만 동동 구르는 사람들...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몰라 속이 타는 사람들... 큰소리로 "힘내세요."라고 외치지 못하고 조용히 마음을 전하는 사람들... 생수를 두고 가는 사람들... 응원의 편지를 전해주는 사람들...
"신부님들이 왜 여기 계시냐고? 자연은 한번 훼손되면 복원이 힘들어" 단식기도장을 그냥 지나치는 것 같지만 묻는 아이들과 설명을 해주는 선생님... 4대강 사업의 진실을 알리는 '강은 흘러야 한다'라는 만화책을 가져가는 사람들... 돌아서면 눈물이 난다.
낮기도를 하시는 신부님들.
단식에 더위에 어수선함에 신부님들은 힘들어 하고 지쳐 가시지만, 어떤 일이든 함께 준비해 주신다. 미사 제대며 의자도 나르시고 안된다고 말려도 앰프도 손수 옮기시고... 젊은 신부님을 찾아 함께 물건을 옮기려 해도 "내가 있는데..." 하시며 몸을 아끼지 않으신다. 모든 것을 함께해 주시는 신부님들... 돌아서면 눈물이 난다.
고운 사람들,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사람들, 4대강의 뭇 생명을 위해 함께 기도하는 사람들.
4대강 사업은 그렇게 '고운 마음'들이 모여서 꼭 막아 낼 것이다.
"강을 위해 투표"...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6월2일 지방선거 투표 참여를 홍보하는 사람들.
오만과 독선의 이명박 정부, 회개를 위한 미사 5월 31일 오후 3시, 명동 성당 들머리
오후 3시 생명평화미사 ㅣ 저녁 7시 30분 촛불침묵기도
2010년 5월 24일 ㅣ 단식기도 8일째 내리는 비가 우리의 모든 슬픔을 씻었으면...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이다. 미사시간이 다가오자 신부님들과 신자들이 우산을 받고 모여든다. 비가 내려 지난 월요일처럼 가톨릭회관 입구에 자리를 잡았다. 미리 온 신부님들은 바람이 불고 비가 들이쳐도 앉아 있다. 비가 내려도 4대강 사업으로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고 모든 피조물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마음과 열정은 막을 수 없다.
오후 세시 나승구 신부님의 주례로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미사가 시작되었다. 비가 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신부님들과 수녀님들 그리고 신자들이 모였다. 나신부님은 "내리는 비만큼이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 많다. 4대강 사업으로 죽어가는 생명들, 그 모든 슬픔들이 내리는 비에 씻겨나갔으면 좋겠다."며 미사를 시작했다.
미사가 끝난 후 모두들 모여 빨간 담요를 덮고 있는 모습이 애처롭게 보이는지 모두들 추워서 어떻게 하냐고 걱정이다. 단식한지 8일째가 되어서 인지 힘들어 하는 기색들이 보인다. 특히 대표신부님이 많이 힘들어하는 게 걱정이다. 그런 모습을 보며 "5월 하순인데 날씨가 이렇게 추운 걸보면 뭐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되었다." 한숨을 짓는다. 강을 파헤치니 당연히 하늘이 놀라고 땅이 놀라고 생명들이 놀라서 날씨가 이상하게 되는 것이다. "명박이는 천운을 타고 났나? 촛불이 타오를 때 주말에 비가 와서 꺼버리더니 우리가 뭘 좀하려면 바람 불고 비가 와서 사람들 모이지 못하게 하고... 우리가 잘못한 게 뭐있지? 우리가 잘못한데 많은가 봐! 그래서 우리가 단식하고 간절히 기도해야 해. 우리가 너무 편하게 살았어."
저녁기도를 받치시는 신부님들.
저녁기도를 마치자 비가 더 내리고 날씨가 더 추워졌다. 빨간 담요를 뒤 집어 쓰고 빙 둘러 앉아서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서 핫팩을 손에 대고 문지르기도 하고 몸에 붙이기도 한다. 그래도 춥다. 오늘 밤은 무척이나 추울 것 같다. 우리가 이렇게 고생을 하고 누구 하나 쓰러지고 죽어도 명박이는 눈 하나 꿈쩍 않을 것이고, 아니 쳐다보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니 더 열 받고 오기가 생긴다. 더 처절해 지자. 끝까지 해보자.
저녁 7시 30분 촛불기도회. 오늘부터는 기도회를 더 풍성하게 하기 위해서 문화공연을 하기로 했다. 비가 와서 모두가 서서 예수 고난회 전진 신부님의 선창으로 묵주기도를 바친다.
기도 후 유영훈(팔당 유기농 단지 대책위원회 대표)님은 "팔당 유기농지 농지보전 투쟁 1년을 맞았다. 처음에는 소박하게 지금처럼 농사만 짓고 살게 해달라는 소박한 요구에서 시작했다. 이 싸움이 얼마나 힘들고 이렇게 오래가라 줄은 생각도 못했다. 4대강 주변에서 주민들이 공사를 막고 있는 곳은 작은 팔당지역 뿐이다. 열악한 농민들이 어쩌다가 1년을 버티며 4대강 사업 저지 한복판에 서게 되었다. 팔당 농민들이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이유로 안게 되는 운명이 아닌가 생각한다. 마지막까지 힘을 다해서 유기농지 보전을 통해 4대강 사업을 저지하는, 그래서 한강 1공구 사업이 지연되고 막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중에도 야간에도 쉬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6월 장마철이 오기 전에 기반조성을 마치기 위해서다. 팔당지역도 6월 2일 지자제 선거를 앞두고 예민한 상황이기 때문에 공사를 자제할 줄 알았다. 그런데 감정평가를 하는 등 장마가 오기 전에 기반 공사 마치려 서두르고 있어 팔당지역은 긴장 상태에 있다. 현실적으로 이 사업을 조금이라도 지연 시킬 수 있는 수단은 6월 지방선거에서 야권을 당선시키고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는 것이다. 지방정부에서 중앙정부가 하는 사업에 대해 규제를 엄격하게 적용하여 사업을 지연시키고 막아내는 방법밖에는 없다. 그래서 6월 2일 지방선거에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는데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며 발언했다.
이어서 김영식 신부님이 천안함 사건을 생각하며 '심장에 남는 사람'을 노래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엄광현, 김정은 부부의 공연. 모두가 힘차게 '광야에서'를 부르고 "4대강 사업이 멈출 때까지 힘을 보태겠다."는 다짐과 함께 공연을 시작했다.
고향이 영산강 쪽이라는 손택수 시인은 어린 시절 강물에 딱지 앉은 무릎을 안고 있으면 물고기들이 덧나지 않게 야금야금 뜯어 먹으며 상처가 말끔하게 나은 기억을 되살리며 '물고기 입술을 기다림'이라는 시를 낭송했다.
물고기 입술을 기다림
손택수
깨어진 무르팍에 앉은 딱지 냇물에 담그면 철렁 - 놀라 달아났던 물고기들이 모여들어 입을 맞추었다
맛난 돌이끼라도 뜯어먹듯 헌 딱지 가져가고 흉터 없이 연한 새살이 돋아나곤 하였다
상처에 앉은 딱지를 뜯을 용기는 나지 않고, 딱지 아래 아무는 속살들은 영 가렵기만 하고, 누가 가르쳐 주었는지 몰라
깨어진 무르팍에 붙은 흙을 살살 혀로 골라낸 뒤 약쑥을 부쳐주던 할머니처럼 물고기는 오래된 나의 의원
4대강 순례길, 먼길 퉁퉁 부은 발을 어루만져주는 물속 물고기 주사바늘을 기다려본다 환하게 따끔거리던 기억이 강물 소리를 내며 내 안을 흘러 다녀선
장세윤 신부님.
인천교구 장세윤 신부는 올해 1월에 신부가 되었고 왜 머리를 깎았냐는 질문에 "생태계의 의미를 묵상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결정적인 이유는 말씀의 선포자로서 살아야하는데, 그것이 강론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선배신부님의 말씀 때문이었다. 가르침을 어떻게 삶으로 실천할 수 있는가 생각하다가 5월 10일 명동 생명평화미사가 나에게 다가온 첫 번째 삶의 실천이었다.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일이 사제로서 첫 순간이었기에 그날 새벽미사가 끝난 후 목욕재계를 하고 이발소에 가서 삭발을 했다. 이발소에서 아저씨가 '어떻게 해드릴까요?' 하자 '삭발요'라고 했더니 '왜요?' 했다. 그래서 '4대강 사업 반대 때문에요!'라고 했더니 '아!'하며 그냥 깎아 주었다. 지금은 거울을 볼 때마다 삭발한 머리를 보면서 '삶으로 실천하는 말씀의 선포자, 처음 마음을 잊지 말자'라고 다짐한다. 그리고 4대강 사업이 중단될 때까지 머리를 기르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해 모든 사람으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오늘밤은 우리가 단식기도를 시작한 후 가장 추운 밤이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추운 밤은 4대강 사업으로 죽어가는 생명들이 외치는 비명소리에 비하는 아무것도 아니다. 오만과 독선의 이 정권 아래에서 사람들이 소리도 내지 못하고 죽어가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전진 신부님.
엄광현 김정은 부부의 공연 모습.
문정현 신부님이 4대강 사업이 중단될 때까지 머리를 기르지 않겠다는 장세윤 신부님을 안아주셨다.
2010년 5월 24일 ㅣ 단식기도 8일째
공동집전 신부님들 ▶ 주례 : 나승구(서울교구 신월동성당) ▶ 강론 : 김영식(안동교구 영덕성당) ▶ 서울교구 안충석 전종훈 김홍진 나승구 이강서 조해붕 조영식 ▶ 전주교구 문정현 송년홍 이가진 성현상 연규영 ▶ 인천교구 정연섭 김종성 장동훈 김동건 장세윤 ▶ 마산교구 이상원 하춘수 ▶ 의정부교구 맹제영 조해인 ▶ 광주교구 변찬석 진우섭 ▶ 수원교구 강정근 ▶ 부산교구 김인한 ▶ 안동교구 김영식 ▶ 예수회 김성환 ▶ 예수고난회 전진
우리는 끊임없이 아름답지 못하나 진실 된 말을 외쳐야 됩니다
강론 김영식 신부(안동교구 영덕성당)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천안함 관련 담화문을 발표합디다. 첫마디는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러더니 뒤에는 "저는" 이렇게 나올 줄 알았더니 "나는" 이렇게 합디다. 그래서 박정희가 떠올랐고 전두환이 떠올랐습니다.
지금까지 8일째 단식을 이어오면서 몹시도 마음이 상했던 8일입니다. 안팎으로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계속 아파해서 되겠습니까. 이젠 배고픈 것도 어느 정도 익숙해졌고 이 들머리 계단에서 자는 것도 익숙해졌습니다. 화단을 물을 준다고 뿌리는 물도 익숙해졌습니다. 안의 아픔은 이야기 하지 않겠습니다, 앞으로. 이제 밖의 아픔만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운하의 탄생과정에 대해서 잘들 아시겠지만 4대강 공사를 하지 말아야 된다는 이야기를 계속해야 하기 때문에 4대강 사업이 어떻게 탄생하였는가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2006년도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시절에 독일을 방문합니다. 운하에 들리게 되지요. 그리고 삽질 박사답게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불쑥 내지른 말인지 모르지만 대통령이 되면 한국에도 이런 운하를 만들겠다고 공언을 합니다. 그로부터 몇 달 지나지 않아 압도적인 표 차이로 대통령에 당선이 됩니다.
그런데 쇠고기 문제가 부상하기 시작합니다. 미국과 쇠고기 수입조약을 맺고, 광우병 조치를 충분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촛불이 켜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촛불에 덜컥 겁이 난 이명박 대통령, 청와대 뒷산에서 아침이슬 노래 소리를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청와대 뒷산에서 노래 소리가 들릴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여러분. 경험자에 의하면 그냥 '우~ 우~' 하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때부터 이명박의 거짓말이 시작됩니다. 운하 사업을 국민의 70%가 반대하고 6월 촛불이 사그라지지 않고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면 대운하를 건설하지 않겠다고 약속합니다.
운하는 시속 10km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사흘이 걸린다는 거예요. 자전거 속도가 시속 15km입니다. 사람은 시속 4km입니다. 전 국토의 70%가 산인 우리나라에 강을 연결하려면 산을 뚫어야 됩니다. 구불구불 흐르듯 강에 배를 띄우려면 물길을 반듯하게 만들어야 하고 바닥을 깊이 파야 됩니다. 콘크리트 둑을 당연히 쌓아야 되겠죠. 그 뿐만 아니라 경사가 가파른 강에는 배가 다닐 수 없기 때문에 중간 중간에 보를 만듭니다. 보는 물을 막는 물막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를 만드는 것은 경사를 완만히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보가 있는 곳 마다 이런 들머리처럼 계단이 생깁니다. 층계를 오르내리게 하기 위해서 갑문을 설치하게 됩니다. 이런 사업들을 지금 마주잡이로 벌여나가고 있습니다. 총 3천6백km 길이에 17개의 보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지금 열심히 삽질 중입니다.
'신언불미'이라 했고 '미언불신'이라 했습니다. 진실한 말은 아름답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름다운 말은 대부분 진실하지 못합니다. 4대강 정답게 포장했으나 진실 되지 못한 사업입니다. 이에 우리의 소리가 기도가 이명박의 귀에는 아름답게 들리지 않을지 모르지만, 진실되다는 것을 여러분들이 믿기 때문에 이 우중에 명동성당 들머리에 모여 있는 것입니다. 사제들이 그저 곡기를 끊고 배고프기 때문에 동정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오시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아름답지 못하나 진실 된 말을 주장하고 외쳐야 됩니다.
언젠가 4대강 사업관련 강연회에 농민회 활동을 오래한 농민 회원이 이렇게 강사에게 물었습니다. "그 그래가지고 막아 집니꺼?" 강사 한참동안 생각하더니 "우리가 그것을 막을 힘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하면 안 되는 사업이고 때문에 그리고 그 안 되는 사업을 그저 바라볼 수 없어서 소리치고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것뿐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해야 하고 그래야 사람입니다. 사람 대열에 바로 서기 위해서 여러분들은 이 자리에 함께 계십니다. 저희들도 여러분들이 사람답게 사는 길 그 대열에 굳건히 서 있게 하기 위해서 하느님께 곡기를 끊고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이 기도가 하늘에 꼭 닿을 것이라 믿습니다. 이 믿음으로 우리 삽질이 중단될 때 까지 끊임없이 기도하도록 합시다. 고맙습니다.
사제연대’소식지를 신부님들께 전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웃을 수가 없습니다.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콩으로 메주를 쑨대도 믿을 수 없습니다.” 이철수의 판화엽서 2010.5.23일자 신부님들께, 그리고 수도자 여러분께, 독살을 자행하면서 영생을 말합니다. 무서운 사람입니다. 상생공영을 말하지만 속내는 상쟁공멸입니다. 나쁜 사람입니다. 많은 것이 죽었고 더 많은 것이 죽어갑니다. 4대강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전국사제단식기도회의 끝맺음으로 다음과 같이 전국 사제·수도자 시국미사를 봉헌합니다. 부디 많은 참석을 바랍니다.
월~금 오후 3시 생명평화미사 ㅣ 저녁 7시 30분 촛불침묵기도
2010년 5월 25일 ㅣ 단식기도 9일째 희망: 기다리는 것이 헛되지 않는 것
새벽 5시 추워서 인지 빨리 일어났다.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안개가 자욱하고 쌀쌀했다. 어제 힘들어 했던 대표신부님이 말짱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괜히 걱정했다고 농담으로 말들 한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간밤의 추위를 녹였다. 명박이가 우리를 싫어하는 지, 비가 내리려는지 잔뜩 하늘은 흐려 있고 들머리 계단은 물에 젖어 있어서 오늘도 가톨릭회관 입구에 진을 쳤다.
오늘 오전은 조용하게 지나갔다. 아무 일이 없으니까 단식하는 신부님들이 심심한가 보다. 가끔 힘을 내기 위해서라도 재미있는(?) 사건들이 벌어져야 하는데... 오늘은 매일 1인 시위하러 오던 영감님들도 오지 않는다. 명동에서도 이제 우리의 존재를 인정한 것 같다. 주위가 조용하다. 이명박의 회개와 4대강 사업 중단을 위해서 오직 기도만 하라고 그러는지...
낮기도를 하시는 신부님들.
미사 시간이 다가오자 신부님들이 한 분 두 분 모이기 시작한다. 어제 밤에 안 추웠냐고, 몸은 좀 괜찮냐고 다들 걱정어린 표정으로 안부를 물어본다. 단식하는 신부님들 모두가 건강하고 정신도 말짱하다. 마음이 이명박이 회개할 때까지 싸우려면 더 힘을 내야하고 또 힘을 아껴야하기 때문에.
오후 3시 미사를 준비하려고 하는 데 비가 내린다. 다들 이구동성이다. "우리가 뭐 좀 하려면 비가 내리거나 바람이 분다." 다행히 미사를 시작하려는데 비가 멎는다.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미사는 인천교구 김기현 신부님의 '4대강 사업의 중단'을 위한 지향으로 시작되었다. 강론은 김동건 신부님이 해주셨다.
미사가 끝나자 해가 하늘에서 나온다. 이제 들머리 계단으로 나가야 하나? 아직도 들머리 계단엔 물이 흥건하다. 나갈 수 없다. 가톨릭회관 입구에 자리를 잡고서 저녁에 있을 기도를 기다린다.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며 곡기를 끊고 침낭하나 덮고 찬바닥에서 잠을 자는 우리의 모습에 시편기도가 마음에 와 닿는다. "나는 하치않고 깔보이는 몸일망정 당신의 명령만은 잊지 않나이다."(화요일 낮기도 시편 118) "주님은 나의 사랑 내 성채 나의 산성 구원자 방패시요 나의 피난처."(화요일 아침기도 시편 143) 하느님에 대한 굳은 믿음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지고 따르는 용기가 저절로 나는 기도들이다.
저녁 7시 30분 촛불기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서울 민미협과 한국작가회의에서 들머리 계단에 시화전을 마련해 주었다. 오늘은 묵주기도를 바치기 전에 영상으로 묵상을 하고 고통의 신비를 바쳤다. 주도를 맡은 광주교구 진우섭 신부는 "즐거운 배고픔, 즐거운 힘듦 이것이 바로 희망이다. 이 희망은 기다리는 것이 헛되지 않는 것이다. 4대강 사업 중단과 사람들의 심성이 부드러워지길 바라는 지향"으로 묵주기도를 시작했다. 이어서 김영식 신부님의 노래와 유이규 신부님의 발언이 이어졌다.
촛불기도회를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 어제부터 시작한 문화공연은 덥(Dub)의 노래 공연과 김은경 시인이 여강을 둘러보고 느꼈던 느낌들을 시로 옮긴 "강물을 타고 갔네."라는 시낭송이 있었다. 김 시인은 어떤 상처나 칼질, 삽질 이런 것에 굴하지 않는 강물이 되길 바랐다. 덥의 노래는 모든 사람을 흥겹게 했고, 노래 중간 중간에 박수와 웃음이 터져 나왔다.
모두들 돌아간 밤. 피곤한 몸을 침낭 속에 집어넣는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잘 때까지 오직 기도한다. 4대강 사업이 완전히 멈추고, 이명박이 회개하고, 사람들이 서로 함께 살아가는 새로운 국가 공동체를 만들자고. 꿈속에도 기도한다. "이명박의 회개와 4대강 사업의 완전 중단"을...
강물을 타고 갔네
김은경
갈대가 건너오네 포플러잎이 등을 긁어주네 물살은 가장 잔잔한 귓속말 누구나 긴 손톱이 등에 닿으면 긴밀해져요
쬐그만 명주잠자리 입술을 어루만지네 바람은 둥글어 나는 점점 가벼워지네 춤을 추겠네 눈물도 경쾌하게 번지네
그러나 두꺼운 옷을 껴입고도 나는 아직 춥고
언제 긁혔는지 기억나지 않는 살갗에 손 얹어주는 나무들 물결들 하룻동안 외로웠구나 상처는 초록과 동색(同色)이구나 내 몸 어루만져 주느라 물은 또 저렇게 멍들었구나
아릿한 사람들 목적 없이 싹 틔우는 뭇것들 저마다의 발자국 찍어대며 어디로 가도 좋을 여강, 여강길
하염없이 나를 만지네, 얼굴 없는 손 침 고인 혓바닥 머금어보는 강물 한 모금에선 단내가 나네 칼로도 지울 수 없는
진우섭 신부님.
노래를 부르시는 김영식 신부님.
덥의 공연 모습.
시를 낭송하는 김은경 시인.
2010년 5월 25일 ㅣ 단식기도 9일째
공동집전 신부님들 ▶ 김기현(인천교구 주안8동성당) ▶ 강론 : 김동건(인천교구 작전동성당) ▶ 서울교구 전종훈 이강서 조해붕 이계호 ▶ 인천교구 김종성 장동훈 김동건 김기현 ▶ 수원교구 강정근 서상진 ▶ 전주교구 문정현 송년홍 안동교구 김영식 ▶ 광주교구 진우섭 ▶ 부산교구 김인한 ▶ 예수회 김성환 박종인 ▶ 작은형제회 유이규 ▶ 예수고난회 전진
4대강 사업은 물신에 눈이 먼 인간의 오만입니다 강론 김동건 신부(인천교구 작전동성당)
어제부터 이곳에 함께 하시는 인천교구의 어떤 신부님께서 침낭에서 눈을 붙이기 전에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이곳에 오니까 맘이 편해요." 저도 저번 주에 처음 왔을 때 같은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주말에 본당으로 돌아가 미사를 드리면서도 맘이 편하지 않았지만 다시 와 보니 편합니다.
몸은 불편하지만 마음이 정말 편합니다. 아마도 진리가 왜 진리인지 이곳에서 온 몸으로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4대강의 진실을 거대 언론들이 국민의 눈을 가려도 진리는 진리로 남아 있습니다. 선관위가 4대강 반대 입장을 불법으로 탄압한다 해도 진리는 진리로 남아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이 마구잡이로 밀어붙여 공사가 계속되고 있지만 진리는 진리로 남아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진리를 위해 이 자리에 함께 모였습니다. 우리의 생명을 하느님께서 주셨듯이 물의 생명도 물고기와 새들의 생명도 풀의 생명도 하느님께서 주신 것입니다. 모든 생명은 하느님의 것이며 하느님의 얼이 담겨 있습니다. 하느님의 것을 인간 마음대로 하는 것이 교만함이요 오만함입니다. 창조질서를 어지럽히는 인간의 오만함은 돌이킬 수 없는 인재를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이명박 정권이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막고 지금 이 순간에도 강행하고 있는 4대강 사업은 물신에 눈이 먼 인간의 오만이요 훗날 크나 큰 인재로 되돌아올 비극적 사건입니다.
물과 생명체가 죽어가는 죽음을 불러일으키는 죽음의 재앙입니다. 문화재가 파괴되는 역사와 문화의 재앙입니다. 경제가 깊은 늪에 빠지게 될 경제의 재앙입니다. 저는 이곳에 사제단 신부님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너무 편합니다. 머지않아 수돗물에서 온갖 중금속에 흘러 나와도 놀라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일본의 토목 부흥 때문에 잃어버린 20년이 왔듯이 우리나라에 엄청난 경기 불황이 다가와도 담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훗날 4대강에 지금 책정된 22조보다 10배 많은 돈을 우리의 후손들이 투자해서 다시 강을 살리기 위해 노력해도 미안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예견된 일이였기 때문입니다.
지금 곡기를 끊고 9일째 노숙을 하며 단식하고 있는 신부님들을 보고 슬퍼하지 마십시오. 죽어가는 강과 동식물들의 모습과 다시는 그들을 보지 못할 우리의 후손들이 더 슬픕니다. 썩은 수돗물을 먹을 우리 자신이 더 슬픕니다. 경기불황으로 일자리를 잃게 될 우리의 주위 사람들의 모습이 더 슬픕니다.
하지만 우리는 슬퍼하고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지금의 이 슬픈 현실과 미래를 우리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그리고 알리기 위해서 우리 먼저 무엇이 잘못되어 가는지 알아야 합니다. 저도 오늘 강론을 준비하며 다음 블로그에서 4대강의 진실에 관한 영상을 보며 너무나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4대강 반대 홍보 만화로만 알고 있던 단편적인 진실을 '강은 살아있다'라는 책을 통해 구체적인 진실이고 현실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이러한 외침이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님을 모든 이들이 알도록 우리에게 주어진 예언적 소명을 이루어갔으면 합니다. 지금의 우리의 목소리가 너무 작아 꼴찌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하느님의 눈에는 첫째임을 믿으며 우리들의 강의 생명을 위한 기도가 끊이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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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금 오후 3시 생명평화미사 ㅣ 저녁 7시 30분 촛불침묵기도
(5월 29일(토), 30일(일)은 생명평화미사와 촛불침묵기도가 없습니다.)
2010년 5월 26일 ㅣ 단식기도 10일째
사제는 현장을 떠나서 살 수 없다
새벽 6시 피곤에 절은 눈을 뜨고 일어나서 둘러보니 아스팔트가 젖었다. 오늘도 비가 오려나 걱정하는데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한다. 목욕탕에서 나오니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들머리 계단이 마르기를 기다리며 신문을 보는데, 삼성 전(前) 사장의 별장은 4대강 사업도 비켜갔다고 한다. 팔당 북한강변 자전거도로를 계획하면서 유기농 단지는 강제수용하면서 그 사람의 별장은 수용하지 않는 대신 강을 매워서 '우회'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보상비가 비싸서'라고 한다. 웃기는 세상이다. 돈이 있으면 강도 매울 수 있고, 아무 걱정(?)없이 살 수 있으니까! 오로지 이방인만이 세상 돌아가는 일에 무관심하다고 한다. 자연 안에 살고 있는 사람은 강이 어떻게 되는지, 자연이 생명이 어떻게 되는지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주위 세계를 인간이 살 수 있도록 유지한다.
아침기도를 하시는 신부님들.
하늘이 화창하게 개여서 들머리로 자리를 옮겼다. 파라솔도 치고 우산에 그림도 그리면서 앉아 있을 자리를 만들었다. 그런데 바람이 분다. 파라솔이 넘어갈 정도로 분다. 물병으로 누르고 발로 누르고 가방으로 누른다. 그래도 바람은 불어오고 가끔씩 파라솔이 넘어가고... 우리가 자리를 옮기니까 바람이 분다. 성령의 바람인가? 성령의 바람이 불어서 막힌 것을 뚫어버리고 묶인 것은 풀어버리고 4대강 사업을 못하게 만들고 사람과 사람 사이 막힌 벽을 허물어서 모두가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오후 세시 미사. 유이규 신부님의 주례로 열흘 단식으로 배고픔을 잊은 신부님들의 작은 몸짓이 이 땅의 생명과 평화를 정착하는 일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미사를 시작했다. 강론은 나승구 신부님.
미사가 끝나고 모여서 이야기를 나눈다. "신부는 현장에서 살아야 한다. 현장을 잃어버린 신부는 그 순간 사목자가 아니다. 현장은 불편하고 부족하고 핍박이 있다. 이런 모습이 바로 사제이다. 이런 현장을 떠난 사제는 있을 수 없다. 현장에 살아야 하는 게 바로 사제들이고 우리가 하는 이 일이 바로 현장에 사는 사제들의 모습 아닐까!"
촛불기도를 준비하는 데 바람이 많이 분다. 조금은 추워진다. 그래도 4대강 사업을 멈추게 해야한다는 열정만큼은 끄지를 못한다. 오늘은 용산 생명평화미사가 있는 날이지만 미사 대신에 우리와 함께 촛불기도를 했다. 묵주기도와 끝기도는 강엠마누엘 수사(올리베타노)가 주도를 했다. 이어서 최재철 신부가 모모라는 노래를 불러 모두를 환호하게 했다.
그리고 이어서 강 엠마누엘 수사의 낙동강 순례 느낌을 함께 나누었다.
"지난 4월 19일부터 22일까지 한국베네딕도회 수도자들이 모여 낙동강을 순례했다. 부산 을숙도 하구원에서 시작해 상주까지 갔다. 함안보, 대구 달성보, 하회마을, 병산습지 등을 돌아보니 강가의 아름다움은 이미 파헤쳐져 있었고 천박하고 살벌한 광경으로 바뀌어 있었다. 우리 마음들의 마음속에 끓어오르는 분노가 가슴을 쳤다. 우리가 이렇게 잔인한 사람들인가, 이렇게 해야 돈을 벌고 살 수 있는가, 누구를 위해서 이렇게 해야 하나. 상주 경천대를 마지막을 보았다. 우리세대에서는 그 강의 아름다움을 다시는 보지 못할 것입니다. 수 천 년 동안 자연이 만들어 놓은 이 자연스런 아름다운 광경을 사람이 다 파괴 시키는 구나. 그것도 우리가 뽑은 지도자에 의해, 우리 국민들이 낸 세금에 의해... '이건아 아니야, 이건 아니야...' 이것이 우리 모든 수도자들의 마음속 생각이었다. 누굴 위해서 무엇을위해서 이렇게 하는가. 우리가 얼마나 무관심했고 이기적인가... 우리는 낙동강 순례를 하면서 참회의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그냥 가슴이 답답했고 아팠다."
이어지는 문화공연으로 김일영 시인의 '인간들의 저물녘 - 붉은 강' 시 낭송에 이어서 민중가수 지민주의 공연이 '광야에서'를 함께 부르며 시작되었다. 지민주 가수의 열정적인 노래와 몸짓으로 모두가 흥겨운 시간을 가지며 4대강을 꼭 막아내자는 다짐을 했다.
모두들 돌아가고 다시 들머리에 침낭이 자리를 잡았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모두들 걱정을 하고 간다. 명동의 문화 축제가 끝나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보면서 걱정을 하고 간다. 하지만 춥지 않다. 우리가 이렇게 고생하는 것은 그동안 우리의 무관심으로 생명이 죽어가고 젖줄인 강이 삽질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우리 몸으로 느끼기 위함이리라. 오늘밤 많이 춥지 않았으면 좋겠다.
인간들의 저물녘
-붉은 강
정일영
새 그림자 올려놓은 수면,
풀벌레들은 제 외로움의 크기고 운다.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시간,
사랑도 울다 지치면
강을 따라 갔다가
새가 품고 온 체온으로 돌아오는 거라고
기억 이전을 걸어가는 별들이
소녀처럼 눈을 뜰 때
강이 보낸 소쩍새 한 마리
꿈의 입구까지 동행해 주었다
눈 맑은 짐승들 숨어 떠는 여기
새들 날아간다
가도 가도 악몽 속을
새가 날아간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울면서,
도착지도 없이 새는 날아가고
목마른 새의 항로가
우리 탁한 시간으로 날아와 박힌다
바람이 죽은 짐승같은 강둑을 끌고
사막으로 데려가는 인간들의 저물녘
새는
핏발선 눈을 바위처럼 닫아버린다
2010년 5월 26일 ㅣ 단식기도 10일째
5월 29일(토), 30일(일)은 생명평화미사와 촛불기도가 없습니다.
공동집전 신부님들
▶ 주례 유이규(작은형제회) ▶ 강론 나승구(서울교구 신월동성당)
▶ 서울교구 함세웅 안충석 전종훈 나승구 임용환 이계호
▶ 인천교구 김종성 전대희 장동훈 안승현 김기현 김동건 장세윤
▶ 청주교구 김남오 신성국 김인국
▶ 전주교구 문정현 송년홍
▶ 수원교구 강정근 최재철
▶ 광주교구 진우섭
▶ 부산교구 김인한
▶ 안동교구 김영식
▶ 원주교구 안승길
▶ 예수회 김성환 김연수 박종인
▶ 작은형제회 유이규
▶ 올리베다노 강선곤
4대강 공사가 중단되는 그날까지 함께 힘 모아야
강론 나승구 신부(서울교구 신월동성당)
오늘 우리가 제1독서의 말씀으로 들은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죠. "우리 인간은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은 풀꽃과 같다.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지만, 주님의 말씀은 영원히 머물러 계시다." 사실 만고의 진리입니다.
'화우십일홍'이란 말이 있습니다. 사람이 살면 천년을 살겠습니까? 만년을 살겠습니까? 적당히 살아도 70~80, 많이 살아야 100... 그 사는 사이에 무엇이 그렇게 모자라는지,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처음에는 이웃들의 것을, 그 다음에는 자연의 것을, 그 다음에는 온 세상의 것을 자기 멋대로 주무르는 것이 인간의 죄악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하늘의 구름을 한 번 보십시오. 마침 잘 가려주네요. 구름은 자기 가고 싶은 대로 갑니다. 우리가 비에 맞는다고 구름에게 다른 곳으로 가라고 할 수도 없고, 다른 곳을 가리니 우리가 구름에게 가는 길을 정해주겠노라고 이야기 할 수도 없습니다. 근데 땅에 흐르는 강에게는 그렇게 이야기 합니다. 거추장스러우니 좀 돌아가라고... 빙빙 돌다 보니 힘드니깐 쭉쭉 가라고... 그렇게 산에게 강에게 우리에게 우리 모두를 안아주는 자연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이, 이것이 오늘날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사실 그리고 이런 일에 우리들은 너무 많이 젖어 있습니다. 우리들 일상 안에서 안되는 게 어디 있어 하면서 수없이 많은 횡포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반성합니다. 사죄합니다. 저 4대강이 제대로 흘러가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서 기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4대강 사업 중단 촉구에 앞장서며 강연을 많이 하시는 김정욱 교수님이 계십니다. 이 분이 예전에 인천공항 건설할 때 "말이 안 되는 공황이다. 안개가 이렇게 끼는데... 없는 땅에다... 이런 공사가 다 있나 하지 마라" 이런 이야기들을 했습니다. 결국 인천공항 만들었죠. 지난번 주교회의 정의평화 세미나에 정부 관계자들이 와서 하는 말이 "교수님은 인천공항 건설에 반대 했으니 이용하지 마십시오." 이야기 합니다. 이 나라 국민 중에서 내 뜻에 반대하면 내 국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것을 우리는 전체주의라고 합니다. 하나의 꼭두각시로 모두를 만들어서 내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이 하나로 움직이게 하는 것, 그야말로 독재라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화가 되었다고 이야기 하죠. 민주화는 모든 이들이 그 깊은 뜻에 참 사람됨을 마음으로 새기고 이웃과 형제와 자연과 함께 더불어 참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것을 짓밟은 형식적 민주화가 참 안타깝습니다.
이번 선거에 참 많은 사람들이 나오셔서 입후보를 하셨습니다. 정작 국민 대다수는 선거에 누가 나왔는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게끔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야말로 선거가 선거가 아닌, 그래서 참 민주가 민주의 이름으로 발의되지 않는 것이 오늘 우리들이 사는 세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길을 걸어야 합니다. 적어도 우리 양심에 새겨준 하느님의 자연법대로 세상을 움직이는 원리가 눈앞에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수많은 것들에 의해서 얽히고 설 켜서 함께 나간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고 그 뜻을 살아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4대강 이야기를 하면은 왜 반대를 하냐고 이야기 합니다. "물길 잘 만들어서 물 깨끗하게 만들어 쓰면 좋은데 왜 그러느냐" 라고 이야기 합니다. 철저하게 나 중심적인 생각입니다. 나한테 좋다는데 뭐가 문제야? 남들이야 자연이야 생명이야 어찌 되건 나한테 좋다는데... 그 사람에겐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 피해는 일파만파로 번져 결국은 우리 모두가 덤탱이를 쓰는 것이지요.
살고자 하는 것, 그것은 진리를 따라 가는 것입니다. 때에 따라 임기웅변으로 이것저것 빼다 먹는 것이 아니라 진리를 따라 참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요한과 야고버가 복음에서 "하나는 오른편에 하나는 왼편에 앉는 영광을 얻게 해 주십시오." 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기에 예수님께서는 답하십니다. "그것은 내가 주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너희들이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서 얻게 되는 자리 일 것이라는 뜻일 것입니다. 이제 열흘의 단신, 아니 이제는 열흘 열하루 셀 게재가 아닌 것 같습니다. 저 4대강 공사가 중단되는 그날까지, 그래서 이 찌푸린 얼굴들이 활짝 펴는 그날까지 함께 일하고 함께 격려하고 함께 힘 모아야 하겠습니다.
사제는 현장을 떠나서 살 수 없다.
4대강사업 중단촉구 전국사제단식기도회 소식[5/26] - 6
새벽 6시 피곤에 절은 눈을 뜨고 일어나서 둘러보니 아스팔트가 젖었다. 오늘도 비가 오려나 걱정하는데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한다. 떠오르는 해를 보며 신문을 보는데, 삼성 전(前) 사장의 별장은 4대강 사업도 비켜갔다고 한다. 팔당 북한강변 자전거도로를 계획하면서 유기농 단지는 강제수용하면서 그 사람의 별장은 수용하지 않는 대신 강을 매워서 '우회'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보상비가 비싸서'라고 한다. 웃기는 세상이다. 돈이 있으면 강도 매울 수 있고, 아무 걱정(?)없이 살 수 있으니까! 오로지 이방인만이 세상 돌아가는 일에 무관심하다고 한다. 자연 안에 살고 있는 사람은 강이 어떻게 되는지, 자연이 생명이 어떻게 되는지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주위 세계를 인간이 살 수 있도록 유지한다.
하늘이 화창하게 개여서 들머리로 자리를 옮겼다. 파라솔도 치고 우산에 그림도 그리면서 앉아 있을 자리를 만들었다. 그런데 바람이 분다. 파라솔이 넘어간다. 성령의 바람인가? 성령의 바람이 불어서 막힌 것을 뚫어버리고 묶인 것은 풀어버리고 4대강 사업을 못하게 만들고 사람과 사람 사이 막힌 벽을 허물어서 모두가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오후 세시 미사. 유이규 신부님의 주례로 열흘 단식으로 배고픔을 잊은 신부님들의 작은 몸짓이 이 땅의 생명과 평화를 정착하는 일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미사를 시작했다. 강론은 나승구 신부님.
미사가 끝나고 모여서 이야기를 나눈다. "신부는 현장에서 살아야 한다. 현장을 잃어버린 신부는 그 순간 사목자가 아니다. 현장은 불편하고 부족하고 핍박이 있다. 이런 모습이 바로 사제이다. 이런 현장을 떠난 사제는 있을 수 없다. 현장에 살아야 하는 게 바로 사제들이고 우리가 하는 이 일이 바로 현장에 사는 사제들의 모습 아닐까!"
촛불기도를 준비하는 데 바람이 많이 분다. 조금은 추워진다. 그래도 4대강 사업을 멈추게 해야한다는 열정만큼은 끄지를 못한다. 오늘은 용산 생명평화미사가 있는 날이지만 미사 대신에 우리와 함께 촛불기도를 했다. 묵주기도와 끝기도는 강선곤 엠마누엘 수사(올리베타노)가 주도를 했다. 이어서 최재철 신부가 모모라는 노래를 불러 모두를 환호하게 했다.
이어서 발언에 나선 강 엠마누엘 수사는 "지난 4월 19일부터 22일까지 한국베네딕도회 수도자들이 모여 낙동강을 순례했다. 부산 을숙도 하구원에서 시작해 상주까지 갔다. 강가의 아름다움은 이미 파헤쳐져 있었고 천박하고 살벌한 광경으로 바뀌어 있었다. 마음속에서 끓어오르는 분노가 가슴을 쳤다. 우리가 이렇게 잔인한 사람들인가, 이렇게 해야 돈을 벌고 살 수 있는가. 수 천 년 동안 자연이 만들어 놓은 이 자연스런 아름다운 광경을 사람이 다 파괴 시키는 구나. 그것도 우리가 뽑은 지도자에 의해, 우리 국민들이 낸 세금에 의해... '이건아 아니야, 이건 아니야...'"라며 낙동강을 순례하며 참회의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어지는 문화공연으로 김일영 시인의 '인간들의 저물녘 - 붉은 강' 시 낭송에 이어서 민중가수 지민주의 공연이 '광야에서'를 함께 부르며 시작되었다. 지민주 가수의 열정적인 노래와 몸짓으로 모두가 흥겨운 시간을 가지며 4대강을 꼭 막아내자는 다짐을 했다.
모두들 돌아가고 다시 들머리에 침낭이 자리를 잡았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모두들 걱정을 하고 간다. 명동의 문화 축제가 끝나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보면서 걱정을 하고 간다. 하지만 춥지 않다. 우리가 이렇게 고생하는 것은 그동안 우리의 무관심으로 생명이 죽어가고 젖줄인 강이 삽질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우리 몸으로 느끼기 위함이리라. 오늘밤 많이 춥지 않았으면 좋겠다.
신부님들께,
5월 31일 미사에 교우들과 함께 해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악한 일에 미친 자들은 자신들의 일을 위해 젖 먹던 힘까지 다하고 있습니다.
그에 못지않은 정성과 최선을 다할 때 저 불쌍한 목숨들이 생명을 건집니다.
오만독선 이명박 정권, 회개를 촉구하는
전국사제수도자시국미사
5월 31일(월) 15:00 명동성당 들머리
주례 | 전종훈 신부(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
강론 | 문규현 신부(전주교구 평화동 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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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 중단촉구 전국사제단식기도회 일정 안내
월~금 오후 3시 미사, 저녁 7시30분 촛불침묵기도
(5월 29일 토요일과 30일 일요일에는 미사와 기도가 없습니다)
2010년 5월 27일 ㅣ 단식기도 11일째
5월 29일(토), 30일(일)은 생명평화미사와 촛불기도가 없습니다.
공동집전 신부님들
▶ 주례 : 이강서(서울교구 빈민사목위원회) ▶ 강론 : 강정근(수원교구 선부동성당)
▶ 서울교구 안충석 전종훈 나승구 이강서 이영우▶ 인천교구 김종성 장동훈 안승현 김현우
▶ 제주교구 현성훈 우직한 김태정
▶ 부산교구 권경렬 김인한
▶ 광주교구 고근석 진우섭
▶ 전주교구 문정현 송년홍
▶ 수원교구 강정근
▶ 원주교구 안승길
▶ 예수회 김성환 김정대
▶ 작은형제회 유이규
우리는 강하기 때문에 지치지 않고 시들지 않습니다
강론 강정근 신부(수원교구 선부동성당)
솔직한 세상이 그립습니다. 진리의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모두 세상이 위장, 가식, 거짓, 허위, 포장, 위장이 판을 치는 듯합니다.
정치, 경제, 문화, 종교까지도 어떤 분야도 그렇게 보입니다.
6.2 지방선거입니다.
집권정당, 기득권자들의 처절한 몸부림을 봅니다. 정권유지를 위해 모든 수단이 총동원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것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 같아 보입니다.
세상의 최고의 가치처럼 생각합니다.
정권유지를 위해서는 부인도 팔고 자식도 팔수 있는 사람들처럼 보입니다.
그러니 그들에게 민족이나 겨레나 나라가 보이겠습니까?
천안함 사건의 진상이 적어도 정부가 발표한 대로는 아니다 라고 생각하는 식견인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사건의 정보가 철저히 정부 측에 제한되었기에 아무런 정보도 없는 우리가 반증을 못할 뿐입니다.
천암함 사건이 온통 선거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전교조가 온통 선거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안보를 미끼로 선량한 국민을 공포에 몰아넣습니다.
이럴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이런 세상에 살기를 원치 않습니다.
유토피아를 꿈꾸는 우리들입니다.
거짓과 기만과 권모술수와 교언영색과 사기가 없는 순수하고 솔직하고 있는 그대로 드러나는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다.
이런 세상에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지 모릅니다. 진실을 알기 위해 진위를 가리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머리 나쁜 사람은 못 삽니다.
내가 먼저 솔직해져야 하겠습니다.
내가 먼저 위선, 가식, 포장하지 않아야 겠습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라 했습니다.
자신을 닦고 가정을 다스려야 국가를 다스릴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정부는 수신된 정부, 개인은 아닙니다.
수신된 사람은 거짓, 위선 등등이 없습니다.
수신된 사람은 강합니다. 이명박은 약합니다. 권력를 쥐고 있어 강한 것 같지만 안 그렇습니다.
불안한 것입니다. 늘 그럴 것입니다.
우리는 강하기 때문에 지치지 않고 시들지 않습니다.
이명박은 거짓, 탐욕의 화신이기에 이제 곧 시듭니다.
아니 이미 그의 양심은 새까맣게 타서 인간이라고 보이지도 않습니다.
승리자는 우리입니다. 깨끗이 살려는 우리입니다.
월~금 오후 3시 생명평화미사 ㅣ 저녁 7시 30분 촛불침묵기도
(5월 29일(토), 30일(일)은 생명평화미사와 촛불침묵기도가 없습니다.)
2010년 5월 27일 ㅣ 단식기도 11일째
신부님들 제발 돌아가시지 말아주세요!!!
오늘 아침은 바람이 많이 불고 추워서 그런지 이슬이 내리지 않았다. 다들 잠이 덜 깬 눈으로 일어나 침낭을 정리하고 목욕을 다녀와서 아침기도를 바친다. 이제는 우리가 여기서 지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처럼 모두가 편한 분위기다. 여느 아침처럼 신문을 읽고 책을 읽고 묵상을 하는 오전이다.
오후 세시 미사를 준비하고 있는 데 제주교구 현성훈 신부와 다른 두 신부가 미사와 기도회에 함께하기 위해서 왔다. 모두들 반가이 맞이하고 이강서 신부님의 주례로 미사를 시작했다. 이 신부님은 미사를 시작하면서 4대강 사업의 잘못된 점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4대강 사업은 먼저 하느님께서 만드신 생태계를 이명박 정권의 눈에 맞게 보기 좋게 만드는 사업으로 하느님의 창조사업에 도전하는 것이다. 두 번째 생태계에 대한 대량학살이다. 그 학살을 지켜볼 수밖에 없게 만드는 사업이다. 세 번째 강을 따라서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가 형성되었다. 보를 쌓아서 강을 막으면 역사와 문화를 지워버리는 것이다. 역사지우기 사업이다. 네 번째 국민의 세금으로 토건세력, 부동산업자, 기득권자를 배부르게 하는 기득권자 살리기 사업이다. 그리고 국민이 다 죽어야 하는 사업이다. 투쟁하지 않는 삶은 어둡다. 불의에 저항하지 않는 사람의 미래를 어둡다."
강론은 강정근 신부님이 맡아서 해주었다. 배신하지 말자.....
오늘은 인터뷰 날인가 보다. 우리나라 신문과 방송이 아니라 독일의 유명한 신문의 기자가 와서 문정현 신부님과 몇몇 신부님과 인터뷰를 했다. 그리고 미사가 끝나고 다들 쉬고 있는 데 상도동의 독서클럽의 아이들이 수줍은 모습으로 신부님들께 다가와서 인터뷰를 한다. "신부님, 그런데 왜 반대하세요? 환경단체의 의견은 어떤가요? 언제부터 여기서 단식하고 계셔요? 찬성하는 사람은 왜 찬성하는지요? 4대강 사업 주위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피해가 갑니까? 반대의견과 찬성의견 중에서 어느 의견이 더 많은지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요?" 김성환 신부님과 문정현 신부님이 친절하게 대답해 주었다.
저녁기도를 바치고 나서 촛불기도를 준비하고 있는 데 여러 명의 중학생들이 신부님들을 찾아왔다. 부천에 있는 성심회 수녀님들이 운영하는 새날공부방 학생들이다. 단식하시는 신부님들께 장미꽃과 격려 편지를 써가지고 왔단다. 공부방에서 이미 두 번이나 4대강 사업에 대해서 공부를 해서 이미 우리가 무엇을 반대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기도 시작 전에 신부님들께 전해주는 학생들의 모습에 피곤하고 지친 신부님들의 얼굴에 함박 웃음과 환한 미소가 번져갔다.
신부님께
안녕하세요! 우선 소속을 밝히겠습니다. 저는요, 여느 청소년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여중생입니다. 현재 새날공부방에 다니고 있습니다요. 환경이 중요한 만큼 제발 '4대강 살리기'가 중단되기를 바랍니다. 4대강 살리기... 말 자체는 아주 좋은 것 같은데 그 이면에는 생명과 강을 살리기는커녕 오히려 헤친다는 것을 압니다. 4대강 살리기 아니 4대강 망치기 관련 동영상을 보았습니다. 보면서 과연 인간이라는 이유로 이렇게 환경을 파괴해도 되는 것인지, 인간은 왜 자신의 존엄성을 내세우면서 또 다른 생명의 죽음 앞에서는 무관심하고, 귀가 눈이 먼 건지 인간의 가치가 과연 다른 생물체와 비교했을 때 얼마나 더 나은 건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인상 깊으면서 공감가는 말들이 있더군요. "그것은 거대한 어항일 뿐이다." "이명박 정신차려!!! 헉!" 등 그 밖에도 '4대강 살리기 3천만원 VS 복원사업 3억" 등 말이죠.
왜 있지도 않은 엉뚱한 말을 꺼내서 강을 망치려는 건지 알 수 없습니다. 정말 대통령께서 정신을 차리셔야 할 듯 합니다.
이전에 대운하 건설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보니까 이명박 대통령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더군요. "4대강 살리기는 내가 하고, 대운하 건설은 다음 대통령이 할 것이다" 정말 뻔뻔하기 그지없습니다. 정말 왜 쓸데없는 일에 그렇게 열을 올리고, 돈을 쏟아 부으려 하는 것인지도 의문입니다.
게다가 그 돈은 국민들의 세금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까? 왜 그렇게 국민들한테 천대받을 일을 하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어휴~
벌써 11일째, 곧 12일이 되겠군요. 그렇게 단식을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 같으면 1끼라면 배고프기 시작해서 2끼째 부터는 죽을 것 같아 그럴텐데 11일이라...제발 돌아가시지 말아주세요. 제가 단식했다가는 미친 짓이라면서 말릴 텐데 제 몫까지 부디 해내 주시길 바랍니다. 국가는 국민이 없으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비록 우리가 힘은 부족하지만 끝까지 멈추지 않을 의지와 노력을 가지고 관심을 가지며 힘쓴다면 저들쯤은 금방 몰아낼 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끝까지 힘내세요. 00올림.
촛불기도는 신부된지 130일 된 제주교구 김태정 신부의 주도로 빛의 신비를 바쳤다. 이 기도를 통해서 "빛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생명을 밝혀주시길 바라며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사람들과 생명 평화를 위해서 투신하는 사람들, 제주도에서 해군기지 반대 투쟁을 하는 사람에게 하느님께서 힘과 용기를 주셨으면 좋겠다."
이어서 문화공연. 먼저 김종성 신부가 '직녀에게'를 부르고 나서 제주교구 현성훈 신부의 발언이 있었다. 현 신부는 "4대강 사업이나 저희 제주에서 진행되고 있는 해군기지 문제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진행과정이 거의 흡사하다. 밀어 붙이기. 제주교구에서는 해군기지 문제로 3년째 투쟁하고 있고, 강정지역 주민들과 제주교구 사제단이 함께 반대운동을 해오고 있다. 저희 교구에서도 많은 신부님들이 함께 참여하고 싶은데 지리적인 여건 때문에 많이 오지 못했다. 마음은 항상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이 4대강 문제뿐 아니라 제주 해군기지 문제도 하루빨리 풀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주 해군기지 문제도 관심 가져 주시고 함께 기도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제주도는 바다로 둘러 쌓여 있는 곳이다. 바다가 되기 위해서는 강물이 흘러야 한다. 흐르는 강물을 막아서는 제주도 역시 바다가 씨알이 말라 버릴 것이다. 강물이 흘러야 제주도도 살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강물이 모여 바다가 되듯이 저희 조그마한 힘이 함께 뭉쳐 큰 바다를 이뤘으면 좋겠다."라며 힘을 보탰습니다.
이장곤 시인의 "'반성' 시낭송이 있었다. 그리고 박준님의 공연. 현장에서 느끼는 기분을 그대로 옮긴 노래들과 발언으로 모두가 촛불을 흔들며 환호했다.
"한번 공식을 배운 자는 그것을 잊어버릴 수 없다." 우리는 어떤 공식을 배웠는가?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공식을 배웠다. 그 공식을 우리 몸으로 보여주고 또 증거하고 있다. 오늘도 차가운 바닥에서 침낭에 몸을 집어넣고 잠을 자지만 힘들지 않고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우리가 배운 공식 때문일 것이다. 잠이 잘 오지 않는 밤이지만 4대강으로 죽어가는 생명들과 파괴되어가는 인간성을 생각하면 잠을 청한다.
"하느님의 영은 만물 안에서 잠드시고, 짐승 안에서 꿈을 꾸시고, 인간 안에서 잠을 깨신다."
강물을 흐르게 하라
오만 독선의 이명박정권 회개를 촉구하는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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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성당 들머리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금연 캠페인을 한다. 젊은이들이 대부분이다. 이 많은 젊은이들이 4대강 사업 반대와 지금 시국에 조금만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이렇게 까지 나라를 운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하며 미사를 준비한다.
신자들과 신부들이 개인 승용차로, 본당버스로 속속 모여든다. 미사 시작에 앞서 박준 형제의 공연이 있었다. 모두들 흥겹게 손뼉을 치며 미사 분위기를 끌어 올린다. 미사에 참석한 사람들이 들머리에 꽉 차 있다. 하지만 미사 입장을 준비하기 위해 명동성당에 올라갔더니 성당 문을 한 사람 지나갈 정도로만 열어 놨다. 안타까웠다. 왜 닫아 놨을까? 무슨 해코지라도 할까봐? 아래쪽에선 무슨 환경연합인가 보수단체들이 와서 ‘신부님들 정치선동 그만하세요.’라고 집회를 한다. 뭐 늘 있는 일이라 신경 쓰지 않지만 답답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돈이 그렇게 좋나, 일당을 얼마나 받길래 양심까지 팔아먹을까?
미사 주례를 맡은 전종훈 신부님은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미사의 취지와 지향을 말했다.
“상식과 원칙이 무참히 짓밟히는 야만의 시대입니다. 거짓말로 출발한 정권이니 그 거짓을 덮기 위해 무자비한 공권력을 앞세워 오만해졌고, 그 오만함은 천안함을 앞세워 국민을 협박하는 데 이르는 독선의 절정에 이렀습니다. 이 오만하고 독선적인 권력은 4대강 사업으로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고 뭇생명을 죽이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그 삽질의 속도를 위해 국민의 생명까지도 안중에 없는 전쟁의 분위기로 몰아넣고 윽박지르고 협박하고 있습니다.
아주 지독히도 나쁜 야만의 정권입니다. 이 오만․독선의 야만정권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오직 저항 하는 일 뿐입니다. 우리는 오늘 저 오만․독선의 야만의 정권에 저항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우리의 저항은 가장 강력한 무기인 기도입니다.
서산대사는 임진왜란이 닥치자 "이판은 가부좌를 풀고, 사판은 붓과 호미를 던지고 총궐기하여 도탄에 빠진 국가와 백성을 구하라." 외쳤습니다. 오늘 우리의 기도는 바로 이 절박함과 결연함의 마지막 선택인 것입니다.
교회는 무엇입니까? 사제는 누구입니까? 수도자는 누구입니까? 신자는 누구입니까? 신앙과 양심에 따라 산다는 것은 또 무엇입니까? 지금 우리의 몸짓이 그 답이 되어야 합니다. 요즘 우리 사회가 복잡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아주 단단하고 단순 명료합니다. 이 정권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삽질입니다. 그 삽질만 멈추게 하면 이 정권의 운명은 끝납니다. 4대강 사업은 이 정권 자체인 것입니다. 따라서 4대강 사업이 많은 반대에 부딪히자 그들은 지방선거를 통해 사업의 정당성을 부여받고자, 지방선거 승리에 혈안이 되어 미친 것입니다. 그런데 선거 승리가 여의치 않자 천암함을 끌어 들여 전쟁 분위기로 들끓게 하여 노인, 보수층 결집을 통해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 결국 4대강 사업의 속도를 내기 위함인 것 이외에 무엇이 있겠습니까? 오직 4대강 삽질, 그것뿐입니다.
물은 흘러야 한다는 생명 순환 질서를 파괴하는 반생명의 굉음과 정권의 오만 ․독선으로 인한 민주주의의 퇴행의 신음이 우리 가슴을 후벼 파고 있는 절박한 때입니다. 회개하라는 주님 말씀을 해도 그만 안하면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 회개하지 않으면 곧 멸하고야 말 것이라는 경고이자 명령인 것입니다. 오만․독선의 야만의 이명박 정권이 회개하여 모든 것을 제자리에 돌려놓기를 간절히 기도합시다. 그렇지 않는다면 곧 멸하고야 말 것이라는 준엄한 주님의 심판이 내리기를 기도합시다. 그리하여 다시금 이 땅에 진정한 생명․평화가 찾아들기를 간절히 기도합시다.”
강론은 문규현 신부님께서 맡아서 해주셨다. 신자들은 문 신부님의 강론에 눈물도 흘리고 박수도 치면서 호응을 했다. 문 신부님은 "하느님의 거룩한 창조사업이 계속되는 한, 하느님의 피조물을 인간의 사리사욕으로 독점하려는 세력들이 있는 한, 우리들 생명과 평화의 여정은 쉼 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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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대미는 시국선언문. 인천교구 장동훈 신부와 전교가르멜회 김선미 소화데레사 수녀가 낭독했는데, 모두들 방송용이라고 이구동성이었다.
시국선언문 보러가기 http://blog.daum.net/sajedan21/895
공지사항 시간에는 이덕우 변호사가 나와서 천안함 관련 정보공개 청구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어뢰 폭발로 죽은 물고기가 없고, 침몰로 죽은 사병들의 시신은 말짱하다. 폭발로 숨졌다면 적어도 고막이라도 파열되어야한다. 하지만 사망원인은 익사다. 어떻게 믿을 수 있나?” 숨겨진 것들이 너무 많아서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많다. 국민들이 제대로 알 수 있게 천안함 사건의 정보 공개를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사가 끝나고 이대로 그냥 갈 수 없어서 명동을 한 바퀴 돌기로 했다. 당연히(?) 농협 앞에서 경찰의 벽에 막혔다. 흐르는 강물이 보를 쌓고 댐을 쌓아서 막힌 것과 같았다. 지켜보던 시민들도 경찰과 마주 서 있는 신부들도 경찰을 나무란다. 위에서 시키니까 어쩔 수 없다지만 열어주면 그냥 한 바퀴 돌고 끝날 텐데. “발길을 흐르게 하라.”, “민중의 발길을 흐르게 하라.” 뒤에서 소리 지른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단식은 마무리 되었지만 이제는 밥을 먹으며 힘을 내서 끝까지 싸울 것이다. 오만과 독선의 이 정권이 생명을 다 죽이는 4대강 사업을 중단할 때까지, 정치가 국민을 진정으로 위하고, 약자가 더 이상 차별받거나 소외되지 않는 모두가 상생하는 세상이 올 때까지 싸울 것이다.
첫댓글 어제(5월 16일) 위원장이신 김영식 요셉 신부님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을 하시겠다고......... 많은 기도와 성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