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터기의 산행기
< 단장마을 - 가래봉 - 깨밭고개 - 감물저수지 >
◎ 날짜/날씨 : 2007년 3월 10일 토요일 / 흐린 후 맑음 ◎ 누구랑 : 그루터기 홀로 ◎ 소요시간 : 오전 09시 00분 ~ 오후 17시 20분 (8시간 20분 / 점심·휴식 및 알바 포함) ◎ 경로 : 단장마을 - 가래봉 - 깨밭고개 - 임도삼거리 - 감물저수지
◈ 산행 경로 및 시간 ◈ ◇ 09 : 00 단장마을 주차. 산행시작 ◇ 10 : 37 가래봉 도착(마을에서 가래봉 오르는 길을 못찾아 30분 넘게 알바후 길 없는 곳으로 오름.) ◇ 11 : 16 능선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 12 : 39 전망대 ◇ 13 : 27 전망대(점심식사 20분) ◇ 13 : 33 무명봉 ◇ 13 : 53 갈림길 ◇ 14 : 17 깨밭고개 ◇ 14 : 32 갈림길 ◇ 14 : 57 전망대 ◇ 15 : 38 헬기장 ◇ 16 : 02 임도만남 ◇ 16 : 43 임도삼거리 ◇ 17 : 20 감물저수지. 산행 종료 - 준비하지 않아서 실패한 산행과 가래봉 능선 - 지난 2월, 혼자서 벼락덤이 능선을 별 탈 없이 다녀온 이후 자만에 빠져서인지 단장마을에서 가래봉을 오른 다음 구천산 만어산을 거쳐 단장마을로 내려온다는 거창한 산행 계획을 세워놓고 산행들입이 초행길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사전에 준비를 하지 않았다. 예전 같으면 이 곳 저 곳을 뒤져서 산행기를 탐독하고 시간을 계산하고 지도를 출력했을텐데 이번엔 출발 전날 밤에 산모듬님의 산행기를 프린터해서 읽어보지도 않고 배낭에 넣고 출발을 했으니 이런 준비없는 산행은 처음이지 싶었는데...결과는 고생스럽고 만족스럽지 못한 산행으로 나타났다.
<산행지도 1> 단장마을에서 가래봉으로 오른 다음 깨밭고개와 헬기장을 지나 임도에서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도로를 걸어 감물저수지에서 산행을 마쳤다. 매봉이 760봉으로 잘못 표시되어있다.
<산행지도 2 : Google Earth 지도>
09:00 단장 마을에 도착..시골 마을치고는 길이 넓어서 주차할 곳이 많았다. 적당한 곳에 차를 주차시키고 마을로 들어서니 허씨고가가 나타난다.
허씨 고가 옆을 지나 마을 길을 계속 올라가는데..길이 끝나면서 작은 시골 교회가 앞을 막는다. 다시 되돌아나와 오른쪽 길로 진행.
축사 비슷한 곳을 옆돌아 시멘트 포장길을 올라가면 산 아래 몇 개의 무덤이 보인다.
무덤 뒷편으로 등로가 있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10여분 동안 길을 찾았으나 실패하고 무덤 오른쪽에 이어진 포장 길로 진행한다. 아침인데 근처에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길을 묻지도 못했다.
시멘트 포장 길을 몇 분 걸어가면 왼편에 비포장 길이 보인다. 새로 만든 길인 듯해서 다소 찜찜했지만 비포장 길로 방향을 바꾼다.
얼마후 왼편 능선으로 오르는 듯한 길이 보여서 이 곳으로 진행. 의외로 길이 넓었다.
새로 만든 무덤이 나타났다. 산소로 가는 길이라 길이 넓은 듯... 무덤 뒷편으로는 덤불만 둘려쌓여 있었고 길이 보이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다시 발걸음을 돌린다.
아까 갈라진 곳으로 다시 내려와서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간다.
시그널 하나 걸려 있지 않았지만 길은 비교적 넓고 확실했다.
갈림길로 짐작되는 곳에서 왼편의 잘보이는 큰 길로 오른다.
몇 분을 올라가니 새로 만든 무덤이 눈에 보였다. 무덤 뒷편으로 난 길을 찾았으나 전혀 보이질 않았다. 다시 내려갈 수도 없는 상황...잡목과 수풀을 헤치고 무조건 능선쪽이라고 짐작되는 곳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GPS를 보니 지나온 길이 산모듬님의 지도에 표시된 등로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어쩌면 이 길이 가래봉으로 오르는 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희미하게나마 등로가 보이는 부분도 있었기 때문이다.
나무 덤불을 헤치며 20여분을 오르자 허물어진 무덤을 지났는데 그 옆으로 희미하나마 등로의 흔적이 남아 있다. 역시 시그널은 전혀 보이질 않는다.
10:37 마침내 가래봉 도착. 출발한지 1시간 30분 만에 도착이다. 시간이 30분 정도 지체된 듯 싶었다.
가래봉 삼각점...
가래봉에서의 조망은 좋지 않았다. 단장 마을이 보이지 않아서 사진도 못찍었다. 주변에 시그널이 전혀 안보였는데... 자세히 보니 나뭇가지들을 누군가 잘라서 시그널들이 땅에 떨어져 있었다. 전망을 위해서 나뭇가지를 자른게 아니라 시그널을 매달려있던 나뭇가지들만 잘라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행방향은 오른쪽인데 나뭇가지와 덤불이 꽤 울창해서 등로 찾기가 어려웠다.
가래봉을 지나자 아주 오래된 국제신문의 시그널이 하나 보였다. 무척 반가웠다.
오래된 무덤을 지남. 등로는 무던 뒷편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낙엽과 나뭇가지들이 길을 가려 제대로 보이질 않앗다.
11:16 능선 갈림길. 사방이 빽빽하고 울창한 나무로 둘려싸여 조망이 좋질 않아서 갈림길을 만날때 마다 길을 확인하느라 시간이 지체되었다.
12:39 전망대 도착..산행시작 후 4시긴만에 처음으로 만나는 전망대. 전체적으로 조망은 안좋고 나뭇가지들과 덤불로 진행은 힘들고..하산하고싶은 생각이 들었다.
등로 옆에 있던 무덤..무덤 뒷편으로 난 등로는 굵은 나뭇가지들이 가로막고 있어서 밑으로 기거나 옆으로 돌아서 가야했다.
등로를 가로막은 나무들...나뭇가지 수준이 아니라 밑둥치들이 수십그루씩 넘어져 있어서 진행이 힘들었다. 처음에는 태풍에 넘어져서 그런거겠거니 했었는데 묘하게도 등로에만 몇 그루씩 넘어여있는 것을 보곤 차츰 사람이 한 짓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하여간 짜증스러운 진행길이 계속 되었다.
무너진 무덤 뒷편으로 나무들이 넘어져 있다.
13:27 다시 전망대. 감물저수지와 구천산과 만어산으로 짐작되는 산들이 보인다. 20분간 점심 식사..
무명봉. 등로 상태는 여전히 최악.
여전히 계속되는 등로 방해물들..태풍에 나무들이 꺾인 것 치고는 너무 교묘하게 등로를 막고 있었다. 이런 경우에는 저 사이를 뚫고 가거나 옆으로 돌아가거나 해야 되는데 체력과 시간이 많이 소모되었다.
그 중에도 가끔씩 눈에 띄는 시그널 덕분에 길을 잃지 않고 진행할 수 있었다.
14:17 깨밭고개 도착...예정보다 1시간 30분 정도 늦었다. 바로 감물리로 내려갈건지 진행을 계속할건지 결정을 해야 했다. 여기까지 왔는데 그래도 가는데까진 가보자라는 생각으로 맞은편 등로로 진행..
깨밭고개에서 왼편의 국전리로 가는 길과 오른쪽 감물리로 가는 길.
깨밭고개 맞은편 등로로 올라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
깨밭고개 지나서는 한결 진행하기가 수월했고 속도도 높일 수 있었다. 사람이 그랬는지 태풍이 그랬는지 등로에 나무둥치가 꺾여서 가로누워있다.
15 : 00 헬기장 가기 전 만난 전망대에서 구천산과 만어산 감물저수지를 바라보았다.
15:38 헬기장 도착. 생각보다 주변 조망이 좋지 않았다.
헬기장 바로 옆에 있던 철조망 담벼락. 청소년 수련원이라고 출입금지라는데..안쪽에 이삭바위(?)라는 안내판도 보였다. 760봉에서 금오산을 갈때나 반대코스로 갈때마다 약수암 근처에서 어릴때 시골에서 들었던 교회 차임벨 소리 같은 걸 들었는데 그 소리가 이 곳과 관련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철조망을 따라서 하산...
16:02 임도를 만남. 금오산에서 구천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타기위해서는 왼편 금오산 방향(당고개 방향)으로 오르다가 능선을 타야하지만 편한길로 걷고 싶어서 오른쪽 임도로 진행한다.
오른쪽 임도로 가기 전 왼편으로 잠시 내려가서 멀리 보이는 760봉을 바라 보았다. 저기서 벼락덤이 능선을 타고 가면서 밀양댐 구경할 때가 좋았는데...입맛이 씁쓸.
같은 장소에서 바라본 금오산.
임도로 가다가 거리 줄이려고 왼편으로 무조건 진입...30여분을 내려가니..다시 임도를 만나는데..
산 속에서 꽤나 시끄러운 중장비 소리가 나길래 발걸음을 옮기니 포크레인 한 대가 저 앞에 가는 중... 꽤나 느려서 앞질러가면서 가만 생각하니 약수암 입구에 있던 그 포크레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멘트 포장길로 내려오니 작은 마을이 하나 보이고 거기서 마을 반대쪽으로 진행..
16:43 큰 나무와 소파들이 있는 임도삼거리에 도착..건너편으로 가면 삼랑진쪽 무슨 마을로 가는 길. 구천산은 큰 나무 오른쪽으로 난 능선을 따라 올라야 하는데 시간이 5시가 다 되어간다. 게다가 차를 주차해놓은 단장마을까지 걸어가려면 지금 하산해도 늦은 듯 싶고..삼거리에서 바라본 감물쪽 풍경도 멋있고.. 이 핑계 저핑계 대고 하산을 결정한다. 까짓것 다음에 다시 오지...
삼거리에서 본 감물마을쪽. 용소 소류지에는 낚시꾼들이 두 셋 보였다.
하산 중에 본 가래봉 능선 중 헬기장 부근.
멀리 보이는 가래봉 능선. 이 곳은 골짜기치고는 비교적 들이 넓고 소류지 저수지가 많았다.
아직도 생수 공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는지 마을 곳곳에 구호가 붙어있었다. 몇 달 전 복면쓴 노인들이 데모하는 장면을 뉴스로 본 적이 있는데 바로 그 마을이다. '그냥 조용히 살도록 좀 내버려두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능선쪽을 바라보고...
17:00 폐교를 지남.
감물저수지에서 아는 선배에게 전화를 해서 단장마을까지 태워달라고 부탁.. 17:20 산행 종료.
혼자 다니는 산행일수록 사전에 준비가 철저해야 되는데 이번엔 그러지 못해서 초입부터 길을 못찾아서 전체적으로 실패한 산행이 되고 말았다. 단장 마을에서 가래봉을 거쳐 깨밭고개까지 가는 길은 등로가 너무 안좋고 조망이 좋지 않아서 드물게 다음번에 가보고 싶지 않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제대로 된 산행을 못한 탓에 산행기를 올릴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래도 기록은 남기는게 좋다고 생각하여 늦게나마 산행기를 올립니다.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을 기원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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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지난 금오산까지 가든 등로는 그런대로 갈 만 했는데 그새 누가 해꼬지를 했는지? 가래봉-깨밭고개까지의 등로는 독도를 모르면 진행이 힘든 길이었습니다. 고생 많았습니다
제가 몸이 둔해서 자연적으로 생긴 방해물들을 사람이 그랬다고 혼자 오해한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만..그날은 확실히 그런 의심을 많이 들더군요..가래봉 깨밭고개 능선은 지금까지 갔다온(그래봤자 몇 군데 안되지만) 영알 여러 등로 중에선 제일 힘든 구간이었습니다.
멧돼지나 다니는 길을... 제 같으면 그 누가 돈을 주면서 다녀오라해도 손사래칠 곳입니다. ^^ 아무튼 그 쪽 산하를 거의 헤매듯 연이어 다니시는 모습을 보아하니 영알을 떠나신 산모듬님을 대신한 묘한 기분이 드네요. 수고하셨습니다.
ㅎㅎ..제가 조금 멧돼지 비스무리합니다....가래봉 갔다온거 가지고 산모듬님을 대신한다는 말씀을 해주시니 초보산꾼이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발자취를 따르려고 노력은 하는데 꾸준함 끈기 탐구자세는 발뒷꿈치에도 못미침을 늘 반성하고 있는 중입니다.
고생 무지하게 하셨군요. 내용에서도 본인이 언급했듯이 사실 이런 길은 짜증이 머리 끝까지 나지요. 그런데 거짓말 같이 들리겠지만 사실 난 이런 길을 무지 좋아 합니다. 그 이유는 어떤 목적지를 두고 산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은 5시간만 헤메자 작정, 5시간만 지나면 미련 없이 하산 합니다. 주로 야생화를 찾거나, "북"채감을 찾아서 다니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약초도 캐고......아무튼 님의 고생이 나의 고생같아 마음이 무겁군요. 늘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라면서.........
저도 가끔씩 산행 중에 마음이 조급해지고 목적지 때문에 시간에 쫓기는 저 자신을 돌아보면서 목적한 곳까지 허겁지겁 다가가는 그런 산행은 지양해야 하지 않나 스스로 반성할 때가 있습니다. 영알을 어느 정도 알게되면 여유를 가지고 느긋한 마음으로 산행 자체를 즐길 줄 아는 마음가짐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