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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에르 & 쥘의‘여름밤’(20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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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이 각광받는 요즘, 미국·독일 사진과 또 다른 프랑스 사진전이 한꺼번에 열리고 있다. 지금 서울시립미술관은 기묘한 인공낙원이다. 빨강과 노랑으로 칠해진 벽면에 고풍스러운 디자인을 흉내낸 요란한 액자 두른 사진들이 걸려 있다.
마치 고전미술 가득한 유럽의 유서 깊은 미술관을 패러디한 듯 유쾌한 이 공간을 지난 30년간 공동작업을 펼쳐온 사진작가 ‘피에르 & 쥘’(5월 16일까지·02-2124-8800)의 환상적인 작품들이 채우고 있다. 사진과 회화를 접목시키는 이 동성연애 커플은 오늘날의 ‘혼성문화’ ‘잡종문화’를 라이프 스타일로, 또 작품으로 대변하는 작가들이다.
‘이미지와 풍경’(5월 9일까지·031-231-7243)이 열리는 수원의 경기아트센터 전시실에 나온 작품 하나. 깊은 색감과 짜임새 있는 구도의 추상화 같은 사진인데 자세히 보면 한쪽에 ‘안전점검 꼼꼼하게’ ‘작업환경 깔끔하게’라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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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테판 쿠튀리에의 서울 공사장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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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공사판을 돌며 촬영하는 스테판 쿠튀리에의 ‘서울 아현동 풍경’이다. 이 사진을 비롯, 전통과 실험이 공존하는 프랑스 사진작가들의 풍경 사진이 등장한다. 갤러리 세줄에서 열리는 ‘팝 컬쳐’(5월 16일까지·02-391-9171)는 프랑스 국립현대미술기금 소장품으로 꾸민다.
성형수술한 자신의 몸을 촬영하고 합성하면서 자본에 좌지우지되는 미의 척도를 조롱하는 엽기 아티스트 오를랑, 사진으로 성경의 재해석을 시도하는 베티나 렝스 등의 작품 26점이 나온다. 전시를 본 이수균 전 대림미술관 학예실장은 “프랑스 현대 사진을 대표하는 주요 작가들의 작품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기회”라고 평했다.
(정재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