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역 앞에서 서둘러 두 번째 138번 버스를 타고 송우홈플러스에서 관인 가는 6시 35분 첫 59번 버스를 기다리다 지금은 없어졌다는 얘기를 듣고 부랴부랴 포천시청 승강장으로 가서 한 시간을 추위를 참으며 기다려 근처에서 7시 30분에 출발한 60-1번을 타고 영노교를 건너자마자 중2리에서 내린다.
닫혀있는 철문을 열고 임도로 들어가 낙엽만이 덮여 있는 흐릿한 산길을 따라가다 험한 굴바위를 통과해 이어지는 바위지대들을 조심스럽게 넘어 은장산과 불무산자락을 바라보며 삼각점(철원25/1983재설)과 전에 없던 커다란 정상 석이 놓여있는 종자산(643.8m)으로 올라간다.
점점 박무에 묻혀가는 산하와 한탄강으로 이어지는 남서릉을 바라보며 막걸리 한 컵으로 쓸쓸함을 달래고 한쪽으로 절벽을 이룬 암릉들을 넘어 이정표가 서 있는 저수지 갈림길을 지나 삼각점이 있는 453.4봉 갈림길을 눈여겨보며 억새밭을 만나 양쪽으로 농장 경고판들이 붙어있는 임도로 떨어진다.
개 몇 마리들이 짖어대는 사기막고개를 건너 통나무계단들이 낙엽에 묻혀있는 된비알을 한동안 넘어 진땀을 떨구며 헬기장에 작은 정상 석이 놓여있는 향로봉(x612.1m)에 올라 다시 막걸리를 마시며 일망무제로 펼쳐지는 산 그리메들을 한동안 둘러보다 울퉁불퉁하게 솟아있는 삼형제암으로 향한다.
낯익은 임도를 건너고 험준한 바위지대들을 돌아 경고판들이 붙어있는 삼형제암(x538.4m)을 넘어 헬기장이 있는 북대(x710.1m)로 올라가니 예전에 바라보며 산줄기의 근원을 생각나게 했던, 뾰족 솟은 699.5봉에서 재인폭포로 이어지는 남릉이 가깝게 펼쳐진다.
한동안 발 디딤판과 안전시설들이 처져있는 지겨운 암릉 지대들을 통과하고 정상 석이 서 있는 화인봉(x805m)을 넘어 가파른 바위지대들을 돌아 헬기장에 이런저런 정상 석들과 삼각점(철원312/2007재설)이 어지럽게 놓여있는 지장봉(877.4m)으로 올라간다.
앞에 마주한 관인봉과 멀리 떨어져 있는 고대산과 금학산을 바라보며 소주 한 모금으로 정상 주를 마시고 미리 올라와 있던 남녀 등산객들과 낙엽으로 덮여 있는 산길을 지나 내산리와 담터를 잇는 임도로 내려가 중리로 간다는 두 분과 헤어져 타이어들이 놓여있는 마지막 능선으로 들어간다.
한동안 완만해진 지겨운 산길을 타고 이제나저제나 기다리며 금학산으로 능선이 갈라지는 보개산(x752m)에 힘겹게 올라 고대산 2.4km 이정표를 확인하며 랜턴을 켜고 아직도 멀리 떨어져 어둠에 가려있는 머나먼 고대산으로 향한다.
암릉 지대들을 넘고 우회하며 지쳐서인지 슬슬 지겹게만 느껴지는 능선을 지나 철조망들을 피해 넓은 헬기장에 정상 석만이 외롭게 서 있는 고대산(837.8m)으로 올라가면 대광리의 불빛들이 아련하게 내려다보이고 찬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며 이제는 마음을 놓고 안도하는 산 객의 등을 떠민다.
어둠 속에 서있는 고대정 쉼터에서 다시 소주 한 컵으로 찬 몸을 달래고 잘 찾지 않았던 1코스를 따라 내려가지만 예상과는 달리 거친 너덜지대들이 계속 거추장스럽게 이어져 뒤늦게 익숙한 2코스로 가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된다.
임도를 만나 22시 기차만 생각하며 발바닥에 불이 나게 신탄리역으로 뛰어가 보지만 주말에는 21시에 일찍 끊어진다는 것을 알고 밖으로 다시 나가니 가게들은 다 문을 닫았고 텅 빈 광장에는 가로등만이 외롭게 불을 밝히고 있다.
혹시 들어오는 버스라도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연천 쪽을 향하여 사람 한 명 보이지 않는 컴컴한 3번 국도를 10 여분 터벅터벅 걸어가다 아무래도 마지막 전철을 놓칠 것 같아 대광리 택시를 불러 급히 소요산역으로 달려간다.
첫댓글 빡센 산행 장시간 고생하셨네요~ 여긴 그래도 눈이 없네요~ 천마쪽은 북쪽에 눈으로 미끄러워 조심스럽더만....
이제는 체력이 달려서 쉬운 산행이 없네요.. 고대산은 왜 그리 먼지...밤에는 길도 헷갈리고요.
균육질의 지장산..
만만치 않은 산길
홀로 외로우셨겠어요
그나마 눈이없길래
가능했으리라 봅니다.
나두 다시한번 해볼까
생각이 드네요. ㅎㅎ
고대1코스는 2코스보다 거리도길고 힘들어요.
괜히 1코스로 갔다가 왕짜증...^^
동두천서 한양가는 버스는 수시로
늦은시간까지
많은데..
택시비는 얼마예요.
4만원...길에다 돈을 뿌리고 다닙니다. 연천에서 동두천 가는 버스는 23:15, 다음은 심야. 소요산역에서 막 전철은 23:30. 그러니 안 탈 수가 없더라고.
@킬문 동두천서 한양가는 버스는
새벽1시 가까이 까지
있어요.
역시 레전드 킬문입니다.
완주할 수 있을까 했는데
기어이 해내네요.수고 많았습니다.
수고는요...거리가 얼마 안되니까요.
오갈 때라도 편했어야 함이거늘.. 저도 한번 야간에 하산했어지요
1코스가 상대적 유순하기에 내렸으나 좀 길었던 기억이..
그쪽 가치봉을 가야 할 터인데 평일은 군 통제로 미루고 있답니다
허걱 13시간. 창동에 밤 12시 도착. 흉내도 못내겠네요. 후덜덜~ ㅋㅋ
기럭지는 얼마 안되는데...힘이 떨어져서 그런가봐.
이제 이런거 안하실 때도 됐잖아요
남해에서 야간 산행하던 때가 생각나네요
이런 거?? ㅎㅎ
참 먼거리를 가셧네요.덕분에 보개지맥 마무리 할 때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잘 감상하고 갑니다.
암릉도 많고 조망도 좋은 곳입니다...
암튼 대단들 하세요.
옛날에 지장봉에서 고대산을 바라보며
이런거 하는 사람들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아직도 꼬부라져(?) 가는 나이에도
하시고들 있다니 대단하십니다.
체력이 부럽구요.
ㅎㅎ 잘 지내시지요? 언제 산행 한번 같이 해요.
가끔 뒤따르고 싶다가도 워낙 빡시게 하시니ㅡ겁이 나....뒷걸음칩니다..
괜히 내가 걸림돌이 되면 안되거든요..
하여간...산은 선생님을 목막을겁니다..
설악 가서 술만 드시지 말고 마니산이나 같이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