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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스캔들] 18
1. 엘리베이터 (밤)
윤희 손에 반지를 끼워주는 선준. 놀란 얼굴로 바라다보는 윤희.
선준 : 성균관을 나가면 끝이라고 했나.
윤희 : (보면)
선준 : 끝 같은 건 없어. 내가.. 매일매일 다시 시작 할꺼니까.
선준, 머쓱한 듯 도르래 다시 굴리는데 덜컥 흔들리는 엘리베이터..
윤희 몸이 와락 선준에게로 쏠리고 시선이 마주치는 두 사람.
선준 윤희를 일으켜 주다 얼굴이 가까이 다가가는 두 사람.
가만히 윤희 갓끈을 푸는 선준. 긴장하는 윤희
갓을 들어 올리는 선준. 그대로 다가가 윤희에게 입 맞추는 선준.
선준과 윤희 두 사람의 첫 키스.
2. 세책방 밀실 (밤)
놀란 듯 믿기지 않는 얼굴로 재신을 막아서는 용하.
재신 : 접자!!
용하 : 너.. 아는구나 누구야 그 범인..
재신 : ---
용하 : 말했지? 내가 믿는건 금상이 아니라 걸오 네 녀석이다. 찾겠다구 했잖아. 그 배후 어떻게든 찾아서...
그 거짓말 같은 새로운 조선 (하는데)
재신 : (OL) 이 모든 일 뒤엔.. 좌상이 있다.
3. 엘리베이터 (밤)
수줍은 듯 마주보고 웃는 선준과 윤희. 맞잡은 두 손엔 반지.
그때다. 밀실에서부터 들려오는 큰소리.
용하E : (믿기지 않는듯) 뭐?
재신E : 목소리.. 안 낮춰?
선준과 윤희 의아해지는데..
용하E : 그러니까 이 모든 사건의 배후가 좌상대감.. 이선준 아버지다.. 그 말이야?
선준과 윤희 놀란 듯 마주 보는 두 사람.
믿기지 않는 사실 앞에서 흔들리는 눈망울로 서로를 보는 선준과 윤희.
4. 세책방 밀실 (밤)
팽팽하게 맞선 재신과 용하.
용하 : 대답..해.
재신 : (시선 피한 채 묵묵부답인데)
용하 : 박사 김승헌과 장의 문영신을.. (차마 말로 못하고) 그러니까.. 금등지사를 없애기 위해 이 모든 일을 꾸민 배후가--
좌상대감이냐고 묻잖아.
재신 : (답답한 듯 용하 돌아보는) 소리 낮추라고
재신의 얼굴이 순간 굳어진다. 용하도 의아한 듯 돌아보면
그 뒤에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서 있는 윤희와 선준.
윤희 : (믿기지 않는 듯) ...뭐라고 하셨습니까? 사형?
용하 : (난감하고)
재신 : (돌겠네 진짜)
윤희 : 이 일의 배후가.... 누구라고.. 하신겁니까? 지금..
재신, 보면 하얗게 질린 얼굴의 윤희와 사색이 된 선준.
재신 더는 차마 이 자리에 있을 수가 없다. 휙, 선준과 윤희를 스쳐 밖으로 나가 버린다.
용하, 난감하기만 하다.
윤희 : (용하 보며) 들어야겠습니다. 저.
용하 : 미안하다 대물, 아직.. 확실한건 아무것도.. 없다.
그때 선준, 다가와 서탁 위에 접힌 문서를 집어 든다.
용하.. 아차 싶은데 그 문서를 펴 보는 선준... 선준의 눈빛이.. 흔들린다.
그런 선준을 보는 용하와 윤희.
선준 : (접으며, 애써 담담한) 이 문서의 주인만 알아내면.. 그 배후, 확실히 알 수 있다는 말--- 사실.. 입니까?
용하 : (본다)
윤희 : (흔들리는 눈빛으로 선준 보는데)
선준 : 제가 .. 알아봐도... 되겠습니까?
윤희 : (점점 더 불안해진다)
용하 : (냉정을 되찾고) 할 수... 있겠나?
선준 : 제 아버님이... 진정.. 이 사건의 배후라면..이 일에 가장 적임자, (담담한) 저 아닙니까?
안타까운 눈으로 선준을 바라보는 용하.
불안한 눈빛의 윤희. 그런 윤희 어깨를 한손으로 따뜻하게 잡아주고 가는 선준.
윤희, 선준 돌아보는데... 선준은 말없이 돌아서 간다.
돌아서 가는 선준의 눈빛이 비로소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런 선준과 윤희를 놓치지 않는 용하. 재신의 마음...알겠다.
5. 주막집 (밤)
술잔에 술을 따르는 재신, 그때다. 그 술잔을 채가는 손. 용하다.
재신 보면.. 용하 그 앞에 털썩 앉곤 술잔을 쭉 들이킨다. 답답한 얼굴이다.
용하 : 대물 때문이냐?
재신 : ---
용하 : 더는 배후를 캐지 않겠단 건... 이선준 때문에 가슴 아파할.. 김윤식 때문이었냐구--
재신 : (묵묵히 술병을 들이킨다)
용하 : (그런 재신이 안타깝지만 말은 엇나가는) 참...자알 났다.
재신 : --
용하 : 그 두 녀석 언제.. 그렇게 (이렇게 해도 말을 못하겠고) --- 아니..넌 언제 그걸 안..(저렇게도 말을 못하겠다) 에잇,
말 대신 차라리 술을 마시는 용하. 재신도 술만 마신다.
술잔을 탕 내려놓는 용하...
용하 : 이선준... 갔다..
재신 : (보지 않고 술 마신다)
용하 : 윤참군 땅 문서 확인 하겠다구... 좌상대감 만나러 갔다..
놀란 듯.. 술잔 내려놓고 용하를 보는 재신.
6. 이정무 사랑 (밤)
땅문서를 펴는 손, 이정무다... 그 앞에 앉아 있는 선준.
문서를 보던 이정무의 얼굴이 점점 굳어진다.
천천히 문서를 내려놓는 이정무, 물끄러미 선준을 바라다본다..
이정무 : 이게...무어냐.
선준 : 그 답을 듣고자 ..왔습니다.
이정무 : (본다)
선준 : 땅문서 주인인..백동수.. 저희 집 살림을 살던 집사였습니다.
이정무 :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그렇구나.
선준 : 허나 그 땅의 진짜 주인은 (이정무 똑바로 보며) 아버님이십니다.
이정무 : (본다)
선준 : 왜 그 땅문서가 십년 전 도성 순찰을 돌던 관군에게 들어간 건지 말씀 해..주시겠습니까?
이정무 : (차갑게) 그만 둬라.
선준 : (보면)
이정무 : 네가 지금 하려고 하는 그 모든 일... 당장 그만 둬.
선준 : (보다가) 제가 알면 안 되는 일.... 제게 떳떳치 못하신 일--- 때문입니까?
이정무 : (본다..)
선준 : (지지 않는 눈빛)
이정무 : 금등지사, 찾고 있는게냐?
선준 : (본다. 의외다)
이정무 : 임오년 사도세자의 화변을 이 아빈 단 한 번도 잘못이라 생각한 일이 없다. 사사로운 부자의 정리보다
이 나라의 종묘와 사직을 구하는 길이 먼저라는 생각엔 지금도 변함이 없어.
선준 : --
이정무 : 정도를 세우기 위해 (선준을 똑바로 보며) 아비와 아들이 정적이 되는 일은 흔한 일이다.
또한 그 싸움에서 승자가 있으면 패자 또한 있기 마련이다... 사도세자는 패자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선준 : 그 길이 올바른 길이라면, 왜 금등지사는--- 두려워하신겁니까.
이정무 : (보다가) 금등지사를 두려워한 것이 아니라.. 천륜을 두려워한게다.
선준 : --
이정무 : 선대왕이 제 손으로 죽인 아들을 그리워하는 미욱한 마음을.. 금상이 어린 날 떠나보낸 아비를 애통해하는 회한을...
그런 어리석은 인간의 마음에 권력을 쥐어준다면.. 이 땅에 또다시 피바람이 불 것은 자명한 이치였다.
선준 : --
이정무 : 애비의 이 충심은.. 역사가 알아줄게다. 그러니.. 너도 찾지 마라. 더는 금등지사를 찾는 일에 나서지 마.
선준 : --
이정무 : 네 낭만적인 한때의 이상으로-- 우리 진성이문이 멸문지화를 입을 수도 있어.
선준 : 그래서... 진성이문의 번영을 위해.. 성균관 박사 김승헌과 장의 문영신을 희생시키고-- 금등지사를 없애신겝니까?
이정무 : (선준 똑바로 본다) ..아니다.
선준 : (슬픈 눈으로 ...이정무를 바라보다가) 전처럼 아버님의 말씀을 그대로 믿어 드리기엔.. 제 눈앞에 보이는 이 문서가...
너무도 명백한 사실을 말하고 있습니다.
선준, 차갑게 일어나 예를 갖추고 물러나려는데...
이정무 : (버럭, 차가운) 게 서지 못할까? 감히 아비에게 등을 보이는게냐?
선준 : (...천천히 돌아보며) 정도를 세우기 위해 아비와 아들이 정적이 된다 하셨습니까?
이정무 : --
선준 : (가슴 아프지만.. 단호한) 소자, 이제 아버님의 정적이 되고자 합니다.
이정무와 선준의 팽팽하게 마주서는 눈빛.
돌아서 가는 선준.
이정무.. 그런 아들의 변화가 놀랍고 노엽고.. 차츰 두려워진다.
7. 도성길 일각 (밤)
답답한 듯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는 선준... 아버지에게 등을 돌린 가슴 아픈 심정이다.
FLASH
1회 54씬, 이정무 / 출사란 그런 것이다.
2회 41씬, 이정무 통도 불통도 아니다.
8회 45씬, 이정무 / 조선은 사대부의 나라다.
10회 71씬, 이정무 / 너는 내 아들이다.
2회 41씬, 이정무 / 상유 이선준 성균관 입학을 축하한다.
선준... 아버지에 대한 배신감.. 가슴 아프다.
8. 존경각 (밤)
한 켠에 세책방에서 구해온 듯은 겉표지가 낡은 해묵은 서책들로 보이는 책들.
읽어 내려가는 윤희.
FLASH 3씬, 용하/ 이 모든 배후에 좌상이 있단 말이냐?
윤희, 책을 넘기는 손에.. 시선이 머문다. 선준과 나눠 가진 반지.
그 반지를 만져 보는 윤희.. 생각 많은 얼굴이다.
존경각으로 들어서는 재신.. 두리번거리다.. 보면 윤희가 보인다.
작은 어깨를 웅크리고 앉아 있는 윤희 모습.. 안타깝다.
그 서탁 앞에 다가와 서는 재신.
재신 : (윤희 보는 책을 덮으며) 늦었다.
윤희 : (본다)
재신 : 가서 자라. 잠 안 자고 책만 보면 너, 키 안 큰다.
윤희, 희미하게 웃고.. 그런 윤희를 ..슬몃 보는 재신.
9. 성균관 일각 / 중이방 앞으로 걸어오는 길 (밤)
책을 나눠 들고 오는 윤희와 재신.
윤희 : 금등지사 말입니다.
재신 : (윤희 보면)
윤희 : (책들.. 바로 잡아보며) 세책방에서 얻어온 책들.. 서경에 남아 있어서요.
재신 : (앞... 보며 간다)
윤희 : 노론들이 두려워했다는 건 알겠습니다. 그래서.. 아버질... (차마 말을 잇지 못하는데)
재신 : 천천히... 천천히 생각하자. 한 번에 하나씩만..
윤희 : --
재신 : 들어가... 자라. 난-- 고약한 니 잠버릇 피해서.. (용하방 쪽 턱짓하며) 저 녀석한테 갈 생각이니까.
책을 윤희에게 건네는 재신인데...
건네받는 윤희 손에서 반지를 보는 재신. 말보다 많은 말을 해주는 ..반지다..
더는 윤희를 보지 못하고 그대로 돌아서 가는 재신...
윤희 : 사형--
재신 : (서는)
윤희 : (말이 떨어지지 않는데) 정말.. 일까요?
재신 : (선준이를 걱정하는 말인 줄 알겠다, 돌아서 보면)
윤희 : (믿고 싶지 않은) 뭔가...잘못된 거겠죠? (간절한) 그렇죠?
재신 : (윤희가 할 마음고생이 안쓰러운) ..너무 마음 쓰지 마라. (보다가) 그 자식 오면.. 차차 알게 되겠지..
돌아서 가는 재신.. 윤희, 복잡해지는 얼굴이다.
재신 굳어진다.
10. 어느 모처 (밤)
수원 화성도면 앞에 서 있던 정조, 천천히 돌아서면 그 앞에 서 있는 선준.
한 켠에 서있는 정약용.
정조 : 벌써 밀명을 풀기라도 했단 말인가? (정약용 보며 피식 웃는) 이 밤중에 화급히 과인을 만나고자 한... 연유가 뭔가-
선준 : ..(무겁게 보다가) 소생에게 내리신 밀명, 거두어 주시겠습니까?
정조 : (굳어진다) 과인의.. 어명..이다.
선준 : 소생을 택하신 건.. 노론의 아들, 아니.. (정조 보며) 죄인의 아들이기 때문입니까?
정조 : (본다)
정약용 : (본다)
선준 : 아비의 죄를 아들에게 묻고자 하신다면-- 전하, 밀명 대신 지금이라도 그 어떤 벌이든 달게 받을 것입니다.
정조 : (자르며 OL강한) 과인 역시-- 그대들 노론이 말하는 죄인의 아들이다.
선준 : (본다)
정조 : 허나, 과인이 그대를 택한 것은--
선준 : --
정조 : 과장에서 본 그대의 담대함이 탐났기 때문이다. 대사례장에선 그대에게 탕평의 시대를 함께할 좋은 벗들이 있어 탐이 났고.
순두전강에선 장부를 들고 나타난 그대의 용기가 탐이 났다.
선준 : --
정조 : 허나, (자조적인 냉소) 그대의 말이 맞다.
선준 : (본다)
정약용 : (본다)
정조 : 그대에게 밀명을 내린 것은.. 이선준 그대가 좌상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선준 : --
정조 : 그대의 아비가 부와 권력을 지키기 위해... 노론의 벌열로 살기 위해 범한 그 모든 일을...
그대의 눈으로 똑똑히 지켜봐주길... 원했다.
선준 : (보면)
정조 : 그대가 노론의 아들이 아닌... 과인의 신하로 살길... 원했기 때문이다.
선준 : (생각 많은 얼굴, 흔들리는 눈빛이 되는데) 금등지사, 조선의 과거를 바로 잡기 위해섭니까..
아니면 새로운 조선을 열기 위해섭니까.
정조 : 그 둘이 다르다 보는가--
선준 : (할 말이 없다)
정조 : 속죄를 하겠다고 했나?
선준 : --
정조 : 그대가 만나게 될 진실 앞에서 눈을 감지도, 고개를 돌리지도 마라. 그리고 과인에게 금등지사를 가져오라.
이것이 죄인의 아들... 그대에게-- 과인이 내리는... 형벌이다.
선준 : (정조 보다가) 소생-- 전하께옵서 주신..희망.. 새로운 조선을 소생이 나아갈 길.. 그 길의 나침반으로 삼아도 되겠습니까?
선준을 바라보는 정조의 깊은 시선..천천히 끄덕이고 선준도.. 정조를 바라본다.
11. 세책방 외경 (아침)
12. 세책방 밀실 (아침)
초조한 듯 뱅뱅 맴을 도는 윤희.
기둥에 기대 책을 보는 듯 싶지만.. 눈으론 그런 윤희를 계속 따라가고 있는 용하.
윤희 : (멈춰서 용하 돌아보며) 아무래도 나가 봐야겠어요.
용하 : (휴대용 앙부일구 슥 꺼내며) 시간 다 됐다.. 올꺼다. 이선준.
윤희 : (본다..흔들리는데)
용하 : (윤희 보며) 이미 십년도 전에 벌어진 일이다. 나가서 기다린다고, 있던 사실이 사라지지도-- 달라지지도 않아.
윤희 : (불안해지는데)
용하 : 게다가.. 이선준을 마중나간 놈은 .. 따로 있으니까.
윤희, 의아한 표정이다.
13. 세책방 앞 일각 (아침)
그 어느 일각 벽면에 기대어 선준을 기다리고 있는 듯 보이는 재신.
재신 역시 굳은 표정인건 마찬가지.
그때 그 앞으로 사람들 속에서 나타나는 선준.
몸을 일으키는 재신.
재신 : 어이,
선준 : (돌아본다)
재신 : (천천히 다가와 서는) 나랑.. 얘기 좀 하자.
따라 오라는 듯 돌아서 가는 재신. 선준, 굳어진다.
14. 운종가 다른 어느 일각 골목 (아침)
선준에게 등 돌린 채 서 있는 재신.
재신 : 하지 마.
선준 : (의외다)
재신 : 그 땅문서, 모르는 일이다-- 네 녀석하곤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이다 그렇게만 말해.
선준 : (본다)
재신 : 밀명은... 금등지사를 찾는 일이다. 배후를 찾는 일 같은 건.. 나두 그만 (힘들지만.. 결심한) 둘 생각이다.
선준 : (보다가) 어째섭니까? 밀지의 암호를 풀지 못한 지금으로선.. 그 범인과 배후야말로 금등지사의 행방을 알아낼
유일한 단섭니다. 그런데.. 왜 그만 둬야 합니까?
재신 : --
선준 : 게다가..사형께선.. 그동안 . 그 배후의 진실을 찾기 위해.. (하는데)
재신 : (버럭) 그래, 그런 내가 -- 진실 앞에서 침묵하는건 비겁한 일이다,
(자조적인) 끔찍하게도 경멸했던 ...내가-- 입을 닫겠다잖아!!
선준 : (그런 재신이 어딘지 의아하다)
재신 : 그러니까 너두 정직하구 당당하구 떳떳하고 싶다!! -- 이번에도 그 따위 잘난척을 할 생각이면-- 당장 집어 치우란 말이다..
선준 : 사형..
재신 : 사람들이 비겁해 지는건--- 지키고 싶은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다.
선준 : (본다)
재신 : 김윤식...
선준 : (재신 본다)
재신 : 너한테...그런 사람, 아니었나?
선준 : (흔들리는 눈빛으로 재신을 응시하다가 들어서려는데)
재신 : (어깨 잡아 세우며) 그 자식이... 널----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애?
선준 : (보다가) 용서를 말하기 전에-- 죄를 진 사람이 진심으로 속죄하는 일이 먼저다--...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재신 : (본다, 선준의 진심이다)
선준 : 무엇보다.. 사형. 제가 용서를 구해야 할 이는... 김윤식 혼자가 아니질 않습니까--
재신을 바라보는 선준, 선준의 얼굴에서 말로 표현 못할.. 미안함..
재신도 흔들린다.
선준 : 김윤식, 다치는 일이 없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선준, 재신의 손을 내리고 가는데
그런 선준의 손에서.. 윤희와 똑같은 모양의 반지를 보는 재신..
재신, 선준과 윤희 사이에 더는 자신이 들어설 틈이 없다는 것을.. 아프게 깨닫는 순간이다.
15. 세책방 밀실 (아침)
툭- 책을 떨어뜨리는 손. 윤희다.
윤희 : 지금 뭐라고 했소?
놀란 듯.. 충격으로 일렁이는 윤희 눈빛.. 선준.. 안타깝다.
그런 선준과 윤희를 보던 용하, 책을 덮고 나가려다.. 선준의 어깨 두드려주고 돌아서 나간다. 용하도 안타깝다.
이제 밀실 안에 선준과 윤희 단 둘만이 정적 속에 남아 있다..
윤희 : (믿기지 않는) 그러니까...
선준 : 한성부 관원에게 간 땅문서는--- (어렵지만.. 용기를 낸) 내 아버님의 것이.. 맞다 했소.
윤희 : 그래서.. 우리 아버질 그렇게 만든 이가.. 좌상대감이 맞다.. 지금...그런 얘기요? (기막히다..)
선준 : ...말을 하는 것이 옳다... 여겼소.
윤희, 선준... 보다가 책들을 주섬주섬 챙기며 가려는데.
윤희 : (당황한) 난... 지금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소.
선준 : (윤희 잡으면)
윤희 : (선준 보며) 그만해.. 나한테 더 듣고 있으라고 하는 건... (기막힌 듯) 너무 잔인하잖아.
선준 뿌리치며 나가는 윤희. 선준 가슴 아프다.
16. 세책방 (낮)
윤희를 따라 나오는 선준,
한 켠에서 책을 떠들어 보고 있던 재신과 용하, 그런 선준과 윤희를 지켜본다.
용하, 말리려는 듯 따라 나서려하면.. 그 앞을 막아서는 재신..그만 두라는 눈짓이다.
17. 세책방 앞 (낮)
앞서 걷는 윤희와 그런 윤희를 돌려 세우는 선준.
선준 : 할 수만 있다면 내가 대신... 용서를 구하고 싶다.
윤희 : (먹먹한 시선으로 허공만..선준의 시선을 피하는데)
선준 : 용서해 줄 수 없다면.. 그것도.. (가슴 아픈) 받아들여야겠지.
윤희 : (보지 않는데)
선준 : 허나.. 허락해 준다면-- 내 책임은 다 하고 싶어 이 일을 바로 잡는데, 사라진 금등지사를 찾는 일에 끝까지 함께 할 생각이다.
윤희 : (그제야 선준 보며, 기막힌 듯) 이제 와서.. 뭘...어떻게 바로 잡을 수 있지? 금등지사?-- 그걸 찾는다 해서..뭐가 달라지냐구..
윤희 가려는데 그 손목을 탁 잡는 선준.
선준 : 난--
윤희 : (본다)
선준 : (그러나.. 하고 싶은 많고 많은 말 중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윤희 : (선준의 손...스르르 놓고는) 시간이 좀 필요해.. 나두... 생각할 시간이..좀.. 필요하겠다구..,
뒤돌아서 가는 윤희. 선준.. 더는 잡지 못한다.
18. 장터 거리 일각 (낮)
넋이 나간 듯 인파들을 헤치며 걸어가는 윤희. 이 기막힌 상황에 눈물조차 나지 않는 윤희다.
19. 세책방 앞 일각 (낮)
무겁게 돌아서는 선준.. 착잡한 기분이다.
그 앞에 서는 발, 선준 보면 재신과 용하다.
용하 : 어이, 이선준.. 자네 그런 거 모르지? 이럴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술친구가 필요한데..
선준 : --
용하 : 그럼...뭐 아쉬운 대로 술은 됐구..(선준과 재신 가운데서 어깨 두르며) 친구는 ... 필요하겠지?
선준 보면.. 싱긋 웃는 용하.. 선준의 어깨를 톡톡 두드려준다.
재신도...그런 용하를 내버려 둔다.
20. 세책방 밀실 (낮)
용하, 선준 재신 각자 자연스럽게 앉아 있다.
용하 : 그러니까 자네 말은.... 이 일의 배후가 좌상대감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인가?
재신 : (본다)
선준 : 제가 아는 아버님이라면.. 절대 하시지 않을 실숩니다.
용하 : (보면)
선준 : 아버님께서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이 일을 하셨다면.. 십년이나 지난 뒤에 이렇게 흔적들이 툭 불거져 나와
단서를 흘리는 일 같은건 없었을겁니다.
용하 : ...끝까지 아버지를 믿는다.. ?
재신 : -----
선준 : 생각보다.. 제 아버님은 더 무서운 분이라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용하 : 역시나...냉정하군.
선준 : 윤참군.. .그날 박사 김승헌을 호송했다던.. 그 자.. 어디에 있습니까 사실을 확인해야겠습니다.
어쩌면 이 사건에 새로운 단서를 갖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용하 : 어쩌지? 냄새를 맡은 게 분명해 ...한성부도 그만뒀고.. 도박장에도 얼굴을 보이지 않는 모양인데...
선준, 답답해진다. 그런 선준을 눈여겨보는 재신이.
21. 모란각 (낮)
툭 던져주는 돈뭉치, 흐흐흐 탐욕스런 얼굴로 돈을 받아드는 손. 윤참군이다.
그 앞에 앉아 있는 병판. 그 옆에 앉아 차를 따르는 초선이.
윤참군 : 고깃덩이를 입에 물었으니.. 허면... 이 놈은 이만.. 꼬리가 밟히지 않도록... 사라져 드리겠습니다. 대감.
병판 : (못마땅한 얼굴이다)
윤참군 : 좌상 대감께도... 인사 못 드리고 간다... 좋은날이 오면.. 다시 뵙자... 인사 여쭤 주시겠습니까?
병판 : 약조했네...자네를 쫒는 눈들이 있으니.. 수삼일내에.. 도성 밖으로... 조용히 몸을 감추는걸...잊지 말게나.
병판을 보며 씨익 웃는 윤참군. 마주 보고 웃는 병판의 복잡한 미소.
초선은 가만히 차를 따르고 있다.
22. 윤희 집 안방 (밤)
윤희와 마주 앉아 있는 조씨. 한손으론 바느질감을 계속 하다가 단호한 얼굴이다.
윤희 : 이젠 말씀해 주세요. 어머니. 자식이 아버지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아는 일은.... 도리예요.
조씨 : 난 니가 그 일로 세상에 분기를 품는 것을 원치 않는다. 세상은.. 말이다. 저와 맞서는 자에겐
반드시 제가 얼마나 무서운 힘을 지녔는지 꼭...알려 주고 싶어 하는 법이다.
윤희 : ---
조씨 : 이 에민 네 아버지를 그렇게 잃었다. 그러니.. 에미 입에서는 아무 얘기도 듣지 못할게다..
윤희 : 그러니까...어머니...
조씨 : (보면)
윤희 : 아버지께서... 세상의 분기를 품을 만큼..억울하게..돌아가신 건... 맞다는 말씀 이시죠?
조씨 : (말문 막히는데)
윤희 : (혼잣말처럼) 처음부터 일러주셨더라면..차라리 그랬다면 좋았을 거예요.
천천히 일어나.. 나가는 윤희, 조씨 그런 윤희 의아하다.
23. 윤희 집 툇마루 (밤)
툇마루에 걸터앉은 윤희. 한켠에 놓여진 칠교를 매만지는데
그 옆에 다가와 앉는 윤식.. 이제는 병색도 한결 좋아져.. 건강해 보인다.
윤희 : 아버진.. 어떤 분이셨을까?
윤식 : --
윤희 : 윤식아, 난--- 아버질 생각하면 언제나 마음에 찬바람이 불었어..
윤식 : (본다)
윤희 : 아버지가 무릎 팍 위에 널 앉혀 두고 글을 읽어 주실 때면 언제나 이 누인 자린.. 여기 이 문 밖이었으니까.
윤식 : (본다)
윤희 : 아버지를 생각하면 얼굴이 생각나질 않았다..언제나... 여기서 이렇게 바라보던...그림자만 떠올랐지.
윤희, 회한에 잠긴 듯 방 쪽을 돌아보면...
INST 방안에는 오래전 그 날 처럼..등촉을 밝힌 채..
어린 소년(윤식)을 무릎 팍에 앉혀두고 글을 읽어주는 아버지의 그림자.
윤식 : (의아한 듯) 누나..정말... 모르고 있었던 거야?
윤희 : (보면)
윤식 : 아버진... 언제나 문 앞에서 목청껏... 큰소리로 글을 읽고 계셨어.
윤희 : (본다...아직은 무슨 뜻인지 모르는)
윤식 : 어린 나는 알아들을 수도 없는 어려운 책들만 골라서..
윤희 : ---
윤식 : 아버진... 내내 내가 아니라... 문 밖에 서 있는 누이를 향해... 글을 읽어 주고 계셨던 거야...
누인...지금껏...그걸 몰랐단 말이야?
윤희. 처음 듣는 이야기다.
놀란, 윤희 방문을 돌아보면
FLASH 방안, 어린 윤식은 장난감을 가지며 뒹굴고 놀고 있고..
방문 앞에서 책들을 수북이 쌓아 놓은 채.. 책을 읽어주는 김승헌.
방문 너머에 그림자 윤희가 고개 끄덕이며 따라 읽는 소리에 흐뭇한 미소를 짓는 김승헌.
방문 앞, 어린 윤희가 책장을 넘기는 손에서.. dis.
성인 윤희가 책장을 넘기는 손. 김승헌의 일기다.
골똘하게 읽는 윤희. 그 위로 들려오는 김승헌의 목소리.
김승헌E : 딸아이의 학문이 느는 것을 보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스승이라면 아이의 재주가 탐났을 것이다.
허나... 세상에 뜻을 펼칠 수 없는 딸자식에게 열망을 가르치는 일은 옳은 일인가-- 재주 많은 자식에게 기회를 줄 수 없는
못난 아비는 딸자식의 글 읽는 소리에 숨죽여.. 오늘도 가슴으로 울 뿐이다.
책장을 덮는 손.. 윤희, 윤희 툇마루에서 방을 돌아보는 눈가가 촉촉이 젖어 있다.
김승헌의 일지를 꼭 잡는 윤희.
23-1. 약방 (낮) --- 추가 씬
김승헌의 일지를 펴보는 손... 정약용이다.
윤희 :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습니다. 스승님..
정약용 : (본다)
윤희 : 이렇게 밀지의 암호를 통해 금등지사의 위치를 알려두신 건.... 어쩌면... 아버진.. 예감 하신게 아닐까요?
누군가.. 금등지사를 빼앗기 위해.. 아버질...
정약용 : 그러셨겠지... 선대왕께서... 처음 종묘에 두셨던 금등지사를... 저들의 손을 피해...
월출산, 도갑사로..옮겨 놓은 것도... 스승님이셨으니까--
윤희 : 헌데...왜..그렇게 위험한 일을....
정약용 : 금등지사는... 전하께서 꿈꾸신..새로운 조선을 여는 열쇠라. 믿고 계셨기 때문이다.
윤희 : (보면)
정약용 : 재주 많은... 자식에게... 기회의...땅을 열어 주기 위해...스승님께선 이 금등지사가... 목숨을 건...희망이셨을게다.
윤희..아버지의 ...깊은 사랑에. 목이 메어온다.
24. 규장각 (낮)
찻잔 위에서 뽀르르 피는 국화.
차를 앞에 두고 앉은 정조와 이정무.
정조 : 과인에게 국화 차 향을 음미할 시간은 좀 허락해 주세요. 좌상.
이정무 : (본다)
정조 : 화성천도이야기가 나오기가 무섭게 전국의 유림들이며 북촌의 글줄깨나 하는 백성들의 상소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정조 돌아보면, 정조 서탁위를 가득 메운 상소. 상소문의 두루마리들.
이정무 : (찻 잔들고 웃으며) 전하께옵서 선대왕마마의 유훈을 잊으신 것은 아닌지..
이 나라의 사대부들이... 걱정이 많은 탓이겠지요.
정조 : 선대왕 마마의 유훈이라--
이정무 : (똑바로 경고하듯) 그 누구도.. 사도 세자의 일을- 차마 물을 수 없고 차마 들을 수 없으며... 차마 보지 못한다---
정조 : (여유롭게 찻잔을 들며)
이정무 : 선대왕마마의 유훈을 거스르는 것은.. 아무리 군왕이라도 해도 (웃지만.. 싸늘한) 역모가 아니겠습니까?
정조 : 또 다른 유훈이 있었다면... 어떻게 됩니까? 선대왕마마께옵서... 아드님을 천추에 한이 맺히도록 그리워하셨다는..
허면 내 아버님께 죽음을 강요한... 그때의 신하들에게... (넌지시 보며) 역모의 죄를 묻는 것이 옳겠지요? 좌상?
이정무 : 잊지 마십시오 전하. 전해져 내려오는 선대왕 마마의 유훈은 오직 하나 뿐입니다. (오금 박듯)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늘...
정조 : (여유로운 자신감) 두고..보면...알 일이겠지요.
찻잔을 마시며 서로를 바라보는 이정무와 정조.
윤희E : 금등지사... 성균관에 있습니다.
25. 세책방 밀실 (낮)
놀란 듯 돌아보는 용하,
용하 : (믿기지 않는 듯) 뭐? 성균...관?
서탁 위에 밀지를 펴는 손.. 윤희다..
의아한 듯 윤희를 보는 용하 재신... 그리고 선준..
애써..태연한 선준의 시선을 피하는 윤희.
윤희 : 여기, 밀지에 있는 말, 성인재지미취, 즉 인재를 통해 나라를 완성하고.. ‘균풍속지부재’, 백성을 고르게 한다는 말은...
사직상소문도.. 시문도 아니었습니다... 바로.
INST 成人材之未就, 均風俗之不齋 중에서... 成均 강조 된다.
용하 : 성..균,--?
윤희 : (끄덕인다)
용하 : 성균관의 원전이구나. 그런데-- 갑자기... 어떻게 된거야? 이 시문이 성균관의 원전이라는 건... 어떻게 안거지?
윤희 : --
선준 : (윤희 본다)
재신 : (윤희 보는데)
윤희 : ...성균관이...그 이름값에 걸 맞는--- 이 나라의 국학이 되길.. 간절히...원했던. 사람.
(뭉클해지는) 박사 김승헌, 제 아버지의... 강의록에서요.
선준, 재신 윤희가 어딘지 달라진 느낌으로 보는데
윤희는 선준의 시선을 외면한 채다.
용하 : (밀지에 손 탁 얹고선) 오호라..그러니까..말이 딱 되잖아. 이 성균관... 어딘가에..
(강조) 배움이 향하는 곳, 한 처음... 나라의 시작인...그곳에..금등지사가 있단 말이지?
윤희 : (끄덕인다)
용하 : 그럼, 성균관 배치도부터 찾아 봐야 되는 거 아냐?
26. 존경각 (낮)
성균관 배치도 궤도를 꺼내는 윤희, 기우뚱 하는데..
그 궤도의 한쪽 면을 잡아주는 선준. 머쓱해져서 웃는 윤희.
선준 보면... 궤도를 드는 윤희 손에는 반지가 보이지 않는다.
윤희 역시 그런 선준의 시선을 느낀다.
배치도 궤도를 접어두는 윤희. 그런 윤희의 손목을 잡고... 반지의 빈자리를 보는 선준.
윤희...바라본다. 윤희도 그 빈자리를 본다.
윤희 : (반지 빈자리...쓱쓱 문지르며) 아무래도..이렇게 해야할 것 같아서..
선준 : (본다)
윤희 : 난 내내 아버지가 나 같은 건 봐주지 않는다..원망했었는데 정작 아버지를 제대로 돌아보지 않은 건.. (울컥하는) 나였어.
선준 : --
윤희 : (흔들리는) 나... 꼭 찾고 싶어.. 왜 내 아버지가..그렇게까지..금등지사를 찾고 싶었는지.. 알고 싶으니까..
선준 : (본다)
윤희 : 어쩌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가.. 아버질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몰라.
선준 : (본다)
윤희 : 나... 너무 오랫동안 우리 아버질 외롭게 해드렸거든-- (눈물이 그렁해지는) 그래서 나.. (하는데)
선준 : (그런 윤희를 보다가 한손으로 눈가의 눈물 닦아주며) 됐어. 그만 ...애 써도 돼... 알아들었으니까.
윤희 : (본다)
선준 : 약속해.. 무슨 수를 쓰든 금등지사... 꼭.. 찾게 될 꺼야.
윤희를 바라보던 선준... 안심 시켜주듯 웃어 보인 뒤.. 뒤돌아 나간다..
선준의 얼굴이 서늘해진다.
27. 이정무 사랑 (낮)
난을 손질하는 이정무 그 앞에 몸이 단 병판이 앉아 있다.
병판 : 이제 윤참군 일은 아무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대감.
이정무 : (보지 않고 난만 정리 하는데)
병판 : 그래서 말입니다 대감.. 이제 일도 마무리가 됐고 하니..혼담을..
이정무 : (본다)
병판 : (주춤...)
이정무 : 병판의 아들에게 일러두세요.
병판 : 예..예?
이정무 : 금등지사 말입니다--- 금상이 나 어린 성균관 유생들에게 헛된 희망을 심어주고 있는 모양입니다.
병판 : 서..성균관 유생들이..... 금등지사를요?
이정무 : 장의라면... 그들을 주시 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병판 : 아니 왜 아드님을 두고 (헉!!) 허면 혹시... 아드님께서..바로 그?
이정무 : --
병판 : 그러니 제가 뭐랬습니까..혼담을 일찍일찍 진행시켜 성균관에서 내 보냈으면...그런 일은.
이정무 : (매서운 눈으로 돌아보며) 혼담..이라했습니까?... 병판?
병판 : (예에?)
이정무 : 이 모든 화근이.. 다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진정 모른단 말이오.
병판 : 대..대감.
이정무 : 혼담은... 더는 입에 담지 마시오. 병판과 일가가 되는 일은 없소!!
병판 : 하..하오나 대감
이정무 : 이 사람이 뱉은 말입니다.. 더 말 필요합니까.
난만 닦아내는 이정무.. 병판. 입술을 깨문다.
28. 모란각 일실 (밤)
술잔을 연거푸 탕탕탕탕 내려놓는 손 병판이다. 그 옆에 앉아 있는 초선.
병판 : 오늘날 그 자리에 올려준 공이 누구에게 있는지도 모르고.... 날 --? 감히.. 내 딸을? (비틀어진 웃음)
내가 누군지 제대로 일러줄 때가 됐군.
초선 : (술잔 따르는데)
병판 : 이 모든 분란의 씨가 된.. 그놈부터 잡아야겠군.
초선 : (말없이 지켜보는데)
병판 : (초선의 손목을 탁 잡으며) 너... 해야 할 일이 생겼다.
초선 : (본다)
병판 : (매섭게 번뜩이는) 주인을 몰라보고 날뛰는 사냥개 한 마리... 더는 짖지 못하게 해 다오.
초선 뭔가 말하려는데...
하인수E : 부르셨습니까? 아버님.
초선 돌아보면.. 하인수다.. 병판에게 예를 갖추고 일어나 나가는 초선..
하인수 그런 초선과 병판을.... 놓치지 않고 건너다본다.
하인수의 시선을 외면하는 초선이.
JUMP
술상 앞에 마주 앉은 하인수와 병판.
병판 : 이선준... 세상 무서운 법 좀 알려줘야겠다.
하인수 : (보면)
병판 : 효은이 혼담!! 아비가 깼다. 더는 좌상의 발밑에서 진흙탕을 구르지 않을 작정이다.
하인수 : (본다, 어딘지 의아하지만)
병판 : 좌상의 아들이 금등지사를 찾고 있다더구나.
하인수 : 이선준이.. 말입니까.
병판 : 놈의 덜미를 잡아라... 허나 손톱만큼도 다쳐선 곤란해.
하인수 : (보면)
병판 : 아비 손으로 직접.. 아들을 벌하는-- 재밌는 구경을 하게 생겼군.
28-1. 도성 어느 민가 일각 (낮)
주소를 들고 윤참군의 집을 찾고 있는 선준.
어느 민가 앞. 서성이는 선준.. 주소와 비교해 보는데.
선준 : (행인 에게) 혹.. 한성부 윤참군의 집이 여깁니까?
행인 갸웃 하고 가고 선준 보면.. 이미 살림이 나간 집의 풍경이다.
28-2. 한성부 일각 주막 (낮)
주막집에서 관복차림의 사내들이 밥을 먹고 있다.
선준 : (윤참군의 용모화를 내밀며) 혹.. 참군 윤형구 어디 있는지 아십니까?
모른다고 고개 젓는 사내들.
그러나 선준, 지치지 않고 주막집의 사내들 자리마다 다니며.. 윤참군의 행방을 찾고 있다.
선준 답답한 얼굴인데. 그 위로...
용하E : 시간을 어길 녀석이 아닌데..
28-3. 세책방 (낮)
책을 무심히 펴보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한 재신, 용하 윤희.
용하 : 이선준...역시..아무래도 힘든 모양이군...
윤희 : ---
재신 : 1각만.. 더 기다려 보자..약속.. 어길 놈...아니잖아.
용하 : 이런 약속. 어겨야.. 사람 아닌가--
윤희 : (보면)
용하 : 아무리..금상의 뜻이 좋다지만... 아들이 아비 죄를 밝혀 간다는게.. 쉽겠어? 난.. 이선준.. 충분히 이해한다구.
윤희 어두워진다..
책을 보면서도 그런 윤희를 놓치지 않는 재신.
28-4. 장의방 (밤)
서탁 위에 손을 딱딱딱... 치고 있는 굳은 표정의 하인수.
그 앞에 앉아 있는 임병춘, 강무.. 설고봉.
하인수 : 이선준과 그 녀석들... 성균관 배치도며.. 성균관 사서들을 보고 있다---- 그 말이지?
임병춘 : 장의, 뭘.. 찾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지요..
설고봉 : 장의 이번엔 뭘 시작하기 직전에.. 바로 덮치십쇼. 매번 당하지 (하다가)
임병춘 : (설고봉 입 막으며) 기선제압 하란 말씀입죠.. 네.. 기선제압.
하인수 : (매섭게 보며) 네놈들 명령대로, 움직이란 거냐-
임병춘, 설고봉..
하인수 : 명령은 내가 내린다.. 너희들은.. 모두 그 아이들 동태만.. 철저하게 살피란 말이다..!!
29. 세책방 밀실 (밤)
서탁 위에 차라락 펴지는 성균관 배치도.. 그 앞에 머리를 맞댄. 재신 용하.. 윤희.
용하E : 배움이 향하는 곳이면.. 공부와 관련이 있는 (명륜당 짚으며) 우선 당장 명륜당이 있을테고.
DIS 실사의 명륜당에서 수업의 한 장면
윤희가 배치도 중 존경각을 짚어내고 있다.
DIS 실사의 존경각에서 아이들이 책을 보는 한 장면
윤희E : 존경각도 있습니다.
재신 배치도중 대성전을 짚는다.
DIS 현실의 대성전, 공자 사진 걸려 있는
재신E : 과거 보는 대성전은 왜 빼먹냐?
부채로 배치도를 치는 용하..
용하 : 그런데... 그 다음이 문제 아냐?
윤희 : --
용하 : 여기 명륜당 존경각에, 대성전까지.. 배움이 향하는 곳은 맞는데... 그렇다고 우리가 여기 땅을 다 파볼 수도 없는 일 아냐?
윤희 : ---
용하 : 그건... 완전 삽질이지.
윤희 : (어쩌나 싶은데)
재신 : (천천히 그 앞으로 나서며) 단서, 또 하나 있잖아.
윤희 : (보면)
재신 : 나라의 시작....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윤희, 용하.
30. 명륜당 (밤)
아무도 없는 명륜당 안.. 윤희가 들어선다.
천천히 명륜당 뒤편에..안자증자맹자공자4대조의 위패가 놓여져 있는 함으로 가까이 가는 윤희..
떨리는 손으로 위패를 치우고 함을... 열어가는 윤희. 그 위로 들리는 소리
재신E : 나라의 시작.. 문묘!! 위패가 있는 곳 아냐?
떨리는 얼굴로 바라보는 윤희, 그러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실망하는 윤희.
그때 문이 열리고 놀란 듯 돌아보는 윤희. 주위에 있는 책을 펴 보는 윤희.
그 책을 덮는 손 재신이다.
휘유.. 안도하는 윤희.. 없다는 듯 고개를 젓는다.
재신E : 명륜당에도...
31. 몽타쥬 (밤)
- 존경각 서가를 조로록 만져가는 손.. 윤희다.
서가 한 가운데 위패가 모셔진 곳.. 어김없이 뚜껑이 열리는 선반형식이다.
윤희... 긴장한 얼굴로 열어보면 역시 그 곳에서도 금등지사로 보이는 물건은 없다.
낙심하는 윤희.
재신E : 존경각에도...
- 대성전, 용하가 고장복에게 엽전푼을 쥐어주고 열쇠를 받는다.
대성전의 열쇠를 받은 용하 씩 웃는다.
용하E : 일 년 열두 달 출입이 어렵다는 대성전도... (열쇠로 따며) 위패는 다 있어.
대성전의 위패가 강조되고.. 용하가 위패를 살금살금 치우며 위패함 뚜껑을 열어보는 용하.
그러나.. 금등지사는 없다. 낙심하는 용하... 그 위로...
용하E : 문제는 금등지사가 없다는 거지.
32. 세책방 밀실 (낮)
성균관 배치도를 탁 치는 용하.
용하 : 배움이 향하는 곳.. 나라의 시작인 그곳이.. 어디야 대체.. 이대로 가다간.. 성균관 안에 전각이란 모든 전각은
다 뒤지게 생겼잖아. 차라리.. 전 유생들에게 (하는데)
재신 : 밀명이다. 비밀스런 명령..
용하 : 아, 말이 그렇다는 거지.. 웃자고 던진 말에 죽자고 덤벼들면 내가 무안하지.. 사람..참.
윤희 : 암호문... 금등지사를 감추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러주기 위해 낸 문제예요..
재신 : (윤희 본다)
윤희 : 전... 다시.. 경전부터 찾아보겠어요.. 분명.. 이 성균관.. 어디에.. 아버지가 내신..수수께끼..
암호문의 정답이... 숨어 있을겁니다.
33. 성균관 일각 다른 어느 일각 (밤)
용하 기분 좋게 걸어오는데 그 앞에 멈춰서는 발.. 하인수다. 그 옆에는 임병춘, 강무, 설고봉.
용하.. 깜짝 놀란다..
임병춘 : 뭘 그렇게 놀래나, 여림.. 나쁜 짓이라도 하다 들킨 것처럼.
설고봉 : 무슨 나쁜 짓이야? 도둑질 계집질.. 서방~질!!
임병춘 : (으이구..한심한 녀석..)
하인수 : 아직도 이선준 문재신이랑 어울려 노는 게 재밌는 모양이다. 여림.
용하 : (끄덕이며) 아, 그게 날이 갈수록 더하질 뭔가.
용하, 하인수 어깨 두드려주며 가려는데..
하인수 : 성균관 배치도며...성균관 사서류들을 헤집는데..열심이라구.. 왜.. 보물찾기라도 하고 노는 모양이지?
용하 : -- (뜨끔...갓을 만지며 슬몃... 하인수 살피는데)
하인수 : (빙긋이 웃으며) 옛정을 생각해 충고 한마디 하지..
용하 : (보면)
하인수 : 자넨--- 안 어울려... (의미심장한) 그 녀석들이랑... 다르잖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난 자넬 (하는데)
용하 : (하인수 얼굴 가까이 스윽 다가가) 내가...조선 최고의 옷발인건.. 자네 아나?
하인수 : (본다)
용하 : 그 비결이 뭔지, 내 자네에게만 일러줌세.
하인수 : --
임병춘 설고봉 : --
용하 : 안 어울리는 색일수록.. 과감하게 깔맞춤할 것...
하인수 : (피식)
용하 : (하인수 얼굴 톡톡 치면서) 잊지 말게나..지금 자넨 좀..촌스럽거든.
윙크 찡긋하고 가는 구용하.
임병춘 : 저런... 싸아가지.. 장의,, 제가.. 저 자식을 그냥 한방에.
하인수 : (피식..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놔둬라.. 저렇게 까부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인데.
성균관 유생 구용하의 고별무대라... 생각해두지.
웃음기 가시면서 싸늘해지는 하인수.
34. 도박집 (밤)
낮은 불빛의 도박집.. 도박판에 열중한 사람들 틈으로 들어서는 선준,
윤참군의 용모화를 들고 찾아 헤매는 선준...
선준 : 한성부.. 관원...참군..윤형구..못 봤소?
귀찮은 듯 선준을 뿌리치는 사람들..
선준 굴하지 않고..사람들을 돌려 세우는데 아니다..
그 때.. 저멀리.. 윤참군처럼 관복을 입은 사내가 보인다..
달려가 휙 돌려 세우는데 물론 아니다. 그 바람에 쌍륙판이며 그 앞자리의 투전판이 와락 쏟아져 버린다.
아니.. 이 자식이.. 도박판의 사내 선준의 어깨를 와락 밀친다.
선준, 참고 돌아서 가려는데 선준을 돌려 세워 주먹을 날리는 도박꾼들.
선준 돌아보면 선준을 향해 덤벼들려는 도박판의 사내들 웅성웅성 요란하고...
선준, 더는 참지 않는다.. 돌아서 그 사내를 향해 훅 주먹을 날린다. 푹 꼬꾸라지는 사내.
분기로 가쁜 숨을 몰아쉬는 선준. 그러자 선준을 향해 달려드는 도박판의 사내들.
선준... 참지 않고 그들을 상대로 주먹을 날리기 시작한다.
꾹 참고 눌러 왔던 세상을 향한 분기를 토해내듯이..
그러나 선준을 향해 몰려드는 여러 명의 도박꾼들.. 선준을 향해.. 마구 완력을 행사하고..
바닥으로 쿵..넘어지는 선준.. 사내들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덤벼들고..
차라리 눈을 감는 선준.. 그러나 선준의 얼굴은 어쩐지.. 속이 후련한 그런 느낌이다.
35. 존경각 (밤)
윤희 책들을 쌓아 놓고 읽어 내려가기 시작한다. 손가락으로 짚어 내려가며 열심히다..
꽤 많은 시간이 흐르는 동안 꼼짝 않고 있었던 듯, 어느새 윤희 앞에 책들이 여기 저기 펼쳐져 있다.
몰입하고 있는 윤희.
그런 윤희를 안타까운 듯 보다가 윤희 옆자리에 주먹밥을 놓아주고 가는 재신.
윤희 돌아보는데.. 그때.. 달려 들어오는 용하.
용하 : 이선준.. 사고쳤다.
재신 돌아보면,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는 윤희.
36. 도박집 (밤)
헐레벌떡 들어서는 용하 재신 윤희.
용하 보면 난장판이 돼 있는 도박집의 분위기.
퇴기, 용하 보며 고개 설레설레 흔든다.
윤희 보면 한켠에 걸터앉은 채.. 시선을 피한 선준 보인다.
윤희 선준 보면 옆에 놓여져 있는 갓이며..풀어진 도포에 상처 입은 입술...
다친 얼굴에 가슴 아픈 윤희. 이런 상황이 안타까운 윤희다.
재신, 역시 어이없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용하, 이런 의외의 선준이가 염려스러운..
용하 : 자네.. 내가 아는 이선준..맞나?
JUMP
용하 : (놀란 고개 드는) 윤참군을 찾아 나선 길이란 말이야?
선준 : 풀리지 않는 암호문에 기대... 내내 시간을 흘려보낼 순 없었습니다.
용하 : 생각보다... 몸이 앞서 나갔다... 이선준 답지 않은 일이군.
선준 : --
용하 : 이 꼴이 되도록 윤참군을 찾아 헤맨 이유... 금등지사를 찾기 위해선가...? 아니면 부친의 결백을 확인하고 싶어선가?
선준 : --
용하 : (대답하라는 듯 본다)
윤희 : (보면)
선준 : 제가 알고 싶은 건.. 십년 전 그날 밤의... 진실입니다.
재신 : (삐딱하게 기대어 귀로는 다 듣는)
용하 : 하나만 묻자. 금등지사를 찾게 되면.. 이선준...어쩌면 넌-- 더 이상-- 지금처럼 좌상댁 도련님으로 살 수 없을지도 몰라..
그래도 괜찮은거냐--
재신 : (선준 본다)
윤희 : (선준 본다)
선준 : (윤희 본다) 어떻게 산다 해도.. 마음을 준 벗들의 아비와 형을 빼앗아간--- 죄인의 아들로 사는 것 보단.... 나을테니까...
그런 선준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윤희...가슴 아프다..
울컥 솟구치는 윤희 돌아서 뛰어 나가는 윤희.
놀라는 용하, 그런 윤희를 걱정스레 돌아보는 재신.
그리고 윤희를 뒤 따라 달려 나가는 선준.
37. 도박집 앞 거리 일각 (밤)
눈물을 삼키며 빠르게 걸어 나오는 윤희. 그런 윤희를 와락 돌려 세우는 선준.
눈물이 그렁한 채 선준을 돌아보는 윤희.
윤희 : 나 때문이라면 -- 이제 그만 두는 게.. 좋겠소.
선준 : (보면)
윤희 : 난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아버지.. 그 마음을 저버린 일도 이렇게 가슴에 사무치는데....
선준 : (본다)
윤희 : 이선준한테 아버진... 그 이상이잖아. 그러니까...이제 그만해.. 그만해두 된다구. 더는 못 보겠으니까.
윤희 돌아서 가려는데 그대로 와락 뒤에서 윤희를 안는 선준.
선준 : 용서... 받고 싶었다.
윤희 : --
선준 : 아비의 빈자릴 대신 하려 이렇게 사내의 복색으로 장터를 헤매며... 아픈 동생의 약값을 벌어야 했던 시간들...
춥고.. 배고프고 외로웠던.. 그 시간들마다. 내가...머리 숙여 사죄 하고 싶었다..
윤희 : --
선준 : 그 시간동안 아무것도 모른 채 따뜻한 방안에서 책이나 읽고 있었던 내가...나 역시.. 용서가 안된다고...미안하다고--
할 수만 있다면.. 시간을 되돌려 내가 누렸던 모든 걸.. 되갚아 주고 싶다고.. 그러니 용서해 달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대로 안긴 채 서 있는 윤희, 윤희 눈에서 눈물이 투둑- 흐르고..
선준...역시 가슴 아픈 얼굴이다.
38. 도박집 (밤)
쌍륙패를 만지작거리는 손 재신이다. 그 앞에 와 앉는 용하.
용하 : 이선준, 보면 볼수록...사람 놀래키는 재주가 있어.
재신 : (말없이 쌍륙패만 만지작거린다)
용하 : 그 존경하던 아버지, 좌상과 등을 돌리겠단 말이지? 죽을 힘을 다해서.
재신 : (손 멈칫하는데)
용하 : (재신 담담히 바라보며) 잘 알잖아? 아버질 증오하면서 사는 일-- 지옥이 따로 없다는 걸...
재신 : (쌍륙패의 말을 팍 엎는다)
39. 이정무 사랑 (밤)
사랑에 홀로 앉아 기보를 보며 바둑을 두는 이정무.
FLASH 6씬, 선준 / 아버지의 정적이 되겠습니다.
굳은 얼굴로 수를 놓는 이정무.
40. 궁궐일각 (밤)
정약용과 이야기 하는 정조.
정조 : 그 아이들이 밀지를 잘 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가..
정약용 : 아직까지 제게 손을 벌리지 않는 걸 보면.. 잘 해가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정조 : (끄덕이며) 과인은 어쩐지 그 밀지가 성균관 박사 김승헌이 남긴.. 마지막 수업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군.
정약용 : (의아한 보며) 수업.. 강학 말씀이십니까?
정조 : 배움이 향하는 곳.. 나라의 시작.. (정약용 보며)
정약용 : (본다)
정조 : 그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싶었는지... 과인도 꽤 궁금하다. 정박사.
41. 성균관 정문 앞 (밤)
대사성과 유창익, 하인수와 강무, 그리고 고장복에게 성균관을 잘 부탁하고 있다.
대사성 : 전국 서원의 원장들이 모이는 자리라니... 성균관의 대사성인 내가 한 말씀 또 안 할 수도 없고...
(하인수와 고장복 보며) 유생들이야 오늘 내일은 아무런 행사도 없으니... (성균관을 둘러보며) 내 믿고 가네. 장의.
하인수 : (차가운 미소로 끄덕인다)
대사성 : (가려다 다시 하인수 어깨 잡으며) 잊지 마세요. 장의. 난 시끄러운 건.. 딱!!! 질색입니다.
유창익 : 영감, 회합시간에 늦는 건.. 제가 딱!! 질색입니다.
대사성, 피곤한 존재라는 듯 유창익 보다가.. 하인수를 향해 웃어 보인다.
42. 도성 길 / 어느 일각 (밤)
막 사대문 밖을 넘어가는 윤참군, 윤참군의 표정이 새로운 기대감과 희망으로 밝게 빛나고 있다.
사대문 밖으로 나가는 행렬들에게 크게 손짓 하면서 인사하고 있다.
그 어느 일각 윤참군을 보며 빠른 걸음으로 따라잡고 있는 선준이.
용하E : 윤참군, 그자-- 대단한 물주를 잡았는지.. 도박빚을 다 청산하고 아예 시골로 낙향을 한다더군.
선준, 보면 그 앞에 윤참군 거의 손에 닿을 듯 가까워지는데
그때 어디선가 날아온 표창, 윤참군을 스쳐 지나 그 뒤 나무기둥에 팍 꽂힌다.
기함하는 윤참군, 놀라는 선준.
불길한 기운을 감지한 윤참군, 우루루 뒷걸음질쳐 도망가기 시작한다.
선준, 놀라 윤참군을 따라 가는데 또 다시 허공에서 날아오는 표창..
겁에 질린채 머리를 감싸 쥐는 윤참군, 그런 윤참군을 향해 날아오는 표창..
그때다 윤참군을 제 몸 가까이 팍.. 이끄는 선준.. 다행히 표창을 피하는 윤참군!!
위기를 피했나 싶은 그 순간.. 그 앞에 뚝 떨어지는 검은 복면을 한 상태의 초선이다.
단검을 빼드는 초선. 맨주먹으로 선준을 상대해야하는 선준, 긴장된 순간이다.
그때, 초선의 뒤에서 팔목을 비틀며 등장하는 재신.
놀란 듯 몸을 비트는 초선, 그 서슬에 땅으로 떨어지는 단검..
선준 놀란 듯 보면...
재신 : (선준에게) 무슨 걸음이 그렇게 빨라... 따라 오느라 죽는 줄 알았네.
선준, 그런 재신이 의외고 재신 희미하게 웃으려는데..
그 찰나.. 재신의 팔목을 뿌리치고 달아나기 시작하는 초선..
재신, 초선의 뒷모습을 휙... 뒤돌아본다. 초선이의 향취다. 초선의 뒤를 따라간다.
살금살금 피해가려는 윤참군.. 그 덜미를 잡는 선준, 비굴하게 미소를 쏘아보는 윤참군.
43. 어느 도성 길 일각 (밤)
달려가는 초선.. 그때 담벼락을 탁탁탁 밟아 올라.. 초선의 앞을 가로 막는 재신.
초선을 따라 잡은 재신. 재신과 초선의 일합..
재신, 초선의 두건 잡아 이끈다.. 휘릭.. 찢겨 나가는 초선의 두건.. 초선의 얼굴이 반쯤 드러난다..
짐작은 했지만.. 놀라는 재신...
사색이 되는 초선, 재신의 놀란 틈을 타.. 휘릭.. 달아나기 시작한다.
재신 : 초선이가...맞았군..
44. 존경각 (밤)
도성 전도와 서책들을 펴놓고 손으로 읽어 내려가는 윤희.
윤희 : 배움이 향하는 곳.. 나라의 시작인.. 그 곳이라... 그 날 밤.. 도갑사에서 올라오는 길은 영인문....
하다가.. 뚝 멈춰서는 윤희.
FLASH 23-1씬의 정약용 대사...
정약용/ 처음 선대왕께서 종묘에 감춰두신 금등지사를---
윤희 : 종묘?
다시 한 번 밀지를 확 펴보는 윤희.
윤희 : 나라의 시작인 그곳? 종묘?
FLASH // 위패들이 조로록 놓여진 종묘 일실. 그 위로---
윤희E : 조선 조... 선대왕들의 위패가 모셔진 곳... 종묘!!
존경각의 윤희, 다시 밀지를 확 펴보고
윤희 : 배움이 향하는 곳?
FLASH //23-1 정약용 가려진 대사.
정약용 : 선대왕께서는 언젠가.. 금상께서 강력한 왕권이 필요하실 때를 대비해...금등지사를 종묘 신위 아래 두셨지.
윤희E : (흔들리는) 배움이 향하는 곳, 한처음.. 나라의 시작인 그곳은 성균관이 아니다.
다시 도성 지도책 가운데 종묘를 가리키는 윤희 손..
종묘가 도드라지게 올라오고 다른 책을 펴... 종묘 내부도를 찾아보는 윤희.
윤희E : 종묘... 그래 종묘 였어. 맨 처음... 금등지사가 있던 바로 그곳.
책에서 종묘 내부도를 북 찢어 소매춤에 넣는 윤희. 정답을 알아냈다는 생각에 그대로 두고 달려 나가는 윤희.
서가에서 스윽 모습을 드러내는 임병춘과 설고봉. 윤희 자리로 가본다.. 도성지도다.
두 사람, 갸웃하는데...
45. 성균관 일각 (밤)
있는 힘껏 달려가고 있는 윤희.
일각에서 들어오던 하인수와 강무가 그런 윤희를 유심히 보는데
헐레벌떡 달려오는 임병춘과 설고봉.
임병춘 : 장의. 김윤식이 존경각에서.. 도성 전도를 찾아보다.. 갑자기...달려 나갔습니다.
하인수, 윤희 뒷모습 한번 휙 보더니.. 싸늘하게 굳어진다.
46. 존경각 (밤)
윤희가 있던 서탁 위.. 도성 전도를 거칠게 치워 버리는 하인수.
윤희가 봤던 널브러져 있는 책들을. 차라락차라락 넘겨가는 하인수.. 어디에도 단서는 없어 보이는데..
하인수의 손이 멈칫 선다.
임병춘과 설고봉..침을 꼴깍 삼키며 하인수 보면...
하인수가 쥔 책 속에...한 페이지가 찢겨나간 부분이 보인다.
JUMP
다른 책의 같은 페이지를 내미는 강무.
하인수.. 책의 페이지를 손가락으로 튕긴다.
하인수 : (싸늘한.. 미소) 종--묘?
47. 종묘 앞 (밤)
종묘 앞에 서는 윤희.. 심호흡...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48. 대사헌 창고 (밤)
윤참군과 그 앞에 서 있는 선준 재신.
선준 : 말해!! 십년 전.. 그날 밤.. 대체 무슨 일이 있었지?
윤참군 : (흐흐흐 웃기만 할뿐이다)
선준 : 성균관 박사 김승헌과 장의 문영신을 죽이라 명을 내린 사람이 대체 누군지...
윤참군 : (스윽 보더니) 먹잇감을 물기 전엔... 입을 열지 않는 것이..사냥개의 습성이라서 말이오...
재신 : (윤참군 멱살 잡으며) 죽다 살아 났다구!! 모란각 초선이가 왜 당신 목숨을 노린 건지.... 생각 해보라구!!
윤참군 : (놀란듯.... 굳어진다)... 모란각 초선이라 했소?
놀란 듯 굳어지는 윤참군의 얼굴 위로--
용하E : 윤참군이 도박빚을 갚은..돈 출처가 어디냐구.
49. 운종가 주막집 (밤)
관원들.. 겸연쩍어하며 시선 피하는데, 그 앞으로 술잔에 술을 그득 부어주는 용하.
관원들 : 그야...
용하 : (술상 위에 엽전 딱딱 놔준다)
관원들 : 병판을..그렇게 만나긴 하더라구..
용하 : (호기심..) 병판?
용하..건수하나 잡았다 싶은 표정이다.
50. 대사헌 창고 (밤)
윤참군. 재신과 선준 팽팽한 시선이 맞부딪힌다.
윤참군 : 나에게.. 길을 인도하라 명한 건... 지금의 좌상대감이었소.
선준 : ---
재신 : ----
선준 : 정말.. 좌상대감이... 그들을 살해하라 명했나.. 땅문서를 ..댓가로? (흔들리는)
윤참군 : ----
선준 : (와락 멱살을 움켜쥐는) 말하라구!!
윤참군 : 좌상의 뜻과 관계 없이.. 죽이라 명한 건 ... 병판..병판이다.
선준 : -- (놀라는)
재신 : --- (의외다)
윤참군 : 땅문선.. 뒤늦게 일이 돌아가는 걸 눈치 챈 좌상이 요령껏 내 입을 막을 생각으로 던져준 미끼였다.. 이제 됐나?
그런데... 이제 와.. 병판 그 자가.. 내 목숨을 노려?
선준, 재신... 마주 본다..
51. 주막 길 일각 (밤)
싱긋 웃으며.. 나오는 용하.
용하 : 그러니까.. 이 사건 뒤에.. 병판이 있단 말이지?
용하..발걸음이 뚝 멈춰 선다..
그 앞으로 병조의 군사들이 기창한 채 우르르 달려가고 있다.
용하 의아한 듯 돌아보면 군사들 뒤로... 관군대장과 하인수의 모습이 보인다.
용하.. 어쩐지 불길해진다.
용하 : 하인수와 병조의 군사들이.. 종묘에? 왜?
갸웃하는 용하.
52. 존경각 (밤)
서탁 위에 윤희의 흔적을 보는 선준.. 그러나 존경각 어디에도 윤희 모습은 보이지 않는데.
두리번거리는 선준.
그 옆에.. 서책을 들고 선 재신. 선준을 보지 않은 채로..
재신 : 김윤식, 아직.. 못찾은 거냐--
선준 : (재신 본다)
재신 : 뭐해.. 나가서 안 찾구...
선준 : --
재신 : 병판이 진짜 배후였다는 사실... 제일 먼저 알아야 하잖아.
선준 : 사형....
재신 : 다행이다.. 널 위해서두. 날. 위해서두...
선준 : (보는데)
재신 : 너 같은 놈을 죄인취급하면서 일평생 증오하는 건... 아주 피곤했을테니까....
선준과 재신.. 머쓱하게 마주 보고 웃는데..
그때 존경각으로 달려 들어오는 용하.
용하 : 대물.. 대물 녀석.. 여기 없어?
선준/재신 : (보면)
용하, 서탁 위 자료들에 눈이 머문다.. 책을 휙 뒤집어 보는 용하.
용하 : 종묘? 대물 녀석.. 종묘로 간건가---
용하, 그때 머릿속을 불현듯 스치고 가는 생각.
FLASH 35씬, 하인수/ 성균관에서 보물찾기라도 하는 모양이지?
용하 : 하인수, 병조의 군사들을 데리고 종묘로 갔어.
선준 재신 : 그래서 뭐.
용하 : 하인수.. 알고 있어.. 그래서 대물을 쫓고 있는거라구.
놀란 듯 마주보는 선준, 재신, 용하.
용하 : 그런데 말이다.. 종묘... 여인의 몸으론,.. 들어가선 안되는 곳이잖아. 발각되면.. 목숨을 부지할 수 없을지도 몰라..
굳어지는 선준과 재신.
53. 종묘 일실 (밤)
긴장된 손으로 일실의 문을 여는 윤희. 적막 속... 나란히... 놓여져 있는 위패들..
조심조심 들어간 윤희.
윤희E : 금등지사는.. 신위아래... 요자리에 있다..
신위 아래. 깔려 있는 모포... 윤희의 떨리는 손이 다가간다.
54. 종묘 인근 (밤)
우르르 몰려가는 관군들. 그 일각에서 보고중인 병판, 하인수.
병판 : 종묘에 금등지사가 있다.. 애초에 선대왕이 둔 자리.. 김승헌 그자가 몰래 빼 돌렸다.. 왜..그 생각을 못했지?
하인수 : 금등지사를 없앨 기회는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병판 : (관군대장에게) 수단과...방법을 가리지 말고..금등지사를 없애버려...
관군대장.. 병판에게..예를 갖춘다.
55. 종묘인근 일각 어느 곳 (밤)
우르르 몰려가고 있는 관군대장이 이끄는 관군들을 보고 있는 재신과 선준.
재신 : 약속했다. 김윤식. 다치지 않게 하겠다구.
선준 : 사형..
재신 : 관군들은.. 내 어떻게든.. 해 보지.
재신,, 선준의 어깨를.. 툭툭 쳐 주고 간다.
56. 종묘 인근 거리 (밤)
관군들이 몰려가고 있다. 그때 그 앞에 탕 내려 와 꽂히는 화살.
관군들 고개 들어 보면.. 도성 어느 지붕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홍벽서..
홍벽서 차림의 재신.
관군들 : 홍벽서다!!
재신 관군들의 대열을 향해 화살을 쏘아댄다.
관군대장 : 아니 저..놈이.. 홍벽..서?
흐트러지는 관군들의 대열...
관군대장 : 뭣들하는게냐... 당장.. 저 홍벽서를 잡지 않고.. 너흰. 종묘로 가라.. 빨리!! 어서!!
홍벽서를 향해 우르르 몰려가는 관군들. 종묘로 가는 관군들 나뉜다.
57. 종묘 일실 (밤)
윤희, 떨리는 손으로 위패를 내려놓고 요자리를 천천히 뒤집는다.. 비로소 드러나는 요자리...
윤희...놀란 듯 눈이 커진다.. 그 아래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낙심하는 윤희.
그때 우당탕탕.. 시끄러운 소리!
58. 종묘 야외 일각 (밤)
우르르 종묘 일실로 몰려가는 관군들,
지붕 위에 나타난 홍벽서, 관군들 앞으로 툭 뛰어 내리는 재신. 한눈에 봐도 숫적으로 재신이 불리한 상황이다.
그러나 재신, 물러서지 않을 듯 .. 막아서는데.
59. 종묘 일실 (밤)
겁에 질린 윤희, 뒤로 주춤주춤 물러서는 윤희.
문이 벌컥 열린다. 놀란듯 돌아보는 윤희.. 눈이 커지고.
60. 종묘 야외 일각 (밤)
관군대장과 접전을 벌이고 있는 재신.. 그때 칼을 놓친 재신.
관군대장 재신을 향해.. 칼을 높이 들고.
61. 종묘 일실(밤) + 종묘 야외 일각 (밤)
윤희 눈 앞에 있는 선준을 본다. 믿기지 않는듯 바라보는 윤희.
걱정스런 마음에 달려온 선준.. 그런 윤희를 와락 안고.
관군대장, 재신에게 칼을 내리 긋는다. 휘청 쓰러지는 재신.
선준, 윤희와 재신의 교차된 모습에서.. - 18회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