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에서 울려 퍼진 ‘나랏노래’ 정가(正歌) 공연 2025-06-25 00:50
함안에서 울려 퍼진 ‘나랏노래’ 정가(正歌) 공연
시조·가사·가곡 아우른 무대, 국내외 정가 예술인 한자리에
18년 이어온 정가 공연, 세 나라 전통예술 무대에 올라
함안에서 울려 퍼진 ‘나랏노래’ 정가(正歌) 공연 2025-06-25 00:50
제18회 한·중·일 나랏노래 정가 공연이 지난 14일 오후 2시 함안문화예술회관 다목적실에서 열렸다.
행사는 (사)대한시조협회 함안지회(회장 김재순)가 주최하고 경상남도·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후원했다.
이번 공연은 함안지회와 일본 시조사랑회, 중국 조선족 시조사랑회가 함께 꾸미는 교류무대로, ▲시조창 ▲가사(歌詞) ▲가곡(歌曲) 등 전통 정가 전 장르가 무대에 올랐다.
첫 순서로 함안지회 이혜선(韓)과 일본시조사랑회 회원들이 합동 개회인사에 이어 함안지회장 김재순 명인의 시창 관산융마 공연을 비롯 평시조 ‘청산은’, 사설시조 ‘팔만대장’, 질음·지름시조 등이 연주됐다
먼저 일본 시조사랑회 회원, 밀양지회 백순효 회장과 회원들, 함안지회 이영미, 함안문화원 부원장 김몽룡 등 20여 명이 함께 무대에 올라 평시조 ‘청산은’을 합창해 정가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선보였다.
이어 사설시조 ‘팔만대장’은 대한시조협회 함양정가연수원장 박명자와 진해지회 회장 이덕순이 깊은 울림으로 노래했으며, 여창질음시조 ‘기러기’는 함양지회 최덕연 명인이 불렀다.
또한, 우조지름시조 ‘석인이’는 함안지회 정수자, 윤상연, 이혜선, 하동지회 하수임 사범이 함께 선보이며 관객의 박수를 받았다.
이어, 국악인 죽헌(竹軒) 김기수 선생이 1967년 작곡집에 수록한 고시조 77수 중 ‘청산리 벽계수야’와 ‘청초 우거진 골에’ 두 곡이 무대에 올랐다.
이 작품은 김기수 선생이 전통 시조에 새로운 선율을 붙여 재해석한 곡으로, <함안 사랑의 하모니 합창단>(단장 공점숙) 소속 20여 명이 초청공연으로 합창했다.
공연은 열기를 띄며 국악기 연주로 이어졌다.
부산국악협회 부지회장이자 한국폴리텍대학 평생교육원 강사인 오은영 원장이 18현 가야금으로 황병기 작곡 ‘춘설’을 연주해 공연장 분위기를 한층 품격 있게 끌어올렸다.
무대는 정가의 세 장르 중 하나인 가사(歌詞) ‘매화가’가 선보였다.
일본 시조사랑회 Kurisunor, 창원지회 홍복덕 부회장, 하동지회 하수임 사범, 마산지회 김역숙 사범, 함안지회 김재순 회장이 함께 무대에 올라 정갈한 음색으로 전통 가사의 깊이를 표현했다.
뒤이어 함양지회 강선만 사무국장이 우조지름시조를 낭랑하게 불러 정가의 울림을 이어갔으며, 마지막 순서로는 가곡 무대가 마련됐다.
가곡의 첫 무대는 남창가곡 계면조 우편 ‘봉황대상’으로, 아라벌정가회 안형환 회장, 대구가곡 전수장학생 문철수, 달구벌정가회 안병재, 광양지회 이강원 사무국장이 함께 출연해 힘 있는 목소리로 전통 가곡의 품격을 전했다.
이어 여창가곡 계면조 계락 ‘청산도’는 달구벌정가회 윤차옥, 구나경, 탁현정, 김운선, 송경희, 정희경, 안귀향, 백승혜, 이계연, 김역숙, 박금이 회원 등 11명이 참여해 고운 음색과 풍성한 화음을 들려주었다.
공연의 대미는 남창가곡 계면조 편락 ‘나무도’로 장식됐다.
달구벌정가회 안병재, 박순용, 남명식, 주태돈, 신성우, 성익근 등 회원들의 남창가곡 계면조 편락 ‘나무도’를 끝으로 <제18회 한·중·일 나랏노래 발표회>를 마무리했다.
행사를 이끌어 온 김재순 함안지회장은 “조상의 얼이 담긴 정악(正樂)을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과 나누고 싶지만, 빠른 템포 음악을 선호하는 현실이 아쉽다”며 “한·중·일 세 나라가 함께 정가를 이어가는 이 자리만큼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1991년 시조에 입문해 서울시 무형유산 시조창·대구시 무형유산 가곡 이수자이며, 대한민국 국악대상·한민족문화예술대전 문화관광부장관상·아시아문화예술대상·아라가야문화상 등 다수의 상을 받은 국내 대표 정가 예술가다.
주최를 맡은 (사)대한시조협회 함안지회는 “정가 공연이 함안의 아라가야 역사문화와 결합해 지역 정체성을 높이는 불씨가 되길 바란다”며 “내년에도 공연을 이어가 전통예술 저변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함안뉴스 (haman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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